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의 전략가 쿠빌라이 칸 (2015.7)

고객평점
저자모리스 로사비
출판사항사회평론, 발행일:2015/07/20
형태사항p.479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435800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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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으나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 - 육가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문명의 설계자 쿠빌라이 칸,
칭기즈 칸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진면목을 드러내다

당태종과 그의 신하들의 정치 문답을 모아 만든 정관정요에는 창업과 수성에 대한 유명한 문답이 등장한다. 당태종은 어느 날 신하들에게 물었다. “한 나라를 창업하는 것이 더 어려운가 아니면 수성하는 것이 더 어려운가?” 이에 대해 당태종의 창업을 도왔던 신하 방현령은 창업이 어렵다고 답했고 창업 이후 기용돼 나라의 안정을 도왔던 위징은 수성이 더 어렵다고 답했다. 신하들의 논쟁을 지켜보던 당태종은 둘 모두의 주장을 인정하며 이렇게 정리했다. “현재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세워진 제왕의 사업을 유지하는 어려움은 마땅히 신하들과 신중히 상의해야할 것이다”

쿠빌라이는 ‘세워진 제왕의 사업을 유지하는 어려움’을 아는 군주였다. 그는 이와 같은 고민을 적극적인 실천 전략으로 바꾸어냈다. 할아버지 칭기즈 칸이 세워놓은 제국을 지켜내고 번영케 하고자 했던 그는, 수성의 전략을 차근차근 이루어내기 시작했다. 문자와 체제를 만들어 영속적인 시스템을 도입했고, 정복민에게서 당이 아닌 마음을 얻고자 했다. 국제적 거래를 장려해 경제를 부흥하게 했고, 정부와 신하가 소통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단순히 넓은 영토를 가진 군주가 되고자 했던 게 아니라 문명을 건설한 통치자가 되고자 했던 것이다. 즉 제국을 세운 것은 칭기즈 칸이었지만, 그 제국을 완성한 것은 쿠빌라이 칸이었다.

작은 기회를 모아 거대한 흐름을 만들다

쿠빌라이의 뛰어난 통치 감각은 인구 1만의 작은 영지에서부터 발휘되기 시작됐다. 그는 당시 칸이었던 삼촌 우구데이에게서 중국 하북 지방에 속한 형주에 조그만 땅을 하사받았다. 그는 처음부터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가 아닌 삼촌이 칸의 지위를 얻었기 때문에, 그의 가문이 몽골 제국을 이끌 가문으로서 주목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쿠빌라이는 처음부터 자신이 칸위를 차지하고자 가문 간의 전쟁을 시도하지 않았다. 곧장 권력을 과시하기보다 자신이 다스리는 지역의 정주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분투했을 뿐이다.

특히 그는 유목적 전통을 지닌 몽골인으로서 정주의 역사가 깊은 중국을 다스리게 되었지만 그들을 억압하거나 차별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백성으로서 보호하려 했다. 그는 정주민을 해하고 약탈하는 자들을 엄벌에 처하고 중국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방침을 내렸다. 정복민에 대한 차별을 제도적으로 강하게 차단해버린 것이다. 오랜 정주의 역사를 바탕으로 ‘문명’을 이뤘다는 자존심을 갖고 있던 중국인들도 점차 그의 정책에 깊이 공감하고 존경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북중국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으로 편입해갔다. 단 한 번의 역전을 꿈꾸기보다 사소한 기회를 차곡차곡 모아 때를 기다렸다. 결국 이런 기다림이 성공의 디딤돌이 되었다. 처음부터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역사의 중심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관용과 인내로 통합의 정치를 이끌다

칭기즈 칸은 영토를 확장하는데 집중했지만 쿠빌라이는 그 드넓은 영토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했다. 영토가 넓은 만큼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혼재한 가운데, 쿠빌라이가 선택한 것은 정복과 억압이 아닌 통합의 전략이었다. 그는 자신과 다른 민족이거나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았다. 자신의 통치에 도움이 된다면 출신이 어떻든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그래서 쿠빌라이의 정부에는 몽골인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인, 중국인, 위구르인, 티베트인 등 여러 민족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심지어 마르코폴로도 소금 전매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에서 근무했다고 전해진다. 한 나라 안에서도 포용하기 어려운 다양성을 사상 최대 영토에서 통합해낸 것이다.

