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혁명의 낮(日)과 밤(夜) -역사의 이름으로 미화되기를 거부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
우리 사회에서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하면 단순히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 출생한 사람들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표현은 휴전 이후 갑작스런 사회적 안정 속에서 생존에 대한 불안을 안고 태어나, 1970~80년대 경제 성장기를 이끌었으며 한편으론 그 혜택을 누렸던 한 세대를 상징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을 바라보는 후대의 시선에는 존경과 원망이 뒤섞여 있다.
비슷한 시기, 195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인 ‘우링허우(五零後)’는 더욱 뚜렷한 명과 암을 간직하고 있다. 문화 혁명기 마오쩌둥이 주도했던 상산하향운동은, 도시의 학생들이 농촌으로 들어가 인민 대중을 위한 문화 건설에 힘쓰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당시 이 운동에 참여해 농촌으로 떠났던 ‘우링허우’는, 공산주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청춘을 바친 중국 근현대사의 영웅들이자, 세속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혁명의 추억만 곱씹는 중년의 얼굴이기도 하다.
\그들은 일부 지식 엘리트들에 의해 어제는 반드시 퇴출시켜야 할 사람이었으며(들리는 말에 따르면, 효율을 위해서), 또한 똑같은 한 무리의 엘리트들에 의해 시끄럽게 길거리에 내몰리는 사람이기도 하였고(들리는 말에 따르면, 공평을 위하여), 유행하는 이론에 따라 수시로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가 다시 총애를 받는 그런 그림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아직 채 성년이 되지 못한 나이에 농촌으로 내려간 그들은 ‘지식 청년’이라고 불렸다. 문화 혁명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실제로는 교육에서 배제된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공산주의의 포부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들의 젊음은 무모한 만큼 숭고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맞닥뜨린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너무 컸다. 도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더러운 변소에 충격을 받아 식음을 전폐한 이도 있었고,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도시를 그리워하기도 했으며, 식색에의 욕망에 속절없이 굴복하기도 했다. 진보의 시절이 아닌 방황의 시절이었고, 문명의 시기가 아닌 야만의 시기였으며, 영웅담이 아닌 평범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였다.
\여성 지식 청년들은 이런 언어폭력에 강한 반감을 느꼈다. 욕만 나왔다 하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리면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생각에 더욱 기분이 상해 나지막이 ‘저질!’이라고 중얼댔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청춘을 향한 그들의 이상은 이렇게 파괴되고, 인생의 신앙도 그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후 그들이 하나둘씩 어떻게 해서든지 허둥대며 시골을 도망치듯 떠난 것도 이런 청각적 피해와 큰 연관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꽃망울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혁명은 시와 불꽃과 돛단배, 질주하는 준마로 가득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상산하향을 직접 경험하며 6년간 농촌에서 생활했던 작가는 그들을 역사의 이름으로 미화하거나, 단지 위로받아야 할 대상으로 동정하는 대신 한 시대의 명과 암을 조명하며 인간 존재의 참 모습을 향해 다가간다. 꿈을 품고 만났던 열두 명의 ‘지식 청년’들이 훗날 자부심과 조소가 뒤섞여 왕년을 곱씹는 ‘아저씨’가 될 때까지, 작가는 혁명의 증인이 된 한 세대를 예리하게 추적한다.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사회와 이념 속에서 인성이 억압되었을 때 어떤 불행을 초래하는지 무겁게 물어 오는 그의 필력은 격동했던 중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여 인간 보편을 향해 날아가는 거장의 화살을 연상시킨다.
