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역사는 우연을 배제하지 않고
삶은 필연을 포함한다
귀족 자제 뾰뜨르 그리뇨프는 외진 곳에 있는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발령받아 가던 중 밤길에 눈보라를 만나 위험에 처한다. 이때 우연히 정체불명의 사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농가를 찾고 그 보답으로 그리뇨프는 자신의 토끼털 외투를 건넨다. 이 사소한 우연은 후일 벌어지는 대대적인 봉기와 그 속에서 기이하게 얽히는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나는 이 기이하게 얽힌 인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랑자에게 선물한 작은 털외투가 올가미에서 나를 구하다니. 더구나 여인숙을 빈들거리며 돌아다니던 술주정뱅이가 요새를 포위하고 나라를 뒤흔들다니!”(108면)
토끼털 외투를 받은 부랑자, 뿌가초프는 얼마 뒤 죽은 황제를 참칭하며 봉기를 일으키고, 그리뇨프와 그가 사랑하는 여인 마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삶을 손에 쥐고 흔드는 자로 다시 나타난다. 가상의 수기 형식인 이 작품에서 화자인 그리뇨프는 역사적 사건의 목격자이자 참가자로서 시대와 봉기, 역사의 주역 뿌가초프를 목격한다. 귀족 청년 그리뇨프는 뿌가초프 무리를 ‘폭도’ ‘악당’으로 지칭하고 봉기를 민족의 비극으로 증언하지만 이러한 시각이 단순히 계급에 따른 편견에서 비롯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대립하는 것은 귀족과 농민이 아니라 민중과 권력이고, 반란자 뿌가초프든 황제 예까쩨리나 2세든 ‘권력’을 향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로 인물들은 엇갈리고 대립한다. 작품 속에서 뿌가초프와 예까쩨리나 2세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나란히 놓이며, 둘 중 누구의 편에 속하건 민중은 제 나름으로 공정하고 자비로운 권력을 찾아 좇고 있을 따름이다.
이렇듯 그리뇨프는 계급이 아닌 인류 보편의 관점으로 유혈과 죽음의 현실, 광란과 폭력의 혼란, 민족의 재앙을 목격하고 일련의 사건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재건하여 기록한다. 이 ‘천재적인 관객’은 간결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세부까지 날카롭게 포착하는데 이는 이야기꾼으로서 경지에 오른 뿌시낀의 수완을 잘 보여준다.
그리뇨프의 눈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포착되는 인물이 바로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뿌가초프다. 그의 등장으로 작품은 위험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띤다. 뿌가초프는 부랑자에서 위대한 군주로, 교활한 반란자에서 지혜로운 지도자로, 귀족 나리와 가엾은 여인을 구해주는 너그러운 구원자에서 적의 목을 단칼에 베는 냉혈한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복잡하고 모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가장 역사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신화적인 인물인 뿌가초프는 평범한 주인공 그리뇨프를 불가해한 세계와 연결하고, 운명과 역사를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
뿌가초프를 통해 뿌시낀은 역사와 운명, 인간의 개인적 삶과 역사적 삶 사이의 관계를 사색한다. 역사는 인간을 파멸시킬 수도 긍정적으로 고양시킬 수도 있다. 마샤처럼 여리고 순진한 인물을 가련한 처지로 몰아넣다가도 잠재된 의지를 발휘해 행동에 나서게끔 만들고, 정직하고 선량한 그리뇨프 같은 인물을 몇번이고 생사의 기로에 세우다가도 스스로의 힘으로 모면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역사는 가혹하고 변덕스럽지만 우연을 배제하지 않으며, 가차 없는 형벌을 가하기도 하지만 선선히 너그러워지기도 한다. 개인의 삶은 우연의 나열처럼 보이고 역사의 흐름은 필연의 연쇄인 듯싶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본 역사적 삶의 현실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진실보다 더 진실하게,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루다
“불길이 흉포하게 휩쓸고 간 광대한 지역 전체의 상황이 끔찍했다…… 신이여, 이 무의미하고 무자비한 러시아의 폭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174면)
