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이들은 자란다,
아이들은 사랑한다,
아이들은 가르친다
이것이 해리포터 효과다
“모든 새로운 세대가 앞선 세대를 필요로 하지 않고, 앞선 세대들을 믿지 않고, 그들의 가치를 믿지 않고, 자기들 스스로 그 세대를 다시 발견한다는 일종의 법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로맹 가리, 1980년 인터뷰 중에서
어디에서부터 망가졌는지 모르는 이 세상을 바꾸고, 사회를 비판하는 것. 그것은 젊은이들의 의무가 아니다. 자신들의 젊음을 발견하고, 자신들만의 가치를 찾고, 스스로가 속한 세대를 발견하는 것? 젊은이들이 할 일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부조리한 세상에 분노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받기에 젊음은 좀 억울하다. 이미 주어진 이렇다 할 공동의 가치도, 신념체계도 없는 이 젊은 세대는 잉여나 포기라는 말로 수식되기보다는 오히려, 그 가치체계의 공백을 발명과 창조로 채워나갈 전혀 새로운 사람들인 것을. 좋아하는 것들을 신중히 선택해나가는 그 새로운 사람들은,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된다(「저자들의 대화」, 471쪽 참조). 해리포터를 읽고 자라 이제 대학생이 된 해리포터 세대, 그들은 한편으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입학장을 물고 올 부엉이를 기다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사랑하는 것?해리포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바로, 연구하고 이야기하고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이다. 이 책 『해리포터 이펙트』는 미국 세인트 캐서린 대학교 영문학과 교과 중 하나로 개설된 ‘해리포터’ 수업의 결과물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해리포터를 신학?종교?역사?의학?사회?심리학 등의 스펙트럼으로 분석해 낸 비평글 모음집이다. 미국의 15인의 포터헤드[*해리포터 팬들을 지칭하는 공식용어]들이 글을 썼고 국내에서는 번역자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16인의 포터헤드가 번역을 맡았다. 팬들의,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신개념 팬전의 탄생이다.
고시원과 마법 세계, 진짜는 무엇인가
장면#1
남자가 웅크리고 있다. 20대의 취준생인 이 남자는, 고시원 쪽방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변변한 살림은커녕 화장실조차 딸려 있지 않은 조그만 방. 미래를 꿈꾸며 바늘귀 같은 취업관문을 통과하려 애쓰는, 많은 젊은이들이 공유하는 삶의 조건. 몇 해 동안 내내 뉴스와 신문에 기사화되는 한국 젊은 세대의 모습이다. 가난과 패배주의는 20대의 또 다른 이름이라도 된 듯, 어른 세대들은 마치 질 나쁜 농담 같아 보이는 젊은이들의 삶을 잉여, 혹은 3포나 7포라는 말로 규정한다.
장면#2
복도를 가로지르며 소리를 지른다. “말도 안 돼! 케드릭이 죽다니!” 그러자 다른 한쪽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누군가 묻는다. “어, 해리포터? 너 지금 몇 페이지 읽어?” ?즉각적으로 네트워크가 생기고, 친구가 생긴다. 또는, 해리포터 오디오북을 듣던 엄마가 딸에게 전화를 걸어 “도비가 지금 막 죽었어”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이야기의 공간, 대화의 공간은 이렇게 열린다(459~460쪽).
장면을 넘어서
누구의 삶이라도 그렇듯, 젊은 세대의 삶 역시 고시원과 신조어 몇 개로 뭉뚱그려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면적이고 다층적이다. 이놈의 세상, 도무지 안 되는 게 많고 할 수 없는 것도 많지만, 그러나 좋아하고 잘하는 것도 많다.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 이력서에는 쓸 수 없는 것들?위키피디아 해리포터 항목을 편집하고, 해리포터가 좋아서 영상자막을 만들고, 해리포터 한국판/영어판/불어판을 다 읽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이 사실은 그들을 설명해 주는 것들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무언가에 대한 사랑(덕력)은 불가능한 일들을 현실로 만든다. 마법은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아닌 말로, 해리포터의 마법이 아니라면 cat의 철자도 쓰지 못하던 학생이 주한외국공관에 일을 할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될 수는 없는 것이다(이윤정, 「한국 포터헤드의 이야기: 세상을 향한 창을 열어 준 해리포터」, 433쪽).
아이들은 자라고, 아이들은 사랑한다.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는 법을 자기들 나름으로 익혀 가며 그들은 세계와 관계 맺는다. 마법을 믿는 한, 진짜가 아닌 것은 없다. 의심하는 해리에게 덤블도어 교장은 말했다. “물론 이것은 네 머릿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란다, 해리.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대체 왜 그게 현실이 아니란 말이냐?”
