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풍수계에는 용(龍)공부 삼 년, 혈(穴)공부 십 년이란 말이 있다.
산공부를 삼 년 정도 하면 산의 미추(美醜)와 성정(性情)이 눈에 들어오고, 혈(穴)은 대략 어느 곳에 맺힐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온다.
그러나 장사(葬事)를 모실 때, 정확한 혈처가 어디인지, 혈처의 역량이 어떤지는 십 년을 공부해도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풍수공부의 지름길은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필자가 풍수계 최고의 선지식인 수강(秀崗) 유종근 선생님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선생님의 문하에서 십수 년을 공부했지만, 미욱한 필자는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었다. 문득,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득어망전(得魚忘筌)이란 말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배운 풍수의 이론과 선사들의 말씀을 모두 내려놓고, 스스로의 만행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수년간을 보내니 마음속에 나름대로의 이론이 정립되고, 혈처의 진가대소에 대한 가늠이 마음에 닿기 시작했다. 그 보편성과 풍수적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중국대륙, 타이완 그리고 일본으로도 발길을 향했다. 기감이 뛰어난 당제(堂弟)가 늘 동행하였다.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은 자신이 들어왔고, 알고 있던 풍수적 관념과는 다른 필자의 주장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도론(導論)을 간략히 기술한다. 풍수에 대한 기존의 관념은 잠시 접어두시기 바란다.
- 풍수는 개운학이며 생존학이다.
풍수를 고전이나 민속학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학문의 범주로는 풍수를 고전이나 민속학으로 분류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풍수의 속성은 실용학이다. 풍수의 생명력은 뛰어난 실용성 때문에 개운학(開運學)이며 생존학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당장의 현실에서 행과 불행이 수시로 교차하는데,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개천명(改天命)의 술수를 오래된 고전의 장롱에 보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책의 내용도, 그 풍수적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오래된 옛사람이 아니라, 대중들이 익히 잘 알고 있고, 동시에 현재와 밀접히 연관된 인물들의 선영을 조명하여 풍수의 본질인 길흉의 인과관계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 풍수의 본질은 무엇인가.
명당(혈처)을 고르는 기술이다. 좋은 터를 골라 조상을 모시고, 본인과 후손의 건강과 생활이 개선되고, 운명이 좋은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풍수의 모든 방법론은 좋은 터를 고르기 위한 방법으로 귀결된다.
- 판관의 실력은 판결문에, 풍수가의 수준은 소점(所點)한 결과물에.
풍수의 비조인 곽박과 양균송, 현공의 대가인 장대홍. 그들의 전적을 읽어보면, 오묘한 논리와 매끄러운 문장이 일품이다. 그런데 필자가 중국에 가서 확인해보니 그분들의 묘소가 없고, 그분들이 소점했다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없다.
과문한 탓이나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세상에서 가장 탁월한 풍수사는 신라인 자장율사로 그가 소점했다고 전해지는 적멸보궁은 한결같이 천하대지다. 도선이나 무학의 부도탑과 그들이 소점한 결과물들을 확인해보면 또한 대단한 경지에 이르렀던 풍수대가였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묘소조차 남기지 못한 중국풍수 비조들의 진짜 실력이 의문이다.
- 풍수에는 수많은 이론체계가 있다. 어느 세월에 그 많은 이론을 공부할 것인가.
필자도 다양한 풍수이론을 접하고 배워봤지만 대부분은 이론을 위한 이론에 불과하다. 심지어 중국의 어떤 문파는 천년을 비밀리 전수하여 온 비결이라는 등, 자신만이 비법을 가지고 있는 듯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내용도 살펴 보면 입증된 결과가 없는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이 많다. 건물이 자리한 터가 흉지인데, 이런저런 이론을 동원하여 건물 출입구의 방향을 바꾸거나 건물내부의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흉지가 명당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풍수이론도 당처(묘소나 건물터)의 길흉을 판단하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 풍수가 과학이란 주장에 대하여.
풍수에도 과학정신은 있지만, 과학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과학은 객관적 보편성을 획득할 때 붙일 수 있는 이름인데, 현재의 풍수이론들은 객관성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객관적 보편성을 획득치 못했다고 그 유용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공학도들이 과학적 장비를 동원하여 탐사하였다는 명당의 결과물을 보면, 필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란 생각이다. 과학의 잣대로 풍수를 재단하는 것도 아직은 오류가 많다는 생각이다. 과학이냐 아니냐는 무익한 논의라는 생각이다.
- 풍수간산기에는 학문적 용어와 역사적 논거, 풍수전설까지 동원하여 그 현장을 설명하고 있지만, 풍수의 핵심인 혈처의 길흉과 역량의 대소, 즉 진가대소(眞假大小)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현장은 혈처의 진가대소만을 언급하였다.
