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근대학문으로의 탄생에서 식민주의 역사학의 극복까지
― 시간의 흐름으로 살펴보는 한국 역사학의 형성 과정
한국의 근대 역사학은 러일전쟁을 전후하여 경학(經學)에서 문 · 사 · 철학으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함에 따라 근대 학문으로의 전환에 큰 위기를 맞이했다.
역사학은 식민통치하에서 민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민족주의역사학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일본에 대결하는 자세와 역사인식을 가지며 역사학은 독립학문으로 분립할 수 있었고, ‘운동’으로서 근대 역사학이 출발한 것이다. 식민지 시기 민족주의사학과 함께 존재한 것은 한국 역사학에 큰 영향을 미친 식민주의 역사학이었다. 관제사학의 거점이었던 조선사편수회와 또 다른 기축인 경성제국대학을 통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된 식민주의 역사학은 관제적 공공성을 구축해 식민지 지배 담론을 장악하려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전략의 일환이었다.
1930년대에는 관제사학과 민족사학 모두 한국사를 깊이 있게 분석한 연구물을 꾸준히 생산해냈는데, ‘조선연구열’이란 말이 회자될 만큼 조선을 학문대상으로 하는 움직임이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조선연구열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식민주의 역사학과 민족주의사학 사이에 경계가 더욱 선명해졌다. 이 책에서는 민족을 불문하고 식민주의 역사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던 사람들의 여러 연구경향을 비교분석했다.
해방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는 제도로서 사학과와 그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움직임을 정리하는 한편, 해방 이전과의 연속 · 단절 · 변용의 측면에서 역사학의 변화 양상을 추적했다.
식민지 시기에 성립한 근대 지식체계, 그중에서도 문 · 사 · 철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해방공간에서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의 각 학과로 제도화되었다. 해방 후 미국식 대학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역사학에서는 결국 ‘3분과체제’가 견고히 이식되면서 제도로서의 식민성을 내재화해갔다. 3분과체제를 내재화한 주체는 교수들이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식 대학제도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로, 식민지 유산이라는 측면에 대한 고민 없이 그것을 학과 속에 유입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과 이념의 대립은 다양한 관점의 역사학이 한반도에 뿌리내리는 것을 방해했고, 한국 역사학계가 문헌고증사학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사실상 일원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로 인해 내부에 고착화되고 있는 식민성을 되돌아볼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하지만 1950년대 식민주의 역사학의 역사인식과 문헌고증사학의 학문 자세를 넘어서려는 아주 작은 움직임이 개인 차원에서 시작되었고, 1960년대 이후 타율성과 정체성으로 대변되는 식민주의 역사학을 비판하고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1970년대 들어 한국사 학계는 민중을 재인식하고 분단을 발견하는 한편, 식민지 시기와 현대 한국사학사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표출하며, ‘비판적 한국학’을 재구성하려고 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시야와 태도로 한국사 학계의 기존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제도 · 태도 · 인식으로서의 역사학 살펴보기
―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한 ‘한국 역사학의 역사’
이 책에서는 ‘제도 · 태도 · 인식으로서 역사학’을 구분하고, 한국 역사학의 연구기반과 재생산의 기초를 학술사의 측면에서 고찰한다.
‘제도로서의 역사학’이란 측면에서는 대학 사학과 중심의 아카데미즘과 일본식 교육시스템인 3분과체제가 형성 ·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하며, 일본식 교육시스템의 중심축이었던 조선사편수회와 경성제국대학 사학과의 제도와 운영을 파악한다. 해방 이후에는 미국식 대학 시스템이 도입되는 가운데 식민 유산이 사라지지 않은 채 한국 대학의 사학과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살폈다.
