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 ‘불안하고 나약한 자신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끈질긴 희망
메이지 유신 1년 전인 1867년에 태어난 작가의 소설이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서 읽히는 이유는 뭘까. 그의 소설은 백 년 전의 소설인데도 촌스럽지 않다. 세상은 변하고 변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문제에 깊이 천착했고, 인간 마음속 심연의 깊숙한 곳까지 접근해 들어갔다. 고독과 불안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탐구로 생생한 보편성을 확보했다.
소세키가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썼고, 그의 생애가 작품처럼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었다는 사실도 세간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세키는 메이지 유신 1년 전인 1867년에 후처의 아들로 태어났다. 두 번이나 양자로 보내졌고, 양아버지의 바람으로 양부모가 이혼하자 다시 친가로 돌아왔다. 중학생 때는 어머니를 잃고, 큰형과 둘째형을 폐결핵으로 잃었다. 그가 사모했던 셋째 형의 아내가 입덧으로 요절한 것에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직장을 얻고 결혼을 했으나 아내는 유산의 충격으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출된다. 서른셋에는 문부성의 명으로 떠난 2년간의 런던 유학 생활 중에는 유학비 부족과 외로움으로 신경쇠약과 위궤양에 시달렸고, 자신에게 하이쿠를 가르쳐준 절친 마사오카 시키가 결핵으로 요절했다는 비보를 듣는다. 그가 아끼던 제자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기에 죽기로 했다며 “커다란 비관과 커다란 낙관은 서로 같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폭포에서 투신자살한다. 소세키는 신경쇠약이 악화되어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지경에 이르렀고, 친구의 권유로 소설을 쓰게 된다. 동경제대 교수를 그만두고 신문사 전속 작가가 되었으나, 다량의 피를 토하며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고, 다음해에 어린 딸을 갑자기 잃었다. 그는 결국 위궤양으로 인한 내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문학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고통이 있고, 궁핍이 있고, 고독이 있고, 무릇 인생길에서 만나는 것들이 곧 문학이고, 이런 것들을 맛본 사람이 문학자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그는 이러한 무수한 상실과 고통에 대한 기억을 작품 속에서 소름끼치도록 차분하고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고통과 불행, 궁핍의 연속이고 반복임을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론 믿을 수 있기를, 불안하지 않기를 갈구했다. 성장 제일주의 사회, 군국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시대를 꿰뚫어보고 타인의 욕망에 휩쓸리지 않는, 자유롭고도 윤리적인 ‘개인’이 되고자 나쓰메 소세키. 그는 “개인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시대에 고독한 영혼끼리 공명하는”(강상중) 길을 모색했고, 불안하고 나약한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끈질긴 희망을 놓지 않으며 죽을 때까지 인간을 연구했다.
* ‘한국출판문화상 편집상 최종 후보’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그동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되어왔다. 이번에 출간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은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써내려간 소세키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며 ‘지금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전집이다.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가끔 빠져 있는 숨어 있던 소설까지 온전히 담았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다”며 소세키의 문체를 생생하게 우리말로 옮긴 송태욱의 꼼꼼한 번역에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을 완역한 노재명의 깊은 이해가 더해져, ‘우리 시대 소세키 번역’으로 거듭났다. 나쓰메 소세키의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부터 위궤양과 신경쇠약으로 고통받으며 마지막까지 써내려간 [명암]까지, 총 14권의 장편소설을 2016년까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 행인(行人)
“이치로는 과도한 자의식 때문에 아내를 믿지 못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산전수전을 다 겪습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것에도 그 괴로움을 기대지 못하고 고민만 깊어갑니다.” ―강상중(도쿄대 명예교수)
“죽거나 미치거나, 아니면 종교에 입문하거나, 내 앞에는 이 세 가지 길밖에 없네.” ―본문 중에서
“인간의 불안은 과학의 발전에서 오네. 나아가기만 하고 그칠 줄 모르는 과학은 일찍이 우리에게 그치는 것을 허락해준 적이 없지. 도보에서 인력거, 인력거에서 마차, 마차에서 기차, 기차에서 자동차, 그리고 비행선, 비행기, 아무리 가도 쉬게 해주지 않네. 어디까지 끌려갈지 알 수 없지. 정말 두렵네.” ―본문 중에서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것
[행인](1914)의 화자는 ‘지로’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그의 형인 ‘이치로’이다. 이치로는 학자로서 식견이 높고, 미적?윤리적?지적으로도 지나치게 예민하여 마치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사람이다. [행인]의 클라이맥스는 이치??로가 자신의 아내와 남동생의 관계에 의심을 품고, 남동생에게 형수의 정조를 시험해보라는 말하는 대목이다.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절박함, 그녀의 정신(spirit)을 가지지 못했다는 고통에서 나온 말이었다. 남동생은 남의 마음 같은 건 아무리 연구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거라고, 몸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마음도 떨어져 있는 거니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치로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할 뿐”이라며 “제발 나를 믿을 수 있게 해줘라”라고 말한다.
