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왜 정신분석학은 신화를 주목하는가?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은 마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마음을 연구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융의 분석심리학은 집단무의식에 주목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문화로부터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다. 개인은 모두 각각의 삶을 다르게 살고 있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모 자식 관계, 형제간의 질투, 남녀의 사랑, 집단에서의 권력 투쟁 등의 문제와 평생 씨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사람의 심리를 분석할 때는 그가 속한 사회의 과거와 현재, 집단무의식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원형적 상황을 비교적 잘 보여주는 장르가 신화이다. 신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 중에 사적인 이야기들은 걸러지고, 모두에게 울림을 주는 내용만 끝까지 살아남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화를 살펴보면 과거 공동체의 집단심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하다.
신화를 보면 인간이 보이고 거기에 속한 내가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어떤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시야를 확장할 수도 있다. 내 고통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조건들 때문에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자 발전의 단계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견딜힘이 생긴다. 나와 주변의 상황과 견주어보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으며,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융 분석심리학이 신화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리데기와 자청비, 오늘이 이야기에서 치유의 답을 얻다
인간의 상처에 대한 고등 종교의 설명은 지나치게 권위적이다. 예컨대 그리스도교에서는 원죄로, 불교에서는 업으로, 유교에서는 도를 모르는 소인배의 행실로 모든 상처를 일반화 한다면 상처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마음을 하소연할 길이 없다. 하지만 상처는 그대로 남아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앙금들을 그냥 참고 억압하려 한다. 그러나 무작정 억압을 하는 것이 그리 쉽겠는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도덕과 윤리로 상처나 본능을 제어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종교적 제의이다. 종교적 제의를 통해 우리는 억울한 감정과 분노, 고통에 이별해야 했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원망 등 사람들이 살다 보면 겪는 질곡들을 승화시킨다. 한데 조선 시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유교는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이나 꿈과는 거리가 먼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인 세계만 강조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과거 한국의 평민들은 ‘바리데기’ ‘당금애기’ ‘영감’ ‘반쪽이’ 같은 무속에 기반을 둔 신화와 민담들을 읽고 들으며, 이들에게서 삶의 근원적 고통을 느끼고, 같이 울고 웃으며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었다.
내 안에는 거인과 작은 미물이 같이 존재하니 내가 거인의 입장에 서 있다면 작은 미물에게 물어보고, 미물의 처지에 떨어졌다면 내 안의 거인을 일깨워야 하며([김쌍돌이본 창세가 이야기]), “답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답답해하기 전에 먼저 “질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답을 풀어야 하며([개똥이 이야기]), 내 안의 여성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남성성도 잃지 않아야 영웅이 될 수 있으며([세경본풀이]), 내 몸에는 선과 악이 한 몸뚱이처럼 붙어 공존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끝없는 편 가르기 및 복수와 응징이라는 악의 사슬을 끊을 수 있고([천지왕본풀이]), 영웅이 탄생하기 이전에는 유약한 아이로서 자궁으로의 퇴행, 혹은 자기만의 세계 속에 유폐된 어둡고 암울한 시기가 존재한다는([유화부인 이야기]) 인류 보편적인 공통된 원형심리를 신화는 알려주고 있다. 즉 나만 힘들고 외로운 것은 아니니 떨쳐 일어나라고 신화는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은 통찰도 들려준다. 인간은 벌레에서 시작된 미물이자 흙에서 왔다 흙으로 가는 존재이며([개똥이 이야기]), 우주가 꿈처럼 혼돈 상태에서 논리의 힘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거대한 신비인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이성과 합리를 뛰어 넘는 혼돈과 우연, 불평등, 불공정의 원칙에 의해 펼쳐지는 아주 이상한 드라마일 수 있으며([영감본풀이]), 실재하는 것은 오로지 오늘 현재뿐이니 오늘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고([원천강본풀이]) 말하고 있다. 근대의 과학적 패러다임이나 서구 중심 사고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놀라운 혜안이다.
