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예순둘의 노교수와 스물넷의 제자,
몸의 쾌락으로부터 시작된 멈출 수 없는 욕망의 질주
대학교수이자 TV에도 출연하는 저명한 비평가인 데이비드 케페시.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과 섹스를 즐겨왔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자기 집에서 파티를 열고 끝까지 남는 여자아이들과 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말해봐, 섹스보다 큰 힘이 어디 있어?” 하고 말하는 그에게 섹스는 결혼이나 사랑과는 상관없는 욕망의 도구일 뿐이다.
1992년, 케페시가 예순둘이던 그해에도 ‘실제 비평’의 모든 수업이 끝난 뒤 그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다. 이번에는 콘수엘라 카스티요라는 여학생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다. 키가 크고 머리칼이 검디검은 쿠바계 아이. 둥글고 풍만한 완벽한 가슴을 가진 스물네 살의 콘수엘라. 수업중에 보고 첫눈에 자기 여자가 될 것임을 직감했던 학생이다.
콘수엘라는 그동안 케페시가 사귀었던 여학생들과 달랐다. 순진하고 착한 면과 보수적인 가치관, 쿠바인의 방정함이 개입하지 않은 성적 본능 그리고 경이로운 몸의 결합은 그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케페시는 평범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콘수엘라에게, 그리고 특히 그녀의 가슴에 매혹되고 압도당한다. 그는 콘수엘라를 ‘예술’ 그 자체로 여긴다.
그리고 놀랍게도, 케페시는 콘수엘라에게 굴복한다. 자신감을 잃고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여자를 빼앗길 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는 콘수엘라의 옛 남자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그녀가 만나게 될 남자들에게 무시무시한 질투를 느끼고, 늙은 자신이 잠자리에서 콘수엘라를 만족시키고 있는지 염려한다.
나는 콘수엘라가 장난으로 베토벤을 지휘하는 것을 보고 흥분했지만 내가 음악을 연주하는 걸로 그애가 나에게 그처럼 흥분했다고는 말할 수 없어. 내가 뭘 했든 그것 때문에 콘수엘라가 나에게 성적으로 흥분했다고도 말할 수 없어. 대체로 그 점 때문에 팔 년 전 우리가 처음 함께 잤을 때부터 나는 한순간도 평화를 누려본 적이 없고, 그 아이가 깨달았든 못 깨달았든 그때부터 한없이 약해져 늘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고, 또 그 답이 그 아이를 더 보는 것인지 덜 보는 것인지 아예 보지 않는 것인지, 그러니까 그 아이를 포기하는 것인지?예순두 살에 자발적으로 스물네 살짜리 찬란한 여자아이를 단념하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짓을 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어. _본문 35∼36쪽
“나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부숴버린다고.”
케페시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은 2000년, 케페시가 콘수엘라와 헤어진 지 육 년 반이 지난 시점이다. 그는 작품 속에서 끝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 그 상대에게 콘수엘라와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 그의 삶에 대해 그리고 얼마 전 콘수엘라에게서 전화가 와 그의 집에서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금의 그를 만든 1960년대로 흐른다. 성혁명과 그 결과로 ‘태어난’ 대담한 여학생들은 케페시의 인생을 뒤바꾸었다. 교육받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전까지 주로 남성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성적 자유의 권리가 쟁취되던 시절, 전통적인 관념에 따라 결혼은 했으나 자유를 갈구하던 케페시는 그 ‘해방’의 추구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리고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다. 그렇게 케페시는 아내와 어린 아들로부터, 결혼으로부터 탈출했다.
내가 자라고 교육받은 궤도 때문에 나는 가정적 소명으로 진입한다는 망상에 빠졌는데, 나는 그 소명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어. 양심적이고, 유부남이고, 자식을 둔 가정적인 남자?그때 혁명이 시작된 거야. 모든 게 폭발해버리고 내 주위에는 이 여자애들이 그득한데, 어쩌겠어? 계속 결혼한 채로 간통을 하면서, 이거다, 이게 네가 살아갈 어쩔 수 없는 길이다, 하고 생각하란 건가? _본문 84쪽
자유를 얻은 케페시는 쾌락으로서의 섹스, 쾌락을 위한 관계를 추구했다. 모든 애착과 질투가 철저히 배제된 관계을 원했다.
