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뒤란에는 울울한 대숲이 있고
마당에는 텃밭과 갖가지 꽃나무들이 있는 화가의 시골 화실
그곳에서 짓는 그림농사, 텃밭농사, 글농사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화가 이호신의 서울 화실 베란다 창문에는 낭창낭창한 대나무들이 수묵으로 그려져 있었다. 대나무를 좋아한 화가는 밤이면 이리저리 조명을 비춰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 분위기를 연출하곤 했다. 5년 전 지리산 자락 시골마을에 화실을 지어 이사온 뒤부터는 그럴 일이 없다. 화실 뒤란이 온통 대나무숲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풍죽風竹이 되어 댓잎이 창문을 두드리고, 비오는 날은 우죽雨竹이 되어 어느덧 붓을 들게 만든다.
정겨운 토담 옆에는 오래된 감나무가 서 있고, 화실 마당에는 지인들이 귀촌 선물로 보내준 꽃나무들이 즐비하다. 식수자의 성씨를 붙인 전금강송, 정소나무, 공매화, 김능수단풍나무, 강배롱나무 등은 철마다 화실 뜨락에 피어나 화가를 감동시킨다.
16번의 개인전과 15권의 화문집을 펴낸 21세기 진경산수화가 이호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서 깊은 마을의 새내기 주민이 되다
한국 진경산수화의 전통을 잇는 한편 다양한 현대적 기법과 다채로운 색채를 응용하여 ‘생활산수화’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추구해온 화가 이호신. 16번의 개인전과 15권의 화문집을 내며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그가 귀촌한 곳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지정된 경상남도 산청군 남사마을이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이 마을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동네 한가운데로는 맑은 남사천이 흐른다. 몇백 년 묵은 매화나무와 감나무가 마을을 지켜주고, 수백 년 된 고택들과 문화 유산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3킬로미터 남짓 길게 이어지는 토담과 돌담이 예스러운 멋을 더해주는 작지만 유서 깊은 마을이다.
수년간 지리산 권역의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화폭에 담아오던 중에 유독 산청 가는 길이 설레었던 화가는 나이 오십 중반에 가족과 떨어져 남사마을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2010년 대숲 울울한 터에 한옥 화실을 짓고 그곳에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고 삶터를 돌보며 그림농사를 지어오다가 최근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온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화실 마당 한켠에는 제법 넓은 텃밭도 일구었다. 고구마를 비롯해 푸성귀 몇 가지를 심어놓았는데,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아침저녁에는 호미를 들고 고랑 속을 기어다니며 김을 맨다. 뿌리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고구마를 수확하여 지인들에게 보내는 날이면 시골살이의 즐거움이 배가됨을 느낀다.
자연과 사람,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정겨운 마을에서
화가는 1년 365일 날마다 순례의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고 해서 해를 거르지 않고 일상처럼 반복해온 길 위의 순례를 멈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1년 365일 날마다 순례 중이다. 지리산의 품에 안긴 화가는 화첩과 지필묵을 챙겨 봄이면 매향이 번지는 고택 마당을 서성이고, 여름이면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드는 남사천 둑길을 산책한다. 또 가을에는 감잎이 떨어져 오색으로 물든 돌담길 사이를 거닐고, 겨울에는 서설이 내리는 회화나무를 찾아가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그렇게 자연과 사람,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정겨운 마을, 자연미와 인공미가 조화를 이룬 진정한 예술의 극치를 매일 마주하며 사시사철 순례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과 인문예술의 만남이 그려낸 맑고 깊은 삶의 풍경들
이호신의 귀촌 5년 세월이 담긴 『화가의 시골편지』에는 인간과 자연, 생명에 대한 인문적 성찰이 곳곳에 진하게 배어 있다.