무속적 사고방식을 하등한 것으로 생각해 오고, 자신과 가족이 잘 되라고만 비는 가족주의, 혹은 이기주의만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오래된 우리 신화에서 우리는 존재의 근원과 끊을 수 없는 고통을 적시하고, 그 속에서 삶의 신비와 치유의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우리 신화의 부정적인 점만 강조해서 자신의 문화, 정체성에 대한 냉소주의와 패배주의에 빠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우리 신화에 담긴 혜안과 심리적 비의를 헤아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신화를 쓰고 있는 존재
신화 공부는 단순한 옛것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뿐 아니라 현재의 내 인생과 관련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서 나의 지향성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점검하는 미래의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 인류의 공통 이야기를 다시 읽다 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질곡이 내게도 닥쳤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내 고통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조건들 때문에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자 발전의 단계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견딜힘이 생긴다. 또 주변 사람들, 내 부모나 선조들은 그 고난을 어떻게 견디었나를 되돌아보면서 영감을 얻고,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내 조상들도 어려움을 겪었고, 또 내 자손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어두운 혼란의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진보와 발전, 합리와 논리, 물질적 결과물 같은 서구적 틀에 갇혀 세속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이 책은, 우리 신화 속에 담긴 인류 보편의 원형심리와 내 고통의 근원, 치유의 답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의 삶이 곧 신화라는 아름다운 진실을 알려주고 있다.
▣ 작가 소개
저 : 이나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종교심리학 석사를, 뉴욕 융 연구소에서 분석심리학 디플롬을 취득했다. 뉴욕 신학대학원 목회신학 강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외래 겸임교수, 한국 융 연구소 교수, 이나미 라이프 코칭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10대부터 9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상담을 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고유한 심리에 관심을 두고 설화와 민담, 문학 작품 등을 연구해 왔다. 특히 2009년부터〈중앙SUNDAY〉에 연재해 온 칼럼 ‘이나미의 마음 엿보기’를 통해 한국인의 집단 심리와 사회 현상을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 책《한국 사회와 그 적들》은 저자의 이러한 관심을 집약한 책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콤플렉스들을 살펴봄으로써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개인이 불행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원인을 찾고 처방을 제시한다.
지은 책으로《여자의 허물벗기》(1992),《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1993),《에로스 타나토스》(1995),《딱 한 번만 더 보고 싶다》(1997),《사랑의 독은 왜 달콤할까》(1999),《우리가 사랑한 남자》(1999),《성경에서 사람을 만나다》(2008),《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2010),《오십후애사전》(2011),《괜찮아, 열일곱 살》(2011)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성의 침묵》,《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서양정신의학의 도입〉,〈마고신화의 분석심리학적 의미〉,〈시인들의 자화상 - 시의 분석심리학적 의미〉,〈공자의 개성화 과정〉,〈한국의녀연구〉 등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 신화는 집단이 꾸는 꿈, 심리원형의 저장고
1장 나를 돌아보다
1. 원천강본풀이 이야기 \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
2. 부채귀신 잡은 이야기 \ 유연한 물처럼 타협하라
3. 당금애기 이야기 \ 내 안에 영성이 있다
4. 바리데기 이야기 \ 버림받아야 어른
5. 세경본풀이 이야기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6. 혹부리영감 이야기 \ 열등감을 에너지로 전환하라
7.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 고난 없는 삶이 있을까
8. 영감본풀이 이야기 \ 나의 악한 모습과 마주하라
9. 마고할미 이야기 \ 창조의 에너지는 내 안에
2장 그림자를 받아들이다
1. 김쌍돌이본 창세가 이야기 \ 진실의 꽃을 보라
2. 천지왕본풀이 이야기 \ 욕망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3. 유화부인 이야기 \ 내적으로 성찰하고 변신하라
4. 성주풀이 이야기 \ 나를 죽이고 만나는 세상
5. 장자풀이 이야기 \ 내 안의 그림자
6. 장자풀이의 이본들 \ 지옥이 없는 천국은 없다
7. 소서노와 비류, 온조 이야기 \ 그 사람이 내 스승
3장 소통하고 치유하다
1. 차사본풀이 이야기 \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는 존재
2. 박혁거세 이야기 \ 동물적 본능이 인간의 삶과 만나면
3. 단군신화 \ 새로 태어나는 동굴의 시간
4. 우렁각시 이야기 \ 가장 하찮은 존재가 가진 영웅성
5. 선덕여왕과 지귀 이야기 \ 열정을 다스리라
6. 장자못 이야기 \ 앞으로 나아가려면 금기를 깨라
7. 석탈해 이야기 \ 나만의 신화를 써 나가라
참고문헌
왜 정신분석학은 신화를 주목하는가?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은 마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마음을 연구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융의 분석심리학은 집단무의식에 주목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속한 사회와 문화로부터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다. 개인은 모두 각각의 삶을 다르게 살고 있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모 자식 관계, 형제간의 질투, 남녀의 사랑, 집단에서의 권력 투쟁 등의 문제와 평생 씨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사람의 심리를 분석할 때는 그가 속한 사회의 과거와 현재, 집단무의식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원형적 상황을 비교적 잘 보여주는 장르가 신화이다. 신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 중에 사적인 이야기들은 걸러지고, 모두에게 울림을 주는 내용만 끝까지 살아남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화를 살펴보면 과거 공동체의 집단심리를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하다.