풍수에 대한 통상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는 독자는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풍수의 핵심요체가 뭔지를 생각해보면 어떤 간산기가 옳은지의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 풍수하면 떠오르는 용어가 좌청룡 우백호다. 풍수책이라도 뒤져본 사람들은 와겸유돌의 사상(四象)과 승금·상수·혈토·인목(乘金·相水·穴土·印木)을 말한다.
중국의 광막한 대지와 서울의 3.5배에 달하는 도쿄에 가보면 좌청룡 우백호 운운하는 사신사의 개념이 통용되지 않는다. 수많은 황제릉을 보았지만, 그 능묘가 와겸유돌과 승금, 상수, 혈토, 인목을 살피고 재혈한 것이 아니다.
좌청룡 우백호로 표현되는 사신사 등의 설명은 혈을 잡기 위한(定穴) 방편으로 도입된 풍수개념들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신사(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가 감쌌다고 명당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신사가 없어도 명당인 경우가 허다하다.
- 기, 승풍즉산, 계수즉지(氣, 乘風則散, 界水則止)의 이론에 대하여.
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춘다는 곽박의 『장경』에 나오는 구절인데, 1,70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주장이 이론(異論) 없이 인습되고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거센 바닷바람이 부는 곳에도 기가 흩어지지 않는 명당이 있고, 시냇물, 대강수 심지어 바다에서도 기(氣)의 흐름인 맥로(脈路)는 멈추지 않음을 수없이 확인하였다. 필자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은 장경의 특정 부분의 내용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다.
- 『금낭경』 제6편 「귀혈(貴穴)」에 실린 말이다.
경왈(經曰), 혈길장흉여기시동(穴吉葬凶 與棄尸同). 즉, 혈(穴)은 길(吉)한데 장(葬)이 흉(凶)하면 시신(尸身)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최창조의 주(注)에는, 장사(葬事)란 ‘비록 자리를 잘 잡았다 하더라도 천시와 인사를 그르치면 아무 소용없다’고 하였다. 말인 즉, 좋은 자리(명당)를 잡아도, 좌향이나 택일을 잘못하면 제대로 된 장사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장경험이 부재한 막연한 해석이란 생각이다. 제대로 된 명당을 잡고, 자연현상인 맥로의 흐름에 따라 장사를 모시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칙이다.
- 『산경표』와 풍수
『산경표』는 조선시대 여암 신경준이 조선의 산맥체계를 도표로 정리한 책으로 그 체제가 족보를 닮았다. 풍수에도 조종산(祖山)과 부모산의 개념이 있다 보니 『산경표』를 풍수의 개념으로 오해하는 풍수가들이 적지 않다.
풍수의 핵심인 혈을 맺기 위하여 진입하는 맥로의 흐름은 높은 산(또는 뒷산)에서 낮은 산(또는 앞산)으로 진행하는 것만이 아니다. 전후좌우 360도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여 어느 지점으로 흐르는 것인지 『산경표』처럼 일정한 체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맥로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可視的)인 것이 아니다. 산경표적 개념을 적용하다 보니, 일본의 태조산은 후지산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도 나오게 된 지경이다. 조선의 모든 산은 백두산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산경표의 체제일 뿐, 풍수상의 조종산 개념과는 무관하다.
- 장사(葬事)를 모시면 언제 발복하는가?
어떤 분은 유명 풍수가를 초빙하여 조상을 모셨는데, 좋은 일이 생기기는커녕 자꾸 언짢은 일이 생기자, 그 묏자리를 선정해준 풍수가에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묻는다. 답변의 유형은 이렇다. 묘를 쓰면 10년쯤은 진득하게 기다려봐라, 당신의 아들이나 또는 손자는 큰 부자나 큰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집안에 불상사가 생기고, 사업이 점차 어려워지는데도 유명 풍수가의 말을 맹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묘를 쓰고 짧으면 일 년, 길어도 삼사 년 이내에는, 좋은 곳이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후손들에게 그 감응이 정확히 나타난다.
- ‘2대 천자지지(天子之地)’ 신비한 뭔가가 있는가?
‘2대 천자지지(天子之地)’라고 하면 뭔가 신비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남연군의 묘를 이장한 뒤, 그의 직계 후손에서 고종과 순종이 나왔다고 ‘2대 천자지지’라며 대단한 명당인 양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이성계의 묘소는 ‘27대 천자지지’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런 말은 없다.
중국 청나라 말기 11대 광서제와 12대 선통제의 경우, 10대 황제인 동치가 후사가 없이 죽자 서태후가 시동생인 (老)순친왕과 자신의 여동생의 아들인 짜이텐(載?)을 황제로 세운 것이 광서제다.
광서제가 죽고 서태후가 죽기 직전에, 2대 순친왕의 아들 푸이(溥儀)를 황제로 지명하니 이가 선통제다.
