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너는 왜 죽었니?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 보기
웅이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서 입원하고 병원에 있는 밤나무 근처에서 도로에 튀어나온 고라니가 차에 치이는 모습을 봅니다. 그 순간, 웅이는 고라니의 아픔을 함께 느끼면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 이상한 공간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동물들은 자신이 왜 길에서 죽었는지 차례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라니에 이어 만난 맹꽁이들은 인생의 반쪽을 만나러 가다 차에 깔려 죽었습니다. 공원에 살던 비둘기는 찻길에서 나비를 살펴보다가 자동차에 치여 죽었고요. 호랑나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알을 낳은 곳을 찾다가 차에 치여서 죽었습니다. 오소리는 자동차가 다닐 길을 만드는 굴착기 공사에 새끼들을 다 잃고 자기도 죽었습니다. 다람쥐는 할머니가 심은 밤나무를 찾아가다 차에 치여서 죽었습니다. 또 뱀은 몸을 녹이러 찻길로 가다 자전거에 깔려서 죽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웅이는 그들이 죽은 장소가, 도로를 만들기 전에 밤나무가 있던 자리 근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길 위에서 죽은 동물들은 시간이 멈춘 곳을 벗어나서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슬픔이 없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길 위의 죽음, 로드킬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길 위에 죽어 있는 동물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야생 동물 교통사고를 의미하는 로드킬(Road kill)은 고속도로에서만 한 해 평균 2000건 이상, 하루 평균 6건이나 일어납니다. 왜 그렇게 많은 동물들은 길에서 죽음을 맞게 된 걸까요? 우리나라는 도로의 비중이 큰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도로는 다 합쳐서 10만km가 넘는데, 세계적으로 도로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만큼 전국토는 도로로 갈래갈래 나뉘어져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현재 한반도에 생존하는 야생동물들은 필연적으로 도로를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차가 다니는 길에 동물들이 뛰어들어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찻길로 다니지 말라고 하는 웅이에게 고라니가 말해 주듯이, 발굽보다 작은 돌멩이들이 고라니의 몸집보다 더 큰 바위였을 시절부터 동물들은 그곳에 살았고 그 길을 다녔을 겁니다. 동물이 도로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자동차로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조각낸 것입니다.
박채란 작가는 이 부분에 주목해서 다양한 동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게 합니다. 실제로 로드킬을 많이 당하는 동물들인 오소리, 다람쥐, 고라니 등이 등장해서 자신들이 왜 죽었는지를 담담하게, 때로는 분노하며 말해 줍니다. 똑같이 밤나무 근처 찻길에서 죽었지만 각자 다른 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라니는 물을 마시러, 맹꽁이는 짝짓기를 하러, 비둘기는 먹이를 찾기 위해서 길을 건너다 죽었습니다. 실제로 로드킬이 일어나는 이유는 동물들의 짝짓기와 먹이 구하기, 이미 로드킬을 당한 동물을 보고 오는 다른 동물들의 연쇄적 로드킬 등이 원인입니다. 작가는 실제 현실에서 로드킬 발생 이유를 동물들의 이야기에 탁월하게 녹여내서 사실감을 부여하고 독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듭니다.
산업화 시대로 들어서며 동물들의 천적은 생태계 최상위의 포식자인 호랑이나 늑대, 삵이 아닙니다. 바로 도로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입니다. 동물들 눈에는 자동차가 눈에 불이 들어오는 괴물로 보이겠지요. 또한 죽으면 땅으로 돌아가는 생태계 내의 정상적인 죽음과 달리 로드킬로 인한 동물들의 죽음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입니다. 비둘기의 말처럼 누군가 먹어치우고, 사라지는 죽음이 아니라 차바퀴에 먼지가 될 때까지 아무 이유도 없는 죽음입니다. 장경혜 작가는 이러한 로드킬의 이미지를 인간이 만든 자동차들, 건물들, 도로들로 차갑고 단순한 회색 선으로 표현했습니다. 무겁고 차갑게 그려진 회색의 자동차는 동물들이 바라보는 괴물 같은 자동차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와 반대로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에 있는 동물들은 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으로 보여줍니다. 대조적인 그림의 색감과 분위기는 현실 세계보다 동물들의 죽음으로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과 동물들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작가 소개
글 : 박채란
서울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월간 〈함께 걸음〉(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발간)에서 객원기자로 일했다. 2008년 창비 좋은어린이책 논픽션 부문에서 우리나라 기록문화유산을 기발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원고로 대상을 수상한 기획·집필 단체 ''날개달린연필''의 리더이기도 하다.
쓴 책으로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 보금자리가 있는 안산 원곡동 ''국경 없는 마을''을 1년 넘게 오가고 함께 생활하며 알게 된 진솔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국경 없는 마을』이 있다. 『까매서 안 더워?』는 어린이들이 선입견과 편견 없는 마음으로 조금 특별한 이웃을 따듯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국경 없는 마을의 아이들 이야기를 동화로 엮은 것이다.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우리 모두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는 마음으로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를 썼다. 이외에도 『이혼 대비 비밀 노트』등이 있다.
그림 : 장경혜
어릴 때부터 뭐든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부모님과 형제들의 큰 골칫덩어리였다. 그래서 아무도 안 볼 때 괴로운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 보곤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도 숨지 않고 진짜 건강하고 재밌는 그림들을 많이 그려 보고 싶다고 한다.
