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버스야

고객평점
저자정현종
출판사항문학판, 발행일:2015/08/20
형태사항p.308 국판:22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063879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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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공간 속의 사물과 인문 정신이 절묘하게 교차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정현종은 생명의 시인이다. 한 섬세한 시인의 눈길이 가닿은 사물은 시인을 통해서 비로소 살아나고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새롭게 태어난 사물은 우리의 삶과 우주의 섭리를 드러낸다. 즉 시인은 사물을 창조하는 자이다. 아무리 하잘것없는 물건이라 하더라도 사물을 보는 마음에 따라, 관찰하는 각도에 따라 사물의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 있다. 사물이 성찰의 대상이 되고 관조의 대상이 될 때 사물의 형이상학은 가능해진다. 그러나 사물을 사용가치로만 볼 때 우리의 삶은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시인이란, 인간 중심주의나 인간 우월주의와 결별하는 첫 번째 사람이라는 것을 그의 산문을 통해 알게 된다.
정현종 시인이 보여 주는 사물에 대한 예민한 통찰은 [날아라 버스야]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시인은 수많은 생물들 중 두 가지 예에 불과한 ‘새’와 ‘나무’의 미덕, 능력, 존재 자체로의 가치를 예찬함으로써 인간이 다른 생물에 비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미화시켜 왔다는 것을 독자들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나무를 ‘서 있는 노래’로 칭하며, 탄력의 화신이자 호흡의 신(?나무 예찬?)이라고 예찬하는 시인의 시선은 전혀 과장되어 있지 않다. 새와 나무가 없었다면 인간은 상승 이미지와 관념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정현종 시인은 거의 모든 사물에서 리듬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시간 속에 있는 공간과 더불어 우리에게 지각되는 새벽이라는 시간(?새벽의 메아리?)을 시인 특유의 철학적 사유와 감각적인 시선들로 풀어내기도 하고, 명상이라는 심적 공간(?세속에서의 명상?)을 보통 사람도 들어가 볼 수 있는 실천의 체험으로 구체화시키기도 한다. 이렇듯 이 산문집은 미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공간 속의 사물과 인문 정신이 실제가 되어 절묘하게 교차되는 순간을 목격하게 한다. 그 순간, 독자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생(生)의 한가운데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의 내적 움직임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것들에 대항하는 힘, 삶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정현종 시인은 ‘아름다움’을 찬양한다. 시인에게 아름다움이란 생동하는 자유로운 움직임이다. 그의 놀라운 시선으로 보면 땅은 인간들을 밑으로 끌어내리는 인력의 법칙만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영혼을 튕겨 올리는 탄력도 갖고 있다. 우리는 그 탄력 때문에 땅 위를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이 아름다움을 삶의 제 1원칙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예술이 인간과 사회를 고양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중 언어예술의 정수인 시는 우리의 마음에 숨을 불어넣어 정신으로 하여금 용약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무거움에서 해방시킨다.

내가 타고 다니는 버스에
꽃다발을 든 사람이 무려 두 사람이나 있다!
하나는 장미-여자
하나는 국화-남자
버스야 아무 데로나 가거라
꽃다발 든 사람이 둘이나 된다.
그러니 아무 데로나 가거라.
옳지 이륙을 하는구나!
날아라 버스야.
이륙을 하여 고도를 높여 가는
차체의 이 가벼움을 보아라.
날아라 버스야!
-「날아라 버스야」전문

「날아라 버스야」는 버스 안에서 꽃다발을 든 사람을 두 사람이나 보는 흔치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다. 사소하거나 작은 것에도 감탄하고 귀 기울일 줄 아는 시인의 자세가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고 순수하게 느껴진다. 이 시에 등장하는 ‘꽃다발’은 ‘버스 안을 환히 밝혀 달리는 낙원’이란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사물이다. 그리하여 ‘차체의 이 가벼움’이라는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며, 이 아름다움이 버스를 날게 만든다. 정현종 시인은 무엇보다 미적 체험(아름다움)은 어떤 추상적인 도덕적 훈화나 명령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고 항구적으로 사람을 끌어올리고 변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온갖 식물, 동물, 광물을 거쳐 불과 바람, 무기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하는 것들과 더불어 자신의 몸까지도 미적 체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산문집 [날아라 버스야]에 실린 31편의 글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문들이다. 굳이 수식하지 않아도, 애써 알리려고 하지 않아도 시인이 체득한 아름다움이 행간에 가득하다. 이 산문집을 읽고 있노라면 시인과 더불어 우리의 마음도 날아오른다.

