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헬조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안몰이 정치 등 한마디로 꿈을 갖기 힘든 때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한 복고 열풍도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때문일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E. H. 카의 너무도 유명한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버텨내고 미래를 내다볼 지혜를 얻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이러한 때, 한국 현대사 속 진보인사들의 삶을 돌아보는 책이 나왔다. 전 노동부 장관 남재희가 1950년대 이래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진보 열전》이다. 주관적 해석이 적절히 가미된 저자의 목격담을 통해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이 되살아난다. 또한 절친한 사람들끼리만 알 법한 이야기들도 소개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 남재희는 1950~1990년대에 걸쳐 언론계와 정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다. 그는 여당 소속으로 요직을 맡았지만, 대학생 때부터 줄곧 진보정치 운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정치부 말단 기자로서 혁신정당(요즘 표현으로는 ‘진보정당’)들을 담당하면서 관련 인사들과도 두루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진보정치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어서 “남이 듣기에 이상한 이야기”일 거라고 고백한다. 고은 시인이 남재희를 일컬어 표현한바, “꿈은 진보에 있으나 체질은 보수에 있었다”는 말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저자는 진보인사들을 애정을 갖고 회고하는 한편, 당시 상황과 시대를 판단하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1부 ‘남북 관계에 얽힌 사람들’과 2부 ‘혁신정당에 매진한 사람들’에는 혁신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혁신계는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독재정권과 보수야당의 양당 체제에 수용되지 않는 넓은 영역을 대표하지만, 정체성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저자 남재희의 독특한 시각과 사료(史料)로서의 귀중한 진술이 더욱 빛을 발한다.
그때는 이념 대립이 첨예하고, 군사정권의 칼바람이 휘몰아치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시국을 우직하게 돌파하며 민족통일과 혁신정치의 꿈을 실현코자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통일안을 전달하기 위해 임진강을 건너 평양에 간 김낙중, 진보당 강령에 사회적 민주주의 개념을 넣은 이동화 등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3부 ‘언론 자유를 위해 애쓴 사람들’과 4부 ‘언론인의 귀감이 된 거목들’에서는 4?3사건 취재 기사로 필화를 겪은 조덕송, 한겨레 창간이라는 거사를 이뤘지만 실은 소심한 사람이었던 송건호 등이 소개된다.
남재희 선생이 내놓는 사료(史料)는 공장 제품이 아니라 수공예품이다. 작가의 마음속에서 여백이 어우러진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한 실마리가 남아 있다.
20세기 후반 한국의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가졌으면서도 명확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주제가 혁신계만이 아닐 것이다. 남 선생이 개인적 관계에 입각해서 그려주는 혁신계의 모습은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 시야를 밝혀준다. 사실화 아닌 추상화의 가치를 음미할 줄 아는 경지로 나아가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글이다.
_김기협(역사학자)
▣ 작가 소개
저 : 남재희
1952년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에 다시 입학, 1958년 졸업했다.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에는 1962∼72년에 조선일보 기자ㆍ문화부장ㆍ정치부장ㆍ편집부국장ㆍ논설위원을, 1972~1977년에 서울신문 편집국장ㆍ이사ㆍ주필을 역임하는 등, 20년간 언론계에서 활동하면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에 입문, 13대까지 4선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와 당내의 주요 요직을 맡으면서 활발한 의정 활동을 하였다. 1993~1994년 노동부 장관을 역임하였고, 1997년부터 5년간 호남대 객원교수로 있었다.
정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다시 언론인으로서 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서 왕성한 집필 및 저작,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취미는 독서이고 고서 수집이고 책방 순례다. 그의 집에는 책이 꽂혀있는 게 아니라 책이 쌓여 있다. 7만여 권, 2.5톤 트럭 20대 정도 분량의 책이 그의 집을 메우고 있다. 그의 집엔 공간이 없다. 쌓여 있는 책과 책 사이의 통로가 있을 뿐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가 어떻게 과거 여당 내 최고의 논객으로 불렸고 역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지를 웅변하는 그림이다.
