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가벼운 여행을 하듯, 조선의 역사를 만나다!
여행을 다녀와서 경험담을 풀어놓을 때,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대부분은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기차역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먹은 고기가 입에서 정말 살살 녹더라. 그 식당 요리사는 키가 크고 수염이 덥수룩한데…….”
‘여행’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이 맛있는지, 사람들은 친절한지, 사람들의 외모와 패션은 어떤지, 거리는 깨끗한지, 대중교통은 편리한지 등 주로 생활과 문화에 관련된 이야깃거리에 관심을 쏟는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별반 관심이 없다. 설명을 듣는다 해도 금세 까먹기 일쑤다.
역사 교양서 역시 한 시대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여행 내내 문화재의 크기와 의미에 대해서만 주구장창 떠들어 댄다면 누가 반가워할까. 사실 청소년 대상의 교양서는 학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진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진지한 여행은 성인이건 청소년이건, 금방 관심에서 멀어지게 될 확률이 높다.
《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구경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그렇지만 굉장히 가벼운 마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도 될 법한 단 하루 동안의 여행서이다. 한양에서 살던 사람들은 몇 시에 일어났는지,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했는지, 어떤 밥과 찬을 차려먹었는지, 여자들은 어떻게 화장을 했는지, 술은 어디서 마셨는지 등 우리가 여행을 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실용 여행서인 것이다!
물론 한양 여행이 당시의 생활상을 찾아 단지 저잣거리와 기방만 구경하다가 끝날 수는 없다.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논리적으로 따지다 보면, 그 시대의 정치·경제·사회와 만날 수밖에 없으니까. 이런 이유를 찾아 잠깐 창덕궁이나 성균관, 남대문 같은 여행 명소에 들러서 설명을 듣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생활상에서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훨씬 쉽고 흥미롭게 조선 시대의 역사에 접근할 수 있다. 정치사 위주로 500년 동안의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자못 딱딱한 교과 과정과 달리, 단 하루 동안 한양에서 보내는 역사 여행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말랑말랑한 생활사에서 시작해서 조선 왕조 전체의 역사를 그려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한양 사람들의 생활에서 발견하는 조선의 정치·경제·문화
이 책은 새벽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만 하루 동안, 인왕산에서 출발해서 남촌, 육조 거리, 성균관과 창덕궁, 시전과 피맛길, 북촌, 마포 나루를 거쳐 다시 숭례문 앞에 이르는 여정이 생생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펼쳐지는 역사 여행서이다. 여행의 행선지는 한양의 남촌에 자리 잡은 한 양반가. 조정의 판서인 대감마님, 규장각 각신인 장남, 학당의 유생인 막내아들, 안방마님과 며느리, 집안에 거느리고 있는 백여 명에 달하는 노비들의 삶을 모델로 삼아 한양 사람들의 생활과 한양 구석구석의 모습을 속속들이 살펴본다.