‘태도로서의 역사학’에서는 연구자 개개인과 집단이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검토했다. 연구자 개개인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했지만, 이 책에서는 새롭게 대학과 전문학교, 그리고 역사 관련 조직의 내부 또는 그들끼리의 상호관계를 역사인식과 적극 연계해 살펴보았다. 지식과 권력의 관계는 해방 후 한국인이 직접 사학과를 제도화하고 역사학을 수립해가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인식으로서 역사학’을 살피기 위해, 1930년대 역사학의 동향을 잡지와 단행본, 학회와 학술회의 등 여러 유형과 내용으로 학술 토론, 학문 논의가 이루어진 공론공간을 통해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이러한 공론공간을 ‘학술장(學術場)’이란 개념으로 다룬다. 넓은 범위에서 전체 학술지형을 살핌으로써, 조선인과 일본인, 식민주의 역사학의 연구 주체, 친일과 반일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역사학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식으로서 역사학’의 측면에서 역사학의 지적 원천과 한국고대사의 구성 체계에 대한 인식을 추적한다. 식민지 조선에서 조선사를 연구하고 가르친 사람들, 특히 경성제국대학 사학과 교수들과 식민지 조선의 조선인 연구자의 역사인식을 검토했다. 그리고 일부 조선인 연구자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친 일본인 연구자 등의 인식도 함께 살핀다. 또한 이를 해방 이후 한국인 연구자들의 연구와 비교하며 이들 사이의 미묘한 교집합, 즉 인식에서의 연속과 단절을 파악하고 그 이유를 추적했다.
이와 관련해 민족사학과 민족주의사학, 식민사학과 식민주의 역사학을 엄밀히 구분했다. 민족사학과 식민사학을 가르는 기본 기준은 민족이다. 그래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역사학을 각각 민족사학과 식민사학이라 말할 수 있다. 민족주의사학은 항일의 태도를 견지한 역사학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했다. 민족사학이라 해서 꼭 민족주의사학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분하면 식민주의 역사학에는 일본인의 역사학인 식민사학만이 아니라 조선인의 역사학 일부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엄밀한 구분을 통해 민족주의사학 내에 ‘실증(주의)사학’, 곧 문헌고증사학을 포함시키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검토했으며, 동시에 우리 안의 식민성, 한국 역사학계의 식민사관까지를 포함하는 역사인식을 식민주의 역사학으로 설명했다.
▣ 작가 소개
저 : 신주백
辛珠柏
성균관대학교에서 만주지역 민족운동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족운동사 이외에 한국근현대의 학술사, 한일관계사, 역사교육사, 군사사를 연구하며, 이 주제들을 동아시아사의 맥락에서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집필했고,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제2기) 위원, 한·중·일공동역사교재편찬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만주지역 한인의 민족운동사(1920~45)』, 『1930년대 국내 민족운동사』, 『1920~30년대 중국지역 민족운동사』, 『분단의 두 얼굴: 테마로 읽는 독일과 한반도 비교사』(공저), 『식민주의 기억과 역사화해: 11개국 역사교과서 분석』(공저), 『미래를 여는 역사: 한중일이 함께 만든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공저),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2(공저), 『한국 근현대 인문학의 제도화: 1910~1959』(공저), 『권력과 학술장: 1960년대~1980년 초반』(공저), 『이시영: 청렴결백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지킴이』, 『역사화해와 동아시아형 미래 만들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을 펴내며
들어가며 학술사로서 역사학의 역사 들여다보기
1. 한국 현대 사학사의 현주소
2.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3.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하기
