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은 사람

고객평점
저자히라카와 가쓰미
출판사항이아소, 발행일:2015/10/15
형태사항p.269 국판:22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213197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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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홀로 남겨진 아버지
가족 뒷바라지에 굳은 공장 일까지 도맡아 한평생 일만 해오신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향년 83세. 이미 한참 전부터 노인 둘만 사는 본가에 서서히 먹구름이 덮쳐오는 것이 예고되었음에도 최대한 미뤄두고 싶은 마음에 피하고 외면해왔던 일이다.
자주 집에 들러봐 달라는 평소 어머니의 구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던 것은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마주하기 불편한 아버지를 만나는 일이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특별히 부딪힌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신조, 사상, 종교, 생활 습관까지 다른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끝에 늘 큰 소리가 나오고 결국 마음까지 닫히고 말았다.
공장일 외에는 이렇다 할 취미도 없이 크리스마스에 케이크 한 번 사올 줄 모르고, 일 년에 한 번 남짓 돈가스집에서 외식을 시켜주는 것이 고작이었던 촌사람 아버지.
평생 어긋나기만 했던 아버지가 이제 홀로 남으셨다.

말년의 아버지를 간병하며 인생에 다시 눈뜨다
[나를 닮은 사람]은 이렇게 홀로 남은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 저자인 ‘나’가 마치 돌아온 탕아처럼 본가로 들어가 병들고 초라해진 아버지와 마주하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다.
평소에도 파킨슨병과 폐기종 증세가 있어 산소통을 침대 옆에 달고 산 아버지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급격히 기억력이 저하되었다. 사고의 위험이 커지자 나는 홀로 본가로 생활의 근거지를 옮겨 남자 둘 만의 폐쇄적인 생활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이전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요리에 청소, 빨래 등 온갖 집안일과 아버지의 병수발이 오롯이 나의 일이 되었다.
평생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새벽부터 밤까지 일에만 매달리고 주민자치회 회장으로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역 내 봉사에 열심이던 아버지, 그러나 이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거동조차 할 수 없고 자신도 모르게 대소변을 지리는 신세가 되어버린 참담한 현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진행된 부자 단 둘의 생활이라 처음엔 화제꺼리도 없이 어색했지만 어느새 뜨문뜨문 사소한 일상의 대화가 생기고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문도 열린다.

“설마 내가 아버지에 대해 애처롭다는 감정을 가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이때는 진심으로 애처롭다고 느꼈다.”(본문 중에서)

그리고 아들은 목욕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씻겨드리며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역전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를 간병하기 전엔 알지 못했던 ‘늙음’의 제 문제
전통적 가족관의 붕괴, 핵가족화, 도시 집중화, 경제 불균형 심화 등의 영향으로 오늘날 가정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세대 간 불화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삼대가 모여 살던 가족 형태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먼 옛날이야기가 되었고, 소임을 다한 노인들은 용도 폐기되다시피 방치되고 있다.
병들고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노년, 구체적으로 내 아버지 어머니는 누가 돌봐야 할까?
[나를 닮은 사람]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 역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까지 이 난제를 철저히 외면하고 해답을 미뤄왔다. 설상가상 평생 반목해온 아버지를 자신이 간병하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일이 닥쳐 현실이 되자 히라카와는 아버지와 동거를 결정했고 마치 내레이션을 읽는 듯 담담하게 늙은 아버지에 대해, 늙는 것에 대해, 죽음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애당초 아무런 생각 없이 간병을 결정하였으나 점차 생의 마지막 ‘변곡점’을 돌아 죽음의 경계선에 근접해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면서 저자는 이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숙명처럼 짊어져야 하는 실존의 무게를 깊이 각인하게 된다.
임종의 순간까지 ‘섬망’이라는 환각과 망언의 시간을 헤매는 아버지, 눈앞에서 정신을 잃은 상태로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처럼 행동하는 아버지는 결국 언젠가 누구나 조우해 극복하기도 하고 또는 완전히 굴복할 미래의 모습이다. 아버지의 모습은 멀지 않아 나의 모습이 된다.
이 이야기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만큼 공감의 깊이가 더욱 크다. 책 말미에 작가는 자신의 체험이 간병을 하는 분이나 앞으로 간병에 직면하는 분에게 참고가 되기를 빈다고 했다.
실제로 책 출간 뒤 ‘나도 부모님을 간병하고 있는데 큰 위로가 되었다’ ‘부모님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일본 전국에서 쇄도하였다. 책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개인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정서를 관통하고 있다.

