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 책의 주인공 똥퍼 아저씨는 집집이 다니며 똥 푸는 일을 합니다. “똥”이란 것, 그것이 연상시키는 첫 번째 단어는 아마도 ‘더럽다’일 것입니다. 그 더러운 똥을 퍼 담아 옮기는 일을 하는 사람, 아마 이런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첫인상도 역시 ‘더럽다’일 것입니다. 똥퍼 아저씨 역시 하는 일이 그런 터라 사람들이 더러운 일을 하는 이, 그래서 더러운 이, 가까이 두고 사귈 만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기, 그 똥퍼 아저씨가 자신의 가장 멋진 친구라며, 한술 더 떠서 친구보다 더한 자신의 선생님이라며 자랑으로 여기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나’의 아버지예요. ‘나’의 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냐하면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어느 날 똥퍼 아저씨가 뒷간의 똥을 치우러 우리 집에 옵니다. 마침 학생들이 서당으로 오는 시간이었지요. 학생 중 하나가 수업을 받다 말고, “선생님! 저 집에 갈래요.” 하고 소리칩니다. 이유는, 그 더럽고 천한 일을 하는 자를 친구라 부르며 환대하는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친구는 형제나 부부처럼 아주아주 소중한 사이며 본받을 게 많은 친구가 좋다고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그 가르침과는 달리 동네에서 가장 천한 사람에다가 생김새도 옷 입음새도 하는 일도 다 더러운 이를 친구라고 하니 더 이상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을 붙들어 앉히고 선생님은 자신이 똥퍼 아저씨를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하는 이유를 자상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갑니다. “함께 잔칫상에 둘러앉아 놀고 웃지 않아도 마음을 나눌 수만 있다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온갖 사물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참된 벗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똥퍼 아저씨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부지런하고 소박한 생활이 얼마나 바람직한지, 그리고 똥퍼 아저씨가 담아 가는 똥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사람은 누구나 먹어야 산다. 먹으면 싸야 하고 못 싸면 못 산다.’는 설명과 똥의 순환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시지요. “사람이 누구나 귀하듯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일은 없다. 다만 누구든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산다면, 그게 부끄러운 것일 따름이다.”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는 내 친구 똥퍼가 높은 벼슬이나 뽐내며 거들먹거리는 자들보다 백만 배 더 훌륭하고, 그분 몸에서 나는 똥 냄새 땀 냄새가 잔칫상 고기 냄새보다 천만 배 더 향기롭다. 너희에게 내 온 마음을 드러내어 이르노니,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겸손하신 그분을 난 감히 친구라 부르기보다 선생님이라 부르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학생은 여전히 납득을 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신분의 귀천이 있는데-조선시대의 이야기니까요- 어찌하여 천한 자를 벗이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
책의 그림 중에는 옛 그림을 본떠 그린 것이 몇 장면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자~, 어떤 친구들인지 떠올려 보렴.” 할 때 나온 오른쪽 그림들 가운데에는 단원 김홍도의 그림들 가운데 『씨름』에서 따온 엿 파는 아이도 있고요,『서당』에서 따온 회초리 맞고 우는 아이를 본떠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또 “하지만 마음을 함께 나누는 친구야말로 가장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장면의 그림은 강희언의 『사인삼경첩士人三景帖』 중의 「사인시음士人詩吟」을 본떠 그린 것입니다. “누구든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산다면, 그게 부끄러운 것일 따름이다.”의 아래에 나오는 그림은 김홍도의『벼 타작』을 본떠 그린 것이 있습니다.
원전 내용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은 『연암별집(燕巖別集)』방경각외전(放?閣外傳)에 실려 있습니다. 연암 박지원은 방경각외전 머리말에서 예덕선생을 적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선비가 먹을 데를 바치면 온갖 행실이 잘못되고 마는 것이라 칠첩반상을 바치고 팔첩반상을 바치면서 탐욕을 억제할 줄 모른다. 엄씨는 제 손으로 똥 치는 것을 업으로 살아가니 보기에는 더러우나 입에 들어가는 것은 깨끗하다. 그러므로 예덕 선생의 이야기를 적는다.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중에서, 박지원 지음, 홍기문 옮김, 2004년 보리, 55~56쪽
아래는 원전의 줄거리입니다.
