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우리가 속삭이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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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대리언 리더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6/07/27
형태사항p.338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4187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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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랑의 언어에 감춰진 남녀의 욕망을 분석하다!

하루 일과에 대한 잡담을 나누거나, 밀어를 속삭이거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등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연인들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기껏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의 맹세를 받아낸 후에도 연인의 말을 백 퍼센트 믿지 못하는 양 “당신 나 사랑해?” “나 얼마나 사랑해?”처럼 끊임없이 관계를 의심하고 사랑을 확인받고자 한다. 하지만 사랑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면 대체 남녀관계에서 무엇이 두 사람에게 정신적 지주가 되어줄 수 있을까?

『여자에겐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로 남녀의 정체성과 고독, 남녀가 추구하는 환상 등을 탐구했던 대리언 리더가 이번에는 연인 사이에서의 간극과 우리가 연애를 하며 주고받는 말에 담긴 의미에 주목한다. 영미권에서 라캉 연구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대리언 리더답게 『사랑할 때 우리가 속삭이는 말들』에서도 프로이트와 라캉, 라이크의 정신분석 이론을 토대로 이러한 의문을 하나씩 풀어간다. 하지만 어려운 정신분석학 용어로 남녀 간의 대화를 분석하기보다는 그리스 비극이나 『햄릿』 『레베카』 같은 문학 작품부터, 〈은밀한 유혹〉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등의 영화, 그리고 엘리자베스 1세, 제인 오스틴 같은 역사적 인물의 사례나 다양한 임상 사례까지 다양한 텍스트로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사랑, 섹스, 시간에 대한 남녀 간의 입장과 태도의 차이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갈등을 통해 사랑의 언어에 감춰져 있는 남녀의 욕망을 다각도에서 고찰한다.

시인들은 사랑을 꿈에 비유하곤 하는데, 여기에는 언젠가 끝나는 꿈처럼 연애도 마찬가지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물론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다는 말이니 사랑이 종지부를 찍는 방식이 어떻게 사랑이 시작되는 방식에 반영되는지도 앞으로 살필 것이다. 연애 초기에 연인끼리 주고받는 약속은 연애 말기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일종의 암시가 될지도 모른다. 결국 가장 중요한 약속은 관계를 시작할 때와 자포자기하며 관계를 끝낼 때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은 남성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맹세하지 않으면 그때마다 상처받는다고 불평하면서도 남성이 사랑한다고 맹세하면 더 불안해진다고 덧붙였다. 남성의 침묵에 대한 의혹은 일단 그가 말로 꺼내면 몇 배로 커질 뿐이다. 결국 약속은 결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니, 애초에 약속이 없었다면 헤어질 가능성도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환상이 깨질 수 있다면, 본인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어차피 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애를 시작할 때 약속을 하는 게 아닐까? _본문에서(16~17쪽)

여자에겐 은밀한 약속이 있다

연인이 되려면 우선 두 사람 사이에서 사랑의 확인과 맹세가 필요하다. 이 관계의 첫 걸음부터 남녀에게 약속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관계를 시작할 때 약속이나 요구를 하는 쪽은 대개 남자들이다. 여자들의 경우, 직접 사랑을 고백하라는 조언보다는 남성에게 고백을 받아내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나는 저 여자를 사랑해”라고 말할 때 남성의 사랑이 시작된다면, ‘나는 저 남자를 사랑하기가 두려워’라는 생각에서 여성의 사랑은 시작되곤 한다. 또한 여성은 사랑에 빠지는 것과 자기 자신을 완전히 내주는 것을 동일시하기에 사랑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고백을 했다가 거절당한다면 자신의 정체성이 철저히 부정당했다고 여기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남성은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연인 사이에서 대화로 주고받아 마땅하다고 여기는 말을 뭐든 할 수 있으나 여성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침묵을 택하기도 한다. 즉, 여성은 발화되지 않는 약속, 다시 말해 연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 남몰래 약속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연애의 시작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여성의 정체성 문제와 이어진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레베카』나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볼 수 있듯이, 여성은 전처나 어머니처럼 남성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른 여성의 자리를 대신 차지함으로써 하나의 정체성을 마련하기도 한다. 즉, 우리의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누군가 다른 사람과 관련되거나 타인에게서 이미지를 빌려올 뿐이다. 그렇기에 애인 혹은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어떤 여성들은 일정한 간극을 마련해두며, 욕망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을 조성해 ‘나는 그 남자에게 무엇인가?’라는 식의 의문을 품으며 자신이 만들어낸 간극에서 존재 의미를 찾기도 한다. 결국 여성은 연애를 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받고 자신이 속한 세계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여성은 연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절대로 아무 남자나 사랑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바로 이런 경우다. 이는 매우 기이한 균형으로 이어진다. 남성이 하는 사랑의 약속은 그가 미래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증거이자 그리 좋은 징후가 아니지만,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여성의 약속은 사랑 자체보다 훨씬 더 강력한 표현일 수도 있다. 어쩌면 여성의 이러한 약속은 다짐이라고 하는 편이 적확할 수도 있다. 약속은 크게 소리내어 말하나, 다짐은 조용히 결심하니 말이다. 여성은 늘 말이 많다는 통념은 바뀌어야 하며, 아프로디테 같은 그리스 여신들이 성정뿐만 아니라 침묵 때문에도 찬양받았음 또한 유념해야 한다. 찰스 1세가 반대파 수장들을 잡고자 나섰을 때 왕비가 이 정보를 함구하지 못하고 칼라일 부인에게 비밀을 털어놨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위험한 수다의 이면에는 늘 여성이 절대 말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_본문에서(33~34쪽)