\여러 해가 지난 후 멀리 태평양 건너편의 그는 소식이 감감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어렴풋이 내 기억에 떠올라 마음의 가장 여린 구석을 흔들었다. (…) 점차 나에 대한 그의 인내심이 줄어들고 참기 힘들 정도로 그의 언사가 각박해져 갔음에도 불구하고(‘어떻게 이런 것도 몰라?’, ‘가서 머리 박고 죽지 그래?’ 같은) 그야말로 망망하고 어두운 밤 처음으로 성냥을 그어 내 창문의 등불을 밝힘으로써 내 소년 시절을 환하게 비춰 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본문 중에서\
문화 혁명 이후의 문학 -상흔, 반사, 심근 그리고 지청 문학
\수업은 무슨 놈의 수업? 영어 시간에 가르치는 것이라고는 ‘Long live Chairman Mao’ 같은 정치적 구호뿐이었다. 정말 웃기지도 않았다. 수학 과목 역시 계산을 할 때 예로 식량이나 비료가 등장했다. 하루는 일원방정식을 배울 때 소똥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또 다른 날은 돼지 똥을 예로 들어 드는 바람에 교실 전체 가득 똥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본문 중에서\
중국 문화 혁명이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마오쩌둥이 주도했던 극좌 사회주의 운동이다. 『일야서』의 소재가 된 상산하향 운동 역시 관료주의와 자본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마오쩌둥의 사망과 함께 ‘극좌적 오류’라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린 이 혁명은, 단지 정치 모델의 실패가 아니라 중국 인민들을 역사의 격변기로 몰아간 일대 사건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문학 작품들이 속속 문단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문화 혁명이 끝난 후 가장 먼저 문단에 등장한 것은 ‘상흔 문학’으로, 이때의 작품들은 주로 혁명으로 인해 파탄에 이른 젊은이의 삶과 가정의 비극을 그렸다. 그러나 말 그대로 ‘상흔’ 즉 상처에 주목한 이 사조는 문학성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한사오궁에 의해 ‘철학적 부재와 심미적 졸렬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상흔 문학의 빈자리에 등장한 ‘반사 문학’과 ‘심근 문학’은 비로소 역사의 본질에 다가가는 문학적 탐구를 시작한다. 반사 문학은 혁명이 남긴 상처를 폭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상처가 생겨나게 된 역사적 원인을 탐구하며 한 발짝 진보했다. 또한 이른바 ‘뿌리 찾기 문학’이라고 불리는 심근 문학은 한사오궁이 《작가》에 「문학의 뿌리」를 기고하며 시작되었다. 혁명이 실패로 끝난 후 흔들린 정신적 근원을 되찾고자 중국 전통과 중국인들의 문화 심리를 발굴하는 데 몰두한 것이 특징이다.
\혹자는 『일야서』를 ‘인성’에 대한 심근, 즉 ‘인성의 뿌리 찾기’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동의한다.
-작품 해설 중에서\
한편 ‘지식 청년’의 줄임말인 ‘지청’에서 출발한 ‘지청 문학’은 작가가 문화 혁명기에 상산하향을 경험한 장본인이거나, 그들의 생활상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일컫는다. 많은 지청 문학들이 동시에 반사 문학이나 심근 문학에 속했다. 전자는 작가와 내용에 따른 분류이고 후자는 문예 사조에 따른 분류인데, 한사오궁의 『일야서』와 전작 『마교 사전』은 지청 문학이면서 동시에 심근 문학이라고 볼 수 있다.
『마교 사전』은 문화 혁명기 작가가 실제 생활했던 ‘마차오’라는 마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을 탐구하여 지식 청년들의 생활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최근작 『일야서』는 그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열두 명의 지식 청년들과 그다음 세대의 삶을 오십 년간 추적한 대장정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문화 혁명 시기 지식 청년들의 삶에 관한 가장 생생한 보고이자 동시대를 살아낸 중국인들에게 내미는 현재의 위로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한사오궁
1953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났다. 후난 제7중학을 졸업하고 문화 혁명으로 인해 모든 학교가 문을 닫자 자발적으로 농촌에 내려가 인민공사 생산대에서 노동에 종사하였다. 당시 중국 사회에서 이런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인 ‘지식 청년’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훗날 지청(지식 청년) 문학을 선도한다. 1978년 후난사범대학교 중문과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았고, 1981년 첫 번째 소설집 『월란』을 시작으로 전국 우수 단편 소설상을 수상한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다」 등을 발표했다. 1985년 ≪작가≫에 기고한 「문학의 뿌리」를 통해 이른바 뿌리 찾기 문학이라고 불리는 심근 문학을 주창하며 그의 대표작 『아빠, 아빠, 아빠』, 『여자, 여자, 여자』, 『귀거래』 등을 집필한다. 1996년 문화 혁명 시기 농촌 생활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 『마교 사전』을 발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고, 2013년 지식 청년들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의 명암을 조망한 『일야서』는 지청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인성의 본질을 묻는 진지한 필력은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역자 : 심규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개구리』, 『마교사전』, 『덩샤오핑 평전』, 『모옌 중단편선』(이상 유소영과 공역), 『한무제 평전』, 『중국문예심리학사』, 『완적집』, 『중국사상사』, 『중국사강요』,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등이 있다.