오직 섹스를 할 때만 인생에서 싫어하는 모든 것과 인생에서 패배했던 모든 것에 순간적으로나마 순수하게 복수할 수 있기 때문이야. 오직 그때에만 가장 깨끗하게 살아 있고 가장 깨끗하게 자기 자신일 수 있기 때문이야. 부패한 건 섹스가 아니야?섹스 아닌 나머지가 부패한 거야. 섹스는 단순히 마찰과 얕은 재미가 아니야. 섹스는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해. _본문 88쪽
하지만 그런 그가 콘수엘라를 만나면서 변한다. ‘사랑’이 그의 현실주의, 실용주의, 냉소주의를 그에게서 모두 벗겨버린 것이다. 사랑이 그를 부수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 모든 이야기를 하면서도 케페시는 내내 콘수엘라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전화벨이 또 한번 울릴까?
나이든다는 것, 죽는다는 것, 욕망한다는 것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향한 냉철한 시선
『죽어가는 짐승』은 『에브리맨』에서처럼 노년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응시하고, 『포트노이의 불평』에서처럼 욕망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다. 종종 작품 속 인물에 작가 자신의 삶이 깊이 혼재되어 있다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필립 로스는 끈질기게 자신의 관심 분야로 파고드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데, 『죽어가는 짐승』의 명망 높은 노교수 데이비드 케페시 역시 필립 로스(2001년 작품 발표 당시 68세)의 분신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작가의 인생에 대한 휘발성 호기심이 아니더라도 『죽어가는 짐승』은 독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필립 로스는 이 짧은 소설에서 나이든다는 것(이는 곧 육체가 시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과 죽어간다는 것(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는 것과 무작위로 죽는 것 둘 모두를 포함한다),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집요하게 조명한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알면서도 정말 자신에게 그때가 닥칠 때까지 철저히 외면하게 되는 두 가지가 바로 노년의 삶, 그리고 죽음이다. 우둔한 인간은 눈앞에 닥쳐야 어렴풋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죽어가는 짐승』은 어떤 독자들에게는 노년과 죽음에 대한 훌륭한 예습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 소설은 “지적인 열기가 가득한 불타는 숯과 같은 작품”이며, 필립 로스답게 대담하고 거리낄 것 없이 써내려간 노년의 성과 욕망에 대한 뜨겁고 찬연한 기록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불온한 걸작. -뉴욕 리뷰 오브 북스
그 누구도 필립 로스의 희극적 천재성과 도덕적 엄숙함의 폭을 따라갈 수 없다. 보스턴 글로브
필립 로스다운 우아함과 냉정함으로 완성된 작품. -선데이 타임스
슬프고 섹시하고 우아하다. 갈수록 놀라워지는 로스의 문학적 성과에 또하나의 빼어난 작품이 더해졌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포트노이의 불평』처럼, 『죽어가는 짐승』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 사람의 장황한 독백이다. 역사적인 질문들에 의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성적 방종의 테마를 향해 나아간다. -뉴욕 타임스
필립 로스는 살아 있는 유기체의 생명력을 지닌 언어로 최면을 거는 작가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시간의 흐름과 자유의 의미에 대한 맹렬하고 탄탄한, 때때로 짐승 같은 고찰. -데일리 텔레그래프
필립 로스의 모든 작품이 그렇듯 한 문장 한 문장 눈부시다. 분명 사람들의 입에 즐겁게 오르내릴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그의 작품 중 가장 에로틱하고, 정말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소설. -라이브러리 저널
이 소설은, 필립 로스의 다른 많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정한 도덕적 기준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삶과 충돌할 때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예일 리뷰 오브 북스
로스는 최고다. 섹스, 질병, 집착, 죽음, 사랑, 가슴, 쿠바 그리고 나이든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그의 정교한 문장 안에 어우러져 있다. 인간 조건에 대한 그 명확한 묘사에 움찔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 독자 펼처보기
▣ 작가 소개
저 : 필립 로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필립 로스를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은 바 있다. 필립 로스는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시카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졸업 후 이곳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이후 아이오와와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 활동을 계속했다.