그의 차별 없는 정책 기조는 역대 최고의 경제 부흥을 이루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전통적인 중국 황제들은 유교적 가치를 중시 여겨 상인과 무역, 장인과 의사 등 실용적인 분야의 인재들을 등한시했다. 쿠빌라이는 자신의 아들에게 교육을 시킬 만큼 중국의 전통적 유교사상을 존중했지만, 실용적인 가치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는 중국 왕조 치하에서 그리 잘 대접받지 못했던 전문 직업군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했다. 수공업자의 복지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부서를 정부 내에 설치하는 등 실용적인 산업을 우대했다. 쿠빌라이의 세계는 전통 엘리트만의 세계가 아닌, 각계각층이 통합돼 더 큰 이익을 만들어 내는 곳이었다. 결국 쿠빌라이 치하 사상 최대 제국은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광대한 제국을 위한 효율적 통치 시스템을 완성하다

전한의 제국 초기 유학자 육가는 “말 위에서 천하를 얻을 수는 있으나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복하는 것과 통치하는 것은 다르며, 뛰어난 군사 전략으로 영토를 정복할 수는 있지만 통치를 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칭기즈 칸은 뛰어난 군사 전략가로서 영토를 확장하는 것에는 뛰어난 능력을 보였지만, 통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제국의 번영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성’의 전략에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쿠빌라이는 먼저 신하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는 열린 소통의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는 자신의 참모들에게 정책 제안서를 올리도록 했고 제안이 채택되지 않더라도 처벌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안이 유용할 경우에는 제안자를 승진시키고 포상을 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제안하도록 격려했다. 이에 따라 국제적인 성격의 참모진의 다양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됐다. 13세기에 이미 소통의 정치를 넘어 코스모폴리탄적 체제를 이룬 것이다.

그는 차근차근 자신이 다스리는 지역을 여러 정복 지역의 집합체가 아닌 국가의 형태로 만들어 갔다. 법규를 마련해 사법시스템을 만들고, 문명의 기초가 되는 문자를 만들었으며, 사회·경제적, 군사적으로도 효율적인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고심했다. 각 민족이 져야 할 납세와 부역의 의무를 명확히 정했고, 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지폐 사용을 활성화했다. 교통과 통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역참을 설계하고, 조정에 기여한 이들에게 보상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결국 그는 칭기즈 칸이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드넓은 영토가 나라의 모습을 갖추어 오랜 역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복이라는 한 번의 성공을 지속가능한 성공으로 바꾸어낸 것이었다.

눈앞의 성공에 급급하기보다 성공을 체계화하는 지혜,
이 시대 꼭 필요한 수성의 전략을 배우다

이 책 『수성의 전략가 쿠빌라이 칸』은 그동안 우리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쿠빌라이 칸의 삶과 시대를 완벽하게 복원해낸 최초의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모리스 로사비는 유라시아 전역에 흩어져 있던 모든 자료를 종합하고 분석해 쿠빌라이의 뛰어난 통치술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저자의 손에서 재탄생된 쿠빌라이는 역사상 최대 영토에 통치 시스템을 만들었던 문명의 설계자였다. 할아버지 칭기즈 칸이 정복한 땅을 다스려야 한다는, 어쩌면 정복보다 어려운 과업에 직면해 지속적인 성공의 기틀을 다졌다.