왕조라는 체제(establishment)가 굳어져 그 체제가 무너지기 전에는, 왕위계승권은 왕의 아들을 비롯한 몇 사람의 후손에게만 주어지니 선택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왕조가 무너지고, 천하대란이 일어나, 각지의 군웅이 혈투를 벌이면 막강한 풍수의 발음을 받는 인물이 새 왕조를 개창하게 되는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예컨대, 명 태조 주원장, 청 태조와 태종 등).
남연군의 묘소는 자리는 되었지만, 중소기업 정도 추동할 역량에 불과하고, 중국의 양대 순친왕의 묘소는 모두 대흉지이며, 광서와 선통에게 풍수적 영향을 준 그들의 직계 혈통인 도광제 묘소도 엄청난 대흉지다. 왕이나 황제가 되었다고 그 선대가 모두 좋은 명당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 음택풍수는 천박한 잡술이라고 폄하해도 되는가.
강남의 랜드마크였던 P건설 건물이 있다. P사의 사업이 순조로울 때는 회사 건물이 명당이어서 그렇다고 말했는데, 후에 P사가 파산하였다. 명당인 회사건물이 흉지로 변했다는 말인가.
P건설이 잘 나갔던 것은 창업회장의 부모를 명당에 모셨기 때문이고, 2세가 회사를 승계, 경영하다 파산한 것은 창업회장을 흉지에 모셨기 때문이다.
위와 유사한 사례는, 우리와 일본의 기업인 선영를 간산하면서 무수히 확인한 내용이다. 회사가 파산하면 가장 먼저 실직의 고통을 당하는 것은 그 회사의 수많은 직원들인데, 이런 상황을 초래한 음택풍수를 천한 잡술이라 매도할 수 있을까. 사업이나 중요한 승부는 음택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수천 기의 묘소를 간산한 필자의 결론이다.
- 음택풍수가 자신만 잘되겠다는 이기적인 잡술일까.
세상에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열심히 공부하고, 부지런히 사업을 하는 것도 자신이 잘되고자 함일 뿐이다. 자신이 잘되어야 남에게 도움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잘되는 것이 돌아가신 조상님들에 대한 또 다른 효도일 수도 있다. 이기적인 생각은 인간 본성이다. 그 이기적인 본성을 이타적으로 바꾸는 것이 학문이고 수양이고 인생공부인 것이다. 사람의 본성을 구실로 풍수를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자생풍수의 핵심은 무엇인가.
풍수가 중국에서 전래되기 전에 우리의 조상들이 가졌던 풍수적 관념을 자생풍수라고 한다면, 어느 나라인들 자생풍수가 없었겠는가. 세상의 어느 분야가 자생적이지 않은 것이 없고, 어느 분야가 외래의 것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 없다. 병을 잘 고치는 의술이 좋은 의술이다. 자생풍수의 효용이 무엇인지를 밝히면 될 일이지, 자생이냐 외래냐의 논의는 무의미하다. 심지어 모 교수는 자생풍수는 위험한 땅, 병든 땅도 마다하지 않고, 부족한 기운은 인간의 정성으로 보충하는 것이 자생풍수의 특징이라 말하기도 한다.
풍수는 길과 흉만이 있을 뿐이지 위험한 땅, 병든 땅의 개념은 없다. 위험한 땅, 병든 땅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피흉추길(避凶追吉)의 풍수 본질을 부인하는 것이다. 자생풍수는 본질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비보풍수가 자생풍수의 핵심인가.
비보란 부족한 것은 더하고 과한 것은 덜어내는 것이다. 좋은 땅을 선택하면 될 뿐이지, 굳이 좋지 않은 땅을 골라서 비보하겠다는 발상은 풍수적 관점이 아니다. 풍수적으로 좋지 않은 땅이라도 그것에 맞는 적절한 용처는 있는 것이다. 비보는 풍수의 본질과 무관한 개념이다.
- 화장에 대하여.
풍수서적에는 화장의 장법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없다. 지금까지의 풍수책은 매장을 전제로 썼기 때문이다. 화장이 대세로 자리매김하자 풍수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는 말이 있었다. 화장을 하면 화도 복도 없는 속칭 무해무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수많은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화장도 매장과 같이 그 길흉의 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화장(火葬)으로 모셔도 모신 장소의 길흉에 따라 그 풍수적 영향을 준다’고 오래전부터 화장(火葬)의 풍수적 영향에 대하여 주장하였다.
메이지 유신(1867년) 이후, 화장이 보편화된 일본을 방문해 보니, 필자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 수목장(樹木葬)에 대하여.
최근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영국, 일본 등에서 수목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수목장은 화장한 시신의 유골을 나무 아래 묻고 나무에 고인의 명패를 달면 그뿐이다. 봉분도 비석도 울타리도 없다. 이로써 유골은 완전히 나무의 밑거름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사람과 나무가 상생하며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회귀, 영생(永生)한다는 섭리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수목장은 그 취지도 아름답거니와, 매년 벌초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국내 임학계의 거두 ‘나무박사’ 김교수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뤘다고 한다. 풍수학자 최창조도 수목장을 권장하고 나섰다(본인의 부모를 수목장으로 개장하였음). 나무 잎사귀마다 고인의 혼이 담겨 있기에 나무 사랑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크다고도 했다.