1830년대에 들어 뿌시낀은 18세기 러시아 역사, 그중에서도 1773년에 발발한 대규모 농민 봉기인 뿌가초프의 난에 대해 각종 사료를 탐구하고 넉달간 현지답사를 하는 등 진지한 관심을 쏟는다. 그 직접적 산물이 1834년 발간된 역사서 『뿌가초프 반란사』로, 이를 집필하던 시기에 변덕스러운 역사적 현실에 휩쓸린 여러 인물들을 소설로 그려내겠다는 구상 속에서 『대위의 딸』이 탄생한다. 뿌가초프를 비롯하여 사료 속에 등장하는 여러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귀족 장교 그리뇨프와 요새 사령관 대위의 딸 마샤 등의 인물과 그 관계들의 윤곽이 잡히고 한 가정의 회고록이라는 서술 형식도 결정된다. 이렇듯 뿌시낀은 충실한 역사적 배경, 등장인물의 선택, 확고한 플롯, 정교한 구성을 통해 당대에 모범이 될 만한 역사소설을 선보임과 동시에 자신의 역사서를 뛰어넘는 위대한 산문예술을 완성한다.
러시아의 저명한 역사가 바실리 끌류쳅스끼는 『대위의 딸』이 『뿌가초프 반란사』보다 더 큰 역사를 담고 있으며 『뿌가초프 반란사』는 『대위의 딸』을 위한 긴 주석이라고 평했다. 뿌시낀이 연구한 사료들은 소설의 출발점이 되어 사실적 근거와 보편적인 개념 들을 부여해주었지만 작품은 보다 광범위한 문제를 제기하며 역사서나 역사소설 같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다. 고골은 『대위의 딸』을 “역사보다 더 역사적이고 진실보다 더 진실하다”라고 말했다. 뿌시낀은 자신의 마지막 작품에서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층적인 모습 그대로 간결하고 정밀하게 그려냈고, 자신의 창작활동의 대미를 장식하고 근대소설의 장을 열어젖힌 이 장편소설로 러시아 문학사에 의미심장한 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추천의 말
절제성과 완결성, 형식, 그리고 작은 규모로 세밀하게 인물과 캐릭터를 그려내는 경이로운 능력. 독특하고도 유일무이한 소설.
-고골
고골은 이렇게 말했다. 뿌시킨은 러시아 정신의 예외적인, 그리고 아마도, 독보적인 현상이다. 나는 이렇게 덧붙이겠다. 그리고 예언적인 현상이다.
-도스또옙스끼
뿌시낀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세기가 넘게 걸린 두가지 과제를 혼자서 해냈다. 언어를 정립하는 것, 그리고 문학을 창조해내는 것.
-뚜르게네프
뿌시낀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거장이다. 이 나라에서는, 모든 시작들의 시작이다. 그는 러시아 민족의 정신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 고리끼
『대위의 딸』은 뿌시낀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고별작은 러시아 역사를 연구해온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예술가 뿌시낀이 역사가 뿌시낀과 경쟁했을 뿐 아니라 승리자가 된 것이다. 이 작품은 광범위한 문제들을 제기하며 역사소설의 경계를 벗어나,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룬 장편소설이 된다. 작품에서 뿌가초프의 난은 민족의 비극으로 그려진다. 봉기 농민들은 승리할 수 없고 뿌가초프도 그런 운명을 잘 알고 있다. 진압하는 자들 역시 스스로를 승리자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 전쟁에는 패배자들만이 있다. 뿌시낀은 작품에서 역사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제시했다. 역사는 인간을 파멸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영혼에 “강력하고도 유익한 충격”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 김성일(역자, 청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작가 소개
저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쉬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러시아 시인. 모스크바 출생. 러시아 국민문학의 창시자이다. 유서깊은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1811년 러시아 시인. 모스크바 출생. 러시아 국민문학의 창시자이다. 유서깊은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1811년 차르스코에셀로(지금의 푸슈킨시)에 개설된 귀족학교 리체이에 입학, 자유주의적 교풍 속에서 1814년 『나의 친구, 시인에게』를 발표하여 문학계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엔 선배이자 낭만주의 시인인 K.N.바튜슈코프, V.A.주코프스키 등 17.18세기 프랑스 시인들의 시풍을 따랐다. 1817년 리체이를 졸업하고 외무성에 근무하며 수도 페테르부르크에서 혁명적 사상가 P.Y.차다예프와 사귀고, 러시아 전제정치를 타도하려 한 무장봉기단체 데카브리스트의 그룹에 참여하는 등, 농노제 타도 정치사상이 확고해졌다. 데카브리스트의 사상에 공명하여 자유를 사랑하는 내용의 송시 〈자유〉(1817), 농노제 붕괴를 예언한 〈농촌〉(1819) 등 일련의 과격한 정치적 시를 써서 남러시아로 추방되었다.