역자 : 유소영
이화여자대학교 중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제주대학교 통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중국어 일기』, 『고시중국어』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부활하는 군단』, 『법문사의 불지사리』, 『열하의 피서산장』, 『몸-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이중톈, 정치를 말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낙타샹즈』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먼 곳
노름꾼
공용 새끼
아리마
더 높은 차원의 것
요정들
작은 군모
아름다운 가극
염
날로 달라지는 뜻
모두 최고가
두루붕이
국제가
그림자 인물
고자질 편지
연이은 흉조
영원히 빈 액자틀
정치범
고요한 산골짜기
첫날밤
붉은 달
술주정뱅이
두 개의 손가락
소인들
근본 문제
유언
페미니즘 교수
정으로 가득한 세상
루 씨
아이의 오색 꿈
도태
가족 모임
기념 셔츠
오래된 불면증
바이마후 호
마오 주석 만세
거짓말 노래
웃음이 부족하다
높은 산 저편
오래된 사진
더러운 흉터쟁이
강호의 왕
신체의 수수께끼
매형
건달의 사생활
높은 담장 아래
당신은 찾을 수 없어
태양을 심다
천당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작가 연보
혁명의 낮(日)과 밤(夜) -역사의 이름으로 미화되기를 거부하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
우리 사회에서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하면 단순히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 출생한 사람들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표현은 휴전 이후 갑작스런 사회적 안정 속에서 생존에 대한 불안을 안고 태어나, 1970~80년대 경제 성장기를 이끌었으며 한편으론 그 혜택을 누렸던 한 세대를 상징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지금 그들을 바라보는 후대의 시선에는 존경과 원망이 뒤섞여 있다.
비슷한 시기, 195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인 ‘우링허우(五零後)’는 더욱 뚜렷한 명과 암을 간직하고 있다. 문화 혁명기 마오쩌둥이 주도했던 상산하향운동은, 도시의 학생들이 농촌으로 들어가 인민 대중을 위한 문화 건설에 힘쓰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당시 이 운동에 참여해 농촌으로 떠났던 ‘우링허우’는, 공산주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청춘을 바친 중국 근현대사의 영웅들이자, 세속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혁명의 추억만 곱씹는 중년의 얼굴이기도 하다.
\그들은 일부 지식 엘리트들에 의해 어제는 반드시 퇴출시켜야 할 사람이었으며(들리는 말에 따르면, 효율을 위해서), 또한 똑같은 한 무리의 엘리트들에 의해 시끄럽게 길거리에 내몰리는 사람이기도 하였고(들리는 말에 따르면, 공평을 위하여), 유행하는 이론에 따라 수시로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가 다시 총애를 받는 그런 그림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아직 채 성년이 되지 못한 나이에 농촌으로 내려간 그들은 ‘지식 청년’이라고 불렸다. 문화 혁명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게 되자 실제로는 교육에서 배제된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잘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공산주의의 포부에 모든 것을 걸었던 그들의 젊음은 무모한 만큼 숭고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맞닥뜨린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너무 컸다. 도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더러운 변소에 충격을 받아 식음을 전폐한 이도 있었고,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도시를 그리워하기도 했으며, 식색에의 욕망에 속절없이 굴복하기도 했다. 진보의 시절이 아닌 방황의 시절이었고, 문명의 시기가 아닌 야만의 시기였으며, 영웅담이 아닌 평범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였다.