신화를 보면 인간이 보이고 거기에 속한 내가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어떤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시야를 확장할 수도 있다. 내 고통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조건들 때문에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자 발전의 단계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견딜힘이 생긴다. 나와 주변의 상황과 견주어보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으며,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융 분석심리학이 신화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리데기와 자청비, 오늘이 이야기에서 치유의 답을 얻다
인간의 상처에 대한 고등 종교의 설명은 지나치게 권위적이다. 예컨대 그리스도교에서는 원죄로, 불교에서는 업으로, 유교에서는 도를 모르는 소인배의 행실로 모든 상처를 일반화 한다면 상처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마음을 하소연할 길이 없다. 하지만 상처는 그대로 남아 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 앙금들을 그냥 참고 억압하려 한다. 그러나 무작정 억압을 하는 것이 그리 쉽겠는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도덕과 윤리로 상처나 본능을 제어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종교적 제의이다. 종교적 제의를 통해 우리는 억울한 감정과 분노, 고통에 이별해야 했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원망 등 사람들이 살다 보면 겪는 질곡들을 승화시킨다. 한데 조선 시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유교는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이나 꿈과는 거리가 먼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인 세계만 강조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과거 한국의 평민들은 ‘바리데기’ ‘당금애기’ ‘영감’ ‘반쪽이’ 같은 무속에 기반을 둔 신화와 민담들을 읽고 들으며, 이들에게서 삶의 근원적 고통을 느끼고, 같이 울고 웃으며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었다.
내 안에는 거인과 작은 미물이 같이 존재하니 내가 거인의 입장에 서 있다면 작은 미물에게 물어보고, 미물의 처지에 떨어졌다면 내 안의 거인을 일깨워야 하며([김쌍돌이본 창세가 이야기]), “답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답답해하기 전에 먼저 “질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답을 풀어야 하며([개똥이 이야기]), 내 안의 여성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남성성도 잃지 않아야 영웅이 될 수 있으며([세경본풀이]), 내 몸에는 선과 악이 한 몸뚱이처럼 붙어 공존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끝없는 편 가르기 및 복수와 응징이라는 악의 사슬을 끊을 수 있고([천지왕본풀이]), 영웅이 탄생하기 이전에는 유약한 아이로서 자궁으로의 퇴행, 혹은 자기만의 세계 속에 유폐된 어둡고 암울한 시기가 존재한다는([유화부인 이야기]) 인류 보편적인 공통된 원형심리를 신화는 알려주고 있다. 즉 나만 힘들고 외로운 것은 아니니 떨쳐 일어나라고 신화는 말해주고 있다.
또한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은 통찰도 들려준다. 인간은 벌레에서 시작된 미물이자 흙에서 왔다 흙으로 가는 존재이며([개똥이 이야기]), 우주가 꿈처럼 혼돈 상태에서 논리의 힘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거대한 신비인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이성과 합리를 뛰어 넘는 혼돈과 우연, 불평등, 불공정의 원칙에 의해 펼쳐지는 아주 이상한 드라마일 수 있으며([영감본풀이]), 실재하는 것은 오로지 오늘 현재뿐이니 오늘의 삶에 충실해야 한다고([원천강본풀이]) 말하고 있다. 근대의 과학적 패러다임이나 서구 중심 사고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놀라운 혜안이다.