G.G.바이런의 영향을 받고, 그곳에서 『카프카스의 포로』(1822), 『도둑 형제』(1821∼22), 『바흐치사라이의 샘』(1821∼23) 등의 작품 소재를 얻었다. 1820년 러시아 민간전승에서 취재한 동화풍 담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발표하여 젊은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의 리얼리즘 작품인 『예브게니 오네긴』을 쓰기 시작한 1823년 무렵에는 낭만주의 한계를 의식하게 되었으며, 『집시』(1824)에서 바이런적 주인공에 대한 비판의 눈길로 개인과 사회, 자유와 운명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24년 무신론을 긍정한 편지가 압수되면서 미하일로프스코에 마을에 연금된 동안, 비극시 〈보리스 고두노프〉(1825), 풍자적 서사시 〈누손백작〉(1825) 등을 완성하였다. 고독하고 불우한 유폐생활을 통해서 사상적.예술적 성장을 하게 되고 러시아 국민시인으로 성숙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26년 황제 니콜라이 1세의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되었으나, 그뒤 만년까지 관헌의 엄중한 감시와 검열을 받았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니제고르드주에 갔을 때 콜레라로 발이 묶인 3개월이 창작의 정점을 이루는 시기가 되었는데, 단편소설집 『벨킨 이야기』, 4편의 작은 비극 『돌의 손님』, 『인색한 기사』,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질병 때의 주연(酒宴)』 등 50편의 작품을 썼으며, 『예브게니 오네긴』의 기본적 부분도 이때 완성되었다.
나탈리야와의 결혼은 비극의 시작이 되었다. 궁정행사에 그녀가 참석하기를 바라는 황제에 의하여 푸슈킨은 시종보로 임명되었다. 이는 창작하는 시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으나, 세속권력과의 충돌 속에서 역사적 시야를 확대해 가며, 표트르대제의 공적을 기리면서 그 희생이 된 페테르부르크 소시민의 비극을 묘사한 서사시 『청동의 기사』(1833), 소설 『스페이드 여왕』(1834), 역사소설 『대위의 딸』 등을 발표했다. 1837년에 자신의 아내와 염문을 일으킨 프랑스인과의 결투 도중에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
역자 : 김성일
한국외국어대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쌍뜨뻬쩨르부르그 대학에서 20세기 초 유토피아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청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러시아 문화와 예술의 이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톨스토이 중단편선 1』 『러시아 문화에 관한 담론』(전3권, 공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근위대 중사
2장 길 안내자
3장 요새
4장 결투
5장 사랑
6장 뿌가초프의 난
7장 공격
8장 초대받지 않은 손님
9장 이별
10장 포위당한 도시
11장 폭도들의 마을
12장 고아
13장 체포
14장 재판
부록 / 『대위의 딸』의 ‘빼버린 장’
작품해설 / 역사의 우연성과 사랑의 필연성
작가연보
발간사
역사는 우연을 배제하지 않고
삶은 필연을 포함한다
귀족 자제 뾰뜨르 그리뇨프는 외진 곳에 있는 벨로고르스끄 요새로 발령받아 가던 중 밤길에 눈보라를 만나 위험에 처한다. 이때 우연히 정체불명의 사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무사히 농가를 찾고 그 보답으로 그리뇨프는 자신의 토끼털 외투를 건넨다. 이 사소한 우연은 후일 벌어지는 대대적인 봉기와 그 속에서 기이하게 얽히는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나는 이 기이하게 얽힌 인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랑자에게 선물한 작은 털외투가 올가미에서 나를 구하다니. 더구나 여인숙을 빈들거리며 돌아다니던 술주정뱅이가 요새를 포위하고 나라를 뒤흔들다니!”(108면)
토끼털 외투를 받은 부랑자, 뿌가초프는 얼마 뒤 죽은 황제를 참칭하며 봉기를 일으키고, 그리뇨프와 그가 사랑하는 여인 마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삶을 손에 쥐고 흔드는 자로 다시 나타난다. 가상의 수기 형식인 이 작품에서 화자인 그리뇨프는 역사적 사건의 목격자이자 참가자로서 시대와 봉기, 역사의 주역 뿌가초프를 목격한다. 귀족 청년 그리뇨프는 뿌가초프 무리를 ‘폭도’ ‘악당’으로 지칭하고 봉기를 민족의 비극으로 증언하지만 이러한 시각이 단순히 계급에 따른 편견에서 비롯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대립하는 것은 귀족과 농민이 아니라 민중과 권력이고, 반란자 뿌가초프든 황제 예까쩨리나 2세든 ‘권력’을 향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로 인물들은 엇갈리고 대립한다. 작품 속에서 뿌가초프와 예까쩨리나 2세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나란히 놓이며, 둘 중 누구의 편에 속하건 민중은 제 나름으로 공정하고 자비로운 권력을 찾아 좇고 있을 따름이다.
이렇듯 그리뇨프는 계급이 아닌 인류 보편의 관점으로 유혈과 죽음의 현실, 광란과 폭력의 혼란, 민족의 재앙을 목격하고 일련의 사건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재건하여 기록한다. 이 ‘천재적인 관객’은 간결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세부까지 날카롭게 포착하는데 이는 이야기꾼으로서 경지에 오른 뿌시낀의 수완을 잘 보여준다.
그리뇨프의 눈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포착되는 인물이 바로 작품의 중심을 이루는 뿌가초프다. 그의 등장으로 작품은 위험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를 띤다. 뿌가초프는 부랑자에서 위대한 군주로, 교활한 반란자에서 지혜로운 지도자로, 귀족 나리와 가엾은 여인을 구해주는 너그러운 구원자에서 적의 목을 단칼에 베는 냉혈한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복잡하고 모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작품 속에서 가장 역사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신화적인 인물인 뿌가초프는 평범한 주인공 그리뇨프를 불가해한 세계와 연결하고, 운명과 역사를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한다.
