책 소개
▣ 출판사서평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비추어 보는 나의 모습.
당신의 마음을 위로해줄 신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스 신화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신적인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욕망과 질투, 분노와 고통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마치 인간처럼 본능과 감정을 표출한다. 바람둥이 제우스, 질투쟁이 헤라, 심술쟁이 포세이돈, 조카를 납치해 답답한 지옥 한가운데에 가둬놓고 아내를 삼은 미친놈 하데스, 태어나자마자 한 일이 도둑질인 헤르메스, 자기보다 아름다운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나르시시스트 아프로디테, 별 잘못도 아닌데 오만하다며 잔인하게 인간을 죽이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사랑의 욕망을 절제하는 법 없이 욕망을 풀어내고, 대결하고, 질투하고, 속이고, 배신하고, 응징하고, 음모를 꾸미는 신들은 인간보다 못하게까지 보인다. 그러나 이런 모습 속에는 인간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삶의 군상이 들어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들은 여러 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들을 상징한다.
어렵고 난해한 철학 강의를 명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이주향 교수가 펴낸 신작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별』은 이러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편안히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며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는 길잡이다. 신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명화 도판들도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크게 두 부분으로 내용을 나누어볼 수 있다. 제1부와 제2부는 올림포스의 12신들 하나하나 소개하며 각 신들이 상징하고 있는 인간의 성향에 대해 짚어본다. 『경향신문』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이주향의 신화, 내 마음의 별」의 내용을 다시 엮은 것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인데’, ‘이 신은 내가 아는 누구와 꼭 닮았군’ 하며 신화 속 인물에 나와 주변을 대입해보고는, 그 속에서 해답과 치유를 얻게 된다.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길을 찾던 나그네처럼, 신화 속의 12신들을 표상으로 내 마음속의 길을 찾아보게 된다.
제3부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생애를 통해 부모와 청소년 자녀 사이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전한다. 제우스와 인간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세우스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이겨내 성공하고 질투나 배신도 당하지 않고 다시 평화로 돌아오는, 흔치 않은 행복한 영웅이다. 잡지 『행복한 동행』의 지면을 통해 조카인 「태희에게 들려주는 페르세우스 신화」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글이다. 그때의 어투를 살려 다정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다. 저자는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삶 사이에서 처음으로 갈등을 겪게 되는 청소년 시기의 조카들을 보며, 이 내용을 기획했다. 우리 모두는 신의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페르세우스처럼 이 어려움을 자기 힘으로 극복해낼 것을 믿어 의심치 말자고. 그러니 청소년들이여, 용기를 갖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 나가라고!
앞부분이 어른들의 삶에 지표가 되는 내용이라면, 뒷부분은 청소년 자녀들에게 읽히고 또한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신화 속의 12신들을 표상으로 찾아보는 내 마음속의 길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신이 살고 있는가
제1부와 제2부는 올림포스의 신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각 신들이 상징하고 있는 인간의 성향에 대해 짚어본다. 그리스 신화는 최고의 신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가족관계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세계다. 최고의 신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는 굳건한 가부장제 속의 남편과 아내를 표상한다. 성공한 남자의 표상인 제우스는 그에 못지않게 여성편력을 뽐내 아내 헤라의 질투와 복수를 부른다. 아내로서의 권력에 충실한 것이 헤라라면 딸을 하데스에게 빼앗긴 데메테르는 자식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고통을 감내하는 어머니의 상징이다. 이와 대비하여 죄의식 없이 욕망에만 충실하여 아버지 제우스의 같은 점을 닮은 아프로디테 같은 신도 있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존재들은 빛난다. 지혜의 신 아테나와 태양의 신 아폴론은 빛나는 이성을 상징하며 자신감에 넘친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이면에 사랑에 성공하지 못하고 경직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테나는 조그마한 잘못에도 자기 사람들을 죽여버린다.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열정을 불태운 인간 남자에게도 자비가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올림포스의 엄친아 아폴론을 사랑하는 여인들은 모두 불행해진다. 아폴론의 권력에 사랑을 거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꾀가 많은 헤르메스는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고 법과 질서를 초월하여 자신의 자유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올림포스와 인간세상과 하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많은 것을 관찰한 덕분이다.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한 자식들도 있다. 헤파이스토스와 아레스는 아버지의 나쁜 면만을 물려받은 사랑받지 못하는 아들들이다. 다만 전쟁의 신 아레스는 그 분노와 애정결핍을 통제되지 않는 분노와 전쟁을 향한 광기로 표출한다. 헤파이스토스의 아내인 아프로디테와의 불륜 또한 통제되지 않는 면을 상징한다. 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는 다르다. 신들 가운데 유일하게 일을 하는 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물건을 만들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사랑받지 못한다. 그는 대장간에서 자신만의 불꽃을 찾으며 분노를 정화한다. 똑같은 분노라도 그 분노에 지배당하느냐, 창조적인 에너지로 바꾸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디오니소스 역시 헤라의 질투로 인해 고통스러운 유년 시절을 보내지만 고통의 에너지를 광기와 축복으로 바꾸어낸다.
