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자연과학과 인문학, 지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통섭’의 아이콘 최재천 교수의 신작!
자연, 인간, 사회를 관통하는 최재천의 색色다른 시선
세계적인 석학이자 자연과학자,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 최재천 교수의 신작 『거품예찬―넘쳐야 흐른다』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거품이라면 입에 거품을 물 만큼 질색하는 한국 사회에서 ‘거품’을 예찬하는 책이라니. 부동산 거품, 증시 거품, 가격 거품, 거품 경제, 잉여 인간…… 기실 찾아봐도 부정적인 단어 일색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효율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경제 논리가 우선하며 ‘거품’과 ‘잉여’라는 말이 대변하듯 정규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면 쓸모없고 낭비적인 것들로 취급받기 일쑤다. 과연 ‘거품’은 쓸모없고 거추장스러운 낭비에 불과할까. 이 책에서 최재천은 이러한 현 세태를 ‘자연과학자’의 시선으로 색다르게 바라본다. 가령 경제 분야에서는 ‘거품’이라면 질색하지만 “진화의 기본은 거품이며 자연은 스스로 낭비를 선택했다”는 것. 자연은 무모하리만치 많은 알과 씨를 뿌리는 지극히 낭비적인 삶의 방식을 택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따지고 들면 자본주의 국가의 자유경쟁 시장에서도 수요와 공급은 언제나 출렁이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미리 예측하고 앞뒤 균형을 맞추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제대로 성공해본 적은 거의 없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최재천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의 시선, 더 나아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우리 삶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생태학’의 관점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볼 것을 권한다. 『거품예찬』은 자연과학적 관찰과 인문학적 성찰, 학자로서의 지식과 평범한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쉼 없이 교차하며 우리 세계에 대한 최재천 특유의 통섭적 사유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경제에서는 ‘거품’이라면 질색하지만 진화의 기본은 ‘거품’이다.
자연은 왜 스스로 이런 낭비의 방식을 택했을까?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학문 간 소통의 필요성을 널리 알린 ‘통섭’의 아이콘이자, 문학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쉬운 언어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독보적인 과학 에세이스트인 최재천.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기 쉬운 것들도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에서 질색하는 ‘거품’은 그의 시선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생명의 역사가 그러했으며 이는 인간 사회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그는 “모름지기 넘쳐야 흐르며, 애써 틀어막지 않으면 거품은 언제나 일기 마련이고 그런 거품 사이로 삶은 반드시 흘러넘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필경 죽은 시스템”이라 일갈한다. 비록 “그런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것이 시들고 사라지지만 넘쳐야 고여 썩지 않고 흐른다”라고 거품을 예찬한다.
이러한 ‘자연’의 논리에서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당연해 보인다. 흡사 우리 사회에서 펼쳐지는 무한경쟁을 옹호하는 듯도 보이지만, 최재천은 “자연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반드시 인간 사회에서도 자연스러울 수는 없”음을 또한 강조한다.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져 자연선택의 서슬 앞에 가차 없이 낭비되는 홀씨와 유충에게는 마땅한 권리를 부여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우리 스스로에게는 일일이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모름지기 인간으로 태어난 그 누구도 자연선택 따위에게 낭비될 수는 없다”는 것. 이처럼 최재천은 앞만 보고 질주하는 지금-여기 우리들에게 기나긴 생명의 역사에서 인간은 한낱 우연의 산물일 뿐임을, 현실 세계는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자연생태계와 인간생태계가 서로 맞물리고 교차하는 역동적인 자연(다이내믹 네이처)의 현장임을 알기 쉽게 조곤조곤 우리에게 깨우친다. 그러니 ‘나’ 그리고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고개를 돌려 주변을 한번쯤 돌아보라고.
다른 듯 비슷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자연생태계와 인간생태계를 오늘도 끊임없이 ‘관찰’하는 그는 그동안 꾸준히 설파해온 공존과 공생(호모 심비우스)의 길,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해답이 그가 몸담은 학문 ‘생태학’에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칼럼 가운데 총 133편의 글을 묶어 펴냈다. 진화와 생명, 인간과 동물, 환경과 생태를 비롯해 정치, 외교, 교육,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을 아우르고 있으며, 각 주제별로 짧은 글이지만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관한 그의 폭넓은 혜안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독서를 제공한다. 모두 다섯 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에서 「1부 자연은 낭비를 선택했다」는 생명의 진화에 대한 글을 다루고 있으며 「2부 자연 본색, 인간 본색」은 인간과 동물을 비롯한 생명 전반에 대한 글들, 「3부 알면 사랑한다」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 즉 생태학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4부 좋은 담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배움과 나눔, 교육, 삶과 죽음에 대해 폭넓게 다루었고 「5부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다」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과 제언, 통찰을 담고 있다.