1장 조선역사·조선사의 성립과 비대칭적 구도화
1. 조선인의 ‘조선학’으로서 ‘조선역사’
학문의 내용과 형식의 전환 ― 구학(舊學)에서 신학(新學)으로, 한문에서 한글로
경학에서 분립한 문·사·철 ― ‘국수’와 조선연구
조선 문학, 정의 내리기
실종된 조선철학
‘조선학의 핵심으로서 조선역사’라는 시각의 등장과 구성체계의 일반화
2. ‘통치의 학(學)’으로서 ‘조선사’ 연구체제의 정비
일본의 대륙팽창과 조선사 연구
장기적 통치기반 조성과 《조선반도사》 편찬사업
조선사편수회의 성립과 관제사학 시스템의 구축
2장 ‘제도로서 역사학’의 성립과 비대칭적 경합 구도
1. 일본형 고등교육 시스템 속의 역사학
‘국가의 대학’인 제국대학 중심의 연구와 교육
3분과체제의 성립과 동양사학
2. 차별적·위계적 고등교육체계 정비
〈전문학교규칙〉과 조선인 고등교육의 제도권 편입
차별적·위계적 고등교육체계의 법제화와 사회화
3. 경성제국대학 ― 차별적·위계적 고등교육체계의 정점
법문학부 ― 조선을 학문 대상으로 한 제국의 핵심 거점
문·사·철학과의 강좌
사학과의 커리큘럼
학문권력 ― 사학과 교수와 청구학회·조선사편수회의 관계
4. 연희전문학교 ― 제국대학의 모방, 그리고 거리두기
문과 교육
3분과체제와 사풍(史風)
3장 조선학이라는 학술장과 ‘태도로서 역사학’
1. 1930년대 초·중반 조선연구열과 ‘조선학운동’
분과학문의 조직화와 조선연구열
조선인에게 조선학이란
조선학운동과 조선역사, 그리고 다산실학
2. 조선학운동’의 상대화 ― 상호 인식과 태도
재조일본인의 식민주의 역사학과 실증
진단학회 주도자의 역사학과 실증주의
조선학운동 주도자, 정인보의 역사학과 실천
유물사관론자들의 법칙적 역사학
3. 조선학이란 학술장에서 역사연구의 지형
연구방식과 다섯 가지 연구경향
연구경향의 특징과 영향
4장 대학의 사학과에 집중된 역사학 ― 식민경험의 연속·변용·단절
1. 미군정·한국정부의 고등교육정책과 교양역사교육
미군정·한국정부 고등교육정책
교과목의 구성과 교양역사교육
2. 대학 사학과의 성립과 역사학
해방 직후 주요 대학의 사학과 구성과정 ― 일본식 제도의 정착과 주체의 형성
한국전쟁 이후 사학과의 구성 과정 ― 문헌고증사학으로의 일원화와 분단성 방치
대학 내 사학과의 위상
교과목의 구성과 학점 ― 통년제에서 학점제로
사학과의 교과목 구성과 3분과체제 정착
사학과 안팎의 경계 형성과 연구활동
사학과의 전임교수들
3. 역사교재와 ‘인식으로서 역사학’
해방 공간에서의 지적 원천 ― 일본을 통한 역사지식의 습득
한국전쟁 이후의 지적 원천과 교재 다양화의 노력
지(知)의 식민성 ― 아시아적 정체성론의 확산
지(知)의 식민성을 넘어서려는 움직임
나오며 한국 역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부록
[표] 해방 직후부터 1950년대까지 주요 대학 전임교수
참고문헌
찾아보기
근대학문으로의 탄생에서 식민주의 역사학의 극복까지
― 시간의 흐름으로 살펴보는 한국 역사학의 형성 과정
한국의 근대 역사학은 러일전쟁을 전후하여 경학(經學)에서 문 · 사 · 철학으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함에 따라 근대 학문으로의 전환에 큰 위기를 맞이했다.
역사학은 식민통치하에서 민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민족주의역사학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일본에 대결하는 자세와 역사인식을 가지며 역사학은 독립학문으로 분립할 수 있었고, ‘운동’으로서 근대 역사학이 출발한 것이다. 식민지 시기 민족주의사학과 함께 존재한 것은 한국 역사학에 큰 영향을 미친 식민주의 역사학이었다. 관제사학의 거점이었던 조선사편수회와 또 다른 기축인 경성제국대학을 통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된 식민주의 역사학은 관제적 공공성을 구축해 식민지 지배 담론을 장악하려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전략의 일환이었다.
1930년대에는 관제사학과 민족사학 모두 한국사를 깊이 있게 분석한 연구물을 꾸준히 생산해냈는데, ‘조선연구열’이란 말이 회자될 만큼 조선을 학문대상으로 하는 움직임이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조선연구열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식민주의 역사학과 민족주의사학 사이에 경계가 더욱 선명해졌다. 이 책에서는 민족을 불문하고 식민주의 역사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던 사람들의 여러 연구경향을 비교분석했다.
해방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는 제도로서 사학과와 그를 둘러싼 역사학계의 움직임을 정리하는 한편, 해방 이전과의 연속 · 단절 · 변용의 측면에서 역사학의 변화 양상을 추적했다.