이 신들은 모두 우리 마음속에 살며 각각 인간이 처한 상황과 성향을 의미한다.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는 모두 나의 손에 달렸다. 각각의 신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내 마음에 어떤 신이 살고 있는지, 나의 마음을 성찰하는 기회가 된다.
제우스의 형제인 헤스티아는 불을 다루고 자신의 세계로 침잠하는 내성적인 신이다. 아버지 크로노스에게 사랑받지 못한 딸, 그 콤플렉스와 내면의 성찰을 통한 극복을 상징한다. 이 성찰과 극복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기도 하다. 이것이 12신에 직접적으로 속하지 않는 헤스티아가 이 책의 가장 첫머리에 등장하는 의미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야 할 이야기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서는 페르세우스의 여정
제3부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생애를 통해 부모와 청소년 자녀 사이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전한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인간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이다. 그의 이야기는 소년이 어떻게 청년이 되는가, 그 여정을 보여준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와야 하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자기가 선택한 길에 투정을 부리지 않는다.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그의 곁에 헤르메스와 아테나가 동행할 뿐, 자신의 의지로 모험을 떠난다.
남들은 쉬운 말을 선물해야 할 때 페르세우스만은 불가능해 보이는 메두사의 머리를 바치기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그는 그 길을 선택한다. 그가 정든 어머니의 섬을 떠나던 날, 헤르메스와 아테나의 인도를 받는다. 왜 신들은 처음부터 목을 베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을까, 신들은 왜 아예 메두사의 목을 가져다주지 않았을까. 자신이 스스로 성장해야만 하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정을 거쳐야만 의지가 생기고 힘이 붙기 때문이다.
헤르메스는 메두사가 있는 곳을 알고 있는 그라이아이 세 자매에게로 인도한다. 그라이아이 자매는 눈 한 개와 이빨 한 개를 공유하는 편협함의 상징이다. 그들의 눈과 이빨을 빼앗는 용기로 메두사의 행방을 알아낸 페르세우스는 그 눈과 이빨을 소유하여 기념품으로 삼지 않고 그들에게 되돌려준다. 마지막까지 행복한 흔치 않은 영웅 페르세우스의 운명을 저자는 자기 행적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성품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물건이나 경험에 집착하지 않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나가기를 권한다. 페르세우스의 이런 성격은 인간세상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메두사의 머리를 얻고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메두사의 머리는 절대권력으로 인해 돌처럼 굳어버린 마음을 상징한다. 지혜의 방패에 비추라는 아테나의 인도를 통해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얻는다. 적을 바로 무찌르기보다 비추어보고 성찰하라는 교훈이다. 그리고 메두사의 목을 벨 때 나온 페가수스를 타고 그 성을 빠져나온다. 날개 달린 하얀 말 페가수스는 권력이나 잔꾀로 얻을 수 없는 풍부한 감성과 때 묻지 않은 순수를 상징한다. 페르세우스는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부모의 수렁에 빠진 안드로메다를 구하고 비겁한 약혼자 피네우스를 물리칠 때만 메두사의 머리를 사용한다. 그리고 미련 없이 그것을 아테나에게 돌려주고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청소년 시기는 인간이 태어나 처음으로 부모의 기대와 자신이 욕망하는 길 사이에서 충돌을 겪는 시기다. 부모는 아직 아이가 어리다고 느끼고, 아이는 부모의 품을 떠나 정신적으로 독립하고픈 욕구가 강해진다. 부모도, 자녀도 모두 당황하는 격돌의 시기다. 책은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통해, 부모, 삼촌, 이모, 고모들에게는 아이가 스스로의 의지로 마음속의 열정을 따라 길을 떠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울타리가 되어주기를 권한다. 아이들이 두려움을 꺼내어 성장하기를, 열정과 직관, 사랑, 용기, 지혜를 배우고 자신의 길을 찾아내기를 북돋운다.