저서로는 [김두관의 발견(공저)](2012년, 사회평론), [문제는 리더다 ? 정관용이 묻고 남재희, 김종인, 윤여준, 이해찬이 답하다(공저)](2010년, 메디치미디어], [아주 사적인 정치 비망록](2006년, 민음사), [언론· 정치 풍속사 ? 나의 문주(文酒)40년](2004년 민음사), [정치 평론집 - 양파와 연꽃](1992년, 민음사), [정치인을 위한 변명 ? 한 낙관적 정치 평론가의 기록](1984년, 행림출판사)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책을 내면서 생각하는 우리 정치 상황
1부 남북 관계에 얽힌 사람들
송남헌_ 깨끗한 ‘선비’ 혁신정객
박진목_ 민간 통일운동가로 한평생
김낙중_ 통일 돈키호테, 오랜 친구
2부 혁신정당에 매진한 사람들
이동화_ 4?19 공간의 통일사회당 당수
고정훈_ 혁신계의 풍운아
김 철_ 매우 끈질긴 혁신정객
권대복_ ‘악운의 톱니바퀴’에 말려든 진보당 여명회장
정태영_ 진보당 역사를 정리한 비밀 당원
3부 바른 언론을 위해 애쓴 사람들
송지영_ ‘구름에 달 가듯’ 산 언론인
조덕송_ ‘부용산’ 애절한 가락 ‘조 대감’
송건호_ 한겨레 창간을 이룬 송 선배의 민낯
임재경_ 문학청년 기질의 언론 투사
4부 언론인의 귀감이 된 거목들
조세형_ 소신과 정치가 일치했던 행복한 정치인
박권상_ 막후에서 역량을 발휘한 정치 논객
서평 김기협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증언자
헬조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안몰이 정치 등 한마디로 꿈을 갖기 힘든 때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한 복고 열풍도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때문일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E. H. 카의 너무도 유명한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버텨내고 미래를 내다볼 지혜를 얻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이러한 때, 한국 현대사 속 진보인사들의 삶을 돌아보는 책이 나왔다. 전 노동부 장관 남재희가 1950년대 이래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진보 열전》이다. 주관적 해석이 적절히 가미된 저자의 목격담을 통해 20세기 후반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이 되살아난다. 또한 절친한 사람들끼리만 알 법한 이야기들도 소개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 남재희는 1950~1990년대에 걸쳐 언론계와 정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다. 그는 여당 소속으로 요직을 맡았지만, 대학생 때부터 줄곧 진보정치 운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정치부 말단 기자로서 혁신정당(요즘 표현으로는 ‘진보정당’)들을 담당하면서 관련 인사들과도 두루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진보정치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어서 “남이 듣기에 이상한 이야기”일 거라고 고백한다. 고은 시인이 남재희를 일컬어 표현한바, “꿈은 진보에 있으나 체질은 보수에 있었다”는 말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저자는 진보인사들을 애정을 갖고 회고하는 한편, 당시 상황과 시대를 판단하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1부 ‘남북 관계에 얽힌 사람들’과 2부 ‘혁신정당에 매진한 사람들’에는 혁신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혁신계는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독재정권과 보수야당의 양당 체제에 수용되지 않는 넓은 영역을 대표하지만, 정체성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저자 남재희의 독특한 시각과 사료(史料)로서의 귀중한 진술이 더욱 빛을 발한다.
그때는 이념 대립이 첨예하고, 군사정권의 칼바람이 휘몰아치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시국을 우직하게 돌파하며 민족통일과 혁신정치의 꿈을 실현코자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통일안을 전달하기 위해 임진강을 건너 평양에 간 김낙중, 진보당 강령에 사회적 민주주의 개념을 넣은 이동화 등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3부 ‘언론 자유를 위해 애쓴 사람들’과 4부 ‘언론인의 귀감이 된 거목들’에서는 4?3사건 취재 기사로 필화를 겪은 조덕송, 한겨레 창간이라는 거사를 이뤘지만 실은 소심한 사람이었던 송건호 등이 소개된다.