너는 왜 죽었니? 동물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 보기
웅이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서 입원하고 병원에 있는 밤나무 근처에서 도로에 튀어나온 고라니가 차에 치이는 모습을 봅니다. 그 순간, 웅이는 고라니의 아픔을 함께 느끼면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 이상한 공간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만난 동물들은 자신이 왜 길에서 죽었는지 차례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라니에 이어 만난 맹꽁이들은 인생의 반쪽을 만나러 가다 차에 깔려 죽었습니다. 공원에 살던 비둘기는 찻길에서 나비를 살펴보다가 자동차에 치여 죽었고요. 호랑나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알을 낳은 곳을 찾다가 차에 치여서 죽었습니다. 오소리는 자동차가 다닐 길을 만드는 굴착기 공사에 새끼들을 다 잃고 자기도 죽었습니다. 다람쥐는 할머니가 심은 밤나무를 찾아가다 차에 치여서 죽었습니다. 또 뱀은 몸을 녹이러 찻길로 가다 자전거에 깔려서 죽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웅이는 그들이 죽은 장소가, 도로를 만들기 전에 밤나무가 있던 자리 근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길 위에서 죽은 동물들은 시간이 멈춘 곳을 벗어나서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슬픔이 없는 곳으로 갈 수 있을까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길 위의 죽음, 로드킬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길 위에 죽어 있는 동물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야생 동물 교통사고를 의미하는 로드킬(Road kill)은 고속도로에서만 한 해 평균 2000건 이상, 하루 평균 6건이나 일어납니다. 왜 그렇게 많은 동물들은 길에서 죽음을 맞게 된 걸까요? 우리나라는 도로의 비중이 큰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도로는 다 합쳐서 10만km가 넘는데, 세계적으로 도로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만큼 전국토는 도로로 갈래갈래 나뉘어져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현재 한반도에 생존하는 야생동물들은 필연적으로 도로를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차가 다니는 길에 동물들이 뛰어들어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찻길로 다니지 말라고 하는 웅이에게 고라니가 말해 주듯이, 발굽보다 작은 돌멩이들이 고라니의 몸집보다 더 큰 바위였을 시절부터 동물들은 그곳에 살았고 그 길을 다녔을 겁니다. 동물이 도로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자동차로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조각낸 것입니다.
박채란 작가는 이 부분에 주목해서 다양한 동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게 합니다. 실제로 로드킬을 많이 당하는 동물들인 오소리, 다람쥐, 고라니 등이 등장해서 자신들이 왜 죽었는지를 담담하게, 때로는 분노하며 말해 줍니다. 똑같이 밤나무 근처 찻길에서 죽었지만 각자 다른 사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라니는 물을 마시러, 맹꽁이는 짝짓기를 하러, 비둘기는 먹이를 찾기 위해서 길을 건너다 죽었습니다. 실제로 로드킬이 일어나는 이유는 동물들의 짝짓기와 먹이 구하기, 이미 로드킬을 당한 동물을 보고 오는 다른 동물들의 연쇄적 로드킬 등이 원인입니다. 작가는 실제 현실에서 로드킬 발생 이유를 동물들의 이야기에 탁월하게 녹여내서 사실감을 부여하고 독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듭니다.
산업화 시대로 들어서며 동물들의 천적은 생태계 최상위의 포식자인 호랑이나 늑대, 삵이 아닙니다. 바로 도로 위를 질주하는 자동차입니다. 동물들 눈에는 자동차가 눈에 불이 들어오는 괴물로 보이겠지요. 또한 죽으면 땅으로 돌아가는 생태계 내의 정상적인 죽음과 달리 로드킬로 인한 동물들의 죽음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입니다. 비둘기의 말처럼 누군가 먹어치우고, 사라지는 죽음이 아니라 차바퀴에 먼지가 될 때까지 아무 이유도 없는 죽음입니다. 장경혜 작가는 이러한 로드킬의 이미지를 인간이 만든 자동차들, 건물들, 도로들로 차갑고 단순한 회색 선으로 표현했습니다. 무겁고 차갑게 그려진 회색의 자동차는 동물들이 바라보는 괴물 같은 자동차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와 반대로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에 있는 동물들은 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으로 보여줍니다. 대조적인 그림의 색감과 분위기는 현실 세계보다 동물들의 죽음으로 더 이상 시간이 흐르지 않는 공간과 동물들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작가 소개
글 : 박채란
서울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월간 〈함께 걸음〉(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발간)에서 객원기자로 일했다. 2008년 창비 좋은어린이책 논픽션 부문에서 우리나라 기록문화유산을 기발한 방식으로 소개하는 원고로 대상을 수상한 기획·집필 단체 ''날개달린연필''의 리더이기도 하다.
쓴 책으로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 보금자리가 있는 안산 원곡동 ''국경 없는 마을''을 1년 넘게 오가고 함께 생활하며 알게 된 진솔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국경 없는 마을』이 있다. 『까매서 안 더워?』는 어린이들이 선입견과 편견 없는 마음으로 조금 특별한 이웃을 따듯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국경 없는 마을의 아이들 이야기를 동화로 엮은 것이다.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우리 모두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는 마음으로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를 썼다. 이외에도 『이혼 대비 비밀 노트』등이 있다.
그림 : 장경혜
어릴 때부터 뭐든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부모님과 형제들의 큰 골칫덩어리였다. 그래서 아무도 안 볼 때 괴로운 마음을 그림으로 그려 보곤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도 숨지 않고 진짜 건강하고 재밌는 그림들을 많이 그려 보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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