▣ 작가 소개
저 : 이주향
내면을 응시하는 영혼은 삶의 고단함마저 에너지로 바꿔 쓸 줄 안다고 말하는 철학자. 생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줄을 어떻게 엮고 있는지 스스로 응시할 줄 아는 게 존재이유라고 믿고 있다. 난해한 철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화, 만화, 문학, 고전 등과 접목시킨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해오는 한편, 화장기 전혀 없는 맨얼굴로 편안하게 밥을 나누어 먹고 함께 산책을 하는 와중에 따뜻한 치유의 해법을 조용히 제시하기도 한다. 독서와 글쓰기, 명상,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에서 질문하고 대답하고 느끼고 찾고 있다. 그것이 삶이고 철학하기라고 믿는다.
현 수원대학교 인문대 교양학부 교수.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대학 시절 사물과 현상의 배경을 탐색하고 해석하는 철학에 빠져들었고, 이후 전공을 바꿔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공부하며 석 ·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면서 이화여대, 성균관대에서 강의를 했으며, 어렵고 난해한 철학 강의를 명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모교 강사 시절 강의했던 ''문화와 사상''과 ''현대 문화의 조류''는 늘 수강생이 몰려들어, 1993년에는 8백 명의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때의 제자들이 방송국에 취직한 후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철학 이야기의 진행을 부탁한 것을 계기로, 곧이어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다.
2000년 진행한 EBS 〈철학 에세이〉는 현대사회가 직면한 화두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풀어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그 밖에 지식과 정보와 여유를 주는 즐거운 책 읽기를 제안하는 KBS 제1라디오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 공연 전시에서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소식을 전하는 KBS 제1라디오 〈이주향의 문화포커스〉를 진행했으다 또한 조선일보에 〈이주향의 책향기〉라는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수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사랑이, 내게로 왔다》 《이주향의 치유하는 책읽기》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가볍게 살고 싶다》 등, 주요 논문으로는 〈니체, 아타 그리고 비극의 탄생〉 〈낡은 서판에 대한 차라투스트라의 시선과 그림자 이론 : 망상으로서의 선악의 구도를 깨는 차라투스트라의 노래〉 〈기독교의 ‘죄’ 개념에 대한 니체의 비판과 ‘죄’ 사유의 긍정적 실천〉 〈니체와 예수, 그리고 금강경 : 실체성 부정에 관한 고찰〉 〈인간중심적인 대상적 차별을 넘어 : 니체의 헤라클레이토스와 원효의 일심을 비교하여〉 〈누가 심성실재론자인가?〉 〈불교적 자아와 21세기〉 〈그림 너머 그대에게〉 등이 있다. 그동안 〈철학 에세이〉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 〈이주향의 문화포커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한국철학회 부회장, 한국니체학회 부회장, 경기문화재단 이사, KBS 객원해설위원, MBC 〈PD수첩〉 자문위원,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SBS 스페셜〉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왜 그리스 신들이 마음의 별들인가
제1부 올림포스 1세대
헤스티아|내향적 여인
제우스|성공신화를 일군 남자의 자신감
헤라|아내라는 이름의 권리 혹은 권력
데메테르|엄마의 집착
아프로디테|죄의식 없는 욕망
포세이돈|2인자의 무의식
하데스|근원적 상실
제2부 올림포스 2세대
아테나|지성의 철갑, 그 이면
아르테미스|직관의 활
아폴론|지혜와 오만
헤르메스|자유, 오 자유!
헤파이스토스|분노를 정화하는 대장간
아레스|내 안의 전사
디오니소스|고통을 축복으로 바꾸는 광기
제3부 신의 아이 페르세우스
왜 페르세우스인가|나를 찾아온 신의 아이
운명엔 나쁜 게 없다
메두사의 머리
나의 길이어서 어렵다
엄마의 섬을 떠날 때
내 안의 헤르메스
그라이아이 세 자매
경험을 소유하려 할 때
직관을 따라가라
돌처럼 굳은 사람
아테나의 방패
안드로메다의 선택
페가수스와 함께 날다
모든 부모는 수렁이다
독립한다는 것
사랑은 치열한 싸움이야
피네우스
페르세우스의 여성성
페르세우스, 돌아오다
에필로그|고독, 프로메테우스의 시간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비추어 보는 나의 모습.