수목장이라야 자연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생물이 그 수명을 다하면 모두 자연 회귀한다. 영생이란 종교나 특정인의 믿음의 체계이지 풍수의 본질과 무관하다.
수목장으로 모셨는데, 나무가 훼손되거나 불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신 터가 좋지 않아 나중에 이장을 하려 해도 이미 나무의 거름이 되어버렸는데 어쩔 것인가. 필자는 수목장이 가장 위험하고 패륜적인 장법이라고 생각한다.
조상을 모시는 장법의 문제를 나무 사랑에 결부시키는 발상이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다.
- 풍수의 결록에 대하여.
최씨유산록, 두사충 결록, 일지승 결록, 성거사 결록 등등. 옛날 명사들이 좋은 명당이나 혈처라고 생각한 지점을 알듯 모를 듯하게 기록해놓은 책이다. 그런데 이런 책들은 대부분 전거(reference)도 불투명하고 심지어 장삿속으로 유명인의 이름에 가탁(假託)한 위작이 많다.
이런 결록의 내용에는, 뭇 신하가 조읍하는 군신봉조(群臣奉朝)는 임금이 날 제왕지지(帝王之地)이고, 십수 대를 연이어 장군과 정승이 배출된다는 장상지지(將相之地)도 있고, 수많은 자손들이 부귀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백자천손 부귀부절지지(百子千孫 富貴不絶之地)도 있으며, 임금이 나는 혈처이므로 일반인들은 쓰면 안 된다는 금혈(禁穴)도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사례는 실제로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 여전히 결록에 의존하여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망에서 벗어나시기 바란다.
2016년
손건웅
▣ 작가 소개
손건웅
춘천고등학교, 강원대학교 졸업
풍수유람가
네이버 카페 ‘동강의 풍수유람’ 운영
저서 『풍수로 세상을 보다』
▣ 주요 목차
**한국
*정계
박근혜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반기문 대망론
권부실세
*재계
삼성(三星)그룹
현대(現代)그룹
LG그룹
SK그룹
GS그룹
롯데그룹
효성그룹
한화그룹
국제그룹
호남전기
신세계그룹
휠라
현금왕 단사천
광화문곰 고성일
한일시멘트
경방그룹
삼환기업
호반건설
세아제강
대신증권
경남기업
대구백화점
광동제약
세방여행사
부산 태화쇼핑
민음사
동화약품
신영 와코루
태극당
장충동 왕족발
미래에셋
KEB 하나은행장
코오롱그룹
*문화·예술인
소설가 이병주
미당 서정주
수필가 전혜린
소설가 박완서
시인 천상병
시인 조지훈
벽초 홍명희
만해 한용운
『혼(魂)불』의 최명희
야구선수 최동원
탤런트 김태희
탤런트 최진실
가수 배호
배우 박용하
전설의 DJ 이종환
작곡가 박춘석
디자이너 앙드레 김
가수 조용필 선영
집밥 백종원 선영
연출가 김종학
가수 신해철
*임협(任俠)·풍수가
시라소니 이성순
긴도깡 김두한
정치깡패 이정재
낙화유수 김태련
천안곰 조일환
무학대사 부도탑
격암 남사고
청오 지창룡
육관도사 손석우
하남 장용득
장익호
최창조 교수 선영
이문호 교수 선영
필자의 선영
**중국
*정계와 역사인물
시진핑과 보시라이, 그들의 명운을 가른 부모 묘소
쑨원 묘소
장제스(蔣介石) 선영
청말 광서제와 선통제
베이징 교외 3인의 군벌
*혁명·문화인
중국혁명 원로들의 묘소
문화인
**일본
*정계와 역사인물
아베 신조 선영
이토 히로부미 묘소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 개막(開幕)의 영웅
최후의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
주신쿠라(忠臣?), 무사도의 로망을 걷다
기라 고즈케노스케(吉良上野介) 선영
다이쇼(大正)와 쇼와(昭和) 황릉
미치코(美智子) 황후의 조부와 부모
러일전쟁의 영웅, 도고 헤하치로
윤봉길 의사가 격살(擊殺)한 시라가와
광기의 살인마, 도조 히데키
양식(良識)의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
*재계
재벌
*문화·예술인
문화인
*현해탄을 넘나든 인물
조선 도공의 후예, 박무덕
레슬링계의 대부, 역도산
‘박치기왕’, 김일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
불모지대의 주인공, 세지마 류조
긴자(銀座)의 호랑이, 정건영
도쿄의 양택
*여적(餘滴)
호리지차란?
수목장, 위험하고 패륜적인 장법
풍수계에는 용(龍)공부 삼 년, 혈(穴)공부 십 년이란 말이 있다.
