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여러 의미로 확장되는 ‘작은 발견’
작품의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의인화한 ‘실’을 ‘이들’이라고 지칭하며 능동적인 주체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 장면에서 종이 실패를 몸통으로 삼은 뒤, 얼굴과 팔다리를 붙여 생명력을 부여받는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몸통의 실을 풀어 가면서 주체적으로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꼭 필요한 바로 그 순간 그곳에 나타나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합니다. 보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은 ‘꿰매고 달고 잇는 일’이겠지요. 이런 역할부터 시작해서 운동화 끈도 되고, 선물을 포장하는 끈도 되고, 그넷줄, 낚싯줄도 되지요. 『작은 발견』에서 작가가 실의 쓸모를 다양하게 찾아낸 것처럼 독자들도 사물을 찬찬히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이, 연필, 지우개, 가위, 그릇, 병, 가방 등등. 작가가 ‘실’을 통해 찾아낸 ‘작은 발견’을 주변을 관찰하며 이어나갈 수 있겠지요.
이야기 중반부터는 ‘이들의 일’을 ‘사람의 일’에 비유한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풀어내다’ ‘풀려 나가다’와 같은 서술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사람의 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들’을 ‘나’와 견주며 개별 경험을 서사에 투영하게 됩니다. 같은 일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황에 따라 일의 성격은 달라집니다. 낚시꾼에게 낚싯줄은 물고기를 낚는 줄이지만, 물고기에게 낚싯줄은 생명을 앗아가는 줄이지요. 궂은일도 해야 하고, 꾹 참으면서 뭔가를 해야 할 때도 있지요.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타인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의 소명’을 언급할 때에는 ‘일의 본질’에 대한 탐구까지도 이어집니다.
생각의 실마리들은 서사 구조에서만 찾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는 그림 요소에서도 생각의 퍼즐들을 뿌려놓았습니다. 표지에서 실뜨기 위에 앉아 있던 할머니들은, 본문에서는 그네에 앉아 있습니다. ‘이들’이 우리가 알아차리든 그렇지 못하든, 늘 같은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지요. ‘이들’이 이렇게 충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증거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빗자루를 벽에 거는 고리로도 쓰이고, 소의 목에 방울을 달 때에도 쓰입니다. 장식을 달 때, 볏짚을 묶을 때,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를 때도 찾을 수 있습니다. 굵고 튼튼한 ‘이들’은 울타리로도 쓰일 수 있고, 해먹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림에서 일상의 모습을 무심하게 늘어놓은 것 같은데, 잘 찾아보면 ‘이들’이 이곳저곳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어느 공간에서도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저 소품이었던 것, 배경으로 존재했던 것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꼭 필요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은 이제 나이의 경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예술성 높은 단독 장르로 인식되고 있지요. 『작은 발견』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잘 부합하는 그림책입니다. 작품 그 자체보다, 독서 행위를 하는 독자의 개별 경험이 중요해지는 주체적 독서를 지향하지요. 독자의 수용 범위를 존중하며, 작품을 다양하게 확장해 보라고 자극하는, 독자로 인해 완성되는 그림책입니다.
▣ 작가 소개
글그림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1960년에 폴란드에서 태어나 코페르니쿠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BIB 황금사과상(『생각하는 ABC』)’, ‘볼로냐 라가치 상(『마음의 집』, 『눈』)’ ‘독일청소년문학상 그림책 아너(『블룸카의 일기』)’ 등 다수의 명예로운 그림책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외의 책으로 『파란 막대·파란 상자』 『두 사람』 『시간의 네 방향』 『안녕 유럽』 『여자아이의 왕국』 등이 있습니다.
역자 : 이지원
한국어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폴란드에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어린이책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눈』 『두 사람』 『블룸카의 일기』 『알록달록 오케스트라』 『색깔 마법사』와 같은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여러 의미로 확장되는 ‘작은 발견’
작품의 두드러지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의인화한 ‘실’을 ‘이들’이라고 지칭하며 능동적인 주체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 장면에서 종이 실패를 몸통으로 삼은 뒤, 얼굴과 팔다리를 붙여 생명력을 부여받는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몸통의 실을 풀어 가면서 주체적으로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꼭 필요한 바로 그 순간 그곳에 나타나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합니다. 보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은 ‘꿰매고 달고 잇는 일’이겠지요. 이런 역할부터 시작해서 운동화 끈도 되고, 선물을 포장하는 끈도 되고, 그넷줄, 낚싯줄도 되지요. 『작은 발견』에서 작가가 실의 쓸모를 다양하게 찾아낸 것처럼 독자들도 사물을 찬찬히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이, 연필, 지우개, 가위, 그릇, 병, 가방 등등. 작가가 ‘실’을 통해 찾아낸 ‘작은 발견’을 주변을 관찰하며 이어나갈 수 있겠지요.
이야기 중반부터는 ‘이들의 일’을 ‘사람의 일’에 비유한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풀어내다’ ‘풀려 나가다’와 같은 서술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사람의 일’로 의미를 확장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들’을 ‘나’와 견주며 개별 경험을 서사에 투영하게 됩니다. 같은 일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황에 따라 일의 성격은 달라집니다. 낚시꾼에게 낚싯줄은 물고기를 낚는 줄이지만, 물고기에게 낚싯줄은 생명을 앗아가는 줄이지요. 궂은일도 해야 하고, 꾹 참으면서 뭔가를 해야 할 때도 있지요.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타인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의 소명’을 언급할 때에는 ‘일의 본질’에 대한 탐구까지도 이어집니다.
생각의 실마리들은 서사 구조에서만 찾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는 그림 요소에서도 생각의 퍼즐들을 뿌려놓았습니다. 표지에서 실뜨기 위에 앉아 있던 할머니들은, 본문에서는 그네에 앉아 있습니다. ‘이들’이 우리가 알아차리든 그렇지 못하든, 늘 같은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지요. ‘이들’이 이렇게 충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증거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빗자루를 벽에 거는 고리로도 쓰이고, 소의 목에 방울을 달 때에도 쓰입니다. 장식을 달 때, 볏짚을 묶을 때,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를 때도 찾을 수 있습니다. 굵고 튼튼한 ‘이들’은 울타리로도 쓰일 수 있고, 해먹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림에서 일상의 모습을 무심하게 늘어놓은 것 같은데, 잘 찾아보면 ‘이들’이 이곳저곳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어느 공간에서도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저 소품이었던 것, 배경으로 존재했던 것도,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꼭 필요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림책은 이제 나이의 경계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예술성 높은 단독 장르로 인식되고 있지요. 『작은 발견』은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잘 부합하는 그림책입니다. 작품 그 자체보다, 독서 행위를 하는 독자의 개별 경험이 중요해지는 주체적 독서를 지향하지요. 독자의 수용 범위를 존중하며, 작품을 다양하게 확장해 보라고 자극하는, 독자로 인해 완성되는 그림책입니다.
▣ 작가 소개
글그림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1960년에 폴란드에서 태어나 코페르니쿠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BIB 황금사과상(『생각하는 ABC』)’, ‘볼로냐 라가치 상(『마음의 집』, 『눈』)’ ‘독일청소년문학상 그림책 아너(『블룸카의 일기』)’ 등 다수의 명예로운 그림책 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외의 책으로 『파란 막대·파란 상자』 『두 사람』 『시간의 네 방향』 『안녕 유럽』 『여자아이의 왕국』 등이 있습니다.
역자 : 이지원
한국어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를 졸업하고 폴란드에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역사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며 어린이책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눈』 『두 사람』 『블룸카의 일기』 『알록달록 오케스트라』 『색깔 마법사』와 같은 그림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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