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유럽연합의 핵심국가 독일,
‘문학과 사상가의 나라’를 한 권에 넣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탈냉전의 종지부인 독일통일과 유럽통합, 세계화로 인해 변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유럽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절실해졌다. 세계화의 추세에 맞추어 여러 나라의 정보를 얻는 것이 아주 시급한 일이 된 것이다. 독일통일과 유럽통합은 실과 바늘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유럽을, 현대의 유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9개의 나라와 더불어 통독 이후 동유럽과 서유럽 그리고 북유럽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지중해 지역을 잇는 연결 축 역할을 맡게 되었다. 또한 독일은 26주년을 맞는 독일통일 이후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 속에서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의 해결사 역할을 감당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주도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확대 심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유럽 국경을 더욱 얇고 흐리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독일의 문화정보는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 필수적이라 하겠다. 한편으로는 개화기 이래로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독일이 유럽문화의 중심이 되었으며 유럽공동체(EU)의 핵심국가로 그 영향력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하면 가장 먼저 ‘문학과 사상가의 나라’, 그리고 벤츠, 베엠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의 나라, 분데스리가와 축구, 10월 맥주 축제와 낭만적인 고성들, 소시지, 철학, 고전음악, 2차 대전 그리고 히틀러, 베를린 장벽 등을 떠올린다. 과연 이것이 독일일까? 독일문화는 또 무엇일까? 문화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활동능력의 결실로써 정신적, 물질적 산물로 정의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이렇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화라는 개념을 매우 재미있게 표현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소개한다. “문화, 사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이는 이것을 여행할 때 가지고 다니고(Kulturbeutel=문화주머니), 어떤 이는 식사할 때 이것 때문에 무척 신경을 쓴다(Eßkultur=식사문화(매너)). 어떤 사람은 이것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며(Baumkultur=나무문화, 숲), 어떤 이는 이것을 시험관에서 키울 수 있다고 한다(Bakterienkultur=박테리아문화, 사육). 어떤 이들은 이것을 위해 입으며(Opernkultur=오페라문화), 또 어떤 이들은 이것을 위해 옷을 벗는다(Freikoperkultur=누드문화). 이것을 도무지 터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Kulturmuffel=문 화멍텅구리), 어떤 이들은 이것으로 일거리를 얻는다(Kulturminister=문화부 장관).”(Seel, 1995)
100여 개가 넘는 사진자료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접근
40년간의 분단의 장벽이 무너지고 난 후 변화된 독일을 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독일의 상황에 맞추어서 가능한 한 새로운 정보를 정리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정보 위주의 독일에 관한 책과는 다른 스마트파워의 활용을 강조한 책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많은 가공되지 않은 사진을 풍부하게 싣고 있다. 이는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다각적인 시선으로 독일문화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독자들은 사진의 스토리를 상상하고 공유하고 해석하면서 눈으로 보기만 하는 문화가 아니라, 생각하며 함께 동참하는 문화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타문화 간 대화와 소통, 공존과 참여, 즉 ‘문화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일상적인 생활의 주거와 음식, 휴가, 스포츠, 축제를 비롯하여 미학적인 측면인 문학, 음악, 영화, 회화, 가치적 측면인 역사, 교육, 정치, 경제 등으로 구분하여 정보를 모았으며, 또한 겉모습의 독일문화뿐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생활 세계의 문화도 다루었다. 다시 말해 실제 생활인인 독일인이 어떻게 반응하며 어떻게 실감하는가 하는 측면도 중요한 포커스를 두고 서술하였다. 더불어 독자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독일에 관한 사이트와 DVD 등의 정보들을 실어 문화대화에 직접 참여하고 활용할 가능성을 넓게 열어주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외국어 구사능력뿐 아니라, 상호문화 수용능력, 국제적 소양 등을 갖추고 글로벌 사회에서 실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유럽과 독일에서 일어나는 제반 문화현상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이 제공되기를 바란다. 