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 산촌자본주의 *
‘산촌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이다. 2012년 2월부터 일본 NHK에서 [里山資本主義]라는 이름의 TV프로그램으로 방송되었다. ‘里山’는 정확한 번역어는 없지만 ‘마을 숲, 마을 산’ 등을 의미한다.
★★ 일본 아마존 독자들의 강력한 추천! ★★
“지역과 함께 살아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경제효율보다 인간다운 만족감을 우선하는 산촌자본주의”
“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관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의 크기를 지적하는 혜안이 돋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불분명한 현재에 한 줄기 빛처럼 미래를 비춰주는 책”
“글로벌 경제에 대한 논의만 떠받들지만, 촌스러운 방법론이 경제를 바꿀 수 있다”
“회사원들에게 강력하게 읽기를 권하는 한 권”
“이 책은 희망의 책이다”
‘산촌자본주의’는 무엇인가?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친환경 산촌자본주의
산속의 풍요로운 자연에 둘러싸인 농촌에 사는 사람. 잠깐 산책을 하면 장작 네다섯 개를 줍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과소(過疎)지역이라고 불리는 섬에 사는 사람. 날씨만 좋다면 잠깐 낚싯줄을 드리우면 그날 저녁식탁에 올릴 생선 한 마리 정도는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활이 실제로도 누구나 가능한 것일까?
‘산촌자본주의’는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하에서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 이른바 안심과 안전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해두기 위한 실천이다.
즉, 산촌자본주의는 한마디로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스템’인 셈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버려진 땅을 활용하고 에너지와 자원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며, 한쪽으로만 치우친 현재의 ‘마초적’인 경제시스템을 보완할 서브시스템으로서 기능하는 산촌자본주의의 특징과 가능성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그런 삶의 방식을 ‘제대로 된 경제’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또는 그런 생각을 강요받아왔다. 이런 사고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이 바로 ‘산촌자본주의’이다.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산촌자본주의, 그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자.
‘돈’이 중심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삶
머니자본주의의 서브시스템이자 백업시스템, 산촌자본주의
우리 인간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돈일까, 물·식량·연료 등의 생활필수품일까?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모든 것이 ‘돈’이 중심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주의는 많은 병폐를 안고 있다. 산촌자본주의는 ‘돈’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발상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대안 자본주의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산에서 스스로 연료를 조달하고, 안정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삶을 통해 지역의 경제 자립이 이루어진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서구의 ‘머니자본주의’의 경제시스템이 아닌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에너지 자원과 식량 등을 조달할 수 있고 비상시에 백업시스템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산촌자본주의의 핵심이다. 돈을 많이 벌어 노후를 대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의 지출을 줄이고 지역 내의 돈의 순환을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대안이 된다.
그렇다면 이 산촌자본주의는 얼마나 현실적이고 가능한 이야기일까? 책에서는 실제로 일본 오카야마현 마니와시(岡山縣眞庭市)에서 산촌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가 다양하게 소개되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만족한다고 답한다.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스토브. 이것으로 취사와 난방까지 가능하여 석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일이 적어졌다. 에너지를 절약하며 광열비 등의 지출도 줄어든다. 지역 주민들과 유대를 강화하며 서로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나누며 ‘정(情)’을 나눈다. 치열한 경쟁이 아닌 화합과 공존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목재폐기물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스토브
“국토의 70%가 되는 산지를 이용해먹자!”