선귤자에게 예덕선생이라는 벗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종본탑 동편에 살면서 분뇨를 져 나르는 엄행수다. 선귤자의 제자 자목은 그의 스승이 사대부와 교유하지 않고 비천한 엄행수를 벗하는 데 대하여 노골적으로 불만의 뜻을 표시한다. 그러자 선귤자는 이해(利害)로 사귀는 시교(市交)와 아첨으로 사귀는 면교(面交)가 오래 갈 수 없는 것이며, 마음으로 사귀고 덕을 벗하는 도의의 사귐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대체로 엄행수의 사는 모양은 어리석은 듯이 보이고, 하는 일은 비천한 것이지만 그는 남이 알아주기를 구함에 없고 남에게 욕먹는 일이 없으며, 볼만한 글이 있어도 보지 않고 종고(鐘鼓)의 음악에도 귀기울지 않는 사람이다. 이처럼 타고난 분수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엄행수야말로 더러움 속에 덕행을 파묻고 세상을 떠나 숨은 사람이다. 엄행수의 하는 일은 불결하지만 그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더러우나 의를 지킴은 꿋꿋하니 엄행수를 보고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랴. 이에 감히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이다.(『한국정신문화대백과사전 15』 751쪽 ‘예덕선생전’ 설명 중에서
▣ 작가 소개
저 : 이은홍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별이 많이 보이는 충청북도 제천 월악산 아랫마을에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만들고 있다. <역사 신문> <세계사 신문> <한국 생활사 박물관> <머털이 한국사> 작업에 참여했으며, 《역사야, 나오너라!》 《술꾼》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초등학생을 위한 맨처음 한국사》 등을 만들었다. 2001년에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 2008년에는 ‘부천 만화상’을 받은 만화가이기도 하다.
원작 : 박지원
원작인 「예덕선생전」을 쓴 박지원(1737―1805)은 조선 후기에 살았던 문인이자 학자로 호는 연암입니다. 실제생활에서 동떨어진 점잖고 고상한 말과 글만을 귀히 여기는 학문 풍토를 비판하고, 귀천을 떠나 사람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문물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담은 수많은 글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청나라의 수도 북경을 여행하고 돌아와 쓴 『열하일기』는 우리나라 여행문학의 으뜸으로 꼽힙니다. 그밖에 「예덕선생전」, 「호질」, 「광문자전」, 「양반전」, 「허생전」 등, 젠체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꾸짖고 사회의 모순을 꼬집는 여러 편의 짧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똥퍼 아저씨는 집집이 다니며 똥 푸는 일을 합니다. “똥”이란 것, 그것이 연상시키는 첫 번째 단어는 아마도 ‘더럽다’일 것입니다. 그 더러운 똥을 퍼 담아 옮기는 일을 하는 사람, 아마 이런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한 첫인상도 역시 ‘더럽다’일 것입니다. 똥퍼 아저씨 역시 하는 일이 그런 터라 사람들이 더러운 일을 하는 이, 그래서 더러운 이, 가까이 두고 사귈 만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말이죠, 여기, 그 똥퍼 아저씨가 자신의 가장 멋진 친구라며, 한술 더 떠서 친구보다 더한 자신의 선생님이라며 자랑으로 여기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나’의 아버지예요. ‘나’의 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냐하면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어느 날 똥퍼 아저씨가 뒷간의 똥을 치우러 우리 집에 옵니다. 마침 학생들이 서당으로 오는 시간이었지요. 학생 중 하나가 수업을 받다 말고, “선생님! 저 집에 갈래요.” 하고 소리칩니다. 이유는, 그 더럽고 천한 일을 하는 자를 친구라 부르며 환대하는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친구는 형제나 부부처럼 아주아주 소중한 사이며 본받을 게 많은 친구가 좋다고 가르치시는 선생님이, 그 가르침과는 달리 동네에서 가장 천한 사람에다가 생김새도 옷 입음새도 하는 일도 다 더러운 이를 친구라고 하니 더 이상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을 붙들어 앉히고 선생님은 자신이 똥퍼 아저씨를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하는 이유를 자상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갑니다. “함께 잔칫상에 둘러앉아 놀고 웃지 않아도 마음을 나눌 수만 있다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온갖 사물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참된 벗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똥퍼 아저씨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부지런하고 소박한 생활이 얼마나 바람직한지, 그리고 똥퍼 아저씨가 담아 가는 똥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사람은 누구나 먹어야 산다. 먹으면 싸야 하고 못 싸면 못 산다.’는 설명과 똥의 순환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시지요. “사람이 누구나 귀하듯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일은 없다. 다만 누구든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산다면, 그게 부끄러운 것일 따름이다.”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는 내 친구 똥퍼가 높은 벼슬이나 뽐내며 거들먹거리는 자들보다 백만 배 더 훌륭하고, 그분 몸에서 나는 똥 냄새 땀 냄새가 잔칫상 고기 냄새보다 천만 배 더 향기롭다. 너희에게 내 온 마음을 드러내어 이르노니,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겸손하신 그분을 난 감히 친구라 부르기보다 선생님이라 부르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학생은 여전히 납득을 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신분의 귀천이 있는데-조선시대의 이야기니까요- 어찌하여 천한 자를 벗이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
책의 그림 중에는 옛 그림을 본떠 그린 것이 몇 장면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자~, 어떤 친구들인지 떠올려 보렴.” 할 때 나온 오른쪽 그림들 가운데에는 단원 김홍도의 그림들 가운데 『씨름』에서 따온 엿 파는 아이도 있고요,『서당』에서 따온 회초리 맞고 우는 아이를 본떠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또 “하지만 마음을 함께 나누는 친구야말로 가장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장면의 그림은 강희언의 『사인삼경첩士人三景帖』 중의 「사인시음士人詩吟」을 본떠 그린 것입니다. “누구든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산다면, 그게 부끄러운 것일 따름이다.”의 아래에 나오는 그림은 김홍도의『벼 타작』을 본떠 그린 것이 있습니다.
