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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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소연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19/06/05
형태사항p.113 국판:22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0739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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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I 그림자론(論) 1 ― 시 쓰는 일은 그림자와 마주하는 것

시집의 맨 마지막에 배치된 산문 ?그림자론?을 먼저 살펴보는 것은, “이 시집을 관류하고 있는 핵심적인 이미지가 ‘그림자’라는 사실”인 까닭이며,

이 세상에 빛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동시에 사물들로 이 세상이 채워져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 그림자이다. 그림자 없는 사물들은 실감을 확보하질 못한다. (...) 직진하고자 하는 빛의 결곡한 욕망을 사물들은 완강히 가로막는다. 그때 그 자리에 그림자가 생긴다. 꽃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빛이 사물에게 진 자리에 그림자가 맺힌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림자는 빛과 사물의 관계에 대해 우리에게 묵언의 말을 건네고 있다. (...) 시 역시 그림자와 같지 않을까. 빛의 방향과 사물의 모서리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세계에 현현해 있는 모든 현란한 것들의 표정을 지우고, 그 자세만을 담으려 한다는 점에서. 시 쓰는 일은 그림자와 마주하는 일이다. 빛은 어깨 뒤에 있고 그림자는 내 앞에 있을 때에 시 쓰는 일이 가능해진다.
― '그림자論'

위 인용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림자론’ 그 자체가 김소연의 시론(詩論)이자 시작법(詩作法)인 까닭이다. 그림자는 “빛과 사물의 관계”를 침묵으로 말해 준다. 그렇게 시와 닮은 그림자를 앞에 두기 위하여, 빛을 등 뒤에 두고서, 김소연은 그림자를 말하기 시작한다.

II 그림자론(論) 2 ―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그림자는, 어떤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김진수의 표현대로, 그림자는 자세를 통해서만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비가시성”의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것들의 표정은 지워지고
자세만이 남아 있다
― '빛의 모퉁이에서'

그 자세는 빛을 등진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빛을 등진 곳에서 그림자가 지기 때문이다. 이를 김소연은 “꽃 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빛이 사물에게 진 자리”로 표현한다. 그는 “아득한 빛”을 등지고 앉아 “뒤에 두고 온 것들”을 노래한다.

뒤에 두고 온 것들이 너무 많았네
해 지는 쪽을 등지고 앉은 사람처럼
그 뒤의 아득한 빛들이 당신을 비추고 있었네
― '그날이 그날 같았네'

그림자와 같은 시를 쓰기를 거부하는 시인, 즉 “그림자 없는 생애를 살아가”고자 하는 자는, “지독하게” 환한 빛으로 인하여 밤-어둠으로 이끌려가게 되는 역설을 겪는다.

그림자 없는 생애를 살아가기 위해
지독하게 환해져야 하는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 ?빛의 모퉁이에서?

III 사랑의 흔적 ― 불귀(不歸),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그림자와 같은 시를 쓰기를 거부하는 시인, 즉 “그림자 없는 생애를 살아가”고자 하는 자는, “지독하게” 환한 빛으로 인하여 밤-어둠으로 이끌려가게 되는 역설을 겪는다.

사랑의 가역 작용―그래도
미숙한 질료인 마음에는
흔적이 남네
생각하고 생각하여
상처 내지 흉터라 부르지 않고
흔적이라 불러보네
― ?흔적?

한 사람이
달을 베고 누워 있다
심장을 훤하게 켜놓은 채 반듯하게 누워 있다
(...) //
누군가 늑골에 손을 넣어 두꺼비집을 내린다
― '불귀 6'

 IV 적막과 햇빛 사이 ― 지금은 시를 쓸 시간

햇빛이 난간에 매달린 적막을 떼어낼 때 세상이 살아 있다는 건 모두 거짓말, 떨어지며 절규하는
적막 덕분에 고막이 터진다 지금은 시를 쓸 시간
― '적막과 햇빛 사이'

시인은 ‘순간’과 연애하는 자들이다. 시간의 흐름을 몸으로 지각할 뿐 아니라 그 흐름의 어느 한 때를 떼어내서 그 시간과 노닥거리며 수작하는 자들이다. 이 시인은 지금 어떤 순간과 연애하고 있는가. 가끔 방 안에 ‘푸르스름한 적막’만이 자욱할 때가 있다. 햇빛이 잠깐 자취를 감추어서 예기치 못한 적막과 고요를 선사하는 그 때다. “고요해서 다 들리는 시간”이고 “적막해서 다 보이는 시간”이다. 시인은 아예 이 시간과 차 한 잔 하고 있다. “침묵으로만 말해질 수 있는 이 순간들이, 침묵함으로써 돌아앉아 시를 써온 나와 함께, 찻숟가락을 입에 물고 마주보며 웃는다.” 아마 이럴 때 김시습도 시를 썼겠지, 홍랑 매창 옥봉 같은 이들도 그랬겠지. 그래서 화자는 말한다. “지금은 시를 쓸 시간”. 글쎄, 왜 아니겠는가. ('2005년 제4분기 문예지 게재 우수문학작품 선정평' 중에서)

그림자가 진 적요함 속에 시가 흐른다. 지금은 시를 쓸 시간, 아니 시를 읽을 시간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소연
시인. 아무도 내게 시를 써보라고 권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를 쓰는 사람이 되었다. 시집 읽는 걸 지독하게 좋아하다가, 순도 100퍼센트 내 마음에 드는 시는 직접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했던 도서관은 지금 사라지고 없다. 그곳에 다시 가고 싶을 때마다, 나는 인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바쁜 걸음들 속에서 혼자 정지한 듯한 시간이 좋다. 혼자가 아닌 곳에서 혼자가 되기 위하여, 어디론가 외출하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곳에서, 좋은 시를 쓰고 싶다는 열망보다 내 마음에 드는 시를 꼭 쓰고 싶다는 소망을 꺼내놓는다. 소망을 자주 만나기 위해서 내겐 심심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노력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심심하기 위해서라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심심함이 윤기 나는 고독이 되어갈 때 나는 씩씩해진다. 조금 더 심심해지고 조금 더 씩씩해지기 위하여, 오직 그렇게 되기 위하여 살아가고 있다.

시집 『극에 달하다』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눈물이라는 뼈』 『수학자의 아침』과 산문집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를 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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