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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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강상중
출판사항사계절, 발행일:2016/07/22
형태사항p.239 국판:23
매장위치예술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828996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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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말을 걸며 다가온 한 장의 그림;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어느 날 무거운 눈구름 사이로 엷은 햇살이 비치던 뮌헨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장소는 독일 굴지의 국립미술관 알테 피나코테크의 한 전시실. (…) 바깥의 쌀쌀한 공기가 웅장하고 화려한 사원 같은 건물의 어두운 장내까지 흘러들어 관람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저는 중세에서 근세로 접어드는 시기의 작품을 모아둔 방으로 가려다가 구석에 걸린 그림을 보고 그만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꼼짝할 수 없었습니다. 분명 초상화였지만, 제게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남자가 저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16쪽)

재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과 그럼에도 일본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운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독일로 유학하여 ‘모라토리엄’ 시기를 보내고 있던 청년 강상중은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미술관에서 ‘한 장의 그림’을 마주하게 되었다. 곧게 뻗은 오른손으로 옷섶을 여미며 캔버스 밖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그림은 르네상스의 청신한 예술을 보다 형이상학적인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이었다. 뒤러가 28세 되던 해에 그린 이 작품이 던진 강렬한 질문 앞에서 청년 강상중은 그제야 마음속에 꽉 차있던 불안을 걷어내고 작고 미약한 희망의 불빛에 몸을 던질 수 있게 되었다.
뒤러의 [자화상]이 모라토리엄 인간이던 청년 강상중에게 던진 질문은 바로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あなたは誰?私はここにいる)”이다. 오늘날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사회현상 등에 비판의 날을 벼르고, 한일 양국의 수많은 독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 인생의 의미 전달하는 ‘강상중’의 출발점에는 바로 ‘한 장의 그림’과의 만남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학 교수가 되는 등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강상중은 2009년 국영방송 NHK에서 40년째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일요미술관]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자화상]과의 만남을 비롯하여 [일요미술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작품들을 소개하며 자신만의 잔잔하지만 단단한 예술론을 펼쳐낸다. 특히 이 책에서 강상중의 예술론은 그의 개인적 체험들에 더해, 원고 집필 중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현대사회의 경험과 결합되면서 대재앙과 폐허, 빛나는 파열破裂, 그리고 받아들임을 통한 구원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형성한다.

그림 속 인간과 그림 밖 인간의 만남;
“예술에 대한 감동은 지극히 개인적입니다. 그러니 저마다의 감동과 마주하면 됩니다.”

지은이의 예술론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그의 감상이 예술가와 자신의 동일시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강상중은 색의 배합, 붓의 터치, 소실점, 예술사조 등 미술 감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와 방법론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예술가는 어떤 이유에서 이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그는 17세기 에스파냐 궁정 화가로 유명한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과 [앉아 있는 궁정 광대의 초상]을 보면서, 화가가 콘베르소(conversos, 그리스도로 개종한 유대인)였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저는 벨라스케스가 난쟁이를 신기한 볼거리로 간주하거나 혹은 냉정하게 거리를 둔 것도 아니었고, 인간애적인 시선으로 그린 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그들을 자신과 같은 처지의 친구로 여겼지 않나 싶습니다. 이는 벨라스케스가 자신의 신분을 숨겼다는 것과 관련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콘베르소로서의 과거를 지움으로써 궁정 화가 겸 관리라는 높은 지위를 얻었습니다. _ 29~30쪽