쿠빌라이의 이와 같은 지혜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수한 정책과 수많은 기업이 금방 생겼다가 빠르게 사라진다. 잘 된 정책과 사업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지속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내려 하지 않고, 단 한 번의 드라마틱한 성공을 과시하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정부 기관이나 기업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 마치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양 기존의 것들을 전부 없애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성공은 차근차근 다가온다. 또 잘 짜인 체계를 따라 재생산되고 순환한다.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당장의 위기만 모면하려는 근시안적인 지도자가 만연한 요즘,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쿠빌라이의 끈기와 수성의 전략이 더욱 필요한 때다.


추천의 글

쿠빌라이의 일대기를 넘어 13세기 중국과 중앙아시아에 대한 문화적·정치적 차원의 논의를 집대성한 책이다.
-- 뉴리퍼블릭

앞으로도 오랫동안 쿠빌라이에 대해 가장 잘 서술한 책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로사비는 학자다운 세심함으로 꼼꼼하게 해석해, 거침없는 유목민 지도자의 매혹적인 초상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런던 리뷰 오브 북스

▣ 작가 소개

저자 : 모리스 로사비
미국의 저명한 동아시아·중앙아시아 전문가.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동아시아·중앙아시아 역사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 시티 대학교의 역사학과 석좌 교수이자 콜롬비아 대학교 동아시아·내륙아시아 역사학과의 외래 교수로서 활발한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사와 중앙아시아사에 대해 수많은 책과 논문 등을 집필했으며, 2009년에는 몽골 국립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2006년에는 열린사회재단의 문화예술이사회의 의장으로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에서 전시회를 기획했다. 40년 이상 연구해온 결과 이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역자 : 강창훈
고려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중국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역사책 기획편집자로 일하며 《아틀라스 중국사》, 《아틀라스 일본사》 등을 편집했다. 지은 책으로는 《중국사 편지》, 《세계사 뛰어넘기》(공저), 《왜 그렇게 생각해?》, 《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 《티베트에서 만난 파란 눈의 스승》, 《일본사 편지》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PART 1 초원에서 세계로

1장 천하를 통일하다
제국의 탄생??칭기즈 칸의 후계자들??능력 있고 지적인 어머니??국적과 인종의 장벽을 허물다??가문의 영광

2장 기회를 모아 때를 기다리다
중국으로 가는 길을 열다??정주 문명에 다가가다??관용으로 제압한 종교의 대립??형의 위기??치열한 왕위 계승 전쟁

3장 일개 후손에서 제국 후계자로
아우를 끊어내다??점령지에서 마음을 얻다??이상적인 내조자, 차비??중국을 위한 ‘맞춤형’ 통치


PART 2 제국의 완성

4장 대제국의 영광을 지키다
‘야만의’ 정복자, ‘문명의’ 남중국을 얻다??고려를 정복하다??1차 일본 침입, 폭풍에 지다??중앙아시아의 도전

5장 지구상 최대 제국을 통치하다
13세기 코스모폴리탄 체제??경제부흥을 위한 차별 철폐??선택과 집중의 군사정책??몽골과 중국을 동시에 사로잡은 사법 시스템??유학자 참모들을 포섭하다??모든 종교의 보호자??마르코 폴로, 쿠빌라이를 찬미하다

6장 충돌하는 문화를 제국에 품다
문명의 조건, 문자를 만들다??문화를 꽃 피운 불간섭 원칙??회화의 혁명적 발전??장인을 귀하게 여긴 지도자??전통을 사랑한 세계주의자


PART3 스러진 대제국의 꿈

7장 초심을 잃다
믿을 만한 대신들의 쇠락??남송 통합을 위한 노력??대운하, 재앙의 물결??인플레이션과 백성 착취??사람 보는 눈을 잃다??후퇴하는 종교 관용 정책

8장 미완의 영광
욕심이 부른 재앙??잘못된 판단이 흥망을 좌우한다??반란, 흔들리는 통치력??칸 중의 칸이 스러지다


옮긴이의 말
쿠빌라이 칸 연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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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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