\여성 지식 청년들은 이런 언어폭력에 강한 반감을 느꼈다. 욕만 나왔다 하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리면 사람들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생각에 더욱 기분이 상해 나지막이 ‘저질!’이라고 중얼댔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청춘을 향한 그들의 이상은 이렇게 파괴되고, 인생의 신앙도 그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후 그들이 하나둘씩 어떻게 해서든지 허둥대며 시골을 도망치듯 떠난 것도 이런 청각적 피해와 큰 연관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꽃망울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혁명은 시와 불꽃과 돛단배, 질주하는 준마로 가득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상산하향을 직접 경험하며 6년간 농촌에서 생활했던 작가는 그들을 역사의 이름으로 미화하거나, 단지 위로받아야 할 대상으로 동정하는 대신 한 시대의 명과 암을 조명하며 인간 존재의 참 모습을 향해 다가간다. 꿈을 품고 만났던 열두 명의 ‘지식 청년’들이 훗날 자부심과 조소가 뒤섞여 왕년을 곱씹는 ‘아저씨’가 될 때까지, 작가는 혁명의 증인이 된 한 세대를 예리하게 추적한다.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사회와 이념 속에서 인성이 억압되었을 때 어떤 불행을 초래하는지 무겁게 물어 오는 그의 필력은 격동했던 중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여 인간 보편을 향해 날아가는 거장의 화살을 연상시킨다.
\여러 해가 지난 후 멀리 태평양 건너편의 그는 소식이 감감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어렴풋이 내 기억에 떠올라 마음의 가장 여린 구석을 흔들었다. (…) 점차 나에 대한 그의 인내심이 줄어들고 참기 힘들 정도로 그의 언사가 각박해져 갔음에도 불구하고(‘어떻게 이런 것도 몰라?’, ‘가서 머리 박고 죽지 그래?’ 같은) 그야말로 망망하고 어두운 밤 처음으로 성냥을 그어 내 창문의 등불을 밝힘으로써 내 소년 시절을 환하게 비춰 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본문 중에서\
문화 혁명 이후의 문학 -상흔, 반사, 심근 그리고 지청 문학
\수업은 무슨 놈의 수업? 영어 시간에 가르치는 것이라고는 ‘Long live Chairman Mao’ 같은 정치적 구호뿐이었다. 정말 웃기지도 않았다. 수학 과목 역시 계산을 할 때 예로 식량이나 비료가 등장했다. 하루는 일원방정식을 배울 때 소똥 이야기가 나오는가 하면 또 다른 날은 돼지 똥을 예로 들어 드는 바람에 교실 전체 가득 똥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본문 중에서\
중국 문화 혁명이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마오쩌둥이 주도했던 극좌 사회주의 운동이다. 『일야서』의 소재가 된 상산하향 운동 역시 관료주의와 자본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마오쩌둥의 사망과 함께 ‘극좌적 오류’라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린 이 혁명은, 단지 정치 모델의 실패가 아니라 중국 인민들을 역사의 격변기로 몰아간 일대 사건이 되었다. 그리고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문학 작품들이 속속 문단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문화 혁명이 끝난 후 가장 먼저 문단에 등장한 것은 ‘상흔 문학’으로, 이때의 작품들은 주로 혁명으로 인해 파탄에 이른 젊은이의 삶과 가정의 비극을 그렸다. 그러나 말 그대로 ‘상흔’ 즉 상처에 주목한 이 사조는 문학성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한사오궁에 의해 ‘철학적 부재와 심미적 졸렬함’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상흔 문학의 빈자리에 등장한 ‘반사 문학’과 ‘심근 문학’은 비로소 역사의 본질에 다가가는 문학적 탐구를 시작한다. 반사 문학은 혁명이 남긴 상처를 폭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상처가 생겨나게 된 역사적 원인을 탐구하며 한 발짝 진보했다. 또한 이른바 ‘뿌리 찾기 문학’이라고 불리는 심근 문학은 한사오궁이 《작가》에 「문학의 뿌리」를 기고하며 시작되었다. 혁명이 실패로 끝난 후 흔들린 정신적 근원을 되찾고자 중국 전통과 중국인들의 문화 심리를 발굴하는 데 몰두한 것이 특징이다.