당신의 마음을 위로해줄 신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리스 신화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신적인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욕망과 질투, 분노와 고통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마치 인간처럼 본능과 감정을 표출한다. 바람둥이 제우스, 질투쟁이 헤라, 심술쟁이 포세이돈, 조카를 납치해 답답한 지옥 한가운데에 가둬놓고 아내를 삼은 미친놈 하데스, 태어나자마자 한 일이 도둑질인 헤르메스, 자기보다 아름다운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나르시시스트 아프로디테, 별 잘못도 아닌데 오만하다며 잔인하게 인간을 죽이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 사랑의 욕망을 절제하는 법 없이 욕망을 풀어내고, 대결하고, 질투하고, 속이고, 배신하고, 응징하고, 음모를 꾸미는 신들은 인간보다 못하게까지 보인다. 그러나 이런 모습 속에는 인간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다채로운 삶의 군상이 들어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의 신들은 여러 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들을 상징한다.
어렵고 난해한 철학 강의를 명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이주향 교수가 펴낸 신작 『그리스 신화, 내 마음의 12별』은 이러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편안히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하며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는 길잡이다. 신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명화 도판들도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크게 두 부분으로 내용을 나누어볼 수 있다. 제1부와 제2부는 올림포스의 12신들 하나하나 소개하며 각 신들이 상징하고 있는 인간의 성향에 대해 짚어본다. 『경향신문』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이주향의 신화, 내 마음의 별」의 내용을 다시 엮은 것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 이야기는 내 이야기인데’, ‘이 신은 내가 아는 누구와 꼭 닮았군’ 하며 신화 속 인물에 나와 주변을 대입해보고는, 그 속에서 해답과 치유를 얻게 된다.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길을 찾던 나그네처럼, 신화 속의 12신들을 표상으로 내 마음속의 길을 찾아보게 된다.
제3부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생애를 통해 부모와 청소년 자녀 사이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전한다. 제우스와 인간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페르세우스는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이겨내 성공하고 질투나 배신도 당하지 않고 다시 평화로 돌아오는, 흔치 않은 행복한 영웅이다. 잡지 『행복한 동행』의 지면을 통해 조카인 「태희에게 들려주는 페르세우스 신화」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글이다. 그때의 어투를 살려 다정한 문체로 서술되어 있다. 저자는 부모의 기대와 자신의 삶 사이에서 처음으로 갈등을 겪게 되는 청소년 시기의 조카들을 보며, 이 내용을 기획했다. 우리 모두는 신의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페르세우스처럼 이 어려움을 자기 힘으로 극복해낼 것을 믿어 의심치 말자고. 그러니 청소년들이여, 용기를 갖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 나가라고!
앞부분이 어른들의 삶에 지표가 되는 내용이라면, 뒷부분은 청소년 자녀들에게 읽히고 또한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히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신화 속의 12신들을 표상으로 찾아보는 내 마음속의 길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는 어떤 신이 살고 있는가
제1부와 제2부는 올림포스의 신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각 신들이 상징하고 있는 인간의 성향에 대해 짚어본다. 그리스 신화는 최고의 신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가족관계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세계다. 최고의 신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는 굳건한 가부장제 속의 남편과 아내를 표상한다. 성공한 남자의 표상인 제우스는 그에 못지않게 여성편력을 뽐내 아내 헤라의 질투와 복수를 부른다. 아내로서의 권력에 충실한 것이 헤라라면 딸을 하데스에게 빼앗긴 데메테르는 자식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고통을 감내하는 어머니의 상징이다. 이와 대비하여 죄의식 없이 욕망에만 충실하여 아버지 제우스의 같은 점을 닮은 아프로디테 같은 신도 있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은 존재들은 빛난다. 지혜의 신 아테나와 태양의 신 아폴론은 빛나는 이성을 상징하며 자신감에 넘친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이면에 사랑에 성공하지 못하고 경직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테나는 조그마한 잘못에도 자기 사람들을 죽여버린다.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열정을 불태운 인간 남자에게도 자비가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올림포스의 엄친아 아폴론을 사랑하는 여인들은 모두 불행해진다. 아폴론의 권력에 사랑을 거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꾀가 많은 헤르메스는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고 법과 질서를 초월하여 자신의 자유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올림포스와 인간세상과 하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많은 것을 관찰한 덕분이다.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한 자식들도 있다. 헤파이스토스와 아레스는 아버지의 나쁜 면만을 물려받은 사랑받지 못하는 아들들이다. 다만 전쟁의 신 아레스는 그 분노와 애정결핍을 통제되지 않는 분노와 전쟁을 향한 광기로 표출한다. 헤파이스토스의 아내인 아프로디테와의 불륜 또한 통제되지 않는 면을 상징한다. 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는 다르다. 신들 가운데 유일하게 일을 하는 신, 아버지와 어머니의 물건을 만들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사랑받지 못한다. 그는 대장간에서 자신만의 불꽃을 찾으며 분노를 정화한다. 똑같은 분노라도 그 분노에 지배당하느냐, 창조적인 에너지로 바꾸어내느냐는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디오니소스 역시 헤라의 질투로 인해 고통스러운 유년 시절을 보내지만 고통의 에너지를 광기와 축복으로 바꾸어낸다.