▣ 작가 소개
최재천
崔在天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국내외 학계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1995년 이래로 시민단체, 학교, 연구소 등에서 강연을 하거나 방송출연, 언론기고를 통해 일반인에게 과학을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1953년 강원 강릉에서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고향의 산천을 찾았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됐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95년까지 Michigan Society of Fellow의 Junior Fellow로 선정되었다. 200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2006년 이화여대 자연과학대로 자리를 옮겨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와 136환경포럼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그 밖에도 ''국제환경상'' ''올해의 여성운동상''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 등을 수상했고,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비롯하여 4개의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해외에서는 주로 열대의 정글을 헤집고 다니며 동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국내에 머물 때면 "알면 사랑한다!"
라는 좌우명을 받쳐 들고 자연사랑과 기초과학의 전도사로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하버드 시절 세계적 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로 있었으며, 그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였다. ''통섭''이라는 학문용어를 만들어 학계 및 일반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다. 1998년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과학기술부 과학교육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을 맡아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수 많은 어린이책에 과학적인 내용을 감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러한 활동 외에도 최 교수는 영장류연구소를 설립하여 침팬지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생태계의 가치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도 이곳을 활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생물학자에서 출발하여 사회생물학, 생태학, 진화심리학 등 학문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언제나 공부하는 과학자이다. 그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을 꿈꾼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통합적으로 사고해야만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온 최재천은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지식의 대통합』을 번역 소개하여 학문 간 교류와 소통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으며, 저서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를 통해 생물학적인 시선으로 고령화 사회의 해법을 제시하여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인간상으로 ‘호모 심비우스’를 제시하여 극단적인 경쟁과 환경 파괴로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는 여성의 세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필연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사회생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진정한 여성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그 새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결국 여성과 남성이 더불어 잘사는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자의 서재』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비롯하여 30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그가 한국어로 쓴 최초의 저서 『개미제국의 발견』은 2012년 봄에 영문판 The Secret Lives of Ants로 존스홉킨스대학출판부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영문서적을 비롯하여 다수의 전문서적들과 『개미제국의 발견』『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인간의 그늘에서』『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인간은 왜 늙는가』『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통섭』『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의 인간과 동물』『알이 닭을 낳는다』『벌들의 화두』『상상 오디세이』,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21세기 다윈 혁명』, 『개미』, 『인문학 콘서트』, 『과학자의 서재』, 『통섭의 식탁』, 『호모심미우스』, 『다윈지능』,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등의 저 · 역서 외에도 여러 책에 감수자로 참여했다.
▣ 주요 목차
서문 넘쳐야 흐른다
1 자연은 낭비를 선택했다
딸꾹질 | 아기의 칭얼거림 | 수컷의 물건 | 키스의 진실 | 남자들의 수다 | 요리하는 남자 | 악수 문화 | 옥시토신, 기적의 호르몬? | 몸에 좋은 음식 | 소금의 재발견 | 소식과 장수 |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 거품예찬 | 새로운 계산법 | 발가벗긴 디엔에이 | 다윈과 월리스 | 비발디와 멘델 | ‘이상한 나라’의 진화생물학자 | 공룡과 용 | 「주라기 공원」 20주년 | 전설의 기원 | 믿음 엔진 | 인간 행동의 네 단계 | 본능의 빈자리 | 자연 본색, 인간 본색 | 나눔과 베풂 | 나아갈 진進
2 자연 본색, 인간 본색