\혹자는 『일야서』를 ‘인성’에 대한 심근, 즉 ‘인성의 뿌리 찾기’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에 동의한다.
-작품 해설 중에서\
한편 ‘지식 청년’의 줄임말인 ‘지청’에서 출발한 ‘지청 문학’은 작가가 문화 혁명기에 상산하향을 경험한 장본인이거나, 그들의 생활상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일컫는다. 많은 지청 문학들이 동시에 반사 문학이나 심근 문학에 속했다. 전자는 작가와 내용에 따른 분류이고 후자는 문예 사조에 따른 분류인데, 한사오궁의 『일야서』와 전작 『마교 사전』은 지청 문학이면서 동시에 심근 문학이라고 볼 수 있다.
『마교 사전』은 문화 혁명기 작가가 실제 생활했던 ‘마차오’라는 마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을 탐구하여 지식 청년들의 생활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문단의 호평을 받았다. 최근작 『일야서』는 그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열두 명의 지식 청년들과 그다음 세대의 삶을 오십 년간 추적한 대장정의 결과물이다. 이 작품은 문화 혁명 시기 지식 청년들의 삶에 관한 가장 생생한 보고이자 동시대를 살아낸 중국인들에게 내미는 현재의 위로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한사오궁
1953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났다. 후난 제7중학을 졸업하고 문화 혁명으로 인해 모든 학교가 문을 닫자 자발적으로 농촌에 내려가 인민공사 생산대에서 노동에 종사하였다. 당시 중국 사회에서 이런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인 ‘지식 청년’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훗날 지청(지식 청년) 문학을 선도한다. 1978년 후난사범대학교 중문과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받았고, 1981년 첫 번째 소설집 『월란』을 시작으로 전국 우수 단편 소설상을 수상한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다」 등을 발표했다. 1985년 ≪작가≫에 기고한 「문학의 뿌리」를 통해 이른바 뿌리 찾기 문학이라고 불리는 심근 문학을 주창하며 그의 대표작 『아빠, 아빠, 아빠』, 『여자, 여자, 여자』, 『귀거래』 등을 집필한다. 1996년 문화 혁명 시기 농촌 생활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 『마교 사전』을 발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고, 2013년 지식 청년들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의 명암을 조망한 『일야서』는 지청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인성의 본질을 묻는 진지한 필력은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역자 : 심규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개구리』, 『마교사전』, 『덩샤오핑 평전』, 『모옌 중단편선』(이상 유소영과 공역), 『한무제 평전』, 『중국문예심리학사』, 『완적집』, 『중국사상사』, 『중국사강요』,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 등이 있다.
역자 : 유소영
이화여자대학교 중문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제주대학교 통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 『중국어 일기』, 『고시중국어』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부활하는 군단』, 『법문사의 불지사리』, 『열하의 피서산장』, 『몸-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이중톈, 정치를 말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낙타샹즈』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먼 곳
노름꾼
공용 새끼
아리마
더 높은 차원의 것
요정들
작은 군모
아름다운 가극
염
날로 달라지는 뜻
모두 최고가
두루붕이
국제가
그림자 인물
고자질 편지
연이은 흉조
영원히 빈 액자틀
정치범
고요한 산골짜기
첫날밤
붉은 달
술주정뱅이
두 개의 손가락
소인들
근본 문제
유언
페미니즘 교수
정으로 가득한 세상
루 씨
아이의 오색 꿈
도태
가족 모임
기념 셔츠
오래된 불면증
바이마후 호
마오 주석 만세
거짓말 노래
웃음이 부족하다
높은 산 저편
오래된 사진
더러운 흉터쟁이
강호의 왕
신체의 수수께끼
매형
건달의 사생활
높은 담장 아래
당신은 찾을 수 없어
태양을 심다
천당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작가 연보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