산공부를 삼 년 정도 하면 산의 미추(美醜)와 성정(性情)이 눈에 들어오고, 혈(穴)은 대략 어느 곳에 맺힐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온다.
그러나 장사(葬事)를 모실 때, 정확한 혈처가 어디인지, 혈처의 역량이 어떤지는 십 년을 공부해도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풍수공부의 지름길은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필자가 풍수계 최고의 선지식인 수강(秀崗) 유종근 선생님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선생님의 문하에서 십수 년을 공부했지만, 미욱한 필자는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었다. 문득,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득어망전(得魚忘筌)이란 말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배운 풍수의 이론과 선사들의 말씀을 모두 내려놓고, 스스로의 만행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수년간을 보내니 마음속에 나름대로의 이론이 정립되고, 혈처의 진가대소에 대한 가늠이 마음에 닿기 시작했다. 그 보편성과 풍수적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중국대륙, 타이완 그리고 일본으로도 발길을 향했다. 기감이 뛰어난 당제(堂弟)가 늘 동행하였다.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은 자신이 들어왔고, 알고 있던 풍수적 관념과는 다른 필자의 주장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도론(導論)을 간략히 기술한다. 풍수에 대한 기존의 관념은 잠시 접어두시기 바란다.
- 풍수는 개운학이며 생존학이다.
풍수를 고전이나 민속학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학문의 범주로는 풍수를 고전이나 민속학으로 분류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풍수의 속성은 실용학이다. 풍수의 생명력은 뛰어난 실용성 때문에 개운학(開運學)이며 생존학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당장의 현실에서 행과 불행이 수시로 교차하는데,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개천명(改天命)의 술수를 오래된 고전의 장롱에 보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책의 내용도, 그 풍수적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오래된 옛사람이 아니라, 대중들이 익히 잘 알고 있고, 동시에 현재와 밀접히 연관된 인물들의 선영을 조명하여 풍수의 본질인 길흉의 인과관계를 알 수 있도록 하였다.
- 풍수의 본질은 무엇인가.
명당(혈처)을 고르는 기술이다. 좋은 터를 골라 조상을 모시고, 본인과 후손의 건강과 생활이 개선되고, 운명이 좋은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풍수의 모든 방법론은 좋은 터를 고르기 위한 방법으로 귀결된다.
- 판관의 실력은 판결문에, 풍수가의 수준은 소점(所點)한 결과물에.
풍수의 비조인 곽박과 양균송, 현공의 대가인 장대홍. 그들의 전적을 읽어보면, 오묘한 논리와 매끄러운 문장이 일품이다. 그런데 필자가 중국에 가서 확인해보니 그분들의 묘소가 없고, 그분들이 소점했다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없다.
과문한 탓이나 필자가 확인한 바로는 세상에서 가장 탁월한 풍수사는 신라인 자장율사로 그가 소점했다고 전해지는 적멸보궁은 한결같이 천하대지다. 도선이나 무학의 부도탑과 그들이 소점한 결과물들을 확인해보면 또한 대단한 경지에 이르렀던 풍수대가였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묘소조차 남기지 못한 중국풍수 비조들의 진짜 실력이 의문이다.
- 풍수에는 수많은 이론체계가 있다. 어느 세월에 그 많은 이론을 공부할 것인가.
필자도 다양한 풍수이론을 접하고 배워봤지만 대부분은 이론을 위한 이론에 불과하다. 심지어 중국의 어떤 문파는 천년을 비밀리 전수하여 온 비결이라는 등, 자신만이 비법을 가지고 있는 듯한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내용도 살펴 보면 입증된 결과가 없는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이 많다. 건물이 자리한 터가 흉지인데, 이런저런 이론을 동원하여 건물 출입구의 방향을 바꾸거나 건물내부의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흉지가 명당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풍수이론도 당처(묘소나 건물터)의 길흉을 판단하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 풍수가 과학이란 주장에 대하여.
풍수에도 과학정신은 있지만, 과학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과학은 객관적 보편성을 획득할 때 붙일 수 있는 이름인데, 현재의 풍수이론들은 객관성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객관적 보편성을 획득치 못했다고 그 유용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공학도들이 과학적 장비를 동원하여 탐사하였다는 명당의 결과물을 보면, 필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란 생각이다. 과학의 잣대로 풍수를 재단하는 것도 아직은 오류가 많다는 생각이다. 과학이냐 아니냐는 무익한 논의라는 생각이다.
- 풍수간산기에는 학문적 용어와 역사적 논거, 풍수전설까지 동원하여 그 현장을 설명하고 있지만, 풍수의 핵심인 혈처의 길흉과 역량의 대소, 즉 진가대소(眞假大小)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현장은 혈처의 진가대소만을 언급하였다.
풍수에 대한 통상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는 독자는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풍수의 핵심요체가 뭔지를 생각해보면 어떤 간산기가 옳은지의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 풍수하면 떠오르는 용어가 좌청룡 우백호다. 풍수책이라도 뒤져본 사람들은 와겸유돌의 사상(四象)과 승금·상수·혈토·인목(乘金·相水·穴土·印木)을 말한다.