식민지 시기에 성립한 근대 지식체계, 그중에서도 문 · 사 · 철로 대표되는 인문학은 해방공간에서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의 각 학과로 제도화되었다. 해방 후 미국식 대학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역사학에서는 결국 ‘3분과체제’가 견고히 이식되면서 제도로서의 식민성을 내재화해갔다. 3분과체제를 내재화한 주체는 교수들이었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식 대학제도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로, 식민지 유산이라는 측면에 대한 고민 없이 그것을 학과 속에 유입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한국전쟁과 이념의 대립은 다양한 관점의 역사학이 한반도에 뿌리내리는 것을 방해했고, 한국 역사학계가 문헌고증사학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사실상 일원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로 인해 내부에 고착화되고 있는 식민성을 되돌아볼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하지만 1950년대 식민주의 역사학의 역사인식과 문헌고증사학의 학문 자세를 넘어서려는 아주 작은 움직임이 개인 차원에서 시작되었고, 1960년대 이후 타율성과 정체성으로 대변되는 식민주의 역사학을 비판하고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다. 1970년대 들어 한국사 학계는 민중을 재인식하고 분단을 발견하는 한편, 식민지 시기와 현대 한국사학사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표출하며, ‘비판적 한국학’을 재구성하려고 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민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시야와 태도로 한국사 학계의 기존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제도 · 태도 · 인식으로서의 역사학 살펴보기
―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한 ‘한국 역사학의 역사’
이 책에서는 ‘제도 · 태도 · 인식으로서 역사학’을 구분하고, 한국 역사학의 연구기반과 재생산의 기초를 학술사의 측면에서 고찰한다.
‘제도로서의 역사학’이란 측면에서는 대학 사학과 중심의 아카데미즘과 일본식 교육시스템인 3분과체제가 형성 · 정착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하며, 일본식 교육시스템의 중심축이었던 조선사편수회와 경성제국대학 사학과의 제도와 운영을 파악한다. 해방 이후에는 미국식 대학 시스템이 도입되는 가운데 식민 유산이 사라지지 않은 채 한국 대학의 사학과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살폈다.
‘태도로서의 역사학’에서는 연구자 개개인과 집단이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검토했다. 연구자 개개인의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했지만, 이 책에서는 새롭게 대학과 전문학교, 그리고 역사 관련 조직의 내부 또는 그들끼리의 상호관계를 역사인식과 적극 연계해 살펴보았다. 지식과 권력의 관계는 해방 후 한국인이 직접 사학과를 제도화하고 역사학을 수립해가는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인식으로서 역사학’을 살피기 위해, 1930년대 역사학의 동향을 잡지와 단행본, 학회와 학술회의 등 여러 유형과 내용으로 학술 토론, 학문 논의가 이루어진 공론공간을 통해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이러한 공론공간을 ‘학술장(學術場)’이란 개념으로 다룬다. 넓은 범위에서 전체 학술지형을 살핌으로써, 조선인과 일본인, 식민주의 역사학의 연구 주체, 친일과 반일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역사학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식으로서 역사학’의 측면에서 역사학의 지적 원천과 한국고대사의 구성 체계에 대한 인식을 추적한다. 식민지 조선에서 조선사를 연구하고 가르친 사람들, 특히 경성제국대학 사학과 교수들과 식민지 조선의 조선인 연구자의 역사인식을 검토했다. 그리고 일부 조선인 연구자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친 일본인 연구자 등의 인식도 함께 살핀다. 또한 이를 해방 이후 한국인 연구자들의 연구와 비교하며 이들 사이의 미묘한 교집합, 즉 인식에서의 연속과 단절을 파악하고 그 이유를 추적했다.
이와 관련해 민족사학과 민족주의사학, 식민사학과 식민주의 역사학을 엄밀히 구분했다. 민족사학과 식민사학을 가르는 기본 기준은 민족이다. 그래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역사학을 각각 민족사학과 식민사학이라 말할 수 있다. 민족주의사학은 항일의 태도를 견지한 역사학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했다. 민족사학이라 해서 꼭 민족주의사학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분하면 식민주의 역사학에는 일본인의 역사학인 식민사학만이 아니라 조선인의 역사학 일부도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엄밀한 구분을 통해 민족주의사학 내에 ‘실증(주의)사학’, 곧 문헌고증사학을 포함시키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검토했으며, 동시에 우리 안의 식민성, 한국 역사학계의 식민사관까지를 포함하는 역사인식을 식민주의 역사학으로 설명했다.