이들을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큰 신발을 신고 다니는 내시, 통행금지 시간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통행증, 기방에 들어갈 때 지켜야 할 예절 등 소소한 일상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한양에서의 여행이 그냥 이모저모 구경만 하다가 끝나지는 않는다. 아침 출근을 서두르는 양반네들을 따라 관청 거리에 들러서는 조선의 통치 이념과 체제에 대해 알아보고, 집안일을 도맡아 경영하는 안방마님과 며느리 옆에서 눈치껏 음식을 맛보면서 시대의 가치관과 전통에 대해 고민해 보며, 온갖 잡일을 도맡은 노비들과 함께 저잣거리를 구경하면서 당시 신분제의 모순과 상공업이 눈부시게 발전한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주변 사람에게서 듣고, 혀로 맛을 본 생생한 한양을 하나로 종합하면, 정치과 경제, 문화와 예술을 망라한‘조선’이라는 큰 지도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게 될 것이다. 또한 각 장의 끝 부분에 〈조선 시대 돋보기〉라는 정보면을 넣어, 조선 시대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정치적인 변화와 경제적인 발전, 과학의 발달 등 유용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 두었다. 여행하듯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혹시라도 놓칠 수 있는 조선 시대의 특징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 주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보면은 본문에 등장하는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조선 시대를 한눈에 꿰뚫을 수 있도록 중학교 교과서 순서에 맞게 배치하여, 조선 시대에 대해 잘 모르는 청소년 독자들도 임진왜란 이후 역사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늘 아침은 7첩 반상이다. 찬모가 만든 음식을 며느리 한 씨가 차려낸다. 밥, 국, 찌개, 장을 기본으로 하고 반찬 7가지를 더 놓은 상차림이다. 각자 입맛에 따라 더 넣을 수 있도록 간장·초간장·고추장의 종지를 곁들인다. 아, 맛이 정말 궁금하다! 외람되지만 우리는 여주인 몰래 슬쩍 맛을 본다. 북어무침은 맵지 않다. 대구전은 기름을 많이 두르지 않고 지져서 담백하다. …(중략) … 아침부터 왜 이렇게 상을 거하게 차렸을까? 조선 시대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고 살았다. 농사일을 많이 하는 여름철에만 한 끼를 더 먹었다. 그래서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게 버릇이 된 것이다.
- 60쪽,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에서
200년의 시간을 넘어, 한양에서 서울을 재발견하다!
조선 왕조의 도읍지 한양은 어느 도시와 비교했을 때 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중국의 베이징? 일본의 교토? 아니다! 한양은 지금의‘서울’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1700년대, 문화적으로 전성기를 맞은 조선의 도읍인 한양은 지금의 서울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꾸역꾸역 사람들이 몰려드는 모양새며, 외부에서 물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소비 도시라는 점이며, 교육 여건에 있어서 특혜를 받는 수도라는 이점 등 한양과 서울은 마치 쌍둥이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한양에 설치된 사부 학당에 다니며 성균관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소학》을 외우는 학당 유생들에게서 현재 우리나라 중2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색다른 경험까지 할 수 있다! 어쨌든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옛 한양의 모습을 지금의 서울과 비교해 보는 게 가장 쉽게 와 닿을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낯선 도시를 비교해 보듯이 말이다.
그런 면에서《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쉽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여러 요소를 비교해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도시인 한양의 자연환경, 사람들, 의식주, 경제 활동 등을 현재 우리 모습과 비교하다 보면, 그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뿐만 아니라‘서울 집중 현상’,‘교육 문제’등 지금과 유사한 문제점들까지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독자들은 조선 시대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는‘다른 시각’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조선 후기에 한양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나, 21세기에 서울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어쩌면 이렇게 놀랄 만큼 똑같을까? 마치 오늘날의 ‘서울 집중 현상’이 18세기 말 한양에서 시작된 것만 같다. 여태 우리는 조선 왕조의 수도 한양을 구경하며 의도치 않게(?) 지금의 서울과 여러모로 비교해 보았다. 자연환경, 사람들, 의식주, 경제 활동, 취미 생활 등등……. 200년 넘는 시간 차이 속에서도 한양과 서울이 묘하게 겹쳐 보이는 건, 비단 같은 장소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양에 사는 학당 유생과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처지가 다른 듯 같게 느껴진다면 단지 기분 탓일까?
- 225쪽,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에서
조선 시대 풍속화를 통해 실제 한양을 살펴보다!
교과서뿐만 아니라 앞 다투어 출간되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역사 교양서에 실린 그림 이미지들은, 대부분 정보를 제공하는 부가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그림을 보는 게 글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고, 글 따로 정보 따로 노는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조선에서 보낸 하루》에서는 그런 점을 피하기 위해 먼저 그림 자료들을 모아 나열하고, 거기에 맞춰 글의 내용을 구성했다. 따라서 글 안에서 이미 그림 설명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행하며 지나치듯 경치를 보는 것처럼 글과 그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또한 이런 특징을 부각시키고자 백여 컷에 달하는 옛 그림을 큰 판형에, 시원한 크기로 펼쳐서 보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와 소장처 등 도판 정보를 책 뒤쪽에 따로 정리하여, 그림 설명으로 인해 글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청소년 독자들을 최대한 배려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술술 쉽게 읽히는 글과 생생한 그림이 주는 역사 여행서의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옛 화가들의 멋들어진 그림이 주는‘화려함’까지 한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김향금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지리학과 국문학을 공부한 뒤, 동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우리말로 옮기거나 어린이 지식정보책을 만드는 일을 해왔다. 지금은 그림책과 논픽션 책을 기획하거나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역사· 지리· 인물 이야기를 주로 썼고, 토목 같은 묵직한 주제의 논픽션에 관심이 많다.