마찬가지로 한독 양국 간의 유사 문화와 다른 문화를 찾아내고 분석하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정보를 정확히 다른 나라에 소개하고 전달하는 일과 참된 대화를 추구하는 지역전문가 및 문화전문가로 성장하는 데에 작으나마 보탬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준비하며 마치 아프로디테가 물 위로 언뜻언뜻 떠오른 듯 잊혔던 독일 유학시절의 기억들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친구 시모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어느 겨울학기 세미나에서였다. 두터운 담요를 뒤집어 쓴 것만 같던 그녀의 초라한 겨울 옷차림, 물론 그녀만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학생 옷차림이었다. 그 후 알게 된 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시립병원 원장이라는 것과 그녀가 끌고 다니는 차는 아우디 세단이라는 것이다.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가 고등학교 선생이 되고자 교장과의 면접을 보던 날, 그녀가 입은 것은 낡은 청바지에 짙은 와인색의 재킷이었다. 물론 합격이었다. 시모네를 포함한 독일 친구들, 그들은 한 번 친구가 되면 아주아주 오래도록―아마 세상이 끝나는 그날까지―그들의 진심을 다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내가 살았던 기숙사 언덕 위에 조그마한 교회묘지가 있었다. 동네 한가운데에 묘지가 있는 곳이 독일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엄격하게 구별되는 우리와는 달리 산 자와 죽은 자가, 삶과 죽음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5월 1일 노동절과 10월 3일 통독의 날을 제외하고는 독일의 모든 공휴일은 종교적 의미를 갖는다. 생활문화가 종교문화이고 종교문화가 생활문화이다. 지역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교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먼 옛날 교회의 뜻이 개인의 삶을 결정했던 시대는 멀리 지나가고 이제 교회 에는 백발의 노인들만이 외로이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 나가라!(Raus Auslader!)” 나는 독일에 거주하며 이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도 어떤 할머니에게서이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온 내게 누추한 차림새의 할머니가 구걸을 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가지고 있던 얼마 안 되는 돈을 그 할머니에게 드렸다. 그 할머니는 연거푸 당케(Danke)를 외쳤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같은 슈퍼마켓 앞에서 그 할머니를 마주쳤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나를 보고 분노에 차서 온 몸을 부르르 떨며 “Raus Auslader!”를 외쳤다. 순간 당혹스러웠다. 그것도 연세 지긋한 할머니였던 것이다. 나는 그 자리를 피했다. 지금도 나는 알지 못한다. 며칠 사이에 도대체 무엇이 그 할머니를 그토록 분노케 만들었는지….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왜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독일문화 오디세이』, 이 책은 독일에 관한 심오한 지식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독일이란 나라를 한 번 두루 훑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독일은 유럽연합의 핵심국가이다. 독일에 대한 이해는 근대와 현대를 태동, 작동시켰던 유럽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분야별로 엮은 독일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의 것과 비교하면서 읽노라면 인간의 보편성과 문화의 상대주의적인 차이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현대 글로벌 사회문화에 관한 지식을 보다 더 확장하고 심화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본다.
추천사
유럽은 지중해를 거쳐 독일에서 대륙이 되었다. 오늘날 독일은 분단을 스스로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저력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유럽연합을 이끌고 있다. 이제 독일의 이해는 유럽을 넘어 세계 교양인을 위한 글로벌 시대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독일문화 오디세이』는 독일로, 유럽으로 들어가는 게이트이다. 독일을 흥미롭게 만나고, 유럽 속의 독일 그리고 독일 속의 유럽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정동규 교수(가천대학교 유럽어문학부)
세계화로 인적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고 또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가 무척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독일은 분단국가에서 통일을 이룬 나라로 우리나라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과 국내에서 강의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모두 담아 독일을 이해하기 쉽게 써놓은 책이다. 독일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것이다.