▣ 작가 소개
저 : 신주백
辛珠柏
성균관대학교에서 만주지역 민족운동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족운동사 이외에 한국근현대의 학술사, 한일관계사, 역사교육사, 군사사를 연구하며, 이 주제들을 동아시아사의 맥락에서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를 집필했고,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제2기) 위원, 한·중·일공동역사교재편찬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만주지역 한인의 민족운동사(1920~45)』, 『1930년대 국내 민족운동사』, 『1920~30년대 중국지역 민족운동사』, 『분단의 두 얼굴: 테마로 읽는 독일과 한반도 비교사』(공저), 『식민주의 기억과 역사화해: 11개국 역사교과서 분석』(공저), 『미래를 여는 역사: 한중일이 함께 만든 동아시아 3국의 근현대사』(공저),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2(공저), 『한국 근현대 인문학의 제도화: 1910~1959』(공저), 『권력과 학술장: 1960년대~1980년 초반』(공저), 『이시영: 청렴결백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지킴이』, 『역사화해와 동아시아형 미래 만들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책을 펴내며
들어가며 학술사로서 역사학의 역사 들여다보기
1. 한국 현대 사학사의 현주소
2.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3.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하기
1장 조선역사·조선사의 성립과 비대칭적 구도화
1. 조선인의 ‘조선학’으로서 ‘조선역사’
학문의 내용과 형식의 전환 ― 구학(舊學)에서 신학(新學)으로, 한문에서 한글로
경학에서 분립한 문·사·철 ― ‘국수’와 조선연구
조선 문학, 정의 내리기
실종된 조선철학
‘조선학의 핵심으로서 조선역사’라는 시각의 등장과 구성체계의 일반화
2. ‘통치의 학(學)’으로서 ‘조선사’ 연구체제의 정비
일본의 대륙팽창과 조선사 연구
장기적 통치기반 조성과 《조선반도사》 편찬사업
조선사편수회의 성립과 관제사학 시스템의 구축
2장 ‘제도로서 역사학’의 성립과 비대칭적 경합 구도
1. 일본형 고등교육 시스템 속의 역사학
‘국가의 대학’인 제국대학 중심의 연구와 교육
3분과체제의 성립과 동양사학
2. 차별적·위계적 고등교육체계 정비
〈전문학교규칙〉과 조선인 고등교육의 제도권 편입
차별적·위계적 고등교육체계의 법제화와 사회화
3. 경성제국대학 ― 차별적·위계적 고등교육체계의 정점
법문학부 ― 조선을 학문 대상으로 한 제국의 핵심 거점
문·사·철학과의 강좌
사학과의 커리큘럼
학문권력 ― 사학과 교수와 청구학회·조선사편수회의 관계
4. 연희전문학교 ― 제국대학의 모방, 그리고 거리두기
문과 교육
3분과체제와 사풍(史風)
3장 조선학이라는 학술장과 ‘태도로서 역사학’
1. 1930년대 초·중반 조선연구열과 ‘조선학운동’
분과학문의 조직화와 조선연구열
조선인에게 조선학이란
조선학운동과 조선역사, 그리고 다산실학
2. 조선학운동’의 상대화 ― 상호 인식과 태도
재조일본인의 식민주의 역사학과 실증
진단학회 주도자의 역사학과 실증주의
조선학운동 주도자, 정인보의 역사학과 실천
유물사관론자들의 법칙적 역사학
3. 조선학이란 학술장에서 역사연구의 지형
연구방식과 다섯 가지 연구경향
연구경향의 특징과 영향
4장 대학의 사학과에 집중된 역사학 ― 식민경험의 연속·변용·단절
1. 미군정·한국정부의 고등교육정책과 교양역사교육
미군정·한국정부 고등교육정책
교과목의 구성과 교양역사교육
2. 대학 사학과의 성립과 역사학
해방 직후 주요 대학의 사학과 구성과정 ― 일본식 제도의 정착과 주체의 형성
한국전쟁 이후 사학과의 구성 과정 ― 문헌고증사학으로의 일원화와 분단성 방치
대학 내 사학과의 위상
교과목의 구성과 학점 ― 통년제에서 학점제로
사학과의 교과목 구성과 3분과체제 정착
사학과 안팎의 경계 형성과 연구활동
사학과의 전임교수들
3. 역사교재와 ‘인식으로서 역사학’
해방 공간에서의 지적 원천 ― 일본을 통한 역사지식의 습득
한국전쟁 이후의 지적 원천과 교재 다양화의 노력
지(知)의 식민성 ― 아시아적 정체성론의 확산
지(知)의 식민성을 넘어서려는 움직임
나오며 한국 역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부록
[표] 해방 직후부터 1950년대까지 주요 대학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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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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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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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