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모든 식품 체계의 목표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인류를 먹여 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저가 식품 체계는 이러한 목표를 성취할 의지가 없다.
그럴 능력 또한 없다.
저가 식품, 인류를 먹여 살릴 임무를 부여받다
콜로라도 주립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마이클 캐롤런의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이 출간되었다. 캐롤런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농업 정책, 환경, 식품 체계에 대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일반 독자들을 위한 관련 서적들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싼값에 음식을 소비할 수 있는 이유가 현행 식품 체계의 비정상성에 있음을 밝힌다. 값싼 음식의 가격표 뒤에 가려져 있는 개인과 집단의 희생을 되짚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류의 더 나은 미래와 상생의 길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다.
2003년 9월 10일, 전 세계 농민들이 모인 세계 무역 기구WTO 회의장 앞 시위 현장에서 한국의 농민 이경해는 WTO의 농업 정책을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들고 있던 팸플릿에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덤핑, 급증하는 수입 농작물, 정부 예산의 부족] 등의 문제로 무너져 버린 농민들의 생활과 [국제 곡물 가격이 매우 낮음에도 많은 저개발 국가들에 기아가 만연]한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캐롤런은 이 사건이 저가 식품 체계에 만연한 불합리성과 그것로부터 예상할 수 있는 비극적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한다.
첨예한 찬반 대립 속에서도 저가 식품 체계는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주류로 받아들여졌을까? 그들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싼값에 음식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즉 대량 생산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세계 식량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노동 집약적이고 비효율적인 전통적 소규모 농업은 전 인류를 먹여 살리기에는 발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농업 기술과 정부의 지원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증가하는 비농업 인구를 먹여 살리고 생산 이익을 도시에 재분배하는 등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싼값에 대량 생산된 음식의 불편한 진실
이론을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캐롤런은 결과적으로 저가 음식 체계는 실패한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경제 개발의 수단으로서 성공을 거둔 적이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국제 분쟁, 기아, 비만, 환경과 문화 파괴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키웠고, 몇몇 사례는 그야말로 재앙의 수준이었다고 일갈한다. 저가 식품 체계가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과 구조적 모순을 살펴보자.
식량 안보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대부분의 개발 도상국, 그중에서도 농촌 지역의 빈곤이다. 개발주의자들은 세계 소농들의 생산성 증대를 통해 이러한 지역 불균형의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방안으로 녹색 혁명을 제안했다. 녹색 혁명은 품종 개량이나 유전자 조작과 같은 기술 개발과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서 벗어난 산업화된 생산 방식을 통해 효율성의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효율성만을 강조한 정책은 산업화에 부적절한 농작물의 생산량 하락,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수확량 감소, 연료 사용 증가로 인한 환경 파괴 등으로 이어졌다. 캐롤런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미국과 같은 나라의 소규모 가족 농장들이 아닌 개발 도상국의 수백만 농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녹생 혁명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에서는 지난 20년간 빈곤층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여 3억 명에 이르렀고, 이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40퍼센트를 넘는 수치다.