이처럼 살아남기 위해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감추고 기독교인인 체해야 했던 벨라스케스의 상황과 재일 한국인으로서 살아남아야만 했던 강상중 자신의 경험이 겹쳐지며, 그림을 대하는 그만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9세기말 오스트리아 빈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그림을 설명하는 장면에는 ‘강상중식 그림 읽기’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강상중은 클림트의 [다나에]와 실레의 [장식이 붙은 담요 위에 누운 두 소녀]를 관객에게 ‘발가벗은 영혼’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소개한다. 이를테면 현란하고 화려한 클림트의 그림은 ‘장식으로서의 나체’를, 반대로 일체의 장식 없이 거칠고 창백한 몸을 드러내는 실레의 그림은 ‘내면으로서의 나체’를 보여주지만, 둘은 자신 안에서 동전의 앞뒤같이 한 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동전의 정체는 에로스에 대한 감각이다. 지은이가 관능과 환의의 성애와 퇴폐와 절박의 성애를 동시에 바라는 역설이 자신 안에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인간 강상중’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묵시록의 한 장면에 남겨진 재생 그리고 구원;
“언젠가 그림이 내민 구원의 손을 잡고 함께 춤추는 날이 올 것이다.”

대형 선박이 정박한 항구 바로 옆에 무언가를 넣어둔 그릇처럼 우뚝 솟은 탑. 심지어 그 꼭대기와 벽면이 무너지기 시작한 듯 보이는 거대한 건조물은, 지진 이후 수소 폭발과 방사능 유출을 일으키고 전 일본을 패닉으로 몰고 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와 마치 쌍둥이 같습니다. (129~132쪽)

지은이는 개인적 체험으로부터 시작한 예술론을 자신의 주요 테마라 할 수 있는 ‘시대와 마음의 병’으로까지 전개한다. 마침 이 책을 집필하던 당시에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파도에 휩쓸려온 뻘과 쓰레기 더미에 잠긴 도시, 생명의 흔적조차 남지 않은 그곳에서 강상중의 사유는 다시 시작된다.
16세기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피터르 브뤼헐의 대작 [죽음의 승리]와 [바벨탑] 앞에서 그는 한 시대의 종언을 떠올린다. 오늘날 인간이 벌인 모든 행위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 고도의 문명이 제 아무리 견고하게 인류의 안전신화를 높이 쌓는다 하더라도 난폭한 자연이 도래하는 순간 모래성처럼 쓰러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강상중은 3·11을 통해 ‘안전신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의 선언은 절망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 오리려 끝을 인정하고 앞선 시대와 사회를 뒤덮고 있던 허무를 비워낼 때 그 자리에 감동이 깃들어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보여주는 수많은 예술 작품 속에 남겨진 이야기와 상징들은 후대로 하여금 그것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것에 감동하게끔 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그 감동을 ‘받아들이는 힘’에서 지금 여기에서 두 발을 딛고 살아갈 용기를 되살릴 수 있다.

주요 내용

바로, 지금, 여기의 존재들

강상중을 매혹한 그림의 특징은 ‘살아 있는 존재 그 자체를 드러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굳이 예술사조로 설명하면 ‘자연주의’나 ‘사실주의’로 부를 수 있는 것들이다. 르네상스 이후에 등장한 경향으로서, 존재와 시간을 초월한 신적인 것의 현현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들을 화폭 안에 옮겨놓은 작품들이다.
『구원의 미술관』에서는 존재 자체를 드러낸 대표적인 예로 구스타브 쿠르베, 에두아르 마네, 폴 고갱 등의 작품을 든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사회에 불편함을 안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쿠르베가 가진 예술에 대한 신념은 ‘나는 보지 않은 것은 그리지 않는다’인데, (…) 보수적인 비평가들은 영웅이나 국왕이 아닌, 이름 없는 인간의 장례식을 굳이 이렇게 열심히 그려놓은 것이 이상하다며 이 작품을 혹평했습니다. _ 48쪽

마네는 그런 시대의 분위기를 가감 없이 캔버스에 반영했습니다. 그런 만큼 사람들은 자기가 숨기던 것이 폭로되었다고 느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생생함을 마주하고 놀란 사람들 뒤에 사실은 위선이 숨겨져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마네의 그림은 그 위선을 공격한 것입니다. _ 52쪽

이와 같은 반응에서 지은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껍데기에 대한 강박적 집착을 읽어낸다. 르네상스는 인간의 눈이 신의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존재로 향하도록 돌려놓았지만, 지금 우리의 시대는 다시금 어떤 목적도 의미도 없이 그저 다음날로 흘러가고 있을 뿐이다. 지은이는 당대에 불편함을 던졌던 작품들을 차근차근 돌아보며 ‘존재’의 의미를 반추해나간다.