이 신들은 모두 우리 마음속에 살며 각각 인간이 처한 상황과 성향을 의미한다.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어떻게 극복해나갈지는 모두 나의 손에 달렸다. 각각의 신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내 마음에 어떤 신이 살고 있는지, 나의 마음을 성찰하는 기회가 된다.
제우스의 형제인 헤스티아는 불을 다루고 자신의 세계로 침잠하는 내성적인 신이다. 아버지 크로노스에게 사랑받지 못한 딸, 그 콤플렉스와 내면의 성찰을 통한 극복을 상징한다. 이 성찰과 극복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기도 하다. 이것이 12신에 직접적으로 속하지 않는 헤스티아가 이 책의 가장 첫머리에 등장하는 의미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야 할 이야기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서는 페르세우스의 여정
제3부는 영웅 페르세우스의 생애를 통해 부모와 청소년 자녀 사이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를 전한다.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인간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이다. 그의 이야기는 소년이 어떻게 청년이 되는가, 그 여정을 보여준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와야 하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자기가 선택한 길에 투정을 부리지 않는다.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그의 곁에 헤르메스와 아테나가 동행할 뿐, 자신의 의지로 모험을 떠난다.
남들은 쉬운 말을 선물해야 할 때 페르세우스만은 불가능해 보이는 메두사의 머리를 바치기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그는 그 길을 선택한다. 그가 정든 어머니의 섬을 떠나던 날, 헤르메스와 아테나의 인도를 받는다. 왜 신들은 처음부터 목을 베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을까, 신들은 왜 아예 메두사의 목을 가져다주지 않았을까. 자신이 스스로 성장해야만 하늘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정을 거쳐야만 의지가 생기고 힘이 붙기 때문이다.
헤르메스는 메두사가 있는 곳을 알고 있는 그라이아이 세 자매에게로 인도한다. 그라이아이 자매는 눈 한 개와 이빨 한 개를 공유하는 편협함의 상징이다. 그들의 눈과 이빨을 빼앗는 용기로 메두사의 행방을 알아낸 페르세우스는 그 눈과 이빨을 소유하여 기념품으로 삼지 않고 그들에게 되돌려준다. 마지막까지 행복한 흔치 않은 영웅 페르세우스의 운명을 저자는 자기 행적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성품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물건이나 경험에 집착하지 않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나가기를 권한다. 페르세우스의 이런 성격은 인간세상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질 수 있는 메두사의 머리를 얻고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메두사의 머리는 절대권력으로 인해 돌처럼 굳어버린 마음을 상징한다. 지혜의 방패에 비추라는 아테나의 인도를 통해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얻는다. 적을 바로 무찌르기보다 비추어보고 성찰하라는 교훈이다. 그리고 메두사의 목을 벨 때 나온 페가수스를 타고 그 성을 빠져나온다. 날개 달린 하얀 말 페가수스는 권력이나 잔꾀로 얻을 수 없는 풍부한 감성과 때 묻지 않은 순수를 상징한다. 페르세우스는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부모의 수렁에 빠진 안드로메다를 구하고 비겁한 약혼자 피네우스를 물리칠 때만 메두사의 머리를 사용한다. 그리고 미련 없이 그것을 아테나에게 돌려주고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청소년 시기는 인간이 태어나 처음으로 부모의 기대와 자신이 욕망하는 길 사이에서 충돌을 겪는 시기다. 부모는 아직 아이가 어리다고 느끼고, 아이는 부모의 품을 떠나 정신적으로 독립하고픈 욕구가 강해진다. 부모도, 자녀도 모두 당황하는 격돌의 시기다. 책은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통해, 부모, 삼촌, 이모, 고모들에게는 아이가 스스로의 의지로 마음속의 열정을 따라 길을 떠날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울타리가 되어주기를 권한다. 아이들이 두려움을 꺼내어 성장하기를, 열정과 직관, 사랑, 용기, 지혜를 배우고 자신의 길을 찾아내기를 북돋운다.
