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마녀’ 개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산되었나?
마녀사냥이라는 ‘광기’가 근대 유럽을 휩쓸었다. 밤에 짐승으로 변신하여 악마와 성관계를 맺고 그렇게 얻은 가공할 힘으로 사람을 죽이고 폭풍우를 일으킨다는 기이한 혐의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고문을 가해 마녀 혐의를 자백하게 하고 다시 더 많은 사람의 이름을 불게 만들어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마녀는 인류의 구원을 방해하려는 악마의 계획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초자연적인 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악마의 하수인이라는 특별한 개념이다. 마녀가 헛된 망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악마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변모하게 되는 것은 서기 1000년 이후부터다. 중세 유럽은 표면적으로는 기독교가 지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귀신이나 요정, 특정 장소에 고착된 영들, 고대 이교 신들의 흔적들이 강고하게 잔존해 있었다. 이와 같은 초자연적 힘들이 물질세계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마술적 세계관이 민중 문화 내에 뿌리 내리고 있었다.
중세 중엽 이후 신앙과 이성의 담당자인 교회와 국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정립하고 신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선을 수호하기 위해서 악을 억눌러야 했다. 지극히 사악한 존재는 지고의 선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고, 극단적인 마녀사냥은 권력을 강화하였다. 점을 치거나 불임을 치료해 주는 민간 신앙의 전파자들은 어느덧 악마의 하수인으로 몰렸다. 마녀사냥은 국가와 교회, 마을 공동체 간의 복합적인 관계 속에서 발전하며, 16~17세기에 이르러 하나의 광기로 유럽을 휩쓸었다.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역으로 규정한 마녀
자신의 정당성을 위해 악을 필요로 하는 현상은 초역사적으로 존재했다. 나치에게는 유대인이, 파시 스트들에게는 공산당이, 스탈린주의자들에게는 미제(美帝) 스파이가 마녀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상징적 의미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악마의 사주를 받아 인간 사회 전체를 위험에 떨어뜨리는 마녀를 창안하고 동원한 것은 근대 초기 유럽 문명의 특이한 현상이었다.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역으로 규정하는 자신의 역할을 마친 후 마녀는 서서히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갔다.
▣ 작가 소개
저 : 주경철
朱京哲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및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테이레시아스의 역사』『네덜란드―튜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언어 사중주(공저)』『문화로 읽는 세계사』『신데렐라 천년의 여행』『대항해시대』『문명과 바다』『히스토리아』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역사와 영화』『유럽의 음식문화』『제국의 몰락』『경제강대국 흥망사 1500-1990』『유토피아』,『히스토리아 노바』,『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외에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며
I. 유니우스의 비극
II . 기독교화와 마술: 서기 1000년까지
III. 민중 신앙과 마술 59
IV. 권위의 확립과 이단: 대권과 대죄
V. 마녀 개념의 도약
VI. 『개미 나라』
VII . 『말레우스』, 악의 고전
VIII . 재판과 처형의 매뉴얼: 개념에서 실천으로
IX. 광기의 폭발
X. 마녀사냥의 쇠퇴
나가며
주석
참고문헌
‘마녀’ 개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산되었나?
마녀사냥이라는 ‘광기’가 근대 유럽을 휩쓸었다. 밤에 짐승으로 변신하여 악마와 성관계를 맺고 그렇게 얻은 가공할 힘으로 사람을 죽이고 폭풍우를 일으킨다는 기이한 혐의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고문을 가해 마녀 혐의를 자백하게 하고 다시 더 많은 사람의 이름을 불게 만들어 희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마녀는 인류의 구원을 방해하려는 악마의 계획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초자연적인 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악마의 하수인이라는 특별한 개념이다. 마녀가 헛된 망상 속의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악마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변모하게 되는 것은 서기 1000년 이후부터다. 중세 유럽은 표면적으로는 기독교가 지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귀신이나 요정, 특정 장소에 고착된 영들, 고대 이교 신들의 흔적들이 강고하게 잔존해 있었다. 이와 같은 초자연적 힘들이 물질세계에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마술적 세계관이 민중 문화 내에 뿌리 내리고 있었다.
중세 중엽 이후 신앙과 이성의 담당자인 교회와 국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정립하고 신민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선을 수호하기 위해서 악을 억눌러야 했다. 지극히 사악한 존재는 지고의 선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고, 극단적인 마녀사냥은 권력을 강화하였다. 점을 치거나 불임을 치료해 주는 민간 신앙의 전파자들은 어느덧 악마의 하수인으로 몰렸다. 마녀사냥은 국가와 교회, 마을 공동체 간의 복합적인 관계 속에서 발전하며, 16~17세기에 이르러 하나의 광기로 유럽을 휩쓸었다.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역으로 규정한 마녀
자신의 정당성을 위해 악을 필요로 하는 현상은 초역사적으로 존재했다. 나치에게는 유대인이, 파시 스트들에게는 공산당이, 스탈린주의자들에게는 미제(美帝) 스파이가 마녀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상징적 의미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악마의 사주를 받아 인간 사회 전체를 위험에 떨어뜨리는 마녀를 창안하고 동원한 것은 근대 초기 유럽 문명의 특이한 현상이었다. 근대 문명을 어둠의 세계로부터 역으로 규정하는 자신의 역할을 마친 후 마녀는 서서히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갔다.
▣ 작가 소개
저 : 주경철
朱京哲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및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테이레시아스의 역사』『네덜란드―튜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언어 사중주(공저)』『문화로 읽는 세계사』『신데렐라 천년의 여행』『대항해시대』『문명과 바다』『히스토리아』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역사와 영화』『유럽의 음식문화』『제국의 몰락』『경제강대국 흥망사 1500-1990』『유토피아』,『히스토리아 노바』,『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외에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며
I. 유니우스의 비극
II . 기독교화와 마술: 서기 1000년까지
III. 민중 신앙과 마술 59
IV. 권위의 확립과 이단: 대권과 대죄
V. 마녀 개념의 도약
VI. 『개미 나라』
VII . 『말레우스』, 악의 고전
VIII . 재판과 처형의 매뉴얼: 개념에서 실천으로
IX. 광기의 폭발
X. 마녀사냥의 쇠퇴
나가며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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