지금은 에너지 자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지구의 자연이 주는 것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사고의 전환이 진정한 혁명이다. 그리고 그런 혁명에 목재산업은 안성맞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산림은 관리하면서 기른다면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몇천 톤이나 되는 목재는 이용되지 않고 폐기물로 숲 속에서 사라져가는데,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한다. 지역의 숲을 활용하는 제재업의 활성화는 에너지 위기 시대의 해법을 제시한다. 나뭇조각이나 톱밥 등의 목재폐기물을 압축해서 펠릿(pellet)이라는 연료를 만들어 난방과 취사를 하면 에너지 수입 없이도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다. 펠릿을 이용한 친환경 스토브는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이것으로 밥을 지으면 전기밥솥에 짓는 것보다 조금 불편할 수는 있어도 밥맛이 아주 좋다고 한다. 목재를 사용하는 바이오매스(biomass) 산업은 이미 일본과 오스트리아에서 실행되고 있다. 난방 등의 자급자족뿐 아니라 남는 에너지(열병합발전시스템으로 만든 전기 등)는 오히려 국가에 되팔기도 한다. 목재폐기물로 건축재를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런던,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에서는 CLT, 크로스 라미네이티드 팀버(Cross Laminated Timber)라는 집성재를 이용해 목조고층건축을 만들고 있고 이를 이용한 건축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바이오매스 산업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7월 《환경미디어》의 기사에 의하면, “목재 펠릿은 저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2014년 시장규모가 200만 톤에 달했다”라고 한다. (사)한국펠릿협회 한규성 회장은 “2035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11%를 신재생에너지로 보급”하겠다고 하며, (주)신영이앤피 채현규 연구소장은 “국내 목재 펠릿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 이상 친환경 에너지 자원은 일본이나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의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오는 문제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토에서 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가 되기 때문이다.
목재폐기물을 이용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인 펠릿 외에도 산촌자본주의를 통한 지역의 새로운 활용방법을 책에서는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비싼 사료를 수입하지 않고 방목한 소에서 짜는 우유는 그 맛이 매일매일 변한다. 그것이 오히려 브랜드가 되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정형화된 맛이 아니라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 전력회사를 그만두고 시골의 섬에서 잼 가게를 개업한 젊은이는 그 지역의 감귤 등을 원료로 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 그 가게는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는 이른바 ‘맛집’으로 주말에는 줄을 서서 잼을 구매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역의 향토음식(멧돼지전골요리, 향버섯요리 등)을 지역축제에 활용하고, 복지시설은 지역 외부에서 식재료를 구매하지 않고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텃밭에서 가꾼 단호박, 양파, 감자 등을 재료로 구매하며, 경작포기농지에 물을 끌어와 거기서 물고기를 양식해 지역의 식재료로 활용하는 등 산촌자본주의를 사용하고 있는 예는 아주 다양하다.
‘마초적’인 글로벌 경제시스템과 ‘머니자본주의’
그 100년 상식을 깨부수다!
19세기 이후, 석유와 석탄과 같은 무제한이라고 믿어오던 에너지 자원은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다. 20세기를 살면서 우리는 시멘트와 철강을 생산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이러한 20세기의 100년간은 경제의 중앙집권화가 철저히 진행되던 시대였다. 철과 콘크리트라는 중후하고 장대한 산업을 기반으로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노동력의 집약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 주도로 대규모자본을 유통시키며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목적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보다도 약육강식이 계속되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에 있었다. 부국강병, 고도경제성장,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21세기가 되자 사람, 물건, 돈에 그치지 않고 IT혁명으로 정보까지도 순식간에 주고받는 시스템이 확립되어갔다. 그러나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은 산촌과 어촌처럼 경쟁력이 없는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과 지역에서 많은 것들을 흡수함으로써 성립되는 시스템이기도 했다. 각 지역의 풍토와 문화는 고려되지 않고 지방의 인간은 그저 착취의 대상일 뿐이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모두가 획일적인 편이 효율적이었으며, 각 지역의 개성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물건이 넘치는 풍요로운 시대가 되자 우리들은 많은 문제점들을 깨닫게 되었다. 장기적인 경제불황, 지역경제 불균형, 저출산현상, 취업난, 고령화 문제 등등.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점은 ‘마초적’인 글로벌 경제시스템으로 인한 것이다. 그리고 ‘돈’에만 집착하는 ‘머니자본주의’는 급기야 인간이라는 존재까지도 돈으로 환산해버렸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당연하다고 인식해왔던 이러한 기존의 ‘상식’들을 깨는 것이 바로 산촌자본주의의 역할이다.