수백 년 된 매화나무의 그윽한 암향을 화첩에 옮기면서 화가는 조선의 두 학자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의 고결한 정신을 되새긴다. 삶과 죽음이 겹쳐 있는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 숲에 들어서는 생명의 질서와 삶의 신비를 가르친 법정스님의 육성을 떠올린다. 화실 뒤란의 대숲을 사생할 때면 대나무 사랑이 유별났던 소동파와 왕휘지, 백거이의 시심과 철학이 중첩된다. 또한 600번 꽃을 피우고 600번 열매 맺은 600살 할배 감나무에게서 온갖 풍상을 이겨내고 자신을 비워낸 현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생동하는 길 위의 붓과 겸허한 성찰의 글이 어우러진 사계절 그림편지
꽃과 나무, 새와 곤충, 달빛과 별빛이
지금 이 순간 가장 충만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일깨워준다
벚꽃은 떨어져 흩날리는데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광경, 찬란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흙빛으로 소멸해가는 겨울 연의 풍경을 사생할 때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의 진리를 깨닫는다. 마당을 점령한 잡초를 보고 황망해하던 중에 꽃나무만 선호하고 잡초는 뽑아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 지난날의 편견과 분별심을 반성하는 장면도 있다.
떨어진 밤톨에 기생하는 밤 벌레, 척박한 바위에 간신히 뿌리내려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선 소나무, 감나무 한 그루를 보호하기 위해 에둘러 담장을 쌓은 마을 사람들의 어여쁜 마음은 화가에게 상생의 미학을 일깨운다.
그밖에 백로, 후투티, 물까치, 제비, 반달가슴곰 같은 동물들과 회화나무, 느티나무, 진달래, 배롱나무, 목화, 산국 같은 식물들, 교교한 달빛과 눈부신 별빛,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텃밭의 가을걷이... 이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을 보다 충만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자연이 화가의 스승인 것이다. 이호신이 묘사한 각양각색 생명의 풍경들은 단아하고 기품 있으며 따뜻하고 어질다. 자연의 품에서 스스로 자연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진실한 삶의 풍경들이다.
소소하고 눈부신 생명들과 교감하여 완성한 따뜻한 그림들
크게 보되 작게 살피고, 작은 것 속에 큰 뜻이 담겨 있음을 되새기며 순례의 붓길을 이어온 이호신 화백. 그가 보내온 『화가의 시골편지』에는 이 땅의 소소하고 눈부신 생명들과 교감하여 완성한 그림 98점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에는 작지만 온전한 우주를 품고 있는 꽃과 나무, 새와 곤충 등 자연의 세계와 날마다 마을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여 체득한 삶의 진리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화가는 봄꽃부터 겨울나무까지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자연의 속살을 다채롭게 표현하기 위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필묵은 청담하고 필치는 간결하며 탁본과 목판기법은 물론 수묵화에서는 잘 쓰지 않는 선명한 색채와 염색한지, 아름다운 한글을 그림과 접목시킨 ‘한글뜻그림’ 등 창의적인 기법들을 응용한다.
자연과 인문예술의 만남을 화폭에 심화시키고, 대상에 감응한 화가의 마음결을 온전하게 담기 위한 분투의 결과이다.
진경산수를 토대로 이 땅에 대한 절절한 애정을 양분 삼아
독자적인 생활산수 화풍을 일군 이호신의 인문산수를 만나다
이호신의 그림을 ‘생활산수화’라고 총칭하는 것은, 자연과 역사, 문화와 삶이 하나의 화폭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문화유산이 살아 있는 천년 고찰, 유장한 사연을 품고 흐르는 지리산의 풍경, 이 땅에서 오순도순 살아온 마을 공동체의 얼굴, 수백 년된 고목과 작은 풀꽃 한 송이 등 그의 산수화에는 인간의 오랜 역사와 지혜, 정신문화의 정수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것은 화업을 시작한 이래 전국 구석구석을 두 발로 걸어다니며 산천초목을 샅샅이 살피고 현장에서 사생하여 완성한 예술작품이자 이 땅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 낳은 고귀한 기록 그 자체이다. ‘21세기 진경산수화가’ 이호신의 작업을 단순한 기행이나 답사가 아니라 ‘순례의 역정’이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호신
‘크게 보되 작게 살피고, 작은 것 속에 큰 뜻이 담겨 있음’을 되새기며 자연과 생태, 소중한 문화유산, 정겨운 마을 등을 한국적 정서로 표현한 그림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한국 진경산수화의 전통을 창신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과 다채로운 색채를 응용하여 ‘생활산수화’라는 독자적인 장르와 화풍을 추구해왔다. 이 땅을 순례하는 길 위의 화가가 되어 언제나 현장을 답사하고 화첩 사생을 기초로 하여 마음에 담은 뒤 붓을 들었다. 그의 그림들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세계, 그 아름다운 시공간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우리가 잊고 사는 진정한 삶의 본질을 일깨워준다.