뿌가초프를 통해 뿌시낀은 역사와 운명, 인간의 개인적 삶과 역사적 삶 사이의 관계를 사색한다. 역사는 인간을 파멸시킬 수도 긍정적으로 고양시킬 수도 있다. 마샤처럼 여리고 순진한 인물을 가련한 처지로 몰아넣다가도 잠재된 의지를 발휘해 행동에 나서게끔 만들고, 정직하고 선량한 그리뇨프 같은 인물을 몇번이고 생사의 기로에 세우다가도 스스로의 힘으로 모면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역사는 가혹하고 변덕스럽지만 우연을 배제하지 않으며, 가차 없는 형벌을 가하기도 하지만 선선히 너그러워지기도 한다. 개인의 삶은 우연의 나열처럼 보이고 역사의 흐름은 필연의 연쇄인 듯싶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본 역사적 삶의 현실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진실보다 더 진실하게,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루다
“불길이 흉포하게 휩쓸고 간 광대한 지역 전체의 상황이 끔찍했다…… 신이여, 이 무의미하고 무자비한 러시아의 폭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174면)
1830년대에 들어 뿌시낀은 18세기 러시아 역사, 그중에서도 1773년에 발발한 대규모 농민 봉기인 뿌가초프의 난에 대해 각종 사료를 탐구하고 넉달간 현지답사를 하는 등 진지한 관심을 쏟는다. 그 직접적 산물이 1834년 발간된 역사서 『뿌가초프 반란사』로, 이를 집필하던 시기에 변덕스러운 역사적 현실에 휩쓸린 여러 인물들을 소설로 그려내겠다는 구상 속에서 『대위의 딸』이 탄생한다. 뿌가초프를 비롯하여 사료 속에 등장하는 여러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귀족 장교 그리뇨프와 요새 사령관 대위의 딸 마샤 등의 인물과 그 관계들의 윤곽이 잡히고 한 가정의 회고록이라는 서술 형식도 결정된다. 이렇듯 뿌시낀은 충실한 역사적 배경, 등장인물의 선택, 확고한 플롯, 정교한 구성을 통해 당대에 모범이 될 만한 역사소설을 선보임과 동시에 자신의 역사서를 뛰어넘는 위대한 산문예술을 완성한다.
러시아의 저명한 역사가 바실리 끌류쳅스끼는 『대위의 딸』이 『뿌가초프 반란사』보다 더 큰 역사를 담고 있으며 『뿌가초프 반란사』는 『대위의 딸』을 위한 긴 주석이라고 평했다. 뿌시낀이 연구한 사료들은 소설의 출발점이 되어 사실적 근거와 보편적인 개념 들을 부여해주었지만 작품은 보다 광범위한 문제를 제기하며 역사서나 역사소설 같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다. 고골은 『대위의 딸』을 “역사보다 더 역사적이고 진실보다 더 진실하다”라고 말했다. 뿌시낀은 자신의 마지막 작품에서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층적인 모습 그대로 간결하고 정밀하게 그려냈고, 자신의 창작활동의 대미를 장식하고 근대소설의 장을 열어젖힌 이 장편소설로 러시아 문학사에 의미심장한 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추천의 말
절제성과 완결성, 형식, 그리고 작은 규모로 세밀하게 인물과 캐릭터를 그려내는 경이로운 능력. 독특하고도 유일무이한 소설.
-고골