슬로푸드,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한다)운동, 슬로라이프 등 산촌자본주의는 ‘지역’이 경제적으로도 권리를 되찾으려 하는 이 시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도시와 연결되어 빼앗기기만 하는 대상이었던 ‘지역’과 결별하고,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지역 내에서 해결하자는 운동이다. 또한 산촌자본주의는 ‘열린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20세기에 만들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용한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혜와 기술을 교환하며, 함께 성장해가기 위한 ‘유연성’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모두가 시골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다”
도시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
물론, 산촌자본주의가 활성화가 되면 GDP 등의 표면적인 경제지표나 눈에 보이는 경제활동은 축소될 수도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실은 풍요로워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산촌자본주의의 심오한 점이다. 산촌자본주의의 실천은 인류가 몇만 년에 걸쳐서 쌓아온 주변의 자연을 활용하는 방법을 계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시골로 돌아가서 농사짓는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산촌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산촌자본주의는 현대인의 생활을 이전의 농촌처럼 자급자족의 생활로 돌려놓자는 주의나 주장이 아니다. 돈을 매개로 복잡한 분업을 시행하고 있는 지금의 경제사회에 등을 돌리라는 것도 아니다. 숲이나 인간관계처럼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에 최신 기술을 더해서 활용하면 돈에만 의지하는 생활보다도 훨씬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안정된 미래가 출현할 것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과소화로 사람들이 떠나가서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산의 잊히고 방치되어온 자원을 다시 빛을 보게 만들어 최대한 활용하는 산촌자본주의는 결코 라이프스타일을 이전으로 되돌리거나 전기가 있는 편리한 생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문명의 이기들을 사용하면서, 한편으로는 돈을 들이지 않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주변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최근 일본 도쿄 시내의 번화가 긴자(銀座)에서는 빌딩 옥상에서 꿀벌 길러서 그 꿀을 사용해 케이크를 만들었다. 세계 일류의 상품들이 모여드는 긴자에서도 이 유명한 케이크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이 예는 물론 도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의 단적인 면으로 보일 수도 있다. 책에서는 도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를 소개하고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주변에 산과 밭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도 지금의 생활을 조금만 바꿔서 작은 실천을 할 수는 있다고 한다. 그 방법으로 첫째, 식료품이나 잡화를 구입할 때 어느 현지의 자원을 활용해서 만들고 있는 것을 선택한다. 둘째, 앞의 긴자의 예처럼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나 집 근처에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고른다. 셋째, 주변에 버려진 공터를 일시적으로 빌려서 밭을 만들어 가꾼다. 넷째, 시골에 ‘세컨드 하우스’를 빌려서 실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아보고 정말로 마음에 든다면 집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것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기업·비영리단체·동아리 등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발을 뺄 수 있도록 하는 부담 없는 시스템이 계속 생겨나는 추세이다.