어떻게 정신을 유지하면 살 것인가
지성의 지옥 속에 갇혀 있는 이치로는 결국 “죽거나 미치거나, 아니면 종교에 입문하거나, 내 앞에는 이 세 가지 길밖에 없네”라고 토로한다. 이치로는 뭘 믿지를 못하는 성격이니 종교에 입문할 수도 없고, 삶에 미련이 있어 자살할 수도 없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은 미치는 것. 이치로는 혹시 이미 자신이 미친 게 아닌지 무서워 견딜 수가 없다.
이치로의 불안은 ‘과학의 발전’, 즉 근대화에서 기인한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인간 전체에 새로운 불만족, 고통과 불안감을 가져왔다는 것. 이치로의 말대로 현대인들은 우울증, 신경증, 공황장애 등 마음의 병을 앓고 있으며 외로움과 고독도 보편화되었다. 이치로는 “인간 전체에게 몇 세기 후에 찾아올 운명을, 나는 혼자 내 한평생 안에 경과해야 하니까 두려운 거”라고 말한다. [행인]은 이치로의 고통을 통해 현대인의 보편적 숙명을 예견하고 있으며, 어떻게 정신을 유지하며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 작가 소개
저 :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漱石,본명: 긴노스케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확고한 문학적 위치에 있는 일본의 국민작가다. 1867년 일본 도쿄 출생이며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로, 도쿄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제1고등학교 시절에 가인(歌人)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를 알게 되어 문학적, 인간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도쿄고등사범학교·제5고등학교 등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1896년 제5고등학교 교수 시절 나카네 교코와 결혼 했으나 원만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보냈고, 1900년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에서 유학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예민하고 우울한 자아를 남겼으며, 이는 귀국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치유의 한 방편으로 『고양이전』을 썼고, 이 작품은 1905년 『호토토기스(두견)』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1906)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1907년에 교직을 사임하였으며 아사히[朝日]신문사에 입사하여 『우미인초(虞美人草)』를 연재하고 『도련님』(1906), 『풀베개[草枕]』(1906) 등을 발표하였다.
20세기 초 근대적 주체와 삶의 불안한 내면 풍경을 깊은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일본적 감수성과 윤리관으로 서구 근대의 기계문명과 자본주의를 비평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세계를 조명하고자 했다. 경쾌한 리듬과 유머를 바탕으로 권선징악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며 템포가 빠르고 리듬감이 있는 문체로 자연스레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소설 외에도 수필, 하이쿠, 한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의 작풍은 당시 전성기에 있던 자연주의에 대하여 고답적인 입장이었으며, 그후 『산시로[三四郞]』(1908), 『그후』(1906), 『문(門)』(1910)의 3부작에서는 심리적 작풍을 강화하였고, 다시 『피안 지나기까지』(1912), 『마음』(1914) 등에서는 근대인이 지닌 자아·이기주의를 예리하게 파헤쳤다. 반복적인 위궤양, 당뇨 등을 앓았던 그는 1916년 12월 병이 악화되어 『명암』 집필 중 49세의 나이로 타계하였으며, 1984년, 영국에서 그가 살았던 집 맞은편에는 런던 소세키 기념관이 설립되었다.
역 :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랑의 갈증』, 『비틀거리는 여인』, 『세설』, 『만년』, 『환상의 빛』, 『탐구 1』, 『형태의 탄생』, 『눈의 황홀』, 『윤리 21』, 『포스트콜로니얼』, 『트랜스크리틱』,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소리의 자본주의』, 『베델의 집 사람들』, 『매혹의 인문학 사전』,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핀란드 공부법』, 『빈곤론』, 『유럽 근대문학의 태동』, 『세계지도의 탄생』, 『십자군 이야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호모 이그니스, 불을 찾아서』,『바이바이, 엔젤』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행인]
행인
친구/형/돌아오고 나서/번뇌
해설_ 혼신의 힘을 다해 살아가기 | 조경란(소설가)
나쓰메 소세키 연보
* ‘불안하고 나약한 자신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끈질긴 희망
메이지 유신 1년 전인 1867년에 태어난 작가의 소설이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서 읽히는 이유는 뭘까. 그의 소설은 백 년 전의 소설인데도 촌스럽지 않다. 세상은 변하고 변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문제에 깊이 천착했고, 인간 마음속 심연의 깊숙한 곳까지 접근해 들어갔다. 고독과 불안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신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탐구로 생생한 보편성을 확보했다.