해리포터 효과:저자가 되거나 주인이 되거나
읽기와 쓰기의 마법
해리포터는 단순한 문학작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시리즈 1권~3권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에서 3위를 차지하는 일이 79주간 지속되자, 시리즈의 다음 권 4권이 나오기 전 뉴욕타임스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해리포터용[아동도서] 항목’을 별도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다른 책들도 순위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1장 「해리포터 현상」, 52쪽). 이 항목 지정에 대한 논란은 논외로 하고, 이 자체만으로 해리포터가 사회에 특정 ‘효과’를 미치고 있었음이 명백하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 외에도 해리포터와 조앤 K. 롤링이 만들어 낸 효과는 다름 아닌, 아이들을 읽고 쓰게 만들었다는 것. 물론 그 전에도 아이들은 책을 읽었다. 하지만 해리포터를 읽는 것 같은 식은 아니었다. 미국 십대 90% 이상이 커서 “저자가 되고 싶다”는 조사결과를 온전히 해리포터 덕으로 돌리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해리포터가 독자를 저자로 만든 그 기여도는 해리포터 다음 권을 기다리는 몇 년 동안 팬들이 해리포터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들이 직접 쓰는 것뿐이었다(466쪽)는 팬들의 고백을 참조하더라도 유추가 가능하다.
방대한 양과 종류의 팬픽션은 독자를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 셈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수업까지 가능하게 했다. 세실리아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학생들로부터, 팬들로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진짜 마법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들이 우리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으로부터.”(39쪽)
주인이 되는 아이들
팬픽, 렉시콘(어휘집) 등을 통해 아이들은 인물의 삶을 상상하고 공백을 채우고 세계를 만들어 나가면서 다른 차원의 읽기와 쓰기를 경험한다. 이입을 하고 상상을 하고 구조를 만들며 자기 게임의 주인이 된다.
“롤링은 그간 아동 문학에 등장했던 사회?정치?역사적 맥락에 조종당하는 수동적 주인공 캐릭터 대신 해리와 그의 친구들, 나아가 독자들에게 ‘주체성’을 부여했다. 작가는 교육학 박사인 헨리 지루가 “세상을 다르게 상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 힘을 해리에게 부여하고 이를 어린 독자들에게도 선사한다. 드루 채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롤링의 소설은 아이들이 주체성을 가질 수 있는 문화, 어린이들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그들의 삶을 구성하는 관계와 제도의 네트워크를 깨닫게 되는 문화를 그린다”라고 말한다. … 마법 세계의 어른들이 누군가를 향한 충성심에 마비?세뇌되었거나 제도의 노예가 되어 있을 때에도 해리와 친구들은 제도 밖에 선 채 마법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하는 상상을 할 수 있다. 해리포터의 아동?청소년 독자들은 주인공 캐릭터를 통해 ‘주체적 삶’이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린 독자들에게 그들 자신이 가진 힘을 억누르도록 강제하는 사회적 구조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고 맞설 수 있도록 주체성과 자립심이라는 값진 씨앗을 심었다.” (트레자 로사도, 「해리포터 세대」, 122~123쪽)
해리포터 속에는 100% 선도, 100% 악도 없다. 많은 것들이 회색지대에 있고, 많은 것들이 모호하다. 독자는 개인의 가치기준에 따라 상황과 인물을 판단한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의심의 대상이 된다(10장 「덤블도어 의심하기」). 최고의 악당이 누군가에게는 치료하고 보살펴 주고 싶은 어린이로 보인다(13장 「톰 리들을 위한 간호계획」). 이렇듯 여러 가지 읽기가 가능한 것은 좋은 작품이 공통으로 갖는 특성이다. 조앤 롤링이 독자를 위해 열어 둔 열린 공간, 다양한 독법이 가능한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경험하고 어른이 되었다.
TV 포장 박스 속에 들어가 하루종일 해리포터를 읽던 꼬마가 대학에 가서 해리포터에 대해 글을 쓰고 수업을 하기까지 한다. 문학의 세계를 경험한 그 아이는 문학잡지를 만들기까지 한다. ?아이들이 자라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 모두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해리포터 효과이다.