남재희 선생이 내놓는 사료(史料)는 공장 제품이 아니라 수공예품이다. 작가의 마음속에서 여백이 어우러진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한 실마리가 남아 있다.
20세기 후반 한국의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가졌으면서도 명확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주제가 혁신계만이 아닐 것이다. 남 선생이 개인적 관계에 입각해서 그려주는 혁신계의 모습은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 시야를 밝혀준다. 사실화 아닌 추상화의 가치를 음미할 줄 아는 경지로 나아가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글이다.
_김기협(역사학자)
▣ 작가 소개
저 : 남재희
1952년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수석으로 입학해 2년 수료 후, 1954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에 다시 입학, 1958년 졸업했다.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에는 1962∼72년에 조선일보 기자ㆍ문화부장ㆍ정치부장ㆍ편집부국장ㆍ논설위원을, 1972~1977년에 서울신문 편집국장ㆍ이사ㆍ주필을 역임하는 등, 20년간 언론계에서 활동하면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1979년 서울 강서구에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에 입문, 13대까지 4선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와 당내의 주요 요직을 맡으면서 활발한 의정 활동을 하였다. 1993~1994년 노동부 장관을 역임하였고, 1997년부터 5년간 호남대 객원교수로 있었다.
정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다시 언론인으로서 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서 왕성한 집필 및 저작,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취미는 독서이고 고서 수집이고 책방 순례다. 그의 집에는 책이 꽂혀있는 게 아니라 책이 쌓여 있다. 7만여 권, 2.5톤 트럭 20대 정도 분량의 책이 그의 집을 메우고 있다. 그의 집엔 공간이 없다. 쌓여 있는 책과 책 사이의 통로가 있을 뿐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가 어떻게 과거 여당 내 최고의 논객으로 불렸고 역대 국회의원 가운데 최고의 지성으로 일컬어지는지를 웅변하는 그림이다.
저서로는 [김두관의 발견(공저)](2012년, 사회평론), [문제는 리더다 ? 정관용이 묻고 남재희, 김종인, 윤여준, 이해찬이 답하다(공저)](2010년, 메디치미디어], [아주 사적인 정치 비망록](2006년, 민음사), [언론· 정치 풍속사 ? 나의 문주(文酒)40년](2004년 민음사), [정치 평론집 - 양파와 연꽃](1992년, 민음사), [정치인을 위한 변명 ? 한 낙관적 정치 평론가의 기록](1984년, 행림출판사)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책을 내면서 생각하는 우리 정치 상황
1부 남북 관계에 얽힌 사람들
송남헌_ 깨끗한 ‘선비’ 혁신정객
박진목_ 민간 통일운동가로 한평생
김낙중_ 통일 돈키호테, 오랜 친구
2부 혁신정당에 매진한 사람들
이동화_ 4?19 공간의 통일사회당 당수
고정훈_ 혁신계의 풍운아
김 철_ 매우 끈질긴 혁신정객
권대복_ ‘악운의 톱니바퀴’에 말려든 진보당 여명회장
정태영_ 진보당 역사를 정리한 비밀 당원
3부 바른 언론을 위해 애쓴 사람들
송지영_ ‘구름에 달 가듯’ 산 언론인
조덕송_ ‘부용산’ 애절한 가락 ‘조 대감’
송건호_ 한겨레 창간을 이룬 송 선배의 민낯
임재경_ 문학청년 기질의 언론 투사
4부 언론인의 귀감이 된 거목들
조세형_ 소신과 정치가 일치했던 행복한 정치인
박권상_ 막후에서 역량을 발휘한 정치 논객
서평 김기협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증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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