-장영희 교수(남서울대학교 교양과정부)
통일 이후 새롭게 변화하는 독일의 사회와 문화·예술 전반을 새롭고 알기 쉽게, 그리고 폭 넓으면서 깊이 있게 다룬 교양 전문 서적이라 하겠다.
-조지숙 교수(가천대학교 유럽어문학부)
▣ 주요 목차
프롤로그 Vorwort
제1부 유럽, 독일, 대한민국 Europa, Deutschland, Korea
01 유럽과 독일, 독일어 Europa, Deutschland und Deutsch Sprache
02 독일 연방 16주 Die 16 Bundeslader
03 독일연방공화국 Die Bundesrepublik Deutschland
04 유럽운명공동체, EU Die Europasche Union
05 한독수교: 1883년 이래 한독 관계 Die koreanisch-deutsche Beziehung Seit 1883
제2부 독일인의 근원을 찾아서 Zur Suche nach dem Ursprung der Deutschen
06 북유럽 신화와 게르만 신화 Der Nordeuropasche Mythos und die Germanische Mythologie
07 독일역사 이야기 Deutsche Geschichte
08 교육과 참교육 Das deutsche Bildungssystem
09 독일철학 이야기 Deutsche Philosophie
10 독일문학, 독일인의 삶과 생각 Deutsche Literaur
제3부 독일인의 삶 곁으로 An die Lebensseite der Deutschen
11 구텐 아페티트! 프로스트! Guten Appetit! Prost!
12 카니발과 축제 Karneval und Festival
13 분데스리가의 나라 Die Bundesliga und der deutsche Sport
14 미술관과 박물관의 나라, 도쿠멘타 Galerie, Museum und Documenta
15 클래식과 대중음악 Klassik und Pop
16 키노와 필름, 독일 영상미학 Deutsche Filmgeschichte
에필로그 Schlußwort
유럽연합의 핵심국가 독일,
‘문학과 사상가의 나라’를 한 권에 넣다
21세기로 넘어오면서 탈냉전의 종지부인 독일통일과 유럽통합, 세계화로 인해 변화된 국제질서 속에서 어느 때보다도 유럽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절실해졌다. 세계화의 추세에 맞추어 여러 나라의 정보를 얻는 것이 아주 시급한 일이 된 것이다. 독일통일과 유럽통합은 실과 바늘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유럽을, 현대의 유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국경을 인접하고 있는 9개의 나라와 더불어 통독 이후 동유럽과 서유럽 그리고 북유럽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지중해 지역을 잇는 연결 축 역할을 맡게 되었다. 또한 독일은 26주년을 맞는 독일통일 이후 유례없는 경제적 호황 속에서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의 해결사 역할을 감당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주도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확대 심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경제·사회 분야의 유럽 국경을 더욱 얇고 흐리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독일의 문화정보는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 필수적이라 하겠다. 한편으로는 개화기 이래로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독일이 유럽문화의 중심이 되었으며 유럽공동체(EU)의 핵심국가로 그 영향력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하면 가장 먼저 ‘문학과 사상가의 나라’, 그리고 벤츠, 베엠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의 나라, 분데스리가와 축구, 10월 맥주 축제와 낭만적인 고성들, 소시지, 철학, 고전음악, 2차 대전 그리고 히틀러, 베를린 장벽 등을 떠올린다. 과연 이것이 독일일까? 독일문화는 또 무엇일까? 문화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활동능력의 결실로써 정신적, 물질적 산물로 정의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이렇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화라는 개념을 매우 재미있게 표현한 글을 읽은 적이 있어 소개한다. “문화, 사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이는 이것을 여행할 때 가지고 다니고(Kulturbeutel=문화주머니), 어떤 이는 식사할 때 이것 때문에 무척 신경을 쓴다(Eßkultur=식사문화(매너)). 어떤 사람은 이것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며(Baumkultur=나무문화, 숲), 어떤 이는 이것을 시험관에서 키울 수 있다고 한다(Bakterienkultur=박테리아문화, 사육). 어떤 이들은 이것을 위해 입으며(Opernkultur=오페라문화), 또 어떤 이들은 이것을 위해 옷을 벗는다(Freikoperkultur=누드문화). 이것을 도무지 터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Kulturmuffel=문 화멍텅구리), 어떤 이들은 이것으로 일거리를 얻는다(Kulturminister=문화부 장관).”(Seel, 1995)