‘명퇴’의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 40~50대는 농담 삼아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치킨집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창업에 실패하여 퇴직금을 잃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도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는 집을 빌리기도 용이하고, 정착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있으며, 도시와는 다른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다. 모두가 다 시골로 가서 농사짓고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농사는 취미나 소일거리로도 가능하다. 다만, 편안하고 안심할 수 있는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디플레이션,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산촌자본주의
일본은 고령화국가로 잘 알려지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못지않은 저출산국가이다. 최근 30년 동안 일본도 현저한 저출산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책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대도시지역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기업들이 육아와 출산을 병행하려는 사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시안적인 경제적 번영 추구와 자본주의의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에서 느끼는 ‘머니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글로벌 경제를 ‘제대로 된 경제’라고 인식하고 그에 반대되는 삶의 방식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오히려 지역의 매력과 장점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산촌자본주의를 통해 저출산문제 해결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산촌자본주의는 아이가 있는 부부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많은 돈을 벌거나 화려한 삶을 살기는 어려워도 안정되고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 실제로 시골도 수도권 못지않은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도시에 몰려 있던 젊은이들이 U턴이나 I턴을 하여 지역공동체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U턴은 지방에서 도시로 왔던 젊은이가 다시 지방으로 돌아가는 현상이고, I턴은 도시에서 태어난 젊은이가 지방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생산활동을 담당하는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문제점도 산촌자본주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질의 물을 마시고, 청정한 공기를 통해 숨 쉬고, 건강한 식사를 하는 생활로 고령자들도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된다. 또한 지역 내부에서 돈이 순환하는 구조를 갖추는 산촌자본주의를 통해 지역민들이 서로 돕고 일자리를 창출해가는 모습이 일본에서는 서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도시의 최첨단 에너지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시티’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등으로 에너지를 절약해가는 도시이다.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는 절약하여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서로의 안부를 챙길 수 있는 서비스시스템으로 주민들 사이에는 유대감이 형성된다. 이 스마트시티가 추구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기업형 산촌자본주의’이며 ‘최첨단기술형 산촌자본주의’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을 꿈꾸는 것이 바로 산촌자본주의가 추구하는 목표이고,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거대한 현재의 자본주의 체계에 의존하면 의존할수록 마음속에서 이 시스템 붕괴에 대한 불안은 커져갈 수밖에 없다. 이 불안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은 다른 체계의 서브시스템뿐이다. 산촌자본주의는 머니자본주의에 의해서 생겨난 뒤틀림을 보완하는 서브시스템, 그리고 비상시에는 머니자본주의를 대신해서 앞에 올 수 있는 백업시스템으로서 현재의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인류가 살아남을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모타니 고스케
1964년 일본 야마구치현(山口縣)에서 태어났다. 일본총합연구소 조사부 주석(主席)연구원이자 일본정책투자은행 특임고문이다. 1988년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개발은행(현 일본정책투자은행)에 입사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일본경제연구소 등을 거치며 2000년경부터 지역진흥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정력적으로 연구·저작·강연을 했다. 약 3,200개의 지역행정구역 전부와 해외 59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얻은 지식에 인구 등의 각종 통계숫자, 향토사를 조합하여 지역특성을 다면적이고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2009년에는 싱가포르 파견근무의 기회를 얻어 지역·일본·세계의 장래를 다각적으로 고찰했다. 2010년부터 지역기획부 지역진흥그룹 참사관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현직에 있으며, 정부 관계의 공직을 다수 역임했다. 저서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デフレの正.)』(국내 출간 예정)은 60만 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생산연령인구’라는 용어를 정착시키고 인구동태의 영향을 사회에 알렸다.
저자 : NHK히로시마 취재팀 (일본방송협회 히로시마방송국)
2011년 여름, 주고쿠(中?.)산지의 지나치게 활기찬 아저씨들의 혁명적 행동에 충격을 받고, 모타니 고스케와 힘을 합쳐 ‘산촌자본주의(里山資本主義)’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며 1년 반에 걸쳐 취재 및 제작을 전개했다.
이노우에 교스케 井上恭介: 리먼 사태 이전부터 거대화되는 세계경제의 최전선을 취재 및 지휘했다. 머니자본주의(금융자본주의)의 한계를 확인한 직후, 동일본대지진을 겪었다. 한창 관련 방송을 제작하던 중에 히로시마로 전근을 가서 산촌자본주의를 만나게 되었다.
야쿠 야스히로 夜久恭裕: 산촌경제뿐만 아니라 의료 및 교육부터 전쟁까지 다수의 조사보도로 유명한 보도프로그램의 전문가이다. 산촌지역을 발굴해가는 과정에서 오스트리아라는 ‘큰 광맥’을 발견했다.
역자 : 김영주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일본 릿쿄(立.?)대학교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했다.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야기의 철학』(2009), 『장사의 신: 실천편』(2014)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 산촌자본주의 *
‘산촌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이다. 2012년 2월부터 일본 NHK에서 [里山資本主義]라는 이름의 TV프로그램으로 방송되었다. ‘里山’는 정확한 번역어는 없지만 ‘마을 숲, 마을 산’ 등을 의미한다.