2004년에는 지도의 개념과 쓰임새, 발전 과정 등을 우리 나라의 옛지도를 통해 살핀 그림책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를 썼고, 2005년에는 한옥의 공간과 구조, 옛 생활소품들을 소개하는 그림책 『어디 어디 숨었니?』를 출간했다. 『어디 어디 숨었니?』는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남산골한옥마을, 안동민속마을, 용인민속촌 등 여러 곳을 취재하고 각 지방 할머니들의 목소리 를 채집해 만든 책이다. 숨바꼭질이란 친숙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옥의 공간으로 시선을 옮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동물을 통해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는 ''동물로 읽는 문화 이야기'' 시리즈 첫 번째 책 『어흥, 호랑이가 달린다』는 우리나라 대표 동물인 호랑이를 통해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해학의 정신을 만화와 사진을 곁들여 재미있게 표현했다.
그밖의 저서로는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들추고 펼치고 붙이는 꾸러미 명작-미운 아기오리』,『난 이대로가 좋아』,『한국생활사박물관』,『달려서 좋아요!』,『누구 없어요?』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조그맣고 조그만 연못에서』등이 있다.
▣ 주요 목차
01 종루의 종소리에 사대문이 활짝
반가워요, 한양! | 종루의 종소리에 사대문이 활짝 | 새벽잠을 설친 대감마님
두근두근, 첫 출근 준비로 바쁜 규장각 대교 | 아침부터 부루퉁한 학당 유생
02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
편안한 기운이 감도는 안채 풍경 | 은근히 유행을 따르는 양반가 여인의 몸치장
양반가 며느리는 너무 힘들어! | 노비, 집 안팎을 움직이는 손발
노비의 나이가 216세인 사연은? |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
03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를 가다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의 출근 풍경 | 한성부에서 만난 한성 판윤과 다모
관청가 한복판에서 말 울음소리가? | 조선의 SNS, 왁자지껄 빨래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중학 유생들 | 조선의 대학가에 푸줏간이라니 성균관 유생들의 고된 생활 | 특혜받는 한양 유생들 | 규장각 각신의 벅찬 나날|새 귀신이 된 규장각 대교 | 어느 봄날의 꿈, 임금과 신하들
04 공중에서 내려다본 한양의 봄
한양의 공중에 두둥실 떠서 | 경화세족이 딸깍발이 동네에 사는 까닭은? | 한양의 신시가지, 성 밖 풍경
05 한양의 핫 플레이스, 운종가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이 구름처럼 모이는 운종가 |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소? | 망건 뜨는 노인
거리를 오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 똥개들이 알려 준 피맛길의 비밀 | 한양의 대표 외식 메뉴, 장국밥
구리개 약국에서 만난 수다쟁이 약주릅 | 개천 주변의 길거리 공연
채소는 배오개 시장, 생선은 칠패 시장에서 | 흥청거리는 마포 나루로 가는 길
06 기방을 휘어잡는 패셔니스타, 대전별감
산해진미가 여기에 다 모였네 | 낯설면서 낯설지 않는 기방 풍경
조선의 패셔니스타, 대전별감 | 인왕산 달밤의 시 동호회
07 양반가 후원의 화려한 잔치가 끝나고
조선 시대의 비밀 데이트 | 대감마님의 세련된 취향 | 건넌방에서 들려오는 한숨 소리
안방에 불어닥친 소설 열풍 | 조선의 부부는 서로 사랑했을까?