개미와 인간의 시소 놀이 | 어순과 띄어쓰기 | 잔인한 계절, 봄 | 코끼리와 수신호 | 인간 유일? | 판 하빌리스 | 솔제니친과 개미 | 프레리도그의 파도타기 | 생물의 방어 | 나는 사회생물학자 | 바이러스 따위 | 살인 진드기? | 길앞잡이의 유혹 | 저음의 매력 | 남자의 품격 | 으악새, 너는 누구냐 | 뱀의 다리 |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동물들 | 위안과 감사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자유와 안전 | 알면 사랑한다 | 뿌리와 새싹 | 바이러스 스캔
3 알면 사랑한다
허파꽈리 수난시대 | 병에 든 물은 병든 물 | 압구정 하루살이 | 뎅기 바이러스 | 공회전 이제 그만 | 녹색 자연의 신비 | 아낙네 속살과 자작나무 | 침묵의 봄 | 생물다양성의 의미 | 세계평화의 날 | 거꾸로 가는 환경 교육 | 소행성의 날 | 소녀시대? 오리시대! | 생명 사랑, 다양성, 창발, 멋 | 에코뱅크 | 생명 특허 | 경제성과 생태성 | 고품격 복지와 웰빙 | 회초리와 마중물 | 땅 |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 생태선진국을 꿈꾸며
4 좋은 담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
나의 서점관망기 | ‘인터넷의 역설’ | 고전과 창의성 | 날것의 에로티시즘 | 4′33″ |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행복의 수학 공식 | 피카소처럼 살자 | 성공하는 입버릇 | 시작과 반 | 이기적 성공 | 끼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후회 없는 삶 |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 웃기고 자빠졌네 | 여울 | 아이큐와 입양 | 앎을 실천으로, 여성 리더 김옥길 | 대학의 미래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문과반 이과반 | 종합과학으로서 생태학 | 이론생물학의 길을 열다 | 인성교육의 자가당착 | 인간 프란치스코 | 기부 문화 | 소금쟁이 로봇
5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다
사소한 규칙 | 복고풍 범퍼 | 폴리스와 CCTV | 독서 실종 | 무기력사회를 넘어서 | 신뢰와 칫솔 | 남쪽으로 튄 자유 | 88만 원 세대의 투표권 | 여론인가 연론인가 | 예언과 예측 | 축구 실력과 인구 비례 | 호칭 유감 | 조금만 비겁하게 | 여왕 김연아 | 달콤한 돈 | 덤살이 | 아리아드네의 실과 고르디우스의 매듭 | 역사 지능 | 개미나라의 단일화 | 지도자의 조건 | 창조경제의 떡밥 | 이매진 코리아 | 70년의 기적 | 부드러움의 힘 |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 일본의 각별한 남성 배려 | 전염성과 독성 | 웰빙과 웰다잉 | 연금의 진실 | 최영 장군과 김영란법 | 백벌백계 | 희망의 배
참고문헌
자연과학과 인문학, 지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통섭’의 아이콘 최재천 교수의 신작!
자연, 인간, 사회를 관통하는 최재천의 색色다른 시선
세계적인 석학이자 자연과학자,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 최재천 교수의 신작 『거품예찬―넘쳐야 흐른다』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거품이라면 입에 거품을 물 만큼 질색하는 한국 사회에서 ‘거품’을 예찬하는 책이라니. 부동산 거품, 증시 거품, 가격 거품, 거품 경제, 잉여 인간…… 기실 찾아봐도 부정적인 단어 일색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효율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경제 논리가 우선하며 ‘거품’과 ‘잉여’라는 말이 대변하듯 정규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면 쓸모없고 낭비적인 것들로 취급받기 일쑤다. 과연 ‘거품’은 쓸모없고 거추장스러운 낭비에 불과할까. 이 책에서 최재천은 이러한 현 세태를 ‘자연과학자’의 시선으로 색다르게 바라본다. 가령 경제 분야에서는 ‘거품’이라면 질색하지만 “진화의 기본은 거품이며 자연은 스스로 낭비를 선택했다”는 것. 자연은 무모하리만치 많은 알과 씨를 뿌리는 지극히 낭비적인 삶의 방식을 택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따지고 들면 자본주의 국가의 자유경쟁 시장에서도 수요와 공급은 언제나 출렁이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는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미리 예측하고 앞뒤 균형을 맞추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제대로 성공해본 적은 거의 없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최재천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의 시선, 더 나아가 ‘자연’과 ‘인간’ 그리고 우리 삶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생태학’의 관점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볼 것을 권한다. 『거품예찬』은 자연과학적 관찰과 인문학적 성찰, 학자로서의 지식과 평범한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쉼 없이 교차하며 우리 세계에 대한 최재천 특유의 통섭적 사유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경제에서는 ‘거품’이라면 질색하지만 진화의 기본은 ‘거품’이다.
자연은 왜 스스로 이런 낭비의 방식을 택했을까?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학문 간 소통의 필요성을 널리 알린 ‘통섭’의 아이콘이자, 문학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쉬운 언어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독보적인 과학 에세이스트인 최재천.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기 쉬운 것들도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색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에서 질색하는 ‘거품’은 그의 시선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생명의 역사가 그러했으며 이는 인간 사회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그는 “모름지기 넘쳐야 흐르며, 애써 틀어막지 않으면 거품은 언제나 일기 마련이고 그런 거품 사이로 삶은 반드시 흘러넘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건 필경 죽은 시스템”이라 일갈한다. 비록 “그런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것이 시들고 사라지지만 넘쳐야 고여 썩지 않고 흐른다”라고 거품을 예찬한다.