겸허한 열정과 자유로운 실험정신을 함께 지닌 이호신은 지금까지 16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주 핀란드 한국대사관, 주 탄자니아 한국대사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지은 책으로 『지리산진경』, 『가람진경』, 『산청에서 띄우는 그림편지』, 『우리 마을 그림 순례』,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숲을 그리는 마음』, 『길에서 쓴 그림일기』 등이 있다.
2010년 지리산 자... 락의 산청 남사마을로 귀촌하여 그림 농사를 짓는 한편, 책읽기와 더불어 틈틈이 텃밭을 일구며 지내고 있다.
▣ 주요 목차
그림편지를 띄우면서
봄 / 물은 흐르고 꽃은 피네
언제나 새날
산다는 건 꽃 소식을 듣는 일
두 스승의 가르침
천년의 매화 향기
오매불망五梅不忘
새봄이 더 눈부시다
소나무와 진달래
어린 솔을 심는 마음
꽃비가 내리는 날
만약 삶에 죽음이 없다면
여름 / 작은 것 속에 큰 뜻이 있다
여름 산책
잡초는 없다
대숲을 거닐며
생명을 위한 기도
우포에 가면 그리움이 보인다
한여름의 미감
개와 고양이와 화가
고독의 힘
강물에 띄우는 편지
가을 / 오늘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별들의 인드라망
느티나무 아래에서
자연을 풍성하게 느끼는 방법
오늘화실의 인연들
소나무와 검은 돌 하나
야성의 회복
600살 할배 감나무
아름다운 소멸
시골살이의 즐거움
저 산이 고운 까닭
겨울 / 눈 좋아 항시 얼어 지낸다
산사의 풍경소리
까치밥 명상
산처럼 살자
감잎에 물들다
생명의 대숲
산국차 한 잔과 목화 한 송이
남사마을 사랑나무
겨울 연의 설법
지금이 꽃자리
그림목록
뒤란에는 울울한 대숲이 있고
마당에는 텃밭과 갖가지 꽃나무들이 있는 화가의 시골 화실
그곳에서 짓는 그림농사, 텃밭농사, 글농사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화가 이호신의 서울 화실 베란다 창문에는 낭창낭창한 대나무들이 수묵으로 그려져 있었다. 대나무를 좋아한 화가는 밤이면 이리저리 조명을 비춰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 분위기를 연출하곤 했다. 5년 전 지리산 자락 시골마을에 화실을 지어 이사온 뒤부터는 그럴 일이 없다. 화실 뒤란이 온통 대나무숲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풍죽風竹이 되어 댓잎이 창문을 두드리고, 비오는 날은 우죽雨竹이 되어 어느덧 붓을 들게 만든다.
정겨운 토담 옆에는 오래된 감나무가 서 있고, 화실 마당에는 지인들이 귀촌 선물로 보내준 꽃나무들이 즐비하다. 식수자의 성씨를 붙인 전금강송, 정소나무, 공매화, 김능수단풍나무, 강배롱나무 등은 철마다 화실 뜨락에 피어나 화가를 감동시킨다.
16번의 개인전과 15권의 화문집을 펴낸 21세기 진경산수화가 이호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서 깊은 마을의 새내기 주민이 되다
한국 진경산수화의 전통을 잇는 한편 다양한 현대적 기법과 다채로운 색채를 응용하여 ‘생활산수화’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추구해온 화가 이호신. 16번의 개인전과 15권의 화문집을 내며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그가 귀촌한 곳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지정된 경상남도 산청군 남사마을이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이 마을 뒤편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동네 한가운데로는 맑은 남사천이 흐른다. 몇백 년 묵은 매화나무와 감나무가 마을을 지켜주고, 수백 년 된 고택들과 문화 유산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3킬로미터 남짓 길게 이어지는 토담과 돌담이 예스러운 멋을 더해주는 작지만 유서 깊은 마을이다.