모든 연애에는 과거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모든 역사에는 그보다 오래된 역사, 즉 새롭게 재현되고, 어쩌면 다시 구성되며,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역사가 따르게 마련이다. 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작은 비극을 재현하기 위해 사랑이 끝난 후 새로운 상대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약속을 한다고도 하나 사실 이는 미래에 대한 무지보다 과거에 대한 무지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다. 만약 사랑이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이전 연인과의 관계 같은 과거를 토대로 한다면 이는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사랑의 시작은 사랑의 끝에 어떻게 반영될까?

사랑하는 상대를 선택할 때, 우리는 부모 혹은 과거의 중요 인물에게 느꼈던 감정을 현재의 누군가에게로 전이시킨다. 연애의 근원에는 항상 실패했던 연애,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연애가 자리하는데 그 기원은 부모와의 관계다. 남성의 경우, 어머니와의 ‘동일성’ 때문에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는 식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도 말투나 머리색, 음색 등 부모가 지닌 특징이 사랑의 시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데, 사랑이 끝나는 순간에도 이는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연애를 시작할 때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던 상대의 세부사항이 연애가 끝날 때는 혐오스러워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별하게 되는 계기에도 남녀 간의 차이는 존재하는데, 남성은 여성의 월경 같은 생리 현상이나 여성 또한 욕망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직시하기 두려워해 도망친다면, 여성은 자신이 신봉하는 이미지를 남성이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 그에게 실망하여 파국에 이른다.

라이크는 프로이트의 주장과 같은 논지로 사랑에 빠지기 위한 이러한 준비상태를 설명하려 했다. 라이크에 따르면, 스스로에 대한 불만상태가 조성되려면 반드시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 불만상태란 정신분석 상담 시간에 인위적으로 조성되는 긴장상태와 동일하다. 우리는 자신에게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을,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자신의 실제 모습과 이상적인 모습 사이에 일종의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이렇게 긴장상태가 생기면 초기 조건이 조성되고, 이는 그리움, 동요 혹은 불만 같은 감정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자신에게서 결여됐다고 여기는 특징들을 갖춘 듯한 사람과 마주치면, 사랑이 아니라 질투가 선행된다. 자신보다 열등한 사람에게 분노도 하지만, 자신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 자신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 가능한 사람은 미워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무의식적으로 그 질투심을 사랑으로 바꾸거나 아예 미움으로 굳혀버리겠다고 결정하는,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이 찾아온다. _본문에서(203쪽)