원전 내용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은 『연암별집(燕巖別集)』방경각외전(放?閣外傳)에 실려 있습니다. 연암 박지원은 방경각외전 머리말에서 예덕선생을 적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선비가 먹을 데를 바치면 온갖 행실이 잘못되고 마는 것이라 칠첩반상을 바치고 팔첩반상을 바치면서 탐욕을 억제할 줄 모른다. 엄씨는 제 손으로 똥 치는 것을 업으로 살아가니 보기에는 더러우나 입에 들어가는 것은 깨끗하다. 그러므로 예덕 선생의 이야기를 적는다.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 중에서, 박지원 지음, 홍기문 옮김, 2004년 보리, 55~56쪽
아래는 원전의 줄거리입니다.
선귤자에게 예덕선생이라는 벗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종본탑 동편에 살면서 분뇨를 져 나르는 엄행수다. 선귤자의 제자 자목은 그의 스승이 사대부와 교유하지 않고 비천한 엄행수를 벗하는 데 대하여 노골적으로 불만의 뜻을 표시한다. 그러자 선귤자는 이해(利害)로 사귀는 시교(市交)와 아첨으로 사귀는 면교(面交)가 오래 갈 수 없는 것이며, 마음으로 사귀고 덕을 벗하는 도의의 사귐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대체로 엄행수의 사는 모양은 어리석은 듯이 보이고, 하는 일은 비천한 것이지만 그는 남이 알아주기를 구함에 없고 남에게 욕먹는 일이 없으며, 볼만한 글이 있어도 보지 않고 종고(鐘鼓)의 음악에도 귀기울지 않는 사람이다. 이처럼 타고난 분수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엄행수야말로 더러움 속에 덕행을 파묻고 세상을 떠나 숨은 사람이다. 엄행수의 하는 일은 불결하지만 그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더러우나 의를 지킴은 꿋꿋하니 엄행수를 보고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랴. 이에 감히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예덕선생이라 부르는 것이다.(『한국정신문화대백과사전 15』 751쪽 ‘예덕선생전’ 설명 중에서
▣ 작가 소개
저 : 이은홍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별이 많이 보이는 충청북도 제천 월악산 아랫마을에 살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만들고 있다. <역사 신문> <세계사 신문> <한국 생활사 박물관> <머털이 한국사> 작업에 참여했으며, 《역사야, 나오너라!》 《술꾼》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친구 똥퍼》《초등학생을 위한 맨처음 한국사》 등을 만들었다. 2001년에는 ‘오늘의 우리 만화상’, 2008년에는 ‘부천 만화상’을 받은 만화가이기도 하다.
원작 : 박지원
원작인 「예덕선생전」을 쓴 박지원(1737―1805)은 조선 후기에 살았던 문인이자 학자로 호는 연암입니다. 실제생활에서 동떨어진 점잖고 고상한 말과 글만을 귀히 여기는 학문 풍토를 비판하고, 귀천을 떠나 사람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문물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러한 생각을 담은 수많은 글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청나라의 수도 북경을 여행하고 돌아와 쓴 『열하일기』는 우리나라 여행문학의 으뜸으로 꼽힙니다. 그밖에 「예덕선생전」, 「호질」, 「광문자전」, 「양반전」, 「허생전」 등, 젠체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꾸짖고 사회의 모순을 꼬집는 여러 편의 짧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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