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우리, 집입니다
첫 장면에서 빽빽이 들어선 회색 빌딩 숲 사이로 세상과 분리된 듯 아늑한 초록빛 공간이 보입니다. 보기 좋게 다듬어진 나무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 알록달록 예쁜 건물들. 이곳은 도심 속 휴식처인 동물원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동물원 동물들이 최첨단 시설을 갖춘 ‘우리, 집’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목이 기다란 기린을 배려한 키다리 식탁, 방귀 냄새가 지독한 스컹크를 위해 강력 탈취 시스템을 갖춘 청결한 화장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수달을 위한 수상주택, 몇 대가 모여 사는 미어캣을 위한 공동주택……. 동물들의 특징과 생활 습관을 섬세하게 고려하여 설계된 건물과 시설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시원하게 볼일을 보는 동물들. 하루 종일 놀기만 해도, 한없이 게으름을 피워도 뭐라 하는 사람 하나 없는 부럽기만 한 모습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멋지게 집 소개를 마친 동물들이 아직 할 말이 남은 걸까요. 돌아서지 못하고 정면을 바라봅니다. 동물들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요?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진짜 집은 어디일까
동물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는 쉼터이자 희귀 동물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 공간으로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열악한 환경과 부실한 관리 문제로 종종 도마 위에 올라 우리를 안타깝게 하기도 하죠. 다행히도 최근에는 동물원 환경 개선을 주장하는 학계와 동물보호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동물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시멘트 바닥과 녹슨 쇠창살 대신 통유리를 통해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을 볼 수 있도록 하거나,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최대한 자연과 흡사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하지만 제 아무리 잘 꾸며진 동물원이라도 야생의 환경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넓은 풀밭을 달리고 나무를 타고 땅을 헤집고 다니던 동물들은 제한된 환경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곤 합니다. [우리, 집]은 동물들의 특성과 생활 습관을 고려하여 설계한 가상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동물원 자체의 의미와 동물들의 진짜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이끕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원은 교육과 연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통제된 자연에서 동물의 생김새 외에 알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아무리 환경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해도 동물에게 동물원이란 자신을 가두는 ‘우리’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다른 것을 다 떠나, 어떤 목적으로든 인간에게 동물들을 감금할 권리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
한편 외부와 단절된 안락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쩌면 수많은 자본과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도시에 갇혀 사는 인간의 삶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복잡하고 반복적인 생활 속에서 허무함과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 문득 억압된 현실을 깨닫고 그로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들은 그래서 동물원의 동물과 닮았습니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인간의 도시를 ‘인간 동물원’이라고 부른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 작가 소개
글그림 : 진주·진경
진성과 강귀덕의 딸입니다. 동그란 코를 가진 두 자매는 녹차 향기에 웃고 풀벌레 소리에 춤추고 꿈 같은 사랑에 설레며 함께 나이 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집]은 진주와 진경이 함께 작업한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우리, 집입니다
첫 장면에서 빽빽이 들어선 회색 빌딩 숲 사이로 세상과 분리된 듯 아늑한 초록빛 공간이 보입니다. 보기 좋게 다듬어진 나무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 알록달록 예쁜 건물들. 이곳은 도심 속 휴식처인 동물원입니다. 책장을 넘기면 동물원 동물들이 최첨단 시설을 갖춘 ‘우리, 집’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목이 기다란 기린을 배려한 키다리 식탁, 방귀 냄새가 지독한 스컹크를 위해 강력 탈취 시스템을 갖춘 청결한 화장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수달을 위한 수상주택, 몇 대가 모여 사는 미어캣을 위한 공동주택……. 동물들의 특징과 생활 습관을 섬세하게 고려하여 설계된 건물과 시설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시원하게 볼일을 보는 동물들. 하루 종일 놀기만 해도, 한없이 게으름을 피워도 뭐라 하는 사람 하나 없는 부럽기만 한 모습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멋지게 집 소개를 마친 동물들이 아직 할 말이 남은 걸까요. 돌아서지 못하고 정면을 바라봅니다. 동물들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요?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진짜 집은 어디일까
동물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는 쉼터이자 희귀 동물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 공간으로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열악한 환경과 부실한 관리 문제로 종종 도마 위에 올라 우리를 안타깝게 하기도 하죠. 다행히도 최근에는 동물원 환경 개선을 주장하는 학계와 동물보호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동물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시멘트 바닥과 녹슨 쇠창살 대신 통유리를 통해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을 볼 수 있도록 하거나,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최대한 자연과 흡사하게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하지만 제 아무리 잘 꾸며진 동물원이라도 야생의 환경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넓은 풀밭을 달리고 나무를 타고 땅을 헤집고 다니던 동물들은 제한된 환경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곤 합니다. [우리, 집]은 동물들의 특성과 생활 습관을 고려하여 설계한 가상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동물원 자체의 의미와 동물들의 진짜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이끕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원은 교육과 연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통제된 자연에서 동물의 생김새 외에 알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아무리 환경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해도 동물에게 동물원이란 자신을 가두는 ‘우리’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다른 것을 다 떠나, 어떤 목적으로든 인간에게 동물들을 감금할 권리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
한편 외부와 단절된 안락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은 어쩌면 수많은 자본과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도시에 갇혀 사는 인간의 삶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복잡하고 반복적인 생활 속에서 허무함과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 문득 억압된 현실을 깨닫고 그로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들은 그래서 동물원의 동물과 닮았습니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인간의 도시를 ‘인간 동물원’이라고 부른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 작가 소개
글그림 : 진주·진경
진성과 강귀덕의 딸입니다. 동그란 코를 가진 두 자매는 녹차 향기에 웃고 풀벌레 소리에 춤추고 꿈 같은 사랑에 설레며 함께 나이 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집]은 진주와 진경이 함께 작업한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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