캐롤런은 자유 무역 시스템의 불공정성 또한 지적한다. 녹색 혁명이라는 미명의 동일한 출발선에서 전 세계의 농민들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한다는 자유 무역은, 그러나 근본적으로 선진국에 유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국가 지원이라는 측면을 예로 들어 보자. 선진국은 막대한 지원 아래 자국의 농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반면 국가 여력이 도시에 편향된 개발 도상국은 농업 분야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선진국은 농민 1인당 매년 6,000~10,000달러 규모의 보조를 받는 반면, 개도국 중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매년 1인당 10달러 미만의 지원만 있을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일 10억 달러가 농업 지원에 사용된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선진국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출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이 만든 상대적 불이익은 결국 개발 도상국의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누구를 위한 저가 식품인가
저가 식품은 수백만의 영세 농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분쟁에 불을 지르고, 전 세계 상당한 지역의 발전을 지연시키고, 환경에 피해를 주고, 성공하는 누군가를 만들어 내는 만큼 수많은 실패자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들에도 불구하고 저가 식품 정책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캐롤런은 먼저 농업 분야의 국가 보조금이 어떤 형태로 지급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저가 식품 체계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파헤친다. 미국에는 220만 개의 농장과 3억 명 이상의 소비자가 있다. 반면 음식 가공업자와 제조업자는 고작 2만 5,000, 식품 도매업체는 약 3만 2,500, 식품 및 음료 소매업체는 약 11만 2,600 정도에 불과하다. 1995~2009년 미국의 농업 보조금 중 88퍼센트의 금액이 전체 농업 관련 집단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농장에 집중되었다. 남은 80퍼센트에 해당하는 176만 개의 농장들이 잉여 보조금을 나누어 지급받았고, 그 금액은 245억 달러 정도였다. 1999~2009년 상위 세 개의 보조금 수혜자들이 총 1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불균형이다. 이러한 시장 집중화 현상은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다른 농업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든든한 정책적 지원을 받을 곳은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부를 거머쥔 집단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품 유통 과정에서 중간 단계에 있는 소수 대기업들은 독점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농업 생산 비용에 비해 실제 식품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아지면서 대다수 중간 규모 생산자들이 어떠한 이익도 보지 못한 2007년 식량 위기 기간에도 거대 식품 회사 3사의 수익 증가율은 36, 67, 49퍼센트에 달했다. 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2008년에도 거대 3사의 순이익은 각각 86, 55, 189퍼센트나 증가했다. 캐롤런은 이러한 수요 독점 현상을 통해 농민들로부터 상품을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되파는 식품 생산업체들이 시장에 대한 강력한 지배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시장 집중화 상황에서 농민 생산자들은 구매자가 정한 금액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값싼 음식의 숨은 비용이 다양한 형태로 농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지만 실제로 이득을 보는 거대 이윤 집단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비정상성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
먹거리 앞의 평등
캐롤런의 주장은 단호하다. 저가 식품 체계는 실패다. 저가 식품 체계하에서는 소농부터 개도국의 빈곤층, 환경, 미래 세대에 이르기까지, 손해를 보는 주체가 너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농민들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이는 대개 우리가 저가 식품 세상에 홀려 있는 탓이지, 저가 식품 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 아니다.
현행 식품 체계의 실패를 통해 도출해 낼 수 있는 결론은 우리가 앞으로 적정 가격의 식품을, 정당한 식품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녹색 혁명과 같은 하나의 거대 논리와 구조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다. 캐롤런이 생각하는 진정한 적정 가격 식품 체계는 규모, 범위, 생산 기법 등이 상이한 현실에서 다양한 형태의 식품 체계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가능하다. 직거래 장터, 지역 사회의 농업 지원, 커뮤니티 가든과 같은 새로운 농업 생산 구조의 확대와, 기형적 구조를 유지시키는 행정적 지원이 아닌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위한 보조금, 생산자 보조금 등 정책적 보호 또한 절실하다.
2050년에는 농업이 먹여 살릴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구 성장이 일어나는 곳은 가뜩이나 심각한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개도국들에 집중될 것이다. 세계 작물 생산량의 증가폭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세는 개발 도상국에서 더욱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인간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농업 체계가 무너지면 우리는 희망적인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 이것은 비단 농민들만의 몫이 아니다. 식품 체계의 붕괴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치명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재앙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상에서 소비하는 식품의 실체를 인식하고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해외 서평
흥미진진하고 훌륭한 논증을 담고 있는 걸작이다. 내가 최근 읽어 본 식품 문제 관련 서적들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논리적 구조, 일관되고 실제적인 주장, 방대하고 다양한 최신 문헌이 돋보인다.
- 제프리 로런스, 퀸즐랜드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 책은 현재 식품 체계의 왜곡된 실태를 알고 새로운 대안을 궁리하는 모든 이를 위한 필독서다. 캐롤런이 짚어 냈듯이, 우리는 저가 식품과 관련한 문제를 [외부 효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저가 식품이야말로 우리 식품 체계가 설계되는 핵심 기준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화된 식품 체계에 내재한 문제들을 참신하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 프레드릭 커셴만, [생태 양심을 일구다 - 어느 농부 철학자의 에세이] 저자
이 책은 식품이 정치, 문화, 생태, 건강에 미치는 포괄적인 영향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다. 식품을 단순히 하나의 상품이 아닌 복잡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유기체로 제시함으로써 인위적 가격 책정에서 나타나는 경제 논리의 허점을 명쾌하게 밝혀낸다.
