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 서평
낮고도 어두운 곳에 흐르는 삶의 기적
1993년에 시로, 1994년에 소설로 등단한 이후 존재의 내면에 드리운 생래적 어둠과 고독의 근원지를 집요하게 탐사하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뤄온 소설가 한강은 처음으로 선보이는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에서 어둠 속에 잠재된 빛의 실재를 조심스레 꺼내 보인다. 작가는 보잘것없는 풀 한 포기가 태양보다 밝고 빛보다 환한 꽃으로 성장하기 위해 치러내야 했던 독한 가슴앓이를 통해 상처와 절망의 극한에서 기적처럼 마주하는 생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슬프도록 아름답게 이어지는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에 김세현씨의 부드러운 삽화가 조화를 이룬 이번 동화는 소설가 김연수씨의 지적처럼 "어둠 속에 들어가면 누구나 묻게 되는 질문에 답하는 이야기"이며 "그 낮고도 어두운 곳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 것인지를 조용히 성찰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왜 슬퍼하지 않느냐구요? 이제는 알고 있는걸요. 나에게 꽃이 피기 전에도, 그 꽃이 피어난 뒤에도, 마침내 영원히 꽃을 잃은 뒤라 해도, 내 이름은 언제나 태양꽃이란 걸요"
▣ 신문 서평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삶의 찬미' 가득
한강(32)의 이번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어른’만으로 독자를 한정하거나 ‘동화’라는 장르로 스스로를 가둔다면, 많은 독자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의 먹먹한 감동은 이제 한 아기의 엄마가 된 이 작가가 남들이 아직 찾지 못한 ‘삶의 경이로움’과 ‘살아있다는 것의 기쁨’으로 가는 비밀의 문을 발견했음을 알게 한다.
20대 초반인 1993년에 시로, 1994년에 소설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 재능 있는 작가가 등단 10년 만에 내 놓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어둡고 습한 담장 아래에서 태어난 ‘나’는 단단한 흙을 비집고 나오느라 몸 여기저기가 온통 멍 투성이였지만, 아무리 길게 목을 뽑아봐도 빛 한줄기를 쬘 수 없는 그늘 속의 어린 싹이다.
“저릿저릿 잔뿌리들이 소스라치고, 이마에 홧홧 열이 올랐다가 이내 내리곤”(26쪽)하던 어느날, 어둠 속의 ‘나’에게도 꽃이 피어난다. 하지만 내가 가진 건, 지나가는 꿀벌과 산바람이 “해파리나 말미잘 촉수처럼 생겼다”고 놀리는, 볼품없고 지저분한 꽃잎일 뿐.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괴로워하는 그에게 아직 흙구멍 아래에서 싹도 틔우지 못한 친구가 말한다. “저 꽃밭에선 다들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니? 진딧물들이 잔뜩 달라붙어 단물을 빨아먹는 바람에, 예쁜 봉숭아들이 밤낮으로 숨죽여 앓고 있는 걸 모르니?
여린 줄기를 뚫고 날카로운 가시들을 돋워 내보낼 때마다 장미꽃들이 몰래 울음을 참는 걸 모른단 말이니?”(53쪽)보잘 것 없고 냄새나던 풀 한 포기가 태양처럼 샛노랗고, 태양보다 눈부신 꽃으로 변하기 위해 겪었던 그 독한 가슴앓이는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포개지면서 더욱 여운을 남긴다.
“나에게 그 꽃이 피기 전에도, 그 꽃이 피어난 뒤에도, 마침내 영원히 꽃을 잃은 뒤라 해도, 내 이름은 언제나 태양꽃이란 걸요.”(103쪽)라는 깨달음은, 자신의 삶과 태양꽃의 삶을 겹쳐 읽었던 독자에게, 절망하고 아파하기보다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라고 유혹한다.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절망할 수 없는 것조차 절망하지 말고…”라고, 작가가 후기에서 인용한 정현종의 싯구처럼.