“저자의 노력에 고개가 숙여진다. 내게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가정한다면 도저히 자신할 수가 없다. 분명 작가의 어머니나 아버지 행복하셨을 것이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동했다.”(amazon 독자서평 중에서)


아버지 대보다 더욱 불안한 우리의 노후 현실
매우 은밀한 개인적인 체험이 바탕이지만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는 폐쇄된 일상에서도 절감하게 되는 사회 제 모순들까지 들춰내 꼬집고 있다.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 걸쳐 그동안 날카로운 필치로 왕성하게 저작 활동을 했던 필력이 역시 책 곳곳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응급 상황에도 병원을 잡지 못하고 내내 앰뷸런스 안에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폭발적으로 노령화가 진행되는 20~30년 후엔 어떻게 될 것인가.
설상가상 노령 인구만 증가하고 아이는 낳지 않는 인구 절벽 문제와
나라 전체를 큰 위기로 몰아넣은 위협적인 원전의 심각성.
세계 경제의 혼란 속에 한층 두드러지는 격차의 확대…
회사와 병원, 집만을 오가는 매우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도 거미줄처럼 엮인 사회적 모순과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나를 닮은 사람]은 단순히 아들과 아버지의 사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그 너머의 거시적인 사회적 문제까지 확대해 수많은 의문부호를 던짐으로써 한층 묵직한 무게를 갖는다. 그가 제기한 현상들은 향후 더욱 심화되고 복잡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점에서 일본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매우 절실하게 다가온다.
아버지 대보다 더욱 불안한 우리의 노후의 참상이 현실 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히라카와 가쓰미
1950년 도쿄 출생. 와세다대학 이공학부 기계공학과 졸업 후 번역을 주 업무로 하는 주식회사 어번 트랜슬레이션을 설립하여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다. 1999년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카페Business Cafe Inc. 설립에도 참가하였으며 현재는 주식회사 리눅스 카페 대표이사이자 릿쿄대학 대학원 특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저서에 《반전략적 비스니스의 권유》, 《주식회사라는 병》, 《경제성장이라는 병》, 《이행기적 혼란-경제성장 신화의 종말》, 《소상인小商人에의 권유-경제성장에서 축소 균형의 시대로》 등이 있으며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소비를 그만두다》는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이름을 알렸다. 그의 경제서는 특히 고도 경제성장기 이후 자본주의의 병폐와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거대 담론이 아닌 실천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공저로는 소학교 친구인 우치다 다쓰루와 함께 쓴 《도쿄 파이팅 키즈》, 《도쿄 파이팅 키즈·리턴 나쁜 형들이 돌아왔다》 등이 있다.

역자 : 박영준
박영준은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천대학교 일어일문과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중앙대학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중앙대학교 다문화콘텐츠연구사업단에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자 : 송수영
송수영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공부하였다. 《Friday》, 《Traveller》, 《여행스케치》 등의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출판 업무와 전문 번역에 종사하고 있다. 저서로 《어떻게든 될 거야, 오키나와에서는》이 있으며 《여행의 공간 1》, 《고운초 이야기》, 《온다리쿠의 메갈로마니아》, 《한 그릇 카페 밥》, 《캠핑 가서 뭐 먹지?》 등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 주요 목차

제1장 어머니의 죽음
제2장 쓰레기 저택
제3장 탕아의 귀환
제4장 생사를 건 도박
제5장 간병의 관문
제6장 죽음에의 친밀감
제7장 유령
제8장 북풍을 예고하는 구름
제9장 변곡점
제10장 또 하나의 세계
제11장 푸른 하늘
마지막 장 봄날 보드라운 빗속에 아버지는 돌아왔다
그 후의 일

글을 마치며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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