▣ 작가 소개

저 : 정현종
鄭玄宗
물질화된 사회 속에서 매몰되어 가는 인간의 순수한 영혼에 대해 노래하며,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시인.

1939년 12월 17일 서울시 용산구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3세 때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경기도 고양군 신도면으로 이사 가서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문학과 음악/발레/철학 등에 심취하였다. 1959년 연세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재학 시절 대학신문인 『연세춘추』에 발표한 시가 연세대 국문과 박두진 교수의 눈에 띄어 1984년 5월 『현대문학』의 추천을 받았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해 3월과 8월에 각각 「독무」와 「여름과 겨울의 노래」로 『현대문학』에서 3회 추천을 완료하고 문단에 등단하였다.

1966년에는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등과 함께 동인지 『사계』를 결성하여 활동하였다. 1970∼1973년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로, 1975∼1977년에는 중앙일보 월간부에서 일하였으며, 1977년 신문사를 퇴직한 뒤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부임해서 시 창작 강의를 하였다. 1982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2005년에 정년퇴임하였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오르고, 1972년 첫 시집 『사물의 꿈』을 출간한 이후 지금까지 쉬임없는 창작열과 언제나 자신의 시세계를 갱신하는 열정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하였다. 초기의 시는 관념적인 특징을 지니면서 사물의 존재 의의를 그려내는 데 치중한 반면, 1980년대 이후로는 구체적인 생명 현상에 대한 공감을 다룬 시를 발표하였다. 2008년 내놓은 아홉 번째 시집 『광휘의 속삭임』 역시 사물의 바깥에서 사물을 해석하고 그에 대한 복잡한 의미의 얼개를 부여하는 대신, 사물들과 한 몸으로 움직이는 시를 갈망하게 된 시인의 태도에, 사물의 있음 그 자체, 움직임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시적 화자의 자세에 저절로 주목하게 되는 작품집이다.

1990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외 6편의 시로 제3회 연암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2년 「한 꽃송이」로 제4회 이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또 1995년 「내 어깨 위의 호랑이」로 제40회 현대문학상, 1996년 「세상의 나무들」로 제4회 대산문학상, 2001년 「견딜 수 없네」로 제1회 미당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사물의 꿈』 『나는 별아저씨』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한 꽃송이』 『세상의 나무들』 『갈증이며 샘물인』 등의 시집과 『고통의 축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사람으로 붐비는 앎은 슬픔이니』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이슬』 등의 시선집을 상자했다. 그는 또한 독특한 시론과 탁월한 산문을 모은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숨과 꿈』 『생명의 황홀』 등을 펴냈으며, 시 번역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여 예이츠, 네루다, 로르카의 시선집을 번역 출간했다.

▣ 주요 목차

책머리에 06

1 현재를 기다린다

재떨이, 대지의 이미지 14
5분짜리 추억 두 컷 22
호박꽃등 26
대학 시절 30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36
현재를 기다린다 44
카테리나의 추억 52
세속에서의 명상 62
액땜으로서의 말 82
낙엽 그리고 도시의 우울 86
빵을 가지러 가는 네 손을 낮추어라 90
신은 자라고 있다 ― 가이아 명상 104
내 인생의 책들 122

2 추락이여, 안녕

나무 예찬 130
몸에 대하여 138
바람과 춤 ― 탄력과 가동성 148
춤, 불타는 숨 ― 이사도라 던컨의 자서전에 부쳐 152
추락이여, 안녕 162
사과 이야기 ― 미적 가치에 대한 단상 166
평화와 천진성의 세계 ― 장욱진의 그림 170
새벽의 메아리 174
아름다움에 대하여 188

3 빛 ― 언어, 깃 ― 언어

시란 무엇인가 198
박명의 시학 210
시, 가치의 샘 ― 영혼의 강장제 216
마음의 무한 ― 시가 꿈꾸는 것 224
시에 대한 몇 가지 생각 234
메아리의 시학 ― 로르카 읽기 244
숨 막히는 진정성의 시 ― 바예호 읽기 264
인공 자연으로서의 시 ― 네루다 읽기 278
큰 화육(化肉), 위대한 동화(同化) ― 다시 네루다 읽기 298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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