사랑의 발명: 덕밍아웃과 덕업일치
스스로를 ‘오덕’이라 일컫는 게 취향과 능력에 대한 증명이 되는 시대다. 또한 오덕(너드)이란, ‘무엇’을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하느냐의 문제다. 해리포터를 너무 사랑한 포터헤드들의 집필과 번역과 편집으로 탄생한, 덕밍아웃의 결과물인 이 책은 해리포터에 대한 학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해리포터를 처음 만난 순간’ ‘내가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이유’…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대상을 사랑하는 방식을 통해 덕을 증명한 그들. 해리포터의 팬들은 아직도 주문을 외우고, 호그와트 입학장을 기다리고, 9와 3/4 승강장을 찾는다. 일상에서 마법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덕업일치를 소망하면서 하루하루 더 나은, 더 좋은 사람이 된다. 해리포터 영화에서 스네이프 교수 역을 맡았던 배우 앨런 릭먼의 사망 소식 후 해리포터 팬들은 9와 3/4 승강장을 그를 기리는 곳으로 만들었다. 사랑을, 사랑의 방법을 지금도 발명해 내고 있는 이 팬들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멈춘 적이 없다.
무언가를 진짜로 좋아하는 것은, 그걸 제대로 읽어 낸 이후에 비로소 가능하다. 해리포터를 읽어 내고 그에 열광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삶을 읽어내고, 그 이후에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잉여나 포기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사랑을 발명해 내는 젊은 세대를, 자신들의 세대에서 마법을 만들어 낼 그들을 우리는 기다린다. 우리 세대의 마법사는 해리포터이기도 하지만,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한 까닭이다.
▣ 주요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며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
1부 _ 머글 연구
1장. 해리포터 현상
2장. 정전을 장전하기
3장. 해리포터의 가상 세계
4장. 마법사, 머글, 그리고 타자
5장. 해리포터 세대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
2부 _ 어둠의 마법 방어술
6장. 새로운 세계의 창조
7장. 죽음을 정복하는 것이란
8장. 가장 사악한 마법
9장. WWHPD
10장. 덤블도어 의심하기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
3부 _ 변신술
11장. 해리포터와 마법 유전자
12장. 마법과 심리학
13장. 톰 리들을 위한 간호계획
14장. 문학의 숫자점
15장. ‘특별한 삼총사’의 성적인 기하학
부록1 _ 해리포터 수업계획서
부록2 _ 한국 포터헤드의 이야기
후기 _저자들의 대화
후주 | 참고문헌 | 옮긴이 소개
아이들은 자란다,
아이들은 사랑한다,
아이들은 가르친다
이것이 해리포터 효과다
“모든 새로운 세대가 앞선 세대를 필요로 하지 않고, 앞선 세대들을 믿지 않고, 그들의 가치를 믿지 않고, 자기들 스스로 그 세대를 다시 발견한다는 일종의 법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로맹 가리, 1980년 인터뷰 중에서
어디에서부터 망가졌는지 모르는 이 세상을 바꾸고, 사회를 비판하는 것. 그것은 젊은이들의 의무가 아니다. 자신들의 젊음을 발견하고, 자신들만의 가치를 찾고, 스스로가 속한 세대를 발견하는 것? 젊은이들이 할 일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부조리한 세상에 분노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받기에 젊음은 좀 억울하다. 이미 주어진 이렇다 할 공동의 가치도, 신념체계도 없는 이 젊은 세대는 잉여나 포기라는 말로 수식되기보다는 오히려, 그 가치체계의 공백을 발명과 창조로 채워나갈 전혀 새로운 사람들인 것을. 좋아하는 것들을 신중히 선택해나가는 그 새로운 사람들은,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된다(「저자들의 대화」, 471쪽 참조). 해리포터를 읽고 자라 이제 대학생이 된 해리포터 세대, 그들은 한편으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입학장을 물고 올 부엉이를 기다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사랑하는 것?해리포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바로, 연구하고 이야기하고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이다. 이 책 『해리포터 이펙트』는 미국 세인트 캐서린 대학교 영문학과 교과 중 하나로 개설된 ‘해리포터’ 수업의 결과물로,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해리포터를 신학?종교?역사?의학?사회?심리학 등의 스펙트럼으로 분석해 낸 비평글 모음집이다. 미국의 15인의 포터헤드[*해리포터 팬들을 지칭하는 공식용어]들이 글을 썼고 국내에서는 번역자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16인의 포터헤드가 번역을 맡았다. 팬들의,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신개념 팬전의 탄생이다.