★★ 일본 아마존 독자들의 강력한 추천! ★★
“지역과 함께 살아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필독서”
“경제효율보다 인간다운 만족감을 우선하는 산촌자본주의”
“저출산·고령화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관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의 크기를 지적하는 혜안이 돋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불분명한 현재에 한 줄기 빛처럼 미래를 비춰주는 책”
“글로벌 경제에 대한 논의만 떠받들지만, 촌스러운 방법론이 경제를 바꿀 수 있다”
“회사원들에게 강력하게 읽기를 권하는 한 권”
“이 책은 희망의 책이다”
‘산촌자본주의’는 무엇인가?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친환경 산촌자본주의
산속의 풍요로운 자연에 둘러싸인 농촌에 사는 사람. 잠깐 산책을 하면 장작 네다섯 개를 줍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과소(過疎)지역이라고 불리는 섬에 사는 사람. 날씨만 좋다면 잠깐 낚싯줄을 드리우면 그날 저녁식탁에 올릴 생선 한 마리 정도는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활이 실제로도 누구나 가능한 것일까?
‘산촌자본주의’는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하에서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 이른바 안심과 안전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해두기 위한 실천이다.
즉, 산촌자본주의는 한마디로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스템’인 셈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버려진 땅을 활용하고 에너지와 자원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며, 한쪽으로만 치우친 현재의 ‘마초적’인 경제시스템을 보완할 서브시스템으로서 기능하는 산촌자본주의의 특징과 가능성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그런 삶의 방식을 ‘제대로 된 경제’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또는 그런 생각을 강요받아왔다. 이런 사고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려는 것이 바로 ‘산촌자본주의’이다.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산촌자본주의, 그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자.
‘돈’이 중심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삶
머니자본주의의 서브시스템이자 백업시스템, 산촌자본주의
우리 인간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돈일까, 물·식량·연료 등의 생활필수품일까?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모든 것이 ‘돈’이 중심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본주의는 많은 병폐를 안고 있다. 산촌자본주의는 ‘돈’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발상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대안 자본주의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산에서 스스로 연료를 조달하고, 안정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삶을 통해 지역의 경제 자립이 이루어진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서구의 ‘머니자본주의’의 경제시스템이 아닌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에너지 자원과 식량 등을 조달할 수 있고 비상시에 백업시스템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산촌자본주의의 핵심이다. 돈을 많이 벌어 노후를 대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돈의 지출을 줄이고 지역 내의 돈의 순환을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대안이 된다.
그렇다면 이 산촌자본주의는 얼마나 현실적이고 가능한 이야기일까? 책에서는 실제로 일본 오카야마현 마니와시(岡山縣眞庭市)에서 산촌생활을 하고 있는 사례가 다양하게 소개되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만족한다고 답한다.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스토브. 이것으로 취사와 난방까지 가능하여 석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일이 적어졌다. 에너지를 절약하며 광열비 등의 지출도 줄어든다. 지역 주민들과 유대를 강화하며 서로 텃밭에서 기른 채소를 나누며 ‘정(情)’을 나눈다. 치열한 경쟁이 아닌 화합과 공존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목재폐기물을 자원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스토브
“국토의 70%가 되는 산지를 이용해먹자!”