중국의 광막한 대지와 서울의 3.5배에 달하는 도쿄에 가보면 좌청룡 우백호 운운하는 사신사의 개념이 통용되지 않는다. 수많은 황제릉을 보았지만, 그 능묘가 와겸유돌과 승금, 상수, 혈토, 인목을 살피고 재혈한 것이 아니다.
좌청룡 우백호로 표현되는 사신사 등의 설명은 혈을 잡기 위한(定穴) 방편으로 도입된 풍수개념들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신사(좌청룡, 우백호, 북현무, 남주작)가 감쌌다고 명당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신사가 없어도 명당인 경우가 허다하다.
- 기, 승풍즉산, 계수즉지(氣, 乘風則散, 界水則止)의 이론에 대하여.
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멈춘다는 곽박의 『장경』에 나오는 구절인데, 1,70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주장이 이론(異論) 없이 인습되고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거센 바닷바람이 부는 곳에도 기가 흩어지지 않는 명당이 있고, 시냇물, 대강수 심지어 바다에서도 기(氣)의 흐름인 맥로(脈路)는 멈추지 않음을 수없이 확인하였다. 필자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은 장경의 특정 부분의 내용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다.
- 『금낭경』 제6편 「귀혈(貴穴)」에 실린 말이다.
경왈(經曰), 혈길장흉여기시동(穴吉葬凶 與棄尸同). 즉, 혈(穴)은 길(吉)한데 장(葬)이 흉(凶)하면 시신(尸身)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최창조의 주(注)에는, 장사(葬事)란 ‘비록 자리를 잘 잡았다 하더라도 천시와 인사를 그르치면 아무 소용없다’고 하였다. 말인 즉, 좋은 자리(명당)를 잡아도, 좌향이나 택일을 잘못하면 제대로 된 장사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장경험이 부재한 막연한 해석이란 생각이다. 제대로 된 명당을 잡고, 자연현상인 맥로의 흐름에 따라 장사를 모시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칙이다.
- 『산경표』와 풍수
『산경표』는 조선시대 여암 신경준이 조선의 산맥체계를 도표로 정리한 책으로 그 체제가 족보를 닮았다. 풍수에도 조종산(祖山)과 부모산의 개념이 있다 보니 『산경표』를 풍수의 개념으로 오해하는 풍수가들이 적지 않다.
풍수의 핵심인 혈을 맺기 위하여 진입하는 맥로의 흐름은 높은 산(또는 뒷산)에서 낮은 산(또는 앞산)으로 진행하는 것만이 아니다. 전후좌우 360도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여 어느 지점으로 흐르는 것인지 『산경표』처럼 일정한 체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맥로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可視的)인 것이 아니다. 산경표적 개념을 적용하다 보니, 일본의 태조산은 후지산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도 나오게 된 지경이다. 조선의 모든 산은 백두산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산경표의 체제일 뿐, 풍수상의 조종산 개념과는 무관하다.
- 장사(葬事)를 모시면 언제 발복하는가?
어떤 분은 유명 풍수가를 초빙하여 조상을 모셨는데, 좋은 일이 생기기는커녕 자꾸 언짢은 일이 생기자, 그 묏자리를 선정해준 풍수가에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묻는다. 답변의 유형은 이렇다. 묘를 쓰면 10년쯤은 진득하게 기다려봐라, 당신의 아들이나 또는 손자는 큰 부자나 큰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집안에 불상사가 생기고, 사업이 점차 어려워지는데도 유명 풍수가의 말을 맹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묘를 쓰고 짧으면 일 년, 길어도 삼사 년 이내에는, 좋은 곳이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후손들에게 그 감응이 정확히 나타난다.
- ‘2대 천자지지(天子之地)’ 신비한 뭔가가 있는가?
‘2대 천자지지(天子之地)’라고 하면 뭔가 신비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남연군의 묘를 이장한 뒤, 그의 직계 후손에서 고종과 순종이 나왔다고 ‘2대 천자지지’라며 대단한 명당인 양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이성계의 묘소는 ‘27대 천자지지’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런 말은 없다.
중국 청나라 말기 11대 광서제와 12대 선통제의 경우, 10대 황제인 동치가 후사가 없이 죽자 서태후가 시동생인 (老)순친왕과 자신의 여동생의 아들인 짜이텐(載?)을 황제로 세운 것이 광서제다.
광서제가 죽고 서태후가 죽기 직전에, 2대 순친왕의 아들 푸이(溥儀)를 황제로 지명하니 이가 선통제다.