소세키가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을 썼고, 그의 생애가 작품처럼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이었다는 사실도 세간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세키는 메이지 유신 1년 전인 1867년에 후처의 아들로 태어났다. 두 번이나 양자로 보내졌고, 양아버지의 바람으로 양부모가 이혼하자 다시 친가로 돌아왔다. 중학생 때는 어머니를 잃고, 큰형과 둘째형을 폐결핵으로 잃었다. 그가 사모했던 셋째 형의 아내가 입덧으로 요절한 것에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직장을 얻고 결혼을 했으나 아내는 유산의 충격으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출된다. 서른셋에는 문부성의 명으로 떠난 2년간의 런던 유학 생활 중에는 유학비 부족과 외로움으로 신경쇠약과 위궤양에 시달렸고, 자신에게 하이쿠를 가르쳐준 절친 마사오카 시키가 결핵으로 요절했다는 비보를 듣는다. 그가 아끼던 제자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기에 죽기로 했다며 “커다란 비관과 커다란 낙관은 서로 같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폭포에서 투신자살한다. 소세키는 신경쇠약이 악화되어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지경에 이르렀고, 친구의 권유로 소설을 쓰게 된다. 동경제대 교수를 그만두고 신문사 전속 작가가 되었으나, 다량의 피를 토하며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고, 다음해에 어린 딸을 갑자기 잃었다. 그는 결국 위궤양으로 인한 내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문학은 인생 그 자체입니다. 고통이 있고, 궁핍이 있고, 고독이 있고, 무릇 인생길에서 만나는 것들이 곧 문학이고, 이런 것들을 맛본 사람이 문학자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그는 이러한 무수한 상실과 고통에 대한 기억을 작품 속에서 소름끼치도록 차분하고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고통과 불행, 궁핍의 연속이고 반복임을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론 믿을 수 있기를, 불안하지 않기를 갈구했다. 성장 제일주의 사회, 군국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시대를 꿰뚫어보고 타인의 욕망에 휩쓸리지 않는, 자유롭고도 윤리적인 ‘개인’이 되고자 나쓰메 소세키. 그는 “개인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시대에 고독한 영혼끼리 공명하는”(강상중) 길을 모색했고, 불안하고 나약한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끈질긴 희망을 놓지 않으며 죽을 때까지 인간을 연구했다.
* ‘한국출판문화상 편집상 최종 후보’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그동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되어왔다. 이번에 출간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은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써내려간 소세키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며 ‘지금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전집이다.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가끔 빠져 있는 숨어 있던 소설까지 온전히 담았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다”며 소세키의 문체를 생생하게 우리말로 옮긴 송태욱의 꼼꼼한 번역에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을 완역한 노재명의 깊은 이해가 더해져, ‘우리 시대 소세키 번역’으로 거듭났다. 나쓰메 소세키의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부터 위궤양과 신경쇠약으로 고통받으며 마지막까지 써내려간 [명암]까지, 총 14권의 장편소설을 2016년까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 행인(行人)
“이치로는 과도한 자의식 때문에 아내를 믿지 못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산전수전을 다 겪습니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것에도 그 괴로움을 기대지 못하고 고민만 깊어갑니다.” ―강상중(도쿄대 명예교수)
“죽거나 미치거나, 아니면 종교에 입문하거나, 내 앞에는 이 세 가지 길밖에 없네.” ―본문 중에서
“인간의 불안은 과학의 발전에서 오네. 나아가기만 하고 그칠 줄 모르는 과학은 일찍이 우리에게 그치는 것을 허락해준 적이 없지. 도보에서 인력거, 인력거에서 마차, 마차에서 기차, 기차에서 자동차, 그리고 비행선, 비행기, 아무리 가도 쉬게 해주지 않네. 어디까지 끌려갈지 알 수 없지. 정말 두렵네.” ―본문 중에서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것
[행인](1914)의 화자는 ‘지로’이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그의 형인 ‘이치로’이다. 이치로는 학자로서 식견이 높고, 미적?윤리적?지적으로도 지나치게 예민하여 마치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사람이다. [행인]의 클라이맥스는 이치??로가 자신의 아내와 남동생의 관계에 의심을 품고, 남동생에게 형수의 정조를 시험해보라는 말하는 대목이다.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절박함, 그녀의 정신(spirit)을 가지지 못했다는 고통에서 나온 말이었다. 남동생은 남의 마음 같은 건 아무리 연구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거라고, 몸이 떨어져 있는 것처럼 마음도 떨어져 있는 거니까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치로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할 뿐”이라며 “제발 나를 믿을 수 있게 해줘라”라고 말한다.