1959년 유대인의 풍속을 묘사한 단편집 『안녕 콜럼버스』를 발표하며 데뷔한 로스는 이듬해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후 1969년 어느 변호사의 성생활을 고백한 『포트노이 씨의 불만』을 발표하며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성공을 동시에 거둔다. 필립 로스는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문화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도스 파소스, 윌리엄 포크너, 솔 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에서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노린 음모 The Plot Against America』로 미국 역사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근에는 펜(PEN) 상 중 가장 명망 있는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불멸의 독창성과 뛰어난 솜씨를 지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나보코프 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지속적인 작업과 한결같은 성취로 미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솔 벨로 상을 받았다. 로스는 미국의 생존 작가 중 유일하게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 미국 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 출판사)에서 완전 결정판(총 9권)을 출간한 작가다.
역 : 정영목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제3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역서로는 『사람과 상징』,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불안』,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감성과 이성』, 『마르크스』, 『신의 가면 III:서양신화』,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 『제스처 라이프』, 『도시의 과학자들』,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돌뗏목』, 『흉내』, 『펠리컨 브리프』, 『쥬라기 공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호치민 평전』,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죽음의 중지』, 『로드』, 『서재 결혼시키기』, 『책도둑』, 『메신저』, 『일의 기쁨과 슬픔』, 『공항에서 일주일을』, 『에브리맨』,『포트노이의 불평』,『미국의 목가 1, 2』,『척하는 삶』,『영원한 이방인』 등이 있다.
예순둘의 노교수와 스물넷의 제자,
몸의 쾌락으로부터 시작된 멈출 수 없는 욕망의 질주
대학교수이자 TV에도 출연하는 저명한 비평가인 데이비드 케페시.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수업을 듣는 여학생들과 섹스를 즐겨왔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자기 집에서 파티를 열고 끝까지 남는 여자아이들과 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말해봐, 섹스보다 큰 힘이 어디 있어?” 하고 말하는 그에게 섹스는 결혼이나 사랑과는 상관없는 욕망의 도구일 뿐이다.
1992년, 케페시가 예순둘이던 그해에도 ‘실제 비평’의 모든 수업이 끝난 뒤 그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다. 이번에는 콘수엘라 카스티요라는 여학생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다. 키가 크고 머리칼이 검디검은 쿠바계 아이. 둥글고 풍만한 완벽한 가슴을 가진 스물네 살의 콘수엘라. 수업중에 보고 첫눈에 자기 여자가 될 것임을 직감했던 학생이다.
콘수엘라는 그동안 케페시가 사귀었던 여학생들과 달랐다. 순진하고 착한 면과 보수적인 가치관, 쿠바인의 방정함이 개입하지 않은 성적 본능 그리고 경이로운 몸의 결합은 그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케페시는 평범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콘수엘라에게, 그리고 특히 그녀의 가슴에 매혹되고 압도당한다. 그는 콘수엘라를 ‘예술’ 그 자체로 여긴다.
그리고 놀랍게도, 케페시는 콘수엘라에게 굴복한다. 자신감을 잃고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여자를 빼앗길 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그는 콘수엘라의 옛 남자친구들 그리고 앞으로 그녀가 만나게 될 남자들에게 무시무시한 질투를 느끼고, 늙은 자신이 잠자리에서 콘수엘라를 만족시키고 있는지 염려한다.
