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정운영의 시선, 정운영의 미망
1996년 9월, 10년 전 가을에 세상을 떠난 정운영을 지금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0년 출간된 명저 『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는 「J에게」라는 시로 시작한다. 정운영은 이 시에서 베토벤 교황곡 9번 제4악장의 합창의 가사로 쓰인 쉴러의 시를 재 인용한다. “모든 사람은 형제가 되고(알레 멘셴 베르덴 브뤼더)”. 정운영의 시선은 늘 그것을 갈망했을 것이다. 단호하고 도도하고 유려했던 그의 언어가 닿고자 한 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람의 경제학’이었다. 선집 마지막 글의 제목은 「가을의 미망(迷妄)」이다. 그는 이 글에서 “가을 하혈의 통증”을 서술한다. “악마가 어둠의 날개로 세상을 암흑같이 뒤덮어서”(후이징가) 비관과 우울로 살아가는 인생의 해방과 구원을 앙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미망’에 그치고 말았으며, 어쩌면 우리는 이 선집을 통해 그 미망의 이유를 다시 반추하며, 그가 이루지 못한 열망을 다시 품고, 그의 시선이 향했던 그곳을 향해 다시 분투할 수 있지 않을까.
르네상스적 비판정신과 곡조 있는 글쓰기의 정점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시간의 기억’은 1980년 5월 광주에서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과 파리 꼬뮌에 이르기까지 혁명에 관한 통시적 고찰, 민족 반역자 처단에 실패하고 승전국으로 대우받지 못한 1945년 광복의 이면, 프랑스 68혁명의 실패,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회고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주요 사건의 시대적 의미에 관한 글을 만날 수 있다. 2부 ‘저 낮은 경제학’은 마르크스 경제학자로서의 날카로운 시론이 돋보이는 주요 칼럼이 수록되어 있는데, 경제학의 소명과 관련된 원론에서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과 국제통화기금 관리 체제에 관한 당시의 논평 등을 만날 수 있다.
3부 ‘세상의 풍경’은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산문이 실려 있다. 특히 ‘한국의 명문’으로 선정된 「귀향, 화해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하여」와 부인의 도움을 받아 병상에서 구술로 완성한 마지막 칼럼 「영웅본색」을 만날 수 있다. 4부 ‘사람 읽기’는 여러 경제학자와 정치가에 대한 글에서부터 ‘저항의 봄’을 잃어버린 청춘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담겨 있고, 5부 ‘크리티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독가이자 애서가였던 그가 읽었던 책에 관한 여러 비평과 당시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복거일과의 자유주의 논쟁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정운영과 신영복
한때 출세를 꿈꾸던 젊은 정운영이 마르크스 경제학이라는 ‘험난한 길’을 걷게 된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같은 과 선배 신영복은 10주기 기념 선집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헤아린다.
“이제 그의 글들이 선집으로 묶여서 나오게 된다.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때로는 파란만장한 역사의 현장을 생환하며, 때로는 고고한 철학적 사유의 세계로 비상하며, 때로는 정치경제의 집요한 욕망을 과녁으로 삼아, 그의 시선이 착목했던 곳을 다시 한 번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오늘의 현실 속에서 그를 일찍 떠나보내고 마음 아파했던 많은 독자들이 그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 작가 소개
저자 : 정운영
1944년 충남 온양(현재의 아산)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후, 온양으로 돌아와 온양고등학교를 나왔다. 1964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상대신문」을 매개로 학생운동에 투신하였다. 1972년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한국일보」에 입사하였고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이후 벨기에로 유학을 떠나, 1981년에 루뱅 대학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인 이윤율 저하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귀국해 한신대학교 경상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나, 1986년 겨울 학내 민주화 투쟁에 연루되어 해직된 이후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등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강의했다. 당시 강의실은 강사와 학생들의 열정과 토론으로 항상 뜨거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유명했다. 1993년에는 마르크스주의의 위기를 마르크스주의의 변화의 계기로 삼자는 동인지 「이론」의 초대 편집위원장이 되어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된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진보 진영의 맏형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 시절부터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2000년부터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때 선보인 칼럼을 통해 커다란 명성을 얻었고, 새로운 칼럼 글쓰기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에는 언론인클럽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문화방송(MBC) 「정운영의 100분 토론」의 초대 사회자를 맡았다. 날카로운 질문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토론 프로그램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게 하는 등 토론 문화의 새 장을 여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마지막까지 신문 칼럼을 기고하며 경기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그는 2005년 9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엄청난 다독가로도 유명했던 그의 장서 2만여 권은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기증되었다. 주요 저작으로 『노동가치 이론 연구』(1993), 『자본주의 경제 산책』(2006) 등의 경제학 이론서와 『광대의 경제학』(1989), 『피사의 전망대』(1995), 『레테를 위한 비망록』(1997), 『신세기 랩소디』(2002),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2006) 등 아홉 권의 칼럼집이 있다.