고시원과 마법 세계, 진짜는 무엇인가
장면#1
남자가 웅크리고 있다. 20대의 취준생인 이 남자는, 고시원 쪽방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변변한 살림은커녕 화장실조차 딸려 있지 않은 조그만 방. 미래를 꿈꾸며 바늘귀 같은 취업관문을 통과하려 애쓰는, 많은 젊은이들이 공유하는 삶의 조건. 몇 해 동안 내내 뉴스와 신문에 기사화되는 한국 젊은 세대의 모습이다. 가난과 패배주의는 20대의 또 다른 이름이라도 된 듯, 어른 세대들은 마치 질 나쁜 농담 같아 보이는 젊은이들의 삶을 잉여, 혹은 3포나 7포라는 말로 규정한다.
장면#2
복도를 가로지르며 소리를 지른다. “말도 안 돼! 케드릭이 죽다니!” 그러자 다른 한쪽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누군가 묻는다. “어, 해리포터? 너 지금 몇 페이지 읽어?” ?즉각적으로 네트워크가 생기고, 친구가 생긴다. 또는, 해리포터 오디오북을 듣던 엄마가 딸에게 전화를 걸어 “도비가 지금 막 죽었어”라며 울음을 터뜨린다. ?이야기의 공간, 대화의 공간은 이렇게 열린다(459~460쪽).
장면을 넘어서
누구의 삶이라도 그렇듯, 젊은 세대의 삶 역시 고시원과 신조어 몇 개로 뭉뚱그려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면적이고 다층적이다. 이놈의 세상, 도무지 안 되는 게 많고 할 수 없는 것도 많지만, 그러나 좋아하고 잘하는 것도 많다.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 이력서에는 쓸 수 없는 것들?위키피디아 해리포터 항목을 편집하고, 해리포터가 좋아서 영상자막을 만들고, 해리포터 한국판/영어판/불어판을 다 읽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이 사실은 그들을 설명해 주는 것들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무언가에 대한 사랑(덕력)은 불가능한 일들을 현실로 만든다. 마법은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아닌 말로, 해리포터의 마법이 아니라면 cat의 철자도 쓰지 못하던 학생이 주한외국공관에 일을 할 정도의 영어실력을 갖추게 될 수는 없는 것이다(이윤정, 「한국 포터헤드의 이야기: 세상을 향한 창을 열어 준 해리포터」, 433쪽).
아이들은 자라고, 아이들은 사랑한다.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는 법을 자기들 나름으로 익혀 가며 그들은 세계와 관계 맺는다. 마법을 믿는 한, 진짜가 아닌 것은 없다. 의심하는 해리에게 덤블도어 교장은 말했다. “물론 이것은 네 머릿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란다, 해리.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대체 왜 그게 현실이 아니란 말이냐?”
해리포터 효과:저자가 되거나 주인이 되거나
읽기와 쓰기의 마법
해리포터는 단순한 문학작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시리즈 1권~3권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 1위에서 3위를 차지하는 일이 79주간 지속되자, 시리즈의 다음 권 4권이 나오기 전 뉴욕타임스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해리포터용[아동도서] 항목’을 별도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다른 책들도 순위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1장 「해리포터 현상」, 52쪽). 이 항목 지정에 대한 논란은 논외로 하고, 이 자체만으로 해리포터가 사회에 특정 ‘효과’를 미치고 있었음이 명백하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 외에도 해리포터와 조앤 K. 롤링이 만들어 낸 효과는 다름 아닌, 아이들을 읽고 쓰게 만들었다는 것. 물론 그 전에도 아이들은 책을 읽었다. 하지만 해리포터를 읽는 것 같은 식은 아니었다. 미국 십대 90% 이상이 커서 “저자가 되고 싶다”는 조사결과를 온전히 해리포터 덕으로 돌리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해리포터가 독자를 저자로 만든 그 기여도는 해리포터 다음 권을 기다리는 몇 년 동안 팬들이 해리포터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들이 직접 쓰는 것뿐이었다(466쪽)는 팬들의 고백을 참조하더라도 유추가 가능하다.
방대한 양과 종류의 팬픽션은 독자를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 셈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수업까지 가능하게 했다. 세실리아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학생들로부터, 팬들로부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진짜 마법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들이 우리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으로부터.”(39쪽)
주인이 되는 아이들
팬픽, 렉시콘(어휘집) 등을 통해 아이들은 인물의 삶을 상상하고 공백을 채우고 세계를 만들어 나가면서 다른 차원의 읽기와 쓰기를 경험한다. 이입을 하고 상상을 하고 구조를 만들며 자기 게임의 주인이 된다.