▣ 작가 소개
저 : 이주향
내면을 응시하는 영혼은 삶의 고단함마저 에너지로 바꿔 쓸 줄 안다고 말하는 철학자. 생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줄을 어떻게 엮고 있는지 스스로 응시할 줄 아는 게 존재이유라고 믿고 있다. 난해한 철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영화, 만화, 문학, 고전 등과 접목시킨 강의와 저술 활동을 해오는 한편, 화장기 전혀 없는 맨얼굴로 편안하게 밥을 나누어 먹고 함께 산책을 하는 와중에 따뜻한 치유의 해법을 조용히 제시하기도 한다. 독서와 글쓰기, 명상,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에서 질문하고 대답하고 느끼고 찾고 있다. 그것이 삶이고 철학하기라고 믿는다.
현 수원대학교 인문대 교양학부 교수.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대학 시절 사물과 현상의 배경을 탐색하고 해석하는 철학에 빠져들었고, 이후 전공을 바꿔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공부하며 석 ·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면서 이화여대, 성균관대에서 강의를 했으며, 어렵고 난해한 철학 강의를 명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모교 강사 시절 강의했던 ''문화와 사상''과 ''현대 문화의 조류''는 늘 수강생이 몰려들어, 1993년에는 8백 명의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때의 제자들이 방송국에 취직한 후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 철학 이야기의 진행을 부탁한 것을 계기로, 곧이어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다.
2000년 진행한 EBS 〈철학 에세이〉는 현대사회가 직면한 화두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풀어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그 밖에 지식과 정보와 여유를 주는 즐거운 책 읽기를 제안하는 KBS 제1라디오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 공연 전시에서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소식을 전하는 KBS 제1라디오 〈이주향의 문화포커스〉를 진행했으다 또한 조선일보에 〈이주향의 책향기〉라는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현재 수원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사랑이, 내게로 왔다》 《이주향의 치유하는 책읽기》 《나는 만화에서 철학을 본다》 《나는 길들여지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가볍게 살고 싶다》 등, 주요 논문으로는 〈니체, 아타 그리고 비극의 탄생〉 〈낡은 서판에 대한 차라투스트라의 시선과 그림자 이론 : 망상으로서의 선악의 구도를 깨는 차라투스트라의 노래〉 〈기독교의 ‘죄’ 개념에 대한 니체의 비판과 ‘죄’ 사유의 긍정적 실천〉 〈니체와 예수, 그리고 금강경 : 실체성 부정에 관한 고찰〉 〈인간중심적인 대상적 차별을 넘어 : 니체의 헤라클레이토스와 원효의 일심을 비교하여〉 〈누가 심성실재론자인가?〉 〈불교적 자아와 21세기〉 〈그림 너머 그대에게〉 등이 있다. 그동안 〈철학 에세이〉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 〈이주향의 문화포커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한국철학회 부회장, 한국니체학회 부회장, 경기문화재단 이사, KBS 객원해설위원, MBC 〈PD수첩〉 자문위원,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SBS 스페셜〉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왜 그리스 신들이 마음의 별들인가
제1부 올림포스 1세대
헤스티아|내향적 여인
제우스|성공신화를 일군 남자의 자신감
헤라|아내라는 이름의 권리 혹은 권력
데메테르|엄마의 집착
아프로디테|죄의식 없는 욕망
포세이돈|2인자의 무의식
하데스|근원적 상실
제2부 올림포스 2세대
아테나|지성의 철갑, 그 이면
아르테미스|직관의 활
아폴론|지혜와 오만
헤르메스|자유, 오 자유!
헤파이스토스|분노를 정화하는 대장간
아레스|내 안의 전사
디오니소스|고통을 축복으로 바꾸는 광기
제3부 신의 아이 페르세우스
왜 페르세우스인가|나를 찾아온 신의 아이
운명엔 나쁜 게 없다
메두사의 머리
나의 길이어서 어렵다
엄마의 섬을 떠날 때
내 안의 헤르메스
그라이아이 세 자매
경험을 소유하려 할 때
직관을 따라가라
돌처럼 굳은 사람
아테나의 방패
안드로메다의 선택
페가수스와 함께 날다
모든 부모는 수렁이다
독립한다는 것
사랑은 치열한 싸움이야
피네우스
페르세우스의 여성성
페르세우스, 돌아오다
에필로그|고독, 프로메테우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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