나는 콘수엘라가 장난으로 베토벤을 지휘하는 것을 보고 흥분했지만 내가 음악을 연주하는 걸로 그애가 나에게 그처럼 흥분했다고는 말할 수 없어. 내가 뭘 했든 그것 때문에 콘수엘라가 나에게 성적으로 흥분했다고도 말할 수 없어. 대체로 그 점 때문에 팔 년 전 우리가 처음 함께 잤을 때부터 나는 한순간도 평화를 누려본 적이 없고, 그 아이가 깨달았든 못 깨달았든 그때부터 한없이 약해져 늘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고, 또 그 답이 그 아이를 더 보는 것인지 덜 보는 것인지 아예 보지 않는 것인지, 그러니까 그 아이를 포기하는 것인지?예순두 살에 자발적으로 스물네 살짜리 찬란한 여자아이를 단념하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짓을 하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어. _본문 35∼36쪽
“나는 사람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부숴버린다고.”
케페시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은 2000년, 케페시가 콘수엘라와 헤어진 지 육 년 반이 지난 시점이다. 그는 작품 속에서 끝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 그 상대에게 콘수엘라와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 그의 삶에 대해 그리고 얼마 전 콘수엘라에게서 전화가 와 그의 집에서 다시 한번 그녀를 만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지금의 그를 만든 1960년대로 흐른다. 성혁명과 그 결과로 ‘태어난’ 대담한 여학생들은 케페시의 인생을 뒤바꾸었다. 교육받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전까지 주로 남성들에게만 허용되었던 성적 자유의 권리가 쟁취되던 시절, 전통적인 관념에 따라 결혼은 했으나 자유를 갈구하던 케페시는 그 ‘해방’의 추구를 열렬히 환영했다. 그리고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다. 그렇게 케페시는 아내와 어린 아들로부터, 결혼으로부터 탈출했다.
내가 자라고 교육받은 궤도 때문에 나는 가정적 소명으로 진입한다는 망상에 빠졌는데, 나는 그 소명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어. 양심적이고, 유부남이고, 자식을 둔 가정적인 남자?그때 혁명이 시작된 거야. 모든 게 폭발해버리고 내 주위에는 이 여자애들이 그득한데, 어쩌겠어? 계속 결혼한 채로 간통을 하면서, 이거다, 이게 네가 살아갈 어쩔 수 없는 길이다, 하고 생각하란 건가? _본문 84쪽
자유를 얻은 케페시는 쾌락으로서의 섹스, 쾌락을 위한 관계를 추구했다. 모든 애착과 질투가 철저히 배제된 관계을 원했다.
오직 섹스를 할 때만 인생에서 싫어하는 모든 것과 인생에서 패배했던 모든 것에 순간적으로나마 순수하게 복수할 수 있기 때문이야. 오직 그때에만 가장 깨끗하게 살아 있고 가장 깨끗하게 자기 자신일 수 있기 때문이야. 부패한 건 섹스가 아니야?섹스 아닌 나머지가 부패한 거야. 섹스는 단순히 마찰과 얕은 재미가 아니야. 섹스는 죽음에 대한 복수이기도 해. _본문 88쪽
하지만 그런 그가 콘수엘라를 만나면서 변한다. ‘사랑’이 그의 현실주의, 실용주의, 냉소주의를 그에게서 모두 벗겨버린 것이다. 사랑이 그를 부수고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 모든 이야기를 하면서도 케페시는 내내 콘수엘라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과연 전화벨이 또 한번 울릴까?