지금은 에너지 자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지구의 자연이 주는 것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사고의 전환이 진정한 혁명이다. 그리고 그런 혁명에 목재산업은 안성맞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산림은 관리하면서 기른다면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몇천 톤이나 되는 목재는 이용되지 않고 폐기물로 숲 속에서 사라져가는데, 에너지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한다. 지역의 숲을 활용하는 제재업의 활성화는 에너지 위기 시대의 해법을 제시한다. 나뭇조각이나 톱밥 등의 목재폐기물을 압축해서 펠릿(pellet)이라는 연료를 만들어 난방과 취사를 하면 에너지 수입 없이도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다. 펠릿을 이용한 친환경 스토브는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이것으로 밥을 지으면 전기밥솥에 짓는 것보다 조금 불편할 수는 있어도 밥맛이 아주 좋다고 한다. 목재를 사용하는 바이오매스(biomass) 산업은 이미 일본과 오스트리아에서 실행되고 있다. 난방 등의 자급자족뿐 아니라 남는 에너지(열병합발전시스템으로 만든 전기 등)는 오히려 국가에 되팔기도 한다. 목재폐기물로 건축재를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런던,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에서는 CLT, 크로스 라미네이티드 팀버(Cross Laminated Timber)라는 집성재를 이용해 목조고층건축을 만들고 있고 이를 이용한 건축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바이오매스 산업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7월 《환경미디어》의 기사에 의하면, “목재 펠릿은 저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2014년 시장규모가 200만 톤에 달했다”라고 한다. (사)한국펠릿협회 한규성 회장은 “2035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11%를 신재생에너지로 보급”하겠다고 하며, (주)신영이앤피 채현규 연구소장은 “국내 목재 펠릿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 이상 친환경 에너지 자원은 일본이나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의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오는 문제이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토에서 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가 되기 때문이다.
목재폐기물을 이용한 새로운 에너지 자원인 펠릿 외에도 산촌자본주의를 통한 지역의 새로운 활용방법을 책에서는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비싼 사료를 수입하지 않고 방목한 소에서 짜는 우유는 그 맛이 매일매일 변한다. 그것이 오히려 브랜드가 되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정형화된 맛이 아니라 자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 전력회사를 그만두고 시골의 섬에서 잼 가게를 개업한 젊은이는 그 지역의 감귤 등을 원료로 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 그 가게는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는 이른바 ‘맛집’으로 주말에는 줄을 서서 잼을 구매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역의 향토음식(멧돼지전골요리, 향버섯요리 등)을 지역축제에 활용하고, 복지시설은 지역 외부에서 식재료를 구매하지 않고 지역에 사는 노인들이 텃밭에서 가꾼 단호박, 양파, 감자 등을 재료로 구매하며, 경작포기농지에 물을 끌어와 거기서 물고기를 양식해 지역의 식재료로 활용하는 등 산촌자본주의를 사용하고 있는 예는 아주 다양하다.
‘마초적’인 글로벌 경제시스템과 ‘머니자본주의’
그 100년 상식을 깨부수다!
19세기 이후, 석유와 석탄과 같은 무제한이라고 믿어오던 에너지 자원은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다. 20세기를 살면서 우리는 시멘트와 철강을 생산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이러한 20세기의 100년간은 경제의 중앙집권화가 철저히 진행되던 시대였다. 철과 콘크리트라는 중후하고 장대한 산업을 기반으로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노동력의 집약이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가 주도로 대규모자본을 유통시키며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목적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것보다도 약육강식이 계속되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를 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에 있었다. 부국강병, 고도경제성장,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21세기가 되자 사람, 물건, 돈에 그치지 않고 IT혁명으로 정보까지도 순식간에 주고받는 시스템이 확립되어갔다. 그러나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은 산촌과 어촌처럼 경쟁력이 없는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과 지역에서 많은 것들을 흡수함으로써 성립되는 시스템이기도 했다. 각 지역의 풍토와 문화는 고려되지 않고 지방의 인간은 그저 착취의 대상일 뿐이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모두가 획일적인 편이 효율적이었으며, 각 지역의 개성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물건이 넘치는 풍요로운 시대가 되자 우리들은 많은 문제점들을 깨닫게 되었다. 장기적인 경제불황, 지역경제 불균형, 저출산현상, 취업난, 고령화 문제 등등. 이러한 총체적인 문제점은 ‘마초적’인 글로벌 경제시스템으로 인한 것이다. 그리고 ‘돈’에만 집착하는 ‘머니자본주의’는 급기야 인간이라는 존재까지도 돈으로 환산해버렸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당연하다고 인식해왔던 이러한 기존의 ‘상식’들을 깨는 것이 바로 산촌자본주의의 역할이다.