“롤링은 그간 아동 문학에 등장했던 사회?정치?역사적 맥락에 조종당하는 수동적 주인공 캐릭터 대신 해리와 그의 친구들, 나아가 독자들에게 ‘주체성’을 부여했다. 작가는 교육학 박사인 헨리 지루가 “세상을 다르게 상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 힘을 해리에게 부여하고 이를 어린 독자들에게도 선사한다. 드루 채펠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롤링의 소설은 아이들이 주체성을 가질 수 있는 문화, 어린이들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그들의 삶을 구성하는 관계와 제도의 네트워크를 깨닫게 되는 문화를 그린다”라고 말한다. … 마법 세계의 어른들이 누군가를 향한 충성심에 마비?세뇌되었거나 제도의 노예가 되어 있을 때에도 해리와 친구들은 제도 밖에 선 채 마법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하는 상상을 할 수 있다. 해리포터의 아동?청소년 독자들은 주인공 캐릭터를 통해 ‘주체적 삶’이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린 독자들에게 그들 자신이 가진 힘을 억누르도록 강제하는 사회적 구조에 무조건 순응하지 않고 맞설 수 있도록 주체성과 자립심이라는 값진 씨앗을 심었다.” (트레자 로사도, 「해리포터 세대」, 122~123쪽)
해리포터 속에는 100% 선도, 100% 악도 없다. 많은 것들이 회색지대에 있고, 많은 것들이 모호하다. 독자는 개인의 가치기준에 따라 상황과 인물을 판단한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의심의 대상이 된다(10장 「덤블도어 의심하기」). 최고의 악당이 누군가에게는 치료하고 보살펴 주고 싶은 어린이로 보인다(13장 「톰 리들을 위한 간호계획」). 이렇듯 여러 가지 읽기가 가능한 것은 좋은 작품이 공통으로 갖는 특성이다. 조앤 롤링이 독자를 위해 열어 둔 열린 공간, 다양한 독법이 가능한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경험하고 어른이 되었다.
TV 포장 박스 속에 들어가 하루종일 해리포터를 읽던 꼬마가 대학에 가서 해리포터에 대해 글을 쓰고 수업을 하기까지 한다. 문학의 세계를 경험한 그 아이는 문학잡지를 만들기까지 한다. ?아이들이 자라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 모두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해리포터 효과이다.
사랑의 발명: 덕밍아웃과 덕업일치
스스로를 ‘오덕’이라 일컫는 게 취향과 능력에 대한 증명이 되는 시대다. 또한 오덕(너드)이란, ‘무엇’을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랑하느냐의 문제다. 해리포터를 너무 사랑한 포터헤드들의 집필과 번역과 편집으로 탄생한, 덕밍아웃의 결과물인 이 책은 해리포터에 대한 학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해리포터를 처음 만난 순간’ ‘내가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이유’…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가득하다. 대상을 사랑하는 방식을 통해 덕을 증명한 그들. 해리포터의 팬들은 아직도 주문을 외우고, 호그와트 입학장을 기다리고, 9와 3/4 승강장을 찾는다. 일상에서 마법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는 덕업일치를 소망하면서 하루하루 더 나은, 더 좋은 사람이 된다. 해리포터 영화에서 스네이프 교수 역을 맡았던 배우 앨런 릭먼의 사망 소식 후 해리포터 팬들은 9와 3/4 승강장을 그를 기리는 곳으로 만들었다. 사랑을, 사랑의 방법을 지금도 발명해 내고 있는 이 팬들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멈춘 적이 없다.
무언가를 진짜로 좋아하는 것은, 그걸 제대로 읽어 낸 이후에 비로소 가능하다. 해리포터를 읽어 내고 그에 열광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삶을 읽어내고, 그 이후에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 것이다. 잉여나 포기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사랑을 발명해 내는 젊은 세대를, 자신들의 세대에서 마법을 만들어 낼 그들을 우리는 기다린다. 우리 세대의 마법사는 해리포터이기도 하지만,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한 까닭이다.
▣ 주요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며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
1부 _ 머글 연구
1장. 해리포터 현상
2장. 정전을 장전하기
3장. 해리포터의 가상 세계
4장. 마법사, 머글, 그리고 타자
5장. 해리포터 세대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
2부 _ 어둠의 마법 방어술
6장. 새로운 세계의 창조
7장. 죽음을 정복하는 것이란
8장. 가장 사악한 마법
9장. WWHPD
10장. 덤블도어 의심하기
나의 해리포터 이야기
3부 _ 변신술
11장. 해리포터와 마법 유전자
12장. 마법과 심리학
13장. 톰 리들을 위한 간호계획
14장. 문학의 숫자점
15장. ‘특별한 삼총사’의 성적인 기하학
부록1 _ 해리포터 수업계획서
부록2 _ 한국 포터헤드의 이야기
후기 _저자들의 대화
후주 | 참고문헌 | 옮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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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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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