무심無心에 대한 동경

강상중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결국 모든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야심경』의 ‘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는 구절과도 연결되는 이 말이, 그가 『구원의 미술관』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요지다. 지은이는 「4장 순백에의 동경」에서 자신이 흰옷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흰색白을 모든 것을 다 써버리고 마침내 초극에 이르렀을 때 발현되는 색이라는 설명이다.

흰색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무채색, 다시 말하면 색채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허vacant’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공허가 아니라 아마 그 반대 아닐까요. 속이 빈 것이 아니라 모든 색의 요소 혹은 모든 색의 가능성이 거기에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모든 색의 주장을 다한 그 끝에 흰색이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이 끝까지 간 그곳에서 흰옷을 입는 것은 이런 의미가 아닐까요. _ 96쪽

마찬가지로 마음속의 모든 것을 불태웠을 때 도달하는 곳이 바로 ‘무심’의 세계라고 말한다. 일본의 화가 이토 자쿠추와 구마다 지카보가 그린 곤충화와 동물화를 예로 드는데, 그들의 그림에는 과거의 아픔이나 미래의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 ‘지금. 여기’의 반짝임만이 담겨 있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생물로서의 인간인 현대인이 회복해야 할 것이 바로 ‘백’과 ‘무심’의 세계라는 것이다.

삶의 의지를 전승하는 일

강상중은 머저리티와 마이너리티의 경계가 소멸되는 지점에서 새로운 시대가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는 머저리티의 역사였으며, 마이너리티(지은이는 ‘자이니치 코리안’, 즉 일본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속한다)에게는 스스로의 모습을 표상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 시대가 종결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무엇이 등장해야 한다. 강상중은 새로운 시대의 마중물로서 ‘미술’로 눈길을 돌린다.

생각해보면 미의 전당에 자신을 바친 대다수의 예술가가 당대의 지배적인 미의 기준에서 보면 마이너리티였다. 그러나 그들의 위대함은 마이너리티의 ‘거류지’에 머물지 않고 그 탁월한 창조력을 가지고 머저리티와 마이너리티의 경계 그 자체를 안쪽에서부터 무너뜨리는 미의 진실을 우리들에게 아낌없이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 228쪽)

『구원의 미술관』은 ‘그림’이 아니라 그림이 ‘남긴 것’을 좇는 여정이다. 강상중이 알브레히트 뒤러와 에두아르 마네, 귀스타브 쿠르베와 피터르 브뤼헐,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마크 로스코와 파울 클레 등의 그림을 보며 발견한 것, 혹은 그 안에서 찾고자 했던 것은 바로 ‘삶을 이어나가려는 의지’였다.

무언가에 감동하는 힘이란 곧 살아가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살아갈 힘을 잃어버린 사람은 더 이상 그 무엇에도 감동하지 않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무언가를 보고 감동할 수 있다면 그건 살아갈 힘이 되살아났다는 뜻입니다. 감동이라는 것은 제 안에서 자가발전처럼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무언가를 매개로 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않습니다. (182쪽)

이 책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비탄과 우울, 무기력에 빠졌던 일본 사회를 위로했다. 선장 없는 배처럼 침몰의 공포에 빠진 한국 독자들에게도 어렴풋하지만 꺼지지 않을 희망의 빛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강상중
1950년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재일교포 1세이다. 일본 이름을 쓰며 일본 학교를 다녔던 그는 차별을 겪으면서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와세다 대학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2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 “나는 해방되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이후 일본 이름 ‘나가노 데츠오(永野鐵男)’를 버리고 본명을 쓰기 시작했고, 한국 사회의 문제와 재일 한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한다.

