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길을 가다 -실천적 사회학자 장 지글러의 인문학적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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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장 지글러
출판사항갈라파고스, 발행일:2016/04/29
형태사항p.381p. 국판:22CM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703804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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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상은 언제나 이미 존재하는 문화적·지적 토양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나는 다음의 물음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난 누구의 상속자인가? 누가 내 사상에 자극을 주었고, 또 계속 자극을 주고 있는가? 또한 나보다 먼저 그 길을 간 사람들, 그리고 나와 동행했고 여전히 동행하는 사람들, 내가 그들과 일치하는 지점이 어디이고 그렇지 않은 지점이 어디인지를 설명할 것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장 지글러, 한 실천적 사회학자의 인문학적 자서전

『왜 세계의 절반을 굶주리는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 지글러는 빈곤과 기아 문제를 전공한 사회학로서 그는 빈곤과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엄밀하지만 결코 인도적인 관점을 잃지 않는 글로 주목을 받아왔다. 또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면서 에티오피아, 콩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칠레, 북한 등 굶주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엔 그가 있었다. 또 빈곤의 현실을 강의와 책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도 힘을 다했다. “굶주림으로 죽은 아이는 살해된 아이”라는 그의 말은 빈민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구호가 되었다.

그는 스위스 은행이 세계의 독재자, 범죄자들의 은닉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살해 위협을 받고, 소송을 당해 파산하기까지 했다. 이 책은 평생을 불의에 맞서 살아왔던 한 실천적 지식인의 지적 원동력과 지적 무기가 무엇인지 추적해가는 인문학적 자서전이다. 따라서 그간 출간되었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빼앗긴 대지의 꿈』,『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와 달리 철학적-이론적 요소들을 많이 담아내고 있다.

장 지글러는 볼테르, 루소, 마르크스, 막스 베버, 루카치, 조르주 뒤비, 그람시, 호르크하이머, 피에르 부르디외 등 장 지글러 행보의 지적 토양이 된 사상가들의 시대정신을 더듬어가며 불평등의 기원, 학문과 이데올로기의 관계, 인간의 소외와 국가의 역할, 국민 개념의 탄생 과정과 사회의 발전과정 등을 고찰한다. 불평등과 억압 대신 공정함과 정의로 이루어진 인간의 길을 걸어온 사회학자의 지적 연대기는 인문학적 사상들이 어떻게 한 인간을 평생 동안 지치지 않고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했는지 잘 보여준다.

장 지글러 자신과 다른 지식인을 향해 묻는다, 도대체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장 지글러는 이 책에서 자신의 지식인으로서 역할을 성찰한다. 올린다에서 만난 한 소년을 위해 정작 아무 일도 하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은 지식인으로서 그릇된 세계질서를 머리로는 거부하지만, 그 질서에 잘 적응했으며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그 질서를 재생산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 지식인으로서의 자괴감과 한계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지식인이란 도대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묻기 시작한다.

지식인은 세계를 해석하고, 세계에 대한 인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식인의 과업은 대상을 실제로 파악하는 것으로, 사회구조를 만들어내는 전략과 그 구조들이 생겨날 때 작용하는 힘을 규명해낸다. 장 지글러에게 지식은 결코 중립적일 수 없는데, 그는 기존의 사회제도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을 지식인의 중요한 역할로 규정한다. 이런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입장은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 그람시의 ‘유기적 지식인’의 논의와 맥을 같이한다.

지글러는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소외, 억압, 퇴보 등의 전략에 쓰인다면 ‘틀린’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인간의 해방, 자결, 인간화 등을 촉진시킨다면 그것은 ‘옳은’ 이데올로기가 된다. 나치스에 협력한 의사 멩겔레, 스페인의 예수회 수사 아코스타처럼 아무리 학문적 지식을 발전시켰다 해도 그 대가로 인간들에게 폐해를 안겼다면 그들의 행동은 정당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장 지글러는 지적 거인들의 시대정신을 추적해감으로써 지식인의 책무를 이야기한다.

이론과 실천의 통합,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더 멀리 본다

볼테르, 루소, 마르크스, 막스 베버, 루카치, 조르주 뒤비, 그람시, 호르크하이머, 피에르 부르디외 등 장 지글러 행보의 지적 토양이 된 사상가들의 시대정신을 더듬어가며 불평등의 기원, 학문과 이데올로기의 관계, 인간의 소외와 국가의 역할, 국민 개념의 탄생 과정과 사회의 발전과정 등을 고찰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당면한 세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어떻게 실천해가야 하는지에 대한 좌표를 설정한다. 특히 마르크스, 루카치, 호르크하이머, 사르트르 등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의식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인물들로, 소외의 메커니즘, 균질화된 의식, 신자유주의의 극심한 폐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저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장 지글러는 이러한 지적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더 멀리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한다.

장 지글러는 먼저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의 논의를 통해 불평등의 문제를 고찰한다. 루소에 따르면 사회적 불평등은 사적 소유의 도입에서 비롯된다. 그는 불평등을 악의 근원으로 보았으며, 인류를 나락에 빠지게 한다고 경고했다. 장 지글러는 불평등의 논의를 현재의 세계질서로 이어간다. 그는 오늘날 극명하게 드러나는 인간들 간의 불평등을 현재의 경제 질서에서 찾는다. 오늘날에는 식량 생산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살 돈이 없어 식량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미 현재의 농업 생산력 수준은 120억 명을 부양할 수 있음에도 영양실조와 만성적인 굶주림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그는 마르크스의 국가론이 지금은 다소 낡은 개념처럼 받아들이지만, 그 개념에 부여한 의미의 중요성을 재해석한다. 장 지글러는 국제연합 총회가 1948년 12월 10일 파리에서 채택된 유엔 인권선언의 제1조(“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인간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므로 서로에게 형제자매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는 마르크스의 비전을 거의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말한다.