사랑은 끝내 약속되지 않는다

약속은 흔히 맹세나 선서, 다짐처럼 무언가를 행동으로 옮기는 수행성을 지닌 행위로 여겨져왔다. 모든 말은 사실 무언가를 하는 것이기에 결혼 서약처럼 어떤 말을 입 밖에 꺼내면 구속력이 발휘되며, 그렇게 말함으로써 좋든 싫든 거기에 얽매이게 된다. 연인들은 상대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기를, 거짓이 아닌 진실된 약속을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상대의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해서 반드시 사랑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여성들은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는 남성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이 그에게 진실된 말을 듣게 되는 단 한 사람이기를 바라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연인과의 관계를 쌓아간다. 하지만 연인관계에서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굳게 약속한 사랑이나 정절보다는 절대적인 본질을 가진 환상이 더 오래가는 법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실제 연인과는 다른, 소속감을 느끼고 정절을 바치는 믿을 수 있는 대상이 따로이 존재한다. 연인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이 아니라 각자 품은 환상 속의 대상이 우리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보장해주며,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할 때 연인들이 많은 말을 주고받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 그 확실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여성이 지나치게 성급한 행동을 할까봐, 행동에 옮기고도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해 자신의 행동을 후회할까봐 걱정한다면, 남성은 대개 행동하지 않고 미루고 기다리는 생명체다. 라캉은 심지어 한 세미나에서 신경증을 주체와 시간의 관계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주체가 추구하는 목표는 항상 한 박자 빠르게, 또는 한 박자 느리게 나타나는데, 둘 다 손에 닿지 않기는 매한가지로 지나치게 빠른 경우는 히스테리, 지나치게 느린 경우는 강박증에 해당한다. 여성은 남성과 연애를 시작한 후, 좀더 기다렸어야 했다거나 자신이 찾던 사람이 아니라며 불평한다. 반대로 남성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거나, 일단 알맞은 사람을 찾으면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데이트 약속 등을 잡기 위해 적절한 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고 불평한다. 두 경우 모두 욕망이 얼마나 핵심 요소인지를 보여준다. 인간은 계속해서 욕망을 드러내려 하며, 욕망이 붕괴되게 위협하는 것이라면 뭐든 반드시 뒤로 미루려 한다. 따라서 소망의 내용과 소망의 역할은 다르며, 소망의 역할은 계속해서 주체가 욕망을 발휘하게끔 허용하는 것이다. _본문에서(298쪽)

추천사

기호학이 아닌 자아를 탐구하는 움베르트 에코, 또는 고민상담사가 된 올리버 색스를 상상해보라. _가디언

이 책은 딱딱하고 학구적이거나 진부하고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대다수 정신분석학 서적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띈다. 신화와 환상, 현실이 연계된 새로운 길을 탐험하면서도 프로이트를 진정으로 계승하고 있다. _파이낸셜타임스

흥미진진하다. 인간의 실수와 욕망의 순환을 너무나 재미있고 엉뚱하며 정교하게 묘사해 은근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독자로 하여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게 한다. _스펙테이터

독특하고도 자유로운 방식으로 근사하게 기술된 저서. _옵서버

▣ 작가 소개

저 : 대리언 리더
라캉주의 정신분석가. 슬라보예 지젝과 함께 난해한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을 일반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대표적인 학자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고전 문학을 공부했고, 라캉의 지도로 정신분석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중문화와 문학, 의학, 심리학, 임상 사례를 넘나들며 라캉의 이론을 재기 발랄하고도 도발적으로 해석해왔다. 정신분석적 통찰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사랑, 일상, 예술의 다양한 면면을 독창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글쓰기에 탁월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들섹스대학교 정신분석센터의 명예 방문교수이며, 런던 프로이트 분석연구센터Centre for Freudian Analysis and Research의 창립 멤버이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프로이트 분석연구센터는 ‘프로이트로의 복귀’라는 라캉의 구호에 충실한 방식으로 창립된 1985년 이래 대중들을 위한 강연과 분석가들을 위한 세미나를 해오는 연구소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 라캉의 정신분석 입문서인 《라캉》, 예술과 정신의 관계를 탐구한 《모나리자 훔치기》, 정신분석학으로 남녀관계를 밝힌 《여자에겐 보내지 않은 편지가 있다》가 있고, 이 밖에 프로이트를 새롭게 해석한 《프로이트의 각주》, “자아를 탐구하는 움베르토 에코”라는 찬사를 받게 한 《어두워질 때 연인들이 하는 약속들》, 질병의 심리학을 다룬 《우리는 왜 아플까》 등이 있다.

역 : 구계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도쿄 일본어 학교 Tokyo School of Japanese Language 일본어 고급코스를 졸업했다. 미국 몬테레이 통번역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한불종합금융 국제금융부에 근무했으며, Global One Communications 해외고객 컨설턴트를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아름다움도 권력이다』,『남편이라는 것』, 『CSR 경영전략』, 『전쟁은 왜 되풀이될까』, 『무엇이 SONY를 추락시켰나』, 『위대한 글로벌 비즈니스』, 『사랑받는 기업의 조건』, 『고양이와 물고기』, 『보물섬 원작』, 『세계 100인의 발명가』, 『세계 문화 여행』, 『바람이 부는 언덕』, 『나를 이기는 법』, 『꿈꾸는 하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2천년 식물 탐구의 역사』, 『킬링 자이언트』, 『코끼리는 아프다』, 『제3의 경제학』, 『왜 중국은 서구를 위협할 수 없나』, 『케네디가의 형제들』(공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며
1장. 여자에겐 은밀한 약속이 있다
2장. 의도적인 거짓말은 진실일 수도 있다
3장. 남성은 왜 구원자가 되고 싶어하는가
4장. 사랑에 빠지는 데 필요한 몇 가지 조건
5장. 연인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6장. 남자와 여자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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