나이든다는 것, 죽는다는 것, 욕망한다는 것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향한 냉철한 시선
『죽어가는 짐승』은 『에브리맨』에서처럼 노년의 삶과 죽음을 진지하게 응시하고, 『포트노이의 불평』에서처럼 욕망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다. 종종 작품 속 인물에 작가 자신의 삶이 깊이 혼재되어 있다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필립 로스는 끈질기게 자신의 관심 분야로 파고드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데, 『죽어가는 짐승』의 명망 높은 노교수 데이비드 케페시 역시 필립 로스(2001년 작품 발표 당시 68세)의 분신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작가의 인생에 대한 휘발성 호기심이 아니더라도 『죽어가는 짐승』은 독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필립 로스는 이 짧은 소설에서 나이든다는 것(이는 곧 육체가 시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과 죽어간다는 것(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는 것과 무작위로 죽는 것 둘 모두를 포함한다),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집요하게 조명한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알면서도 정말 자신에게 그때가 닥칠 때까지 철저히 외면하게 되는 두 가지가 바로 노년의 삶, 그리고 죽음이다. 우둔한 인간은 눈앞에 닥쳐야 어렴풋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죽어가는 짐승』은 어떤 독자들에게는 노년과 죽음에 대한 훌륭한 예습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 소설은 “지적인 열기가 가득한 불타는 숯과 같은 작품”이며, 필립 로스답게 대담하고 거리낄 것 없이 써내려간 노년의 성과 욕망에 대한 뜨겁고 찬연한 기록이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불온한 걸작. -뉴욕 리뷰 오브 북스
그 누구도 필립 로스의 희극적 천재성과 도덕적 엄숙함의 폭을 따라갈 수 없다. 보스턴 글로브
필립 로스다운 우아함과 냉정함으로 완성된 작품. -선데이 타임스
슬프고 섹시하고 우아하다. 갈수록 놀라워지는 로스의 문학적 성과에 또하나의 빼어난 작품이 더해졌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포트노이의 불평』처럼, 『죽어가는 짐승』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 사람의 장황한 독백이다. 역사적인 질문들에 의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성적 방종의 테마를 향해 나아간다. -뉴욕 타임스
필립 로스는 살아 있는 유기체의 생명력을 지닌 언어로 최면을 거는 작가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시간의 흐름과 자유의 의미에 대한 맹렬하고 탄탄한, 때때로 짐승 같은 고찰. -데일리 텔레그래프
필립 로스의 모든 작품이 그렇듯 한 문장 한 문장 눈부시다. 분명 사람들의 입에 즐겁게 오르내릴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그의 작품 중 가장 에로틱하고, 정말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소설. -라이브러리 저널
이 소설은, 필립 로스의 다른 많은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정한 도덕적 기준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삶과 충돌할 때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예일 리뷰 오브 북스
로스는 최고다. 섹스, 질병, 집착, 죽음, 사랑, 가슴, 쿠바 그리고 나이든다는 것. 이 모든 것이 그의 정교한 문장 안에 어우러져 있다. 인간 조건에 대한 그 명확한 묘사에 움찔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 독자 펼처보기
▣ 작가 소개
저 : 필립 로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필립 로스를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은 바 있다. 필립 로스는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시카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졸업 후 이곳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이후 아이오와와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창작 활동을 계속했다.
1959년 유대인의 풍속을 묘사한 단편집 『안녕 콜럼버스』를 발표하며 데뷔한 로스는 이듬해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후 1969년 어느 변호사의 성생활을 고백한 『포트노이 씨의 불만』을 발표하며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성공을 동시에 거둔다. 필립 로스는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문화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도스 파소스, 윌리엄 포크너, 솔 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에서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노린 음모 The Plot Against America』로 미국 역사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최근에는 펜(PEN) 상 중 가장 명망 있는 두 개의 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불멸의 독창성과 뛰어난 솜씨를 지닌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나보코프 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지속적인 작업과 한결같은 성취로 미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에게 수여되는 펜/솔 벨로 상을 받았다. 로스는 미국의 생존 작가 중 유일하게 라이브러리 오브 아메리카(Library of America, 미국 문학의 고전을 펴내는 비영리 출판사)에서 완전 결정판(총 9권)을 출간한 작가다.
역 : 정영목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제3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역서로는 『사람과 상징』,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불안』,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감성과 이성』, 『마르크스』, 『신의 가면 III:서양신화』,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 『제스처 라이프』, 『도시의 과학자들』,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돌뗏목』, 『흉내』, 『펠리컨 브리프』, 『쥬라기 공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호치민 평전』, 『여행의 기술』, 『행복의 건축』, 『죽음의 중지』, 『로드』, 『서재 결혼시키기』, 『책도둑』, 『메신저』, 『일의 기쁨과 슬픔』, 『공항에서 일주일을』, 『에브리맨』,『포트노이의 불평』,『미국의 목가 1, 2』,『척하는 삶』,『영원한 이방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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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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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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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