슬로푸드,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한다)운동, 슬로라이프 등 산촌자본주의는 ‘지역’이 경제적으로도 권리를 되찾으려 하는 이 시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도시와 연결되어 빼앗기기만 하는 대상이었던 ‘지역’과 결별하고,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지역 내에서 해결하자는 운동이다. 또한 산촌자본주의는 ‘열린 지역주의’를 표방하고, 20세기에 만들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용한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혜와 기술을 교환하며, 함께 성장해가기 위한 ‘유연성’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모두가 시골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다”
도시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
물론, 산촌자본주의가 활성화가 되면 GDP 등의 표면적인 경제지표나 눈에 보이는 경제활동은 축소될 수도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실은 풍요로워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산촌자본주의의 심오한 점이다. 산촌자본주의의 실천은 인류가 몇만 년에 걸쳐서 쌓아온 주변의 자연을 활용하는 방법을 계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시골로 돌아가서 농사짓는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산촌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산촌자본주의는 현대인의 생활을 이전의 농촌처럼 자급자족의 생활로 돌려놓자는 주의나 주장이 아니다. 돈을 매개로 복잡한 분업을 시행하고 있는 지금의 경제사회에 등을 돌리라는 것도 아니다. 숲이나 인간관계처럼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에 최신 기술을 더해서 활용하면 돈에만 의지하는 생활보다도 훨씬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안정된 미래가 출현할 것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과소화로 사람들이 떠나가서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산의 잊히고 방치되어온 자원을 다시 빛을 보게 만들어 최대한 활용하는 산촌자본주의는 결코 라이프스타일을 이전으로 되돌리거나 전기가 있는 편리한 생활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문명의 이기들을 사용하면서, 한편으로는 돈을 들이지 않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주변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최근 일본 도쿄 시내의 번화가 긴자(銀座)에서는 빌딩 옥상에서 꿀벌 길러서 그 꿀을 사용해 케이크를 만들었다. 세계 일류의 상품들이 모여드는 긴자에서도 이 유명한 케이크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한다. 이 예는 물론 도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의 단적인 면으로 보일 수도 있다. 책에서는 도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산촌자본주의를 소개하고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주변에 산과 밭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도 지금의 생활을 조금만 바꿔서 작은 실천을 할 수는 있다고 한다. 그 방법으로 첫째, 식료품이나 잡화를 구입할 때 어느 현지의 자원을 활용해서 만들고 있는 것을 선택한다. 둘째, 앞의 긴자의 예처럼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나 집 근처에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을 고른다. 셋째, 주변에 버려진 공터를 일시적으로 빌려서 밭을 만들어 가꾼다. 넷째, 시골에 ‘세컨드 하우스’를 빌려서 실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살아보고 정말로 마음에 든다면 집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것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기업·비영리단체·동아리 등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발을 뺄 수 있도록 하는 부담 없는 시스템이 계속 생겨나는 추세이다.