재일 한국인의 사회 진출이 쉽지 않아 대학원에서 유예기간을 갖던 중 은사의 권고로 독일 뉘른베르크 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독일에서 그는 베버와 푸코, 사이드를 통해 ‘재일(在日)’이라는 자기규정과 문제의식이 근대화와 서구중심주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보다 보편적인 컨텍스트로 이해되고 확장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1998년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지 않은 한국 국적자로는 최초로 도쿄 대학 정교수가 되었고, 일본 근대화 과정과 전후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일본 지식인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냉정한 분석과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 호소력 강한 목소리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정치뿐만 아니라 언론, 사상, 학문,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분석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대아시아관의 변화를 규명, 일본 지식인사회의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식민지지배의 역사 속에서 벌어진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의 근원 규명은 그의 중심 테마다. 도쿄 대학 정보학연구소 교수를 거쳐 현재 세이가쿠인대학 교수로 재임중이다.

그의 대표 저서 『고민하는 힘』은 고도성장의 시대가 끝나고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지는 사회 속에서 불안과 고민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힘든 고민의 시간이 곧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 『재일 강상중』 『내셔널리즘』 『세계화의 원근법』 『20세기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두 개의 전후와 일본』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을 향하여』 『고민하는 힘』 『청춘을 읽는다』 『반걸음만 앞서 가라』 『어머니』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등이 있다.

역자 : 노수경
도쿄 근교에서 아이를 기르면 통역, 번역 일을 함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마음』 『마음의 힘』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며 - 우리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9

1장 /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16
유언으로서의 자화상 19
참담한 시대의 결의 21
주인공은 누구인가 23
동병상련 25
대의명분 없는 나체 30
잊을 수 없는 눈동자 33

2장 / 생생함에 관하여
엄니를 드러내는 자연 40
세상의 기원 43
본 것만을 그리다 45
부르주아들의 점심 식사 49
창부가 누워 있을 뿐 53
스트립의 행방 55

3장 / 에로스의 유혹
악녀도 순진무구함도 62
세기말적 엑스터시 64
노출된 영혼 71
벌거숭이 시대의 추억 75
남쪽 섬의 이브 78
상실감 82

4장 / 순백에의 동경
하얀 꽃, 하얀 옷, 하얀 그릇 88
한눈파는 것을 허락하는 너그러움 90
결국 모든 것은 백白으로 94
광대무변의 뇌락 98
공허가 아닌 100

5장 / 불가해에 관하여
추상화를 향한 고집 106
녹아내리는 자아 108
피어오르는 기억 112
불가해한 세계를 그리다 116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 119
추상과 종교 121
감동이라는 마지막 카드 123

6장 / 죽음과 재생
죽음의 잔해 126
메멘토 모리 128
원전 사고의 ‘묵시록’ 132
그럼에도 인생은 이어진다 136

7장 /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인간 이외의 생물들 144
나는 ‘닭’이로소이다 146
나는 ‘벌레’로소이다 151
‘지금 여기’를 살다 158
무심에 익숙한 삶 161

8장 / 기도의 형태
기도밖에 할 수 없을 때 168
기도하는 손 170
진혼을 위한 부처들 173
기도의 태도 178

9장 / 정토에 관하여
나는 자연이 되고 싶다 184
눈 속의 정토 187
무지개 저편의 정토 190
어둡고 깊은 계곡 속으로 194
최초, 그리고 최후의 장소 196

10장 / 받아들이는 힘
인지를 넘어선 것 200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201
키클라데스 폼 205
사쓰마에서 꽃핀 백자 209
자기 주장이 없는 손 212
‘받아들이는 힘’의 감동 216

마치며 - 여기에서 살아간다 220

후기 227
옮긴이의 말 230
인용 및 참고문헌 232
찾아보기 235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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