고골은 이렇게 말했다. 뿌시킨은 러시아 정신의 예외적인, 그리고 아마도, 독보적인 현상이다. 나는 이렇게 덧붙이겠다. 그리고 예언적인 현상이다.
-도스또옙스끼
뿌시낀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세기가 넘게 걸린 두가지 과제를 혼자서 해냈다. 언어를 정립하는 것, 그리고 문학을 창조해내는 것.
-뚜르게네프
뿌시낀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거장이다. 이 나라에서는, 모든 시작들의 시작이다. 그는 러시아 민족의 정신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 고리끼
『대위의 딸』은 뿌시낀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고별작은 러시아 역사를 연구해온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예술가 뿌시낀이 역사가 뿌시낀과 경쟁했을 뿐 아니라 승리자가 된 것이다. 이 작품은 광범위한 문제들을 제기하며 역사소설의 경계를 벗어나, 러시아의 역사적 삶을 다룬 장편소설이 된다. 작품에서 뿌가초프의 난은 민족의 비극으로 그려진다. 봉기 농민들은 승리할 수 없고 뿌가초프도 그런 운명을 잘 알고 있다. 진압하는 자들 역시 스스로를 승리자로 간주하지 않는다. 이 전쟁에는 패배자들만이 있다. 뿌시낀은 작품에서 역사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제시했다. 역사는 인간을 파멸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영혼에 “강력하고도 유익한 충격”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 김성일(역자, 청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작가 소개
저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쉬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러시아 시인. 모스크바 출생. 러시아 국민문학의 창시자이다. 유서깊은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1811년 러시아 시인. 모스크바 출생. 러시아 국민문학의 창시자이다. 유서깊은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1811년 차르스코에셀로(지금의 푸슈킨시)에 개설된 귀족학교 리체이에 입학, 자유주의적 교풍 속에서 1814년 『나의 친구, 시인에게』를 발표하여 문학계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엔 선배이자 낭만주의 시인인 K.N.바튜슈코프, V.A.주코프스키 등 17.18세기 프랑스 시인들의 시풍을 따랐다. 1817년 리체이를 졸업하고 외무성에 근무하며 수도 페테르부르크에서 혁명적 사상가 P.Y.차다예프와 사귀고, 러시아 전제정치를 타도하려 한 무장봉기단체 데카브리스트의 그룹에 참여하는 등, 농노제 타도 정치사상이 확고해졌다. 데카브리스트의 사상에 공명하여 자유를 사랑하는 내용의 송시 〈자유〉(1817), 농노제 붕괴를 예언한 〈농촌〉(1819) 등 일련의 과격한 정치적 시를 써서 남러시아로 추방되었다.