수년간 지리산 권역의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화폭에 담아오던 중에 유독 산청 가는 길이 설레었던 화가는 나이 오십 중반에 가족과 떨어져 남사마을에 새로운 둥지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2010년 대숲 울울한 터에 한옥 화실을 짓고 그곳에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고 삶터를 돌보며 그림농사를 지어오다가 최근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온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화실 마당 한켠에는 제법 넓은 텃밭도 일구었다. 고구마를 비롯해 푸성귀 몇 가지를 심어놓았는데,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아침저녁에는 호미를 들고 고랑 속을 기어다니며 김을 맨다. 뿌리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고구마를 수확하여 지인들에게 보내는 날이면 시골살이의 즐거움이 배가됨을 느낀다.
자연과 사람,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정겨운 마을에서
화가는 1년 365일 날마다 순례의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고 해서 해를 거르지 않고 일상처럼 반복해온 길 위의 순례를 멈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1년 365일 날마다 순례 중이다. 지리산의 품에 안긴 화가는 화첩과 지필묵을 챙겨 봄이면 매향이 번지는 고택 마당을 서성이고, 여름이면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드는 남사천 둑길을 산책한다. 또 가을에는 감잎이 떨어져 오색으로 물든 돌담길 사이를 거닐고, 겨울에는 서설이 내리는 회화나무를 찾아가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 그렇게 자연과 사람,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정겨운 마을, 자연미와 인공미가 조화를 이룬 진정한 예술의 극치를 매일 마주하며 사시사철 순례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자연과 인문예술의 만남이 그려낸 맑고 깊은 삶의 풍경들
이호신의 귀촌 5년 세월이 담긴 『화가의 시골편지』에는 인간과 자연, 생명에 대한 인문적 성찰이 곳곳에 진하게 배어 있다.
수백 년 된 매화나무의 그윽한 암향을 화첩에 옮기면서 화가는 조선의 두 학자 남명 조식과 퇴계 이황의 고결한 정신을 되새긴다. 삶과 죽음이 겹쳐 있는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 숲에 들어서는 생명의 질서와 삶의 신비를 가르친 법정스님의 육성을 떠올린다. 화실 뒤란의 대숲을 사생할 때면 대나무 사랑이 유별났던 소동파와 왕휘지, 백거이의 시심과 철학이 중첩된다. 또한 600번 꽃을 피우고 600번 열매 맺은 600살 할배 감나무에게서 온갖 풍상을 이겨내고 자신을 비워낸 현자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생동하는 길 위의 붓과 겸허한 성찰의 글이 어우러진 사계절 그림편지
꽃과 나무, 새와 곤충, 달빛과 별빛이
지금 이 순간 가장 충만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일깨워준다
벚꽃은 떨어져 흩날리는데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광경, 찬란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흙빛으로 소멸해가는 겨울 연의 풍경을 사생할 때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무상의 진리를 깨닫는다. 마당을 점령한 잡초를 보고 황망해하던 중에 꽃나무만 선호하고 잡초는 뽑아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 지난날의 편견과 분별심을 반성하는 장면도 있다.
떨어진 밤톨에 기생하는 밤 벌레, 척박한 바위에 간신히 뿌리내려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선 소나무, 감나무 한 그루를 보호하기 위해 에둘러 담장을 쌓은 마을 사람들의 어여쁜 마음은 화가에게 상생의 미학을 일깨운다.
그밖에 백로, 후투티, 물까치, 제비, 반달가슴곰 같은 동물들과 회화나무, 느티나무, 진달래, 배롱나무, 목화, 산국 같은 식물들, 교교한 달빛과 눈부신 별빛,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텃밭의 가을걷이... 이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을 보다 충만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자연이 화가의 스승인 것이다. 이호신이 묘사한 각양각색 생명의 풍경들은 단아하고 기품 있으며 따뜻하고 어질다. 자연의 품에서 스스로 자연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진실한 삶의 풍경들이다.
소소하고 눈부신 생명들과 교감하여 완성한 따뜻한 그림들
크게 보되 작게 살피고, 작은 것 속에 큰 뜻이 담겨 있음을 되새기며 순례의 붓길을 이어온 이호신 화백. 그가 보내온 『화가의 시골편지』에는 이 땅의 소소하고 눈부신 생명들과 교감하여 완성한 그림 98점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에는 작지만 온전한 우주를 품고 있는 꽃과 나무, 새와 곤충 등 자연의 세계와 날마다 마을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하여 체득한 삶의 진리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화가는 봄꽃부터 겨울나무까지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자연의 속살을 다채롭게 표현하기 위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필묵은 청담하고 필치는 간결하며 탁본과 목판기법은 물론 수묵화에서는 잘 쓰지 않는 선명한 색채와 염색한지, 아름다운 한글을 그림과 접목시킨 ‘한글뜻그림’ 등 창의적인 기법들을 응용한다.