왕조라는 체제(establishment)가 굳어져 그 체제가 무너지기 전에는, 왕위계승권은 왕의 아들을 비롯한 몇 사람의 후손에게만 주어지니 선택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왕조가 무너지고, 천하대란이 일어나, 각지의 군웅이 혈투를 벌이면 막강한 풍수의 발음을 받는 인물이 새 왕조를 개창하게 되는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예컨대, 명 태조 주원장, 청 태조와 태종 등).
남연군의 묘소는 자리는 되었지만, 중소기업 정도 추동할 역량에 불과하고, 중국의 양대 순친왕의 묘소는 모두 대흉지이며, 광서와 선통에게 풍수적 영향을 준 그들의 직계 혈통인 도광제 묘소도 엄청난 대흉지다. 왕이나 황제가 되었다고 그 선대가 모두 좋은 명당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 음택풍수는 천박한 잡술이라고 폄하해도 되는가.
강남의 랜드마크였던 P건설 건물이 있다. P사의 사업이 순조로울 때는 회사 건물이 명당이어서 그렇다고 말했는데, 후에 P사가 파산하였다. 명당인 회사건물이 흉지로 변했다는 말인가.
P건설이 잘 나갔던 것은 창업회장의 부모를 명당에 모셨기 때문이고, 2세가 회사를 승계, 경영하다 파산한 것은 창업회장을 흉지에 모셨기 때문이다.
위와 유사한 사례는, 우리와 일본의 기업인 선영를 간산하면서 무수히 확인한 내용이다. 회사가 파산하면 가장 먼저 실직의 고통을 당하는 것은 그 회사의 수많은 직원들인데, 이런 상황을 초래한 음택풍수를 천한 잡술이라 매도할 수 있을까. 사업이나 중요한 승부는 음택에서 결정된다는 것은 수천 기의 묘소를 간산한 필자의 결론이다.
- 음택풍수가 자신만 잘되겠다는 이기적인 잡술일까.
세상에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열심히 공부하고, 부지런히 사업을 하는 것도 자신이 잘되고자 함일 뿐이다. 자신이 잘되어야 남에게 도움도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잘되는 것이 돌아가신 조상님들에 대한 또 다른 효도일 수도 있다. 이기적인 생각은 인간 본성이다. 그 이기적인 본성을 이타적으로 바꾸는 것이 학문이고 수양이고 인생공부인 것이다. 사람의 본성을 구실로 풍수를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 자생풍수의 핵심은 무엇인가.
풍수가 중국에서 전래되기 전에 우리의 조상들이 가졌던 풍수적 관념을 자생풍수라고 한다면, 어느 나라인들 자생풍수가 없었겠는가. 세상의 어느 분야가 자생적이지 않은 것이 없고, 어느 분야가 외래의 것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 없다. 병을 잘 고치는 의술이 좋은 의술이다. 자생풍수의 효용이 무엇인지를 밝히면 될 일이지, 자생이냐 외래냐의 논의는 무의미하다. 심지어 모 교수는 자생풍수는 위험한 땅, 병든 땅도 마다하지 않고, 부족한 기운은 인간의 정성으로 보충하는 것이 자생풍수의 특징이라 말하기도 한다.
풍수는 길과 흉만이 있을 뿐이지 위험한 땅, 병든 땅의 개념은 없다. 위험한 땅, 병든 땅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피흉추길(避凶追吉)의 풍수 본질을 부인하는 것이다. 자생풍수는 본질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비보풍수가 자생풍수의 핵심인가.
비보란 부족한 것은 더하고 과한 것은 덜어내는 것이다. 좋은 땅을 선택하면 될 뿐이지, 굳이 좋지 않은 땅을 골라서 비보하겠다는 발상은 풍수적 관점이 아니다. 풍수적으로 좋지 않은 땅이라도 그것에 맞는 적절한 용처는 있는 것이다. 비보는 풍수의 본질과 무관한 개념이다.
- 화장에 대하여.
풍수서적에는 화장의 장법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없다. 지금까지의 풍수책은 매장을 전제로 썼기 때문이다. 화장이 대세로 자리매김하자 풍수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는 말이 있었다. 화장을 하면 화도 복도 없는 속칭 무해무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수많은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화장도 매장과 같이 그 길흉의 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화장(火葬)으로 모셔도 모신 장소의 길흉에 따라 그 풍수적 영향을 준다’고 오래전부터 화장(火葬)의 풍수적 영향에 대하여 주장하였다.
메이지 유신(1867년) 이후, 화장이 보편화된 일본을 방문해 보니, 필자의 주장이 맞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 수목장(樹木葬)에 대하여.
최근 스위스, 독일, 뉴질랜드, 영국, 일본 등에서 수목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수목장은 화장한 시신의 유골을 나무 아래 묻고 나무에 고인의 명패를 달면 그뿐이다. 봉분도 비석도 울타리도 없다. 이로써 유골은 완전히 나무의 밑거름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사람과 나무가 상생하며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회귀, 영생(永生)한다는 섭리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수목장은 그 취지도 아름답거니와, 매년 벌초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
국내 임학계의 거두 ‘나무박사’ 김교수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뤘다고 한다. 풍수학자 최창조도 수목장을 권장하고 나섰다(본인의 부모를 수목장으로 개장하였음). 나무 잎사귀마다 고인의 혼이 담겨 있기에 나무 사랑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크다고도 했다.