G.G.바이런의 영향을 받고, 그곳에서 『카프카스의 포로』(1822), 『도둑 형제』(1821∼22), 『바흐치사라이의 샘』(1821∼23) 등의 작품 소재를 얻었다. 1820년 러시아 민간전승에서 취재한 동화풍 담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발표하여 젊은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러시아 문학사상 최초의 리얼리즘 작품인 『예브게니 오네긴』을 쓰기 시작한 1823년 무렵에는 낭만주의 한계를 의식하게 되었으며, 『집시』(1824)에서 바이런적 주인공에 대한 비판의 눈길로 개인과 사회, 자유와 운명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24년 무신론을 긍정한 편지가 압수되면서 미하일로프스코에 마을에 연금된 동안, 비극시 〈보리스 고두노프〉(1825), 풍자적 서사시 〈누손백작〉(1825) 등을 완성하였다. 고독하고 불우한 유폐생활을 통해서 사상적.예술적 성장을 하게 되고 러시아 국민시인으로 성숙하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
26년 황제 니콜라이 1세의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되었으나, 그뒤 만년까지 관헌의 엄중한 감시와 검열을 받았다. 아버지가 물려준 땅 니제고르드주에 갔을 때 콜레라로 발이 묶인 3개월이 창작의 정점을 이루는 시기가 되었는데, 단편소설집 『벨킨 이야기』, 4편의 작은 비극 『돌의 손님』, 『인색한 기사』,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질병 때의 주연(酒宴)』 등 50편의 작품을 썼으며, 『예브게니 오네긴』의 기본적 부분도 이때 완성되었다.
나탈리야와의 결혼은 비극의 시작이 되었다. 궁정행사에 그녀가 참석하기를 바라는 황제에 의하여 푸슈킨은 시종보로 임명되었다. 이는 창작하는 시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으나, 세속권력과의 충돌 속에서 역사적 시야를 확대해 가며, 표트르대제의 공적을 기리면서 그 희생이 된 페테르부르크 소시민의 비극을 묘사한 서사시 『청동의 기사』(1833), 소설 『스페이드 여왕』(1834), 역사소설 『대위의 딸』 등을 발표했다. 1837년에 자신의 아내와 염문을 일으킨 프랑스인과의 결투 도중에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
역자 : 김성일
한국외국어대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쌍뜨뻬쩨르부르그 대학에서 20세기 초 유토피아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청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러시아 문화와 예술의 이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중의 취향에 따귀를 때려라』 『톨스토이 중단편선 1』 『러시아 문화에 관한 담론』(전3권, 공역)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1장 근위대 중사
2장 길 안내자
3장 요새
4장 결투
5장 사랑
6장 뿌가초프의 난
7장 공격
8장 초대받지 않은 손님
9장 이별
10장 포위당한 도시
11장 폭도들의 마을
12장 고아
13장 체포
14장 재판
부록 / 『대위의 딸』의 ‘빼버린 장’
작품해설 / 역사의 우연성과 사랑의 필연성
작가연보
발간사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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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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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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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