100여 개가 넘는 사진자료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접근
40년간의 분단의 장벽이 무너지고 난 후 변화된 독일을 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독일의 상황에 맞추어서 가능한 한 새로운 정보를 정리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아 왔던 정보 위주의 독일에 관한 책과는 다른 스마트파워의 활용을 강조한 책을 시도하였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많은 가공되지 않은 사진을 풍부하게 싣고 있다. 이는 읽는 사람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다각적인 시선으로 독일문화를 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독자들은 사진의 스토리를 상상하고 공유하고 해석하면서 눈으로 보기만 하는 문화가 아니라, 생각하며 함께 동참하는 문화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타문화 간 대화와 소통, 공존과 참여, 즉 ‘문화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일상적인 생활의 주거와 음식, 휴가, 스포츠, 축제를 비롯하여 미학적인 측면인 문학, 음악, 영화, 회화, 가치적 측면인 역사, 교육, 정치, 경제 등으로 구분하여 정보를 모았으며, 또한 겉모습의 독일문화뿐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생활 세계의 문화도 다루었다. 다시 말해 실제 생활인인 독일인이 어떻게 반응하며 어떻게 실감하는가 하는 측면도 중요한 포커스를 두고 서술하였다. 더불어 독자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독일에 관한 사이트와 DVD 등의 정보들을 실어 문화대화에 직접 참여하고 활용할 가능성을 넓게 열어주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외국어 구사능력뿐 아니라, 상호문화 수용능력, 국제적 소양 등을 갖추고 글로벌 사회에서 실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유럽과 독일에서 일어나는 제반 문화현상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이 제공되기를 바란다. 마찬가지로 한독 양국 간의 유사 문화와 다른 문화를 찾아내고 분석하여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문화정보를 정확히 다른 나라에 소개하고 전달하는 일과 참된 대화를 추구하는 지역전문가 및 문화전문가로 성장하는 데에 작으나마 보탬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준비하며 마치 아프로디테가 물 위로 언뜻언뜻 떠오른 듯 잊혔던 독일 유학시절의 기억들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친구 시모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어느 겨울학기 세미나에서였다. 두터운 담요를 뒤집어 쓴 것만 같던 그녀의 초라한 겨울 옷차림, 물론 그녀만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학생 옷차림이었다. 그 후 알게 된 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시립병원 원장이라는 것과 그녀가 끌고 다니는 차는 아우디 세단이라는 것이다.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가 고등학교 선생이 되고자 교장과의 면접을 보던 날, 그녀가 입은 것은 낡은 청바지에 짙은 와인색의 재킷이었다. 물론 합격이었다. 시모네를 포함한 독일 친구들, 그들은 한 번 친구가 되면 아주아주 오래도록―아마 세상이 끝나는 그날까지―그들의 진심을 다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내가 살았던 기숙사 언덕 위에 조그마한 교회묘지가 있었다. 동네 한가운데에 묘지가 있는 곳이 독일이다. 산 자와 죽은 자가 엄격하게 구별되는 우리와는 달리 산 자와 죽은 자가, 삶과 죽음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5월 1일 노동절과 10월 3일 통독의 날을 제외하고는 독일의 모든 공휴일은 종교적 의미를 갖는다. 생활문화가 종교문화이고 종교문화가 생활문화이다. 지역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교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먼 옛날 교회의 뜻이 개인의 삶을 결정했던 시대는 멀리 지나가고 이제 교회 에는 백발의 노인들만이 외로이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 나가라!(Raus Auslader!)” 나는 독일에 거주하며 이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도 어떤 할머니에게서이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나온 내게 누추한 차림새의 할머니가 구걸을 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가지고 있던 얼마 안 되는 돈을 그 할머니에게 드렸다. 