김세현씨가 부드러운 수묵 농담(濃淡)으로 표현한 삽화도 아름답다. 마지막 페이지에 유일하게 색을 넣어 표현된 해바라기를 하나씩 가슴에 품고 봄을 흠뻑 빨아들이시기를[2002.3.15 조선일보 어수웅 기자]
낮고도 어두운 곳에 흐르는 삶의 기적
1993년에 시로, 1994년에 소설로 등단한 이후 존재의 내면에 드리운 생래적 어둠과 고독의 근원지를 집요하게 탐사하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뤄온 소설가 한강은 처음으로 선보이는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에서 어둠 속에 잠재된 빛의 실재를 조심스레 꺼내 보인다. 작가는 보잘것없는 풀 한 포기가 태양보다 밝고 빛보다 환한 꽃으로 성장하기 위해 치러내야 했던 독한 가슴앓이를 통해 상처와 절망의 극한에서 기적처럼 마주하는 생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슬프도록 아름답게 이어지는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에 김세현씨의 부드러운 삽화가 조화를 이룬 이번 동화는 소설가 김연수씨의 지적처럼 "어둠 속에 들어가면 누구나 묻게 되는 질문에 답하는 이야기"이며 "그 낮고도 어두운 곳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 것인지를 조용히 성찰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왜 슬퍼하지 않느냐구요? 이제는 알고 있는걸요. 나에게 꽃이 피기 전에도, 그 꽃이 피어난 뒤에도, 마침내 영원히 꽃을 잃은 뒤라 해도, 내 이름은 언제나 태양꽃이란 걸요"
▣ 신문 서평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삶의 찬미' 가득
한강(32)의 이번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어른’만으로 독자를 한정하거나 ‘동화’라는 장르로 스스로를 가둔다면, 많은 독자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의 먹먹한 감동은 이제 한 아기의 엄마가 된 이 작가가 남들이 아직 찾지 못한 ‘삶의 경이로움’과 ‘살아있다는 것의 기쁨’으로 가는 비밀의 문을 발견했음을 알게 한다.
20대 초반인 1993년에 시로, 1994년에 소설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던 이 재능 있는 작가가 등단 10년 만에 내 놓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어둡고 습한 담장 아래에서 태어난 ‘나’는 단단한 흙을 비집고 나오느라 몸 여기저기가 온통 멍 투성이였지만, 아무리 길게 목을 뽑아봐도 빛 한줄기를 쬘 수 없는 그늘 속의 어린 싹이다.
“저릿저릿 잔뿌리들이 소스라치고, 이마에 홧홧 열이 올랐다가 이내 내리곤”(26쪽)하던 어느날, 어둠 속의 ‘나’에게도 꽃이 피어난다. 하지만 내가 가진 건, 지나가는 꿀벌과 산바람이 “해파리나 말미잘 촉수처럼 생겼다”고 놀리는, 볼품없고 지저분한 꽃잎일 뿐.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괴로워하는 그에게 아직 흙구멍 아래에서 싹도 틔우지 못한 친구가 말한다. “저 꽃밭에선 다들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니? 진딧물들이 잔뜩 달라붙어 단물을 빨아먹는 바람에, 예쁜 봉숭아들이 밤낮으로 숨죽여 앓고 있는 걸 모르니?
여린 줄기를 뚫고 날카로운 가시들을 돋워 내보낼 때마다 장미꽃들이 몰래 울음을 참는 걸 모른단 말이니?”(53쪽)보잘 것 없고 냄새나던 풀 한 포기가 태양처럼 샛노랗고, 태양보다 눈부신 꽃으로 변하기 위해 겪었던 그 독한 가슴앓이는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포개지면서 더욱 여운을 남긴다.
“나에게 그 꽃이 피기 전에도, 그 꽃이 피어난 뒤에도, 마침내 영원히 꽃을 잃은 뒤라 해도, 내 이름은 언제나 태양꽃이란 걸요.”(103쪽)라는 깨달음은, 자신의 삶과 태양꽃의 삶을 겹쳐 읽었던 독자에게, 절망하고 아파하기보다는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라고 유혹한다.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절망할 수 없는 것조차 절망하지 말고…”라고, 작가가 후기에서 인용한 정현종의 싯구처럼.
김세현씨가 부드러운 수묵 농담(濃淡)으로 표현한 삽화도 아름답다. 마지막 페이지에 유일하게 색을 넣어 표현된 해바라기를 하나씩 가슴에 품고 봄을 흠뻑 빨아들이시기를[2002.3.15 조선일보 어수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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