‘명퇴’의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 40~50대는 농담 삼아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치킨집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창업에 실패하여 퇴직금을 잃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도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는 집을 빌리기도 용이하고, 정착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있으며, 도시와는 다른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 있다. 모두가 다 시골로 가서 농사짓고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농사는 취미나 소일거리로도 가능하다. 다만, 편안하고 안심할 수 있는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디플레이션,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산촌자본주의
일본은 고령화국가로 잘 알려지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못지않은 저출산국가이다. 최근 30년 동안 일본도 현저한 저출산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책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대도시지역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기업들이 육아와 출산을 병행하려는 사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시안적인 경제적 번영 추구와 자본주의의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에서 느끼는 ‘머니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글로벌 경제를 ‘제대로 된 경제’라고 인식하고 그에 반대되는 삶의 방식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오히려 지역의 매력과 장점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산촌자본주의를 통해 저출산문제 해결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산촌자본주의는 아이가 있는 부부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장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많은 돈을 벌거나 화려한 삶을 살기는 어려워도 안정되고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 실제로 시골도 수도권 못지않은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도시에 몰려 있던 젊은이들이 U턴이나 I턴을 하여 지역공동체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U턴은 지방에서 도시로 왔던 젊은이가 다시 지방으로 돌아가는 현상이고, I턴은 도시에서 태어난 젊은이가 지방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고령화로 인해 생산활동을 담당하는 젊은 세대가 줄어드는 문제점도 산촌자본주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질의 물을 마시고, 청정한 공기를 통해 숨 쉬고, 건강한 식사를 하는 생활로 고령자들도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된다. 또한 지역 내부에서 돈이 순환하는 구조를 갖추는 산촌자본주의를 통해 지역민들이 서로 돕고 일자리를 창출해가는 모습이 일본에서는 서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도시의 최첨단 에너지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시티’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등으로 에너지를 절약해가는 도시이다.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는 절약하여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서로의 안부를 챙길 수 있는 서비스시스템으로 주민들 사이에는 유대감이 형성된다. 이 스마트시티가 추구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기업형 산촌자본주의’이며 ‘최첨단기술형 산촌자본주의’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삶을 꿈꾸는 것이 바로 산촌자본주의가 추구하는 목표이고,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거대한 현재의 자본주의 체계에 의존하면 의존할수록 마음속에서 이 시스템 붕괴에 대한 불안은 커져갈 수밖에 없다. 이 불안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은 다른 체계의 서브시스템뿐이다. 산촌자본주의는 머니자본주의에 의해서 생겨난 뒤틀림을 보완하는 서브시스템, 그리고 비상시에는 머니자본주의를 대신해서 앞에 올 수 있는 백업시스템으로서 현재의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인류가 살아남을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모타니 고스케
1964년 일본 야마구치현(山口縣)에서 태어났다. 일본총합연구소 조사부 주석(主席)연구원이자 일본정책투자은행 특임고문이다. 1988년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일본개발은행(현 일본정책투자은행)에 입사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일본경제연구소 등을 거치며 2000년경부터 지역진흥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정력적으로 연구·저작·강연을 했다. 약 3,200개의 지역행정구역 전부와 해외 59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얻은 지식에 인구 등의 각종 통계숫자, 향토사를 조합하여 지역특성을 다면적이고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2009년에는 싱가포르 파견근무의 기회를 얻어 지역·일본·세계의 장래를 다각적으로 고찰했다. 2010년부터 지역기획부 지역진흥그룹 참사관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현직에 있으며, 정부 관계의 공직을 다수 역임했다. 저서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デフレの正.)』(국내 출간 예정)은 60만 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생산연령인구’라는 용어를 정착시키고 인구동태의 영향을 사회에 알렸다.
저자 : NHK히로시마 취재팀 (일본방송협회 히로시마방송국)
2011년 여름, 주고쿠(中?.)산지의 지나치게 활기찬 아저씨들의 혁명적 행동에 충격을 받고, 모타니 고스케와 힘을 합쳐 ‘산촌자본주의(里山資本主義)’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며 1년 반에 걸쳐 취재 및 제작을 전개했다.
이노우에 교스케 井上恭介: 리먼 사태 이전부터 거대화되는 세계경제의 최전선을 취재 및 지휘했다. 머니자본주의(금융자본주의)의 한계를 확인한 직후, 동일본대지진을 겪었다. 한창 관련 방송을 제작하던 중에 히로시마로 전근을 가서 산촌자본주의를 만나게 되었다.
야쿠 야스히로 夜久恭裕: 산촌경제뿐만 아니라 의료 및 교육부터 전쟁까지 다수의 조사보도로 유명한 보도프로그램의 전문가이다. 산촌지역을 발굴해가는 과정에서 오스트리아라는 ‘큰 광맥’을 발견했다.
역자 : 김영주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일본 릿쿄(立.?)대학교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했다.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야기의 철학』(2009), 『장사의 신: 실천편』(201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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