- 필립 맥마이클, 코넬 대학교 개발사회학과 교수
▣ 작가 소개
저자 : 마이클 캐롤런
아이오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이오와 주립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콜로라도 주립 대학교 사회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환경과 농업 관련 법률 및 정책, 환경 사회학, 식품 체계 및 농업의 사회학, 기술 및 과학 지식의 사회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바이오 연료, 식품, 생명 공학, 식품 정치, 식품 보장 등에 관련한 다수의 저서를 연이어 출간하며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역자 : 배현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후, 줄곧 번역에 몰두해 왔다. 인간의 다양한 존재 방식을 참신한 시각으로 보는 인문, 사회, 문학 서적에 관심이 많다. 책을 만들고 번역하는 사람들의 음악 집단 [트랜지스터 밴드]의 리더이다. 옮긴 책으로 [나쁜 초콜릿], [불의란 무엇인가], [굿 보스 배드 보스], [줄리언 어산지], [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 [권력의 경영], [남자의 종말](공역), [기억의 집]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 서문
2. 저가 식품, 세계화, 그리고 개발
3. 저가 식품과 분쟁
4. 저가 식품, 기아, 그리고 비만
5. 저가 육류
6. 저가 식품과 환경
7. 저가 식품…… 그러나 도대체 얼마에?
8. 저가 식품, 지역 사회, 그리고 문화
9. 저가 식품으로 승리하는 자는?
10. 적정 가격의 식품 체계를 만들려면
참고 문헌
찾아보기
모든 식품 체계의 목표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인류를 먹여 살리는 것이다.
하지만 저가 식품 체계는 이러한 목표를 성취할 의지가 없다.
그럴 능력 또한 없다.
저가 식품, 인류를 먹여 살릴 임무를 부여받다
콜로라도 주립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마이클 캐롤런의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이 출간되었다. 캐롤런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농업 정책, 환경, 식품 체계에 대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일반 독자들을 위한 관련 서적들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싼값에 음식을 소비할 수 있는 이유가 현행 식품 체계의 비정상성에 있음을 밝힌다. 값싼 음식의 가격표 뒤에 가려져 있는 개인과 집단의 희생을 되짚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류의 더 나은 미래와 상생의 길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다.
2003년 9월 10일, 전 세계 농민들이 모인 세계 무역 기구WTO 회의장 앞 시위 현장에서 한국의 농민 이경해는 WTO의 농업 정책을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들고 있던 팸플릿에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덤핑, 급증하는 수입 농작물, 정부 예산의 부족] 등의 문제로 무너져 버린 농민들의 생활과 [국제 곡물 가격이 매우 낮음에도 많은 저개발 국가들에 기아가 만연]한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캐롤런은 이 사건이 저가 식품 체계에 만연한 불합리성과 그것로부터 예상할 수 있는 비극적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한다.
첨예한 찬반 대립 속에서도 저가 식품 체계는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주류로 받아들여졌을까? 그들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싼값에 음식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즉 대량 생산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세계 식량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노동 집약적이고 비효율적인 전통적 소규모 농업은 전 인류를 먹여 살리기에는 발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농업 기술과 정부의 지원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증가하는 비농업 인구를 먹여 살리고 생산 이익을 도시에 재분배하는 등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싼값에 대량 생산된 음식의 불편한 진실
이론을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 캐롤런은 결과적으로 저가 음식 체계는 실패한 발상이라고 주장한다. 경제 개발의 수단으로서 성공을 거둔 적이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국제 분쟁, 기아, 비만, 환경과 문화 파괴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키웠고, 몇몇 사례는 그야말로 재앙의 수준이었다고 일갈한다. 저가 식품 체계가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과 구조적 모순을 살펴보자.