▣ 주요 목차
추도사: 영생하는 영혼의 소유자_ 조정래
1부. 시간의 기억
1789년 7월 14일
5월을 위한 추도사
그 여름의 신화
30년 전의 묵시록
5월의 주변에서
산티아고, 1973 겨울
아편에서 달러로
2부. 저 낮은 경제학
경제학을 전공하려는 J양에게
흥부와 놀부가 같이 사는 길
민주경제 건설의 길
플란더즈 개와 플란더즈 사람
내 자식의 ‘교환가치’만은
너무 비싼 신분증
뒤집힌 비윗장을
시장 우상에 대하여
꽃 이야기
오늘 우리에게 마르크스주의는 무엇인가
3부. 세상의 풍경
귀향, 화해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하여
순수한 분노를
투표는 해야겠는데
60년 만의 과거사 회상
새해 선물
나는 네가 아닌데
망년의 자격
뿔 없는 ‘마녀’를 위하여
사제들의 고통 분담
객고에도 차별이
이게 어데 남의 일이가
이 황홀한 모순의 아침에
오디세이 2000
그의 ‘심증’ 인터뷰
장삿속과 민족애 사이에
뱀의 발톱을 그리며
히틀러와 채플린의 연대를 마감하며
33년만의 안부
영웅본색
4부. 사람 읽기
더 좋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어느 장군의 ‘산문’을 회상하며
새벽닭이 우는 뜻은
체 1928-67-97
천안문 1976 그리고 1989
알튀세르를 위한 추도사 서문
사제와 농부
봄의 비밀, 봄의 소리
J에게
5부. 크리티크
메이데이의 핏빛 역사
그가 남긴 칼과 사랑
10월의 크리스마스
한국 경제의 ‘등에’ 이야기
그놈의 ‘오렌지 시계’가
『도덕감정론』
21세기 묵시록
새내기 독서를 위한 ‘세미클래식 10선’
‘출가내인’ 이야기
명예 잃으니 국운 기울더라
다시 자유주의자에게
11년만의 혐의 탈출
가을의 미망
출처
연보
정운영의 시선, 정운영의 미망
1996년 9월, 10년 전 가을에 세상을 떠난 정운영을 지금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90년 출간된 명저 『저 낮은 경제학을 위하여』는 「J에게」라는 시로 시작한다. 정운영은 이 시에서 베토벤 교황곡 9번 제4악장의 합창의 가사로 쓰인 쉴러의 시를 재 인용한다. “모든 사람은 형제가 되고(알레 멘셴 베르덴 브뤼더)”. 정운영의 시선은 늘 그것을 갈망했을 것이다. 단호하고 도도하고 유려했던 그의 언어가 닿고자 한 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람의 경제학’이었다. 선집 마지막 글의 제목은 「가을의 미망(迷妄)」이다. 그는 이 글에서 “가을 하혈의 통증”을 서술한다. “악마가 어둠의 날개로 세상을 암흑같이 뒤덮어서”(후이징가) 비관과 우울로 살아가는 인생의 해방과 구원을 앙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미망’에 그치고 말았으며, 어쩌면 우리는 이 선집을 통해 그 미망의 이유를 다시 반추하며, 그가 이루지 못한 열망을 다시 품고, 그의 시선이 향했던 그곳을 향해 다시 분투할 수 있지 않을까.
르네상스적 비판정신과 곡조 있는 글쓰기의 정점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시간의 기억’은 1980년 5월 광주에서부터 1789년 프랑스혁명과 파리 꼬뮌에 이르기까지 혁명에 관한 통시적 고찰, 민족 반역자 처단에 실패하고 승전국으로 대우받지 못한 1945년 광복의 이면, 프랑스 68혁명의 실패,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한 회고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주요 사건의 시대적 의미에 관한 글을 만날 수 있다. 2부 ‘저 낮은 경제학’은 마르크스 경제학자로서의 날카로운 시론이 돋보이는 주요 칼럼이 수록되어 있는데, 경제학의 소명과 관련된 원론에서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과 국제통화기금 관리 체제에 관한 당시의 논평 등을 만날 수 있다.
3부 ‘세상의 풍경’은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산문이 실려 있다. 특히 ‘한국의 명문’으로 선정된 「귀향, 화해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하여」와 부인의 도움을 받아 병상에서 구술로 완성한 마지막 칼럼 「영웅본색」을 만날 수 있다. 4부 ‘사람 읽기’는 여러 경제학자와 정치가에 대한 글에서부터 ‘저항의 봄’을 잃어버린 청춘에게 보내는 편지 등이 담겨 있고, 5부 ‘크리티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독가이자 애서가였던 그가 읽었던 책에 관한 여러 비평과 당시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복거일과의 자유주의 논쟁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정운영과 신영복
한때 출세를 꿈꾸던 젊은 정운영이 마르크스 경제학이라는 ‘험난한 길’을 걷게 된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같은 과 선배 신영복은 10주기 기념 선집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헤아린다.