자연과 인문예술의 만남을 화폭에 심화시키고, 대상에 감응한 화가의 마음결을 온전하게 담기 위한 분투의 결과이다.
진경산수를 토대로 이 땅에 대한 절절한 애정을 양분 삼아
독자적인 생활산수 화풍을 일군 이호신의 인문산수를 만나다
이호신의 그림을 ‘생활산수화’라고 총칭하는 것은, 자연과 역사, 문화와 삶이 하나의 화폭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문화유산이 살아 있는 천년 고찰, 유장한 사연을 품고 흐르는 지리산의 풍경, 이 땅에서 오순도순 살아온 마을 공동체의 얼굴, 수백 년된 고목과 작은 풀꽃 한 송이 등 그의 산수화에는 인간의 오랜 역사와 지혜, 정신문화의 정수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것은 화업을 시작한 이래 전국 구석구석을 두 발로 걸어다니며 산천초목을 샅샅이 살피고 현장에서 사생하여 완성한 예술작품이자 이 땅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 낳은 고귀한 기록 그 자체이다. ‘21세기 진경산수화가’ 이호신의 작업을 단순한 기행이나 답사가 아니라 ‘순례의 역정’이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호신
‘크게 보되 작게 살피고, 작은 것 속에 큰 뜻이 담겨 있음’을 되새기며 자연과 생태, 소중한 문화유산, 정겨운 마을 등을 한국적 정서로 표현한 그림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한국 진경산수화의 전통을 창신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과 다채로운 색채를 응용하여 ‘생활산수화’라는 독자적인 장르와 화풍을 추구해왔다. 이 땅을 순례하는 길 위의 화가가 되어 언제나 현장을 답사하고 화첩 사생을 기초로 하여 마음에 담은 뒤 붓을 들었다. 그의 그림들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세계, 그 아름다운 시공간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우리가 잊고 사는 진정한 삶의 본질을 일깨워준다.
겸허한 열정과 자유로운 실험정신을 함께 지닌 이호신은 지금까지 16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주 핀란드 한국대사관, 주 탄자니아 한국대사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지은 책으로 『지리산진경』, 『가람진경』, 『산청에서 띄우는 그림편지』, 『우리 마을 그림 순례』,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숲을 그리는 마음』, 『길에서 쓴 그림일기』 등이 있다.
2010년 지리산 자... 락의 산청 남사마을로 귀촌하여 그림 농사를 짓는 한편, 책읽기와 더불어 틈틈이 텃밭을 일구며 지내고 있다.
▣ 주요 목차
그림편지를 띄우면서
봄 / 물은 흐르고 꽃은 피네
언제나 새날
산다는 건 꽃 소식을 듣는 일
두 스승의 가르침
천년의 매화 향기
오매불망五梅不忘
새봄이 더 눈부시다
소나무와 진달래
어린 솔을 심는 마음
꽃비가 내리는 날
만약 삶에 죽음이 없다면
여름 / 작은 것 속에 큰 뜻이 있다
여름 산책
잡초는 없다
대숲을 거닐며
생명을 위한 기도
우포에 가면 그리움이 보인다
한여름의 미감
개와 고양이와 화가
고독의 힘
강물에 띄우는 편지
가을 / 오늘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별들의 인드라망
느티나무 아래에서
자연을 풍성하게 느끼는 방법
오늘화실의 인연들
소나무와 검은 돌 하나
야성의 회복
600살 할배 감나무
아름다운 소멸
시골살이의 즐거움
저 산이 고운 까닭
겨울 / 눈 좋아 항시 얼어 지낸다
산사의 풍경소리
까치밥 명상
산처럼 살자
감잎에 물들다
생명의 대숲
산국차 한 잔과 목화 한 송이
남사마을 사랑나무
겨울 연의 설법
지금이 꽃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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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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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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