장 지글러는 마르크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 등의 논의를 끌어와 현대 상품사회의 심각한 모순인 의식의 소외문제를 다룬다. 소외로 인해 인간은 상품사회에 종속되고 다른 인간과 분리된 채 홀로 존재하며 인간의 정체성은 파괴되면서 탈인간화현상이 가속화된다. 모든 사회적 관계는 상품관계로 변질되고, 심지어 인간의 신체도 상품으로 거래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런 소외의 문제는 경직되고 균질화된 의식의 지배를 불러온다.

장 지글러는 지적 거장들의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끌어와 현재 세계의 현안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내고 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일이다”는 마르크스의 말처럼 장 지글러는 그러한 재해석을 통해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이끌어냈다. 결국 그의 학문적 여정은 세상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꿈꾼다. 연대를 꿈꾸는 학문의 길

“남에게 가해지는 비인간성은 내 안의 인간성을 파괴한다.” 장 지글러는 칸트의 인식을 자신의 신조로 받아들이며, 잘못된 세계질서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걸면서 인류애를 기반으로 한 연대에 호소한다. 장 지글러는 이처럼 학문이 현실과 거리가 먼 비현실적 지식과 형이상학적 사변에 머무는 것을 좌시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현재의 구조를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성으로 비관하되 의지로 낙관하라’는 그람시의 말처럼 그는 인간의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역사의 새로운 주체, 새로운 세계 시민사회를 갈망하며, 인류가 서로 연대하고 도우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러주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장 지글러가 어떠한 지적 무기로 글로벌 금융자본의 세계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구조와 빈곤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집스럽게 붙들고 평생 씨름하게 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인문학적 사상들이 어떻게 한 인간을 80 평생 동안 지치지 않고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했는지 잘 보여준다. 불평등과 억압 대신 공정함과 정의로 이루어진 인간의 길을 걸어온 사회학자의 지적 연대기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온 인류가 연대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 작가 소개

저 : 장 지글러
Jean Ziegler
1934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장 지글러는 제네바 대학과 소르본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1981년부터 1999년까지 스위스 연방의회에서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2000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했으며, 현재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국제법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이자 실증적인 사회학자다.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를 발표한 뒤 의원 면책 특권을 박탈당하고 조국의 배신자라고 비난받았으며, 연이은 고소, 고발은 물론 목숨의 위협까지 받았지만 진실을 알리겠다는 신념으로 모든 것을 견뎌냈다. 대표작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빼앗긴 대지의 꿈』『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등이 있다.

역자 : 모명숙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공부하고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에너지 명령』 『지구의 미래』 『이성의 섬』 『운라트 선생 또는 어느 폭군의 종말』 『카사노바의 귀향?꿈의 노벨레』 『한낮의 여자』 『요헨의 선택』 『내 인생을 바꾼 세계의 명작』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우리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장 지식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2장 불평등은 어떻게 해서 생겨났나?
1. 루소의 경고
2. 야만적인 세계질서
3. 루카치의 백일몽
양심은 역사를 움직일 수 있다

3장 이데올로기의 두 얼굴
1. 조르주 뒤비,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가?
2. 이데올로기들은 어떻게 생겨나고 발전하고 변화하는가?
3.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치 못한 조롱
4. 반계몽주의, 누군가에게는 낙원, 누군가에게는 망상

4장 학문과 이데올로기, 대립의 역사
1. 막스 베버, 독일 대학교에 무슨 일이 있었나?
2. 갈릴레이의 사상을 요구한 베네치아 총독
3. 양심 없는 학문은 영혼의 폐허다
4. 대학이 무슨 소용인가?
학문은 예술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5장 인간은 왜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나
1. 자기 자신에게 낯설어진 사람들
2. 텔레비전 앞 흔들 인형이 되다

6장 국가의 권력은 어디로 갈까?
1. 국가는 어떻게 생겨나는가?
2. 국가, 권력자들의 무기
3. 관료의 기생생활
4. 앙리 르페브르, 권력은 왜 비밀을 만드는가?
5. 카를 마르크스, 국가론의 유산
마르크스를 사칭하는 나라들
6. 국가 없는 사회
7. 하버마스, 약자들에게 소용없는 국가

7장 국민이야말로 문명의 증거
1. 국민, 발미의 포격과 함께 역사에 등장하다
2. 인종주의, 문명을 위협하다
3. 실패한 탈식민화, 원민족의 비극
4. 엘리트는 마리오네트
5. 학살 캠페인, 유럽 첩보기관이 바빠진 이유
6. 비스마르크, 독일을 위해 아프리카를 분할하다
7. 남수단의 지옥
8. 우리의 자유와 당신들의 자유를 위해

8장 사회는 어떻게 생겨나고 발전하는가?
1. 역사에도 법칙이 있을까?
2. 문화인류학, 인간 사회의 시작을 실험하다

9장 발생사회학, 목소리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10장 어둠의 인류애

나오는 말: 당신은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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