수목장이라야 자연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생물이 그 수명을 다하면 모두 자연 회귀한다. 영생이란 종교나 특정인의 믿음의 체계이지 풍수의 본질과 무관하다.
수목장으로 모셨는데, 나무가 훼손되거나 불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모신 터가 좋지 않아 나중에 이장을 하려 해도 이미 나무의 거름이 되어버렸는데 어쩔 것인가. 필자는 수목장이 가장 위험하고 패륜적인 장법이라고 생각한다.
조상을 모시는 장법의 문제를 나무 사랑에 결부시키는 발상이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다.
- 풍수의 결록에 대하여.
최씨유산록, 두사충 결록, 일지승 결록, 성거사 결록 등등. 옛날 명사들이 좋은 명당이나 혈처라고 생각한 지점을 알듯 모를 듯하게 기록해놓은 책이다. 그런데 이런 책들은 대부분 전거(reference)도 불투명하고 심지어 장삿속으로 유명인의 이름에 가탁(假託)한 위작이 많다.
이런 결록의 내용에는, 뭇 신하가 조읍하는 군신봉조(群臣奉朝)는 임금이 날 제왕지지(帝王之地)이고, 십수 대를 연이어 장군과 정승이 배출된다는 장상지지(將相之地)도 있고, 수많은 자손들이 부귀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백자천손 부귀부절지지(百子千孫 富貴不絶之地)도 있으며, 임금이 나는 혈처이므로 일반인들은 쓰면 안 된다는 금혈(禁穴)도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사례는 실제로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 여전히 결록에 의존하여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망에서 벗어나시기 바란다.
2016년
손건웅
▣ 작가 소개
손건웅
춘천고등학교, 강원대학교 졸업
풍수유람가
네이버 카페 ‘동강의 풍수유람’ 운영
저서 『풍수로 세상을 보다』
▣ 주요 목차
**한국
*정계
박근혜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반기문 대망론
권부실세
*재계
삼성(三星)그룹
현대(現代)그룹
LG그룹
SK그룹
GS그룹
롯데그룹
효성그룹
한화그룹
국제그룹
호남전기
신세계그룹
휠라
현금왕 단사천
광화문곰 고성일
한일시멘트
경방그룹
삼환기업
호반건설
세아제강
대신증권
경남기업
대구백화점
광동제약
세방여행사
부산 태화쇼핑
민음사
동화약품
신영 와코루
태극당
장충동 왕족발
미래에셋
KEB 하나은행장
코오롱그룹
*문화·예술인
소설가 이병주
미당 서정주
수필가 전혜린
소설가 박완서
시인 천상병
시인 조지훈
벽초 홍명희
만해 한용운
『혼(魂)불』의 최명희
야구선수 최동원
탤런트 김태희
탤런트 최진실
가수 배호
배우 박용하
전설의 DJ 이종환
작곡가 박춘석
디자이너 앙드레 김
가수 조용필 선영
집밥 백종원 선영
연출가 김종학
가수 신해철
*임협(任俠)·풍수가
시라소니 이성순
긴도깡 김두한
정치깡패 이정재
낙화유수 김태련
천안곰 조일환
무학대사 부도탑
격암 남사고
청오 지창룡
육관도사 손석우
하남 장용득
장익호
최창조 교수 선영
이문호 교수 선영
필자의 선영
**중국
*정계와 역사인물
시진핑과 보시라이, 그들의 명운을 가른 부모 묘소
쑨원 묘소
장제스(蔣介石) 선영
청말 광서제와 선통제
베이징 교외 3인의 군벌
*혁명·문화인
중국혁명 원로들의 묘소
문화인
**일본
*정계와 역사인물
아베 신조 선영
이토 히로부미 묘소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 개막(開幕)의 영웅
최후의 쇼군, 도쿠가와 요시노부
주신쿠라(忠臣?), 무사도의 로망을 걷다
기라 고즈케노스케(吉良上野介) 선영
다이쇼(大正)와 쇼와(昭和) 황릉
미치코(美智子) 황후의 조부와 부모
러일전쟁의 영웅, 도고 헤하치로
윤봉길 의사가 격살(擊殺)한 시라가와
광기의 살인마, 도조 히데키
양식(良識)의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
*재계
재벌
*문화·예술인
문화인
*현해탄을 넘나든 인물
조선 도공의 후예, 박무덕
레슬링계의 대부, 역도산
‘박치기왕’, 김일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
불모지대의 주인공, 세지마 류조
긴자(銀座)의 호랑이, 정건영
도쿄의 양택
*여적(餘滴)
호리지차란?
수목장, 위험하고 패륜적인 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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