식량 안보의 중심에 있었던 것은 대부분의 개발 도상국, 그중에서도 농촌 지역의 빈곤이다. 개발주의자들은 세계 소농들의 생산성 증대를 통해 이러한 지역 불균형의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방안으로 녹색 혁명을 제안했다. 녹색 혁명은 품종 개량이나 유전자 조작과 같은 기술 개발과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서 벗어난 산업화된 생산 방식을 통해 효율성의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효율성만을 강조한 정책은 산업화에 부적절한 농작물의 생산량 하락,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수확량 감소, 연료 사용 증가로 인한 환경 파괴 등으로 이어졌다. 캐롤런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미국과 같은 나라의 소규모 가족 농장들이 아닌 개발 도상국의 수백만 농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녹생 혁명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에서는 지난 20년간 빈곤층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여 3억 명에 이르렀고, 이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40퍼센트를 넘는 수치다.
캐롤런은 자유 무역 시스템의 불공정성 또한 지적한다. 녹색 혁명이라는 미명의 동일한 출발선에서 전 세계의 농민들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한다는 자유 무역은, 그러나 근본적으로 선진국에 유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국가 지원이라는 측면을 예로 들어 보자. 선진국은 막대한 지원 아래 자국의 농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반면 국가 여력이 도시에 편향된 개발 도상국은 농업 분야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선진국은 농민 1인당 매년 6,000~10,000달러 규모의 보조를 받는 반면, 개도국 중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매년 1인당 10달러 미만의 지원만 있을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일 10억 달러가 농업 지원에 사용된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선진국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출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이 만든 상대적 불이익은 결국 개발 도상국의 농민들에게 돌아간다.
누구를 위한 저가 식품인가
저가 식품은 수백만의 영세 농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분쟁에 불을 지르고, 전 세계 상당한 지역의 발전을 지연시키고, 환경에 피해를 주고, 성공하는 누군가를 만들어 내는 만큼 수많은 실패자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들에도 불구하고 저가 식품 정책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캐롤런은 먼저 농업 분야의 국가 보조금이 어떤 형태로 지급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저가 식품 체계가 가진 구조적 문제를 파헤친다. 미국에는 220만 개의 농장과 3억 명 이상의 소비자가 있다. 반면 음식 가공업자와 제조업자는 고작 2만 5,000, 식품 도매업체는 약 3만 2,500, 식품 및 음료 소매업체는 약 11만 2,600 정도에 불과하다. 1995~2009년 미국의 농업 보조금 중 88퍼센트의 금액이 전체 농업 관련 집단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농장에 집중되었다. 남은 80퍼센트에 해당하는 176만 개의 농장들이 잉여 보조금을 나누어 지급받았고, 그 금액은 245억 달러 정도였다. 1999~2009년 상위 세 개의 보조금 수혜자들이 총 10억 달러 이상의 원조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불균형이다. 이러한 시장 집중화 현상은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다른 농업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든든한 정책적 지원을 받을 곳은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부를 거머쥔 집단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품 유통 과정에서 중간 단계에 있는 소수 대기업들은 독점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농업 생산 비용에 비해 실제 식품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아지면서 대다수 중간 규모 생산자들이 어떠한 이익도 보지 못한 2007년 식량 위기 기간에도 거대 식품 회사 3사의 수익 증가율은 36, 67, 49퍼센트에 달했다. 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2008년에도 거대 3사의 순이익은 각각 86, 55, 189퍼센트나 증가했다. 캐롤런은 이러한 수요 독점 현상을 통해 농민들로부터 상품을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되파는 식품 생산업체들이 시장에 대한 강력한 지배권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시장 집중화 상황에서 농민 생산자들은 구매자가 정한 금액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값싼 음식의 숨은 비용이 다양한 형태로 농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지만 실제로 이득을 보는 거대 이윤 집단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비정상성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
먹거리 앞의 평등
캐롤런의 주장은 단호하다. 저가 식품 체계는 실패다. 저가 식품 체계하에서는 소농부터 개도국의 빈곤층, 환경, 미래 세대에 이르기까지, 손해를 보는 주체가 너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농민들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이는 대개 우리가 저가 식품 세상에 홀려 있는 탓이지, 저가 식품 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 아니다.