이러한 ‘자연’의 논리에서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당연해 보인다. 흡사 우리 사회에서 펼쳐지는 무한경쟁을 옹호하는 듯도 보이지만, 최재천은 “자연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반드시 인간 사회에서도 자연스러울 수는 없”음을 또한 강조한다.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져 자연선택의 서슬 앞에 가차 없이 낭비되는 홀씨와 유충에게는 마땅한 권리를 부여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우리 스스로에게는 일일이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모름지기 인간으로 태어난 그 누구도 자연선택 따위에게 낭비될 수는 없다”는 것. 이처럼 최재천은 앞만 보고 질주하는 지금-여기 우리들에게 기나긴 생명의 역사에서 인간은 한낱 우연의 산물일 뿐임을, 현실 세계는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자연생태계와 인간생태계가 서로 맞물리고 교차하는 역동적인 자연(다이내믹 네이처)의 현장임을 알기 쉽게 조곤조곤 우리에게 깨우친다. 그러니 ‘나’ 그리고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고개를 돌려 주변을 한번쯤 돌아보라고.
다른 듯 비슷하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자연생태계와 인간생태계를 오늘도 끊임없이 ‘관찰’하는 그는 그동안 꾸준히 설파해온 공존과 공생(호모 심비우스)의 길, 따뜻한 자본주의에 대한 해답이 그가 몸담은 학문 ‘생태학’에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칼럼 가운데 총 133편의 글을 묶어 펴냈다. 진화와 생명, 인간과 동물, 환경과 생태를 비롯해 정치, 외교, 교육,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을 아우르고 있으며, 각 주제별로 짧은 글이지만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관한 그의 폭넓은 혜안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운 독서를 제공한다. 모두 다섯 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에서 「1부 자연은 낭비를 선택했다」는 생명의 진화에 대한 글을 다루고 있으며 「2부 자연 본색, 인간 본색」은 인간과 동물을 비롯한 생명 전반에 대한 글들, 「3부 알면 사랑한다」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 즉 생태학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4부 좋은 담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배움과 나눔, 교육, 삶과 죽음에 대해 폭넓게 다루었고 「5부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다」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과 제언, 통찰을 담고 있다.
▣ 작가 소개
최재천
崔在天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학자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국내외 학계의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1995년 이래로 시민단체, 학교, 연구소 등에서 강연을 하거나 방송출연, 언론기고를 통해 일반인에게 과학을 알리는 작업을 해왔다.
1953년 강원 강릉에서 4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지만 방학만 되면 어김없이 고향의 산천을 찾았다. 1979년 유학을 떠나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19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하버드대 전임강사를 거쳐 1992년 미시간대의 조교수가 됐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고, 1992-95년까지 Michigan Society of Fellow의 Junior Fellow로 선정되었다. 200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하였으며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냈고, 2006년 이화여대 자연과학대로 자리를 옮겨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기후변화센터와 136환경포럼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그 밖에도 ''국제환경상'' ''올해의 여성운동상'' ''대한민국 과학기술훈장'' 등을 수상했고,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비롯하여 4개의 국제학술지의 편집위원을 역임하였다. 해외에서는 주로 열대의 정글을 헤집고 다니며 동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국내에 머물 때면 "알면 사랑한다!"
라는 좌우명을 받쳐 들고 자연사랑과 기초과학의 전도사로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하버드 시절 세계적 학자인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로 있었으며, 그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였다. ''통섭''이라는 학문용어를 만들어 학계 및 일반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다. 1998년부터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과학기술부 과학교육발전위원회의 전문위원을 맡아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과학의 대중화를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수 많은 어린이책에 과학적인 내용을 감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러한 활동 외에도 최 교수는 영장류연구소를 설립하여 침팬지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생태계의 가치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도 이곳을 활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생물학자에서 출발하여 사회생물학, 생태학, 진화심리학 등 학문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언제나 공부하는 과학자이다. 그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을 꿈꾼다. 학문 간 벽을 허물고 통합적으로 사고해야만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학자이자 지식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온 최재천은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지식의 대통합』을 번역 소개하여 학문 간 교류와 소통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으며, 저서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를 통해 생물학적인 시선으로 고령화 사회의 해법을 제시하여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인간상으로 ‘호모 심비우스’를 제시하여 극단적인 경쟁과 환경 파괴로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는 여성의 세기는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필연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그는 사회생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진정한 여성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그 새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결국 여성과 남성이 더불어 잘사는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자의 서재』와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비롯하여 30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그가 한국어로 쓴 최초의 저서 『개미제국의 발견』은 2012년 봄에 영문판 The Secret Lives of Ants로 존스홉킨스대학출판부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영문서적을 비롯하여 다수의 전문서적들과 『개미제국의 발견』『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인간의 그늘에서』『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인간은 왜 늙는가』『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통섭』『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의 인간과 동물』『알이 닭을 낳는다』『벌들의 화두』『상상 오디세이』,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21세기 다윈 혁명』, 『개미』, 『인문학 콘서트』, 『과학자의 서재』, 『통섭의 식탁』, 『호모심미우스』, 『다윈지능』,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등의 저 · 역서 외에도 여러 책에 감수자로 참여했다.