무속적 사고방식을 하등한 것으로 생각해 오고, 자신과 가족이 잘 되라고만 비는 가족주의, 혹은 이기주의만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오래된 우리 신화에서 우리는 존재의 근원과 끊을 수 없는 고통을 적시하고, 그 속에서 삶의 신비와 치유의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우리 신화의 부정적인 점만 강조해서 자신의 문화, 정체성에 대한 냉소주의와 패배주의에 빠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우리 신화에 담긴 혜안과 심리적 비의를 헤아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 가장 아름다운 신화를 쓰고 있는 존재
신화 공부는 단순한 옛것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뿐 아니라 현재의 내 인생과 관련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서 나의 지향성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점검하는 미래의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 인류의 공통 이야기를 다시 읽다 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질곡이 내게도 닥쳤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내 고통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어쩔 수 없는 근본적인 조건들 때문에 보편적으로 겪게 되는 경험이자 발전의 단계라고 생각하면,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견딜힘이 생긴다. 또 주변 사람들, 내 부모나 선조들은 그 고난을 어떻게 견디었나를 되돌아보면서 영감을 얻고,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내 조상들도 어려움을 겪었고, 또 내 자손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어두운 혼란의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
진보와 발전, 합리와 논리, 물질적 결과물 같은 서구적 틀에 갇혀 세속을 넘어서는 초월적 세계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이 책은, 우리 신화 속에 담긴 인류 보편의 원형심리와 내 고통의 근원, 치유의 답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의 삶이 곧 신화라는 아름다운 진실을 알려주고 있다.
▣ 작가 소개
저 : 이나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유니언 신학대학원에서 종교심리학 석사를, 뉴욕 융 연구소에서 분석심리학 디플롬을 취득했다. 뉴욕 신학대학원 목회신학 강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외래 겸임교수, 한국 융 연구소 교수, 이나미 라이프 코칭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10대부터 9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상담을 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고유한 심리에 관심을 두고 설화와 민담, 문학 작품 등을 연구해 왔다. 특히 2009년부터〈중앙SUNDAY〉에 연재해 온 칼럼 ‘이나미의 마음 엿보기’를 통해 한국인의 집단 심리와 사회 현상을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이 책《한국 사회와 그 적들》은 저자의 이러한 관심을 집약한 책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콤플렉스들을 살펴봄으로써 그 안에서 살고 있는 개인이 불행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원인을 찾고 처방을 제시한다.
지은 책으로《여자의 허물벗기》(1992),《때론 나도 미치고 싶다》(1993),《에로스 타나토스》(1995),《딱 한 번만 더 보고 싶다》(1997),《사랑의 독은 왜 달콤할까》(1999),《우리가 사랑한 남자》(1999),《성경에서 사람을 만나다》(2008),《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2010),《오십후애사전》(2011),《괜찮아, 열일곱 살》(2011)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성의 침묵》,《인생으로의 두 번째 여행》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서양정신의학의 도입〉,〈마고신화의 분석심리학적 의미〉,〈시인들의 자화상 - 시의 분석심리학적 의미〉,〈공자의 개성화 과정〉,〈한국의녀연구〉 등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 신화는 집단이 꾸는 꿈, 심리원형의 저장고
1장 나를 돌아보다
1. 원천강본풀이 이야기 \ 오늘의 삶에 충실하라
2. 부채귀신 잡은 이야기 \ 유연한 물처럼 타협하라
3. 당금애기 이야기 \ 내 안에 영성이 있다
4. 바리데기 이야기 \ 버림받아야 어른
5. 세경본풀이 이야기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6. 혹부리영감 이야기 \ 열등감을 에너지로 전환하라
7.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 고난 없는 삶이 있을까
8. 영감본풀이 이야기 \ 나의 악한 모습과 마주하라
9. 마고할미 이야기 \ 창조의 에너지는 내 안에
2장 그림자를 받아들이다
1. 김쌍돌이본 창세가 이야기 \ 진실의 꽃을 보라
2. 천지왕본풀이 이야기 \ 욕망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3. 유화부인 이야기 \ 내적으로 성찰하고 변신하라
4. 성주풀이 이야기 \ 나를 죽이고 만나는 세상
5. 장자풀이 이야기 \ 내 안의 그림자
6. 장자풀이의 이본들 \ 지옥이 없는 천국은 없다
7. 소서노와 비류, 온조 이야기 \ 그 사람이 내 스승
3장 소통하고 치유하다
1. 차사본풀이 이야기 \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는 존재
2. 박혁거세 이야기 \ 동물적 본능이 인간의 삶과 만나면
3. 단군신화 \ 새로 태어나는 동굴의 시간
4. 우렁각시 이야기 \ 가장 하찮은 존재가 가진 영웅성
5. 선덕여왕과 지귀 이야기 \ 열정을 다스리라
6. 장자못 이야기 \ 앞으로 나아가려면 금기를 깨라
7. 석탈해 이야기 \ 나만의 신화를 써 나가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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