그 할머니는 연거푸 당케(Danke)를 외쳤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같은 슈퍼마켓 앞에서 그 할머니를 마주쳤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나를 보고 분노에 차서 온 몸을 부르르 떨며 “Raus Auslader!”를 외쳤다. 순간 당혹스러웠다. 그것도 연세 지긋한 할머니였던 것이다. 나는 그 자리를 피했다. 지금도 나는 알지 못한다. 며칠 사이에 도대체 무엇이 그 할머니를 그토록 분노케 만들었는지….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왜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독일문화 오디세이』, 이 책은 독일에 관한 심오한 지식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독일이란 나라를 한 번 두루 훑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독일은 유럽연합의 핵심국가이다. 독일에 대한 이해는 근대와 현대를 태동, 작동시켰던 유럽문화에 대한 이해이다. 분야별로 엮은 독일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의 것과 비교하면서 읽노라면 인간의 보편성과 문화의 상대주의적인 차이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현대 글로벌 사회문화에 관한 지식을 보다 더 확장하고 심화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본다.
추천사
유럽은 지중해를 거쳐 독일에서 대륙이 되었다. 오늘날 독일은 분단을 스스로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저력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유럽연합을 이끌고 있다. 이제 독일의 이해는 유럽을 넘어 세계 교양인을 위한 글로벌 시대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독일문화 오디세이』는 독일로, 유럽으로 들어가는 게이트이다. 독일을 흥미롭게 만나고, 유럽 속의 독일 그리고 독일 속의 유럽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책이다.
-정동규 교수(가천대학교 유럽어문학부)
세계화로 인적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고 또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가 무척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독일은 분단국가에서 통일을 이룬 나라로 우리나라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과 국내에서 강의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모두 담아 독일을 이해하기 쉽게 써놓은 책이다. 독일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것이다.
-장영희 교수(남서울대학교 교양과정부)
통일 이후 새롭게 변화하는 독일의 사회와 문화·예술 전반을 새롭고 알기 쉽게, 그리고 폭 넓으면서 깊이 있게 다룬 교양 전문 서적이라 하겠다.
-조지숙 교수(가천대학교 유럽어문학부)
▣ 주요 목차
프롤로그 Vorwort
제1부 유럽, 독일, 대한민국 Europa, Deutschland, Korea
01 유럽과 독일, 독일어 Europa, Deutschland und Deutsch Sprache
02 독일 연방 16주 Die 16 Bundeslader
03 독일연방공화국 Die Bundesrepublik Deutschland
04 유럽운명공동체, EU Die Europasche Union
05 한독수교: 1883년 이래 한독 관계 Die koreanisch-deutsche Beziehung Seit 1883
제2부 독일인의 근원을 찾아서 Zur Suche nach dem Ursprung der Deutschen
06 북유럽 신화와 게르만 신화 Der Nordeuropasche Mythos und die Germanische Mythologie
07 독일역사 이야기 Deutsche Geschichte
08 교육과 참교육 Das deutsche Bildungssystem
09 독일철학 이야기 Deutsche Philosophie
10 독일문학, 독일인의 삶과 생각 Deutsche Literaur
제3부 독일인의 삶 곁으로 An die Lebensseite der Deutschen
11 구텐 아페티트! 프로스트! Guten Appetit! Prost!
12 카니발과 축제 Karneval und Festival
13 분데스리가의 나라 Die Bundesliga und der deutsche Sport
14 미술관과 박물관의 나라, 도쿠멘타 Galerie, Museum und Documenta
15 클래식과 대중음악 Klassik und Pop
16 키노와 필름, 독일 영상미학 Deutsche Filmgeschichte
에필로그 Schlußw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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