▣ 주요 목차
서문 넘쳐야 흐른다
1 자연은 낭비를 선택했다
딸꾹질 | 아기의 칭얼거림 | 수컷의 물건 | 키스의 진실 | 남자들의 수다 | 요리하는 남자 | 악수 문화 | 옥시토신, 기적의 호르몬? | 몸에 좋은 음식 | 소금의 재발견 | 소식과 장수 |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 거품예찬 | 새로운 계산법 | 발가벗긴 디엔에이 | 다윈과 월리스 | 비발디와 멘델 | ‘이상한 나라’의 진화생물학자 | 공룡과 용 | 「주라기 공원」 20주년 | 전설의 기원 | 믿음 엔진 | 인간 행동의 네 단계 | 본능의 빈자리 | 자연 본색, 인간 본색 | 나눔과 베풂 | 나아갈 진進
2 자연 본색, 인간 본색
개미와 인간의 시소 놀이 | 어순과 띄어쓰기 | 잔인한 계절, 봄 | 코끼리와 수신호 | 인간 유일? | 판 하빌리스 | 솔제니친과 개미 | 프레리도그의 파도타기 | 생물의 방어 | 나는 사회생물학자 | 바이러스 따위 | 살인 진드기? | 길앞잡이의 유혹 | 저음의 매력 | 남자의 품격 | 으악새, 너는 누구냐 | 뱀의 다리 |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동물들 | 위안과 감사 |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자유와 안전 | 알면 사랑한다 | 뿌리와 새싹 | 바이러스 스캔
3 알면 사랑한다
허파꽈리 수난시대 | 병에 든 물은 병든 물 | 압구정 하루살이 | 뎅기 바이러스 | 공회전 이제 그만 | 녹색 자연의 신비 | 아낙네 속살과 자작나무 | 침묵의 봄 | 생물다양성의 의미 | 세계평화의 날 | 거꾸로 가는 환경 교육 | 소행성의 날 | 소녀시대? 오리시대! | 생명 사랑, 다양성, 창발, 멋 | 에코뱅크 | 생명 특허 | 경제성과 생태성 | 고품격 복지와 웰빙 | 회초리와 마중물 | 땅 |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 생태선진국을 꿈꾸며
4 좋은 담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
나의 서점관망기 | ‘인터넷의 역설’ | 고전과 창의성 | 날것의 에로티시즘 | 4′33″ |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행복의 수학 공식 | 피카소처럼 살자 | 성공하는 입버릇 | 시작과 반 | 이기적 성공 | 끼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후회 없는 삶 |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 웃기고 자빠졌네 | 여울 | 아이큐와 입양 | 앎을 실천으로, 여성 리더 김옥길 | 대학의 미래 |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문과반 이과반 | 종합과학으로서 생태학 | 이론생물학의 길을 열다 | 인성교육의 자가당착 | 인간 프란치스코 | 기부 문화 | 소금쟁이 로봇
5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다
사소한 규칙 | 복고풍 범퍼 | 폴리스와 CCTV | 독서 실종 | 무기력사회를 넘어서 | 신뢰와 칫솔 | 남쪽으로 튄 자유 | 88만 원 세대의 투표권 | 여론인가 연론인가 | 예언과 예측 | 축구 실력과 인구 비례 | 호칭 유감 | 조금만 비겁하게 | 여왕 김연아 | 달콤한 돈 | 덤살이 | 아리아드네의 실과 고르디우스의 매듭 | 역사 지능 | 개미나라의 단일화 | 지도자의 조건 | 창조경제의 떡밥 | 이매진 코리아 | 70년의 기적 | 부드러움의 힘 |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 | 일본의 각별한 남성 배려 | 전염성과 독성 | 웰빙과 웰다잉 | 연금의 진실 | 최영 장군과 김영란법 | 백벌백계 | 희망의 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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