어떻게 정신을 유지하면 살 것인가
지성의 지옥 속에 갇혀 있는 이치로는 결국 “죽거나 미치거나, 아니면 종교에 입문하거나, 내 앞에는 이 세 가지 길밖에 없네”라고 토로한다. 이치로는 뭘 믿지를 못하는 성격이니 종교에 입문할 수도 없고, 삶에 미련이 있어 자살할 수도 없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은 미치는 것. 이치로는 혹시 이미 자신이 미친 게 아닌지 무서워 견딜 수가 없다.
이치로의 불안은 ‘과학의 발전’, 즉 근대화에서 기인한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인간 전체에 새로운 불만족, 고통과 불안감을 가져왔다는 것. 이치로의 말대로 현대인들은 우울증, 신경증, 공황장애 등 마음의 병을 앓고 있으며 외로움과 고독도 보편화되었다. 이치로는 “인간 전체에게 몇 세기 후에 찾아올 운명을, 나는 혼자 내 한평생 안에 경과해야 하니까 두려운 거”라고 말한다. [행인]은 이치로의 고통을 통해 현대인의 보편적 숙명을 예견하고 있으며, 어떻게 정신을 유지하며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 작가 소개
저 :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漱石,본명: 긴노스케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확고한 문학적 위치에 있는 일본의 국민작가다. 1867년 일본 도쿄 출생이며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로, 도쿄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제1고등학교 시절에 가인(歌人)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를 알게 되어 문학적, 인간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도쿄고등사범학교·제5고등학교 등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1896년 제5고등학교 교수 시절 나카네 교코와 결혼 했으나 원만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보냈고, 1900년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에서 유학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예민하고 우울한 자아를 남겼으며, 이는 귀국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치유의 한 방편으로 『고양이전』을 썼고, 이 작품은 1905년 『호토토기스(두견)』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1906)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1907년에 교직을 사임하였으며 아사히[朝日]신문사에 입사하여 『우미인초(虞美人草)』를 연재하고 『도련님』(1906), 『풀베개[草枕]』(1906) 등을 발표하였다.
20세기 초 근대적 주체와 삶의 불안한 내면 풍경을 깊은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일본적 감수성과 윤리관으로 서구 근대의 기계문명과 자본주의를 비평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세계를 조명하고자 했다. 경쾌한 리듬과 유머를 바탕으로 권선징악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며 템포가 빠르고 리듬감이 있는 문체로 자연스레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소설 외에도 수필, 하이쿠, 한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의 작풍은 당시 전성기에 있던 자연주의에 대하여 고답적인 입장이었으며, 그후 『산시로[三四郞]』(1908), 『그후』(1906), 『문(門)』(1910)의 3부작에서는 심리적 작풍을 강화하였고, 다시 『피안 지나기까지』(1912), 『마음』(1914) 등에서는 근대인이 지닌 자아·이기주의를 예리하게 파헤쳤다. 반복적인 위궤양, 당뇨 등을 앓았던 그는 1916년 12월 병이 악화되어 『명암』 집필 중 49세의 나이로 타계하였으며, 1984년, 영국에서 그가 살았던 집 맞은편에는 런던 소세키 기념관이 설립되었다.
역 :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랑의 갈증』, 『비틀거리는 여인』, 『세설』, 『만년』, 『환상의 빛』, 『탐구 1』, 『형태의 탄생』, 『눈의 황홀』, 『윤리 21』, 『포스트콜로니얼』, 『트랜스크리틱』,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소리의 자본주의』, 『베델의 집 사람들』, 『매혹의 인문학 사전』,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핀란드 공부법』, 『빈곤론』, 『유럽 근대문학의 태동』, 『세계지도의 탄생』, 『십자군 이야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호모 이그니스, 불을 찾아서』,『바이바이, 엔젤』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행인]
행인
친구/형/돌아오고 나서/번뇌
해설_ 혼신의 힘을 다해 살아가기 | 조경란(소설가)
나쓰메 소세키 연보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
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
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
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