“이제 그의 글들이 선집으로 묶여서 나오게 된다.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다. 때로는 파란만장한 역사의 현장을 생환하며, 때로는 고고한 철학적 사유의 세계로 비상하며, 때로는 정치경제의 집요한 욕망을 과녁으로 삼아, 그의 시선이 착목했던 곳을 다시 한 번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오늘의 현실 속에서 그를 일찍 떠나보내고 마음 아파했던 많은 독자들이 그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 작가 소개
저자 : 정운영
1944년 충남 온양(현재의 아산)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후, 온양으로 돌아와 온양고등학교를 나왔다. 1964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하였으며, 「상대신문」을 매개로 학생운동에 투신하였다. 1972년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한국일보」에 입사하였고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이후 벨기에로 유학을 떠나, 1981년에 루뱅 대학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인 이윤율 저하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귀국해 한신대학교 경상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나, 1986년 겨울 학내 민주화 투쟁에 연루되어 해직된 이후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등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강의했다. 당시 강의실은 강사와 학생들의 열정과 토론으로 항상 뜨거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유명했다. 1993년에는 마르크스주의의 위기를 마르크스주의의 변화의 계기로 삼자는 동인지 「이론」의 초대 편집위원장이 되어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된 이후 혼란에 빠져 있던 진보 진영의 맏형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 시절부터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2000년부터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때 선보인 칼럼을 통해 커다란 명성을 얻었고, 새로운 칼럼 글쓰기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에는 언론인클럽 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문화방송(MBC) 「정운영의 100분 토론」의 초대 사회자를 맡았다. 날카로운 질문과 매끄러운 진행으로 토론 프로그램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게 하는 등 토론 문화의 새 장을 여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마지막까지 신문 칼럼을 기고하며 경기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그는 2005년 9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엄청난 다독가로도 유명했던 그의 장서 2만여 권은 고인의 뜻에 따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 기증되었다. 주요 저작으로 『노동가치 이론 연구』(1993), 『자본주의 경제 산책』(2006) 등의 경제학 이론서와 『광대의 경제학』(1989), 『피사의 전망대』(1995), 『레테를 위한 비망록』(1997), 『신세기 랩소디』(2002),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2006) 등 아홉 권의 칼럼집이 있다.
▣ 주요 목차
추도사: 영생하는 영혼의 소유자_ 조정래
1부. 시간의 기억
1789년 7월 14일
5월을 위한 추도사
그 여름의 신화
30년 전의 묵시록
5월의 주변에서
산티아고, 1973 겨울
아편에서 달러로
2부. 저 낮은 경제학
경제학을 전공하려는 J양에게
흥부와 놀부가 같이 사는 길
민주경제 건설의 길
플란더즈 개와 플란더즈 사람
내 자식의 ‘교환가치’만은
너무 비싼 신분증
뒤집힌 비윗장을
시장 우상에 대하여
꽃 이야기
오늘 우리에게 마르크스주의는 무엇인가
3부. 세상의 풍경
귀향, 화해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하여
순수한 분노를
투표는 해야겠는데
60년 만의 과거사 회상
새해 선물
나는 네가 아닌데
망년의 자격
뿔 없는 ‘마녀’를 위하여
사제들의 고통 분담
객고에도 차별이
이게 어데 남의 일이가
이 황홀한 모순의 아침에
오디세이 2000
그의 ‘심증’ 인터뷰
장삿속과 민족애 사이에
뱀의 발톱을 그리며
히틀러와 채플린의 연대를 마감하며
33년만의 안부
영웅본색
4부. 사람 읽기
더 좋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어느 장군의 ‘산문’을 회상하며
새벽닭이 우는 뜻은
체 1928-67-97
천안문 1976 그리고 1989
알튀세르를 위한 추도사 서문
사제와 농부
봄의 비밀, 봄의 소리
J에게
5부. 크리티크
메이데이의 핏빛 역사
그가 남긴 칼과 사랑
10월의 크리스마스
한국 경제의 ‘등에’ 이야기
그놈의 ‘오렌지 시계’가
『도덕감정론』
21세기 묵시록
새내기 독서를 위한 ‘세미클래식 10선’
‘출가내인’ 이야기
명예 잃으니 국운 기울더라
다시 자유주의자에게
11년만의 혐의 탈출
가을의 미망
출처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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