현행 식품 체계의 실패를 통해 도출해 낼 수 있는 결론은 우리가 앞으로 적정 가격의 식품을, 정당한 식품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녹색 혁명과 같은 하나의 거대 논리와 구조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다. 캐롤런이 생각하는 진정한 적정 가격 식품 체계는 규모, 범위, 생산 기법 등이 상이한 현실에서 다양한 형태의 식품 체계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가능하다. 직거래 장터, 지역 사회의 농업 지원, 커뮤니티 가든과 같은 새로운 농업 생산 구조의 확대와, 기형적 구조를 유지시키는 행정적 지원이 아닌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위한 보조금, 생산자 보조금 등 정책적 보호 또한 절실하다.
2050년에는 농업이 먹여 살릴 전 세계 인구가 9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구 성장이 일어나는 곳은 가뜩이나 심각한 식량 불안에 시달리는 개도국들에 집중될 것이다. 세계 작물 생산량의 증가폭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세는 개발 도상국에서 더욱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인간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농업 체계가 무너지면 우리는 희망적인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 이것은 비단 농민들만의 몫이 아니다. 식품 체계의 붕괴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치명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재앙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상에서 소비하는 식품의 실체를 인식하고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해외 서평
흥미진진하고 훌륭한 논증을 담고 있는 걸작이다. 내가 최근 읽어 본 식품 문제 관련 서적들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논리적 구조, 일관되고 실제적인 주장, 방대하고 다양한 최신 문헌이 돋보인다.
- 제프리 로런스, 퀸즐랜드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 책은 현재 식품 체계의 왜곡된 실태를 알고 새로운 대안을 궁리하는 모든 이를 위한 필독서다. 캐롤런이 짚어 냈듯이, 우리는 저가 식품과 관련한 문제를 [외부 효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저가 식품이야말로 우리 식품 체계가 설계되는 핵심 기준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화된 식품 체계에 내재한 문제들을 참신하고 종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 프레드릭 커셴만, [생태 양심을 일구다 - 어느 농부 철학자의 에세이] 저자
이 책은 식품이 정치, 문화, 생태, 건강에 미치는 포괄적인 영향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다. 식품을 단순히 하나의 상품이 아닌 복잡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유기체로 제시함으로써 인위적 가격 책정에서 나타나는 경제 논리의 허점을 명쾌하게 밝혀낸다.
- 필립 맥마이클, 코넬 대학교 개발사회학과 교수
▣ 작가 소개
저자 : 마이클 캐롤런
아이오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이오와 주립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콜로라도 주립 대학교 사회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환경과 농업 관련 법률 및 정책, 환경 사회학, 식품 체계 및 농업의 사회학, 기술 및 과학 지식의 사회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바이오 연료, 식품, 생명 공학, 식품 정치, 식품 보장 등에 관련한 다수의 저서를 연이어 출간하며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역자 : 배현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한 후, 줄곧 번역에 몰두해 왔다. 인간의 다양한 존재 방식을 참신한 시각으로 보는 인문, 사회, 문학 서적에 관심이 많다. 책을 만들고 번역하는 사람들의 음악 집단 [트랜지스터 밴드]의 리더이다. 옮긴 책으로 [나쁜 초콜릿], [불의란 무엇인가], [굿 보스 배드 보스], [줄리언 어산지], [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 [권력의 경영], [남자의 종말](공역), [기억의 집]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 서문
2. 저가 식품, 세계화, 그리고 개발
3. 저가 식품과 분쟁
4. 저가 식품, 기아, 그리고 비만
5. 저가 육류
6. 저가 식품과 환경
7. 저가 식품…… 그러나 도대체 얼마에?
8. 저가 식품, 지역 사회, 그리고 문화
9. 저가 식품으로 승리하는 자는?
10. 적정 가격의 식품 체계를 만들려면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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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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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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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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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