08 고요한 밤으로 가는 긴 여로
행랑채의 갓난아이 | 통행금지를 알리는 인정 소리 | 한양이여, 안녕!
09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
조선의 수도 한양은 어떤 도시였을까? | 북적북적, 갖가지 상품이 모이는 한양
와글와글, 온갖 사람이 모여드는 한양 | 부쩍부쩍, 점점 커지는 한양
새록새록, 한양에 살면 특혜가 쌓인다! | 실학과 서민 문화가 꽃피는 한양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
가벼운 여행을 하듯, 조선의 역사를 만나다!
여행을 다녀와서 경험담을 풀어놓을 때,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대부분은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기차역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먹은 고기가 입에서 정말 살살 녹더라. 그 식당 요리사는 키가 크고 수염이 덥수룩한데…….”
‘여행’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이 맛있는지, 사람들은 친절한지, 사람들의 외모와 패션은 어떤지, 거리는 깨끗한지, 대중교통은 편리한지 등 주로 생활과 문화에 관련된 이야깃거리에 관심을 쏟는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문화재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별반 관심이 없다. 설명을 듣는다 해도 금세 까먹기 일쑤다.
역사 교양서 역시 한 시대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여행 내내 문화재의 크기와 의미에 대해서만 주구장창 떠들어 댄다면 누가 반가워할까. 사실 청소년 대상의 교양서는 학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진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진지한 여행은 성인이건 청소년이건, 금방 관심에서 멀어지게 될 확률이 높다.
《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조선 왕조의 도읍지인 한양을 구경하는 역사 교양서이다. 그렇지만 굉장히 가벼운 마음, 산책하는 기분으로 나서도 될 법한 단 하루 동안의 여행서이다. 한양에서 살던 사람들은 몇 시에 일어났는지,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했는지, 어떤 밥과 찬을 차려먹었는지, 여자들은 어떻게 화장을 했는지, 술은 어디서 마셨는지 등 우리가 여행을 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실용 여행서인 것이다!
물론 한양 여행이 당시의 생활상을 찾아 단지 저잣거리와 기방만 구경하다가 끝날 수는 없다.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논리적으로 따지다 보면, 그 시대의 정치·경제·사회와 만날 수밖에 없으니까. 이런 이유를 찾아 잠깐 창덕궁이나 성균관, 남대문 같은 여행 명소에 들러서 설명을 듣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생활상에서 그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훨씬 쉽고 흥미롭게 조선 시대의 역사에 접근할 수 있다. 정치사 위주로 500년 동안의 시간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자못 딱딱한 교과 과정과 달리, 단 하루 동안 한양에서 보내는 역사 여행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말랑말랑한 생활사에서 시작해서 조선 왕조 전체의 역사를 그려 보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한양 사람들의 생활에서 발견하는 조선의 정치·경제·문화
이 책은 새벽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만 하루 동안, 인왕산에서 출발해서 남촌, 육조 거리, 성균관과 창덕궁, 시전과 피맛길, 북촌, 마포 나루를 거쳐 다시 숭례문 앞에 이르는 여정이 생생하게, 그리고 세밀하게 펼쳐지는 역사 여행서이다. 여행의 행선지는 한양의 남촌에 자리 잡은 한 양반가. 조정의 판서인 대감마님, 규장각 각신인 장남, 학당의 유생인 막내아들, 안방마님과 며느리, 집안에 거느리고 있는 백여 명에 달하는 노비들의 삶을 모델로 삼아 한양 사람들의 생활과 한양 구석구석의 모습을 속속들이 살펴본다.
이들을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큰 신발을 신고 다니는 내시, 통행금지 시간에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통행증, 기방에 들어갈 때 지켜야 할 예절 등 소소한 일상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한양에서의 여행이 그냥 이모저모 구경만 하다가 끝나지는 않는다. 아침 출근을 서두르는 양반네들을 따라 관청 거리에 들러서는 조선의 통치 이념과 체제에 대해 알아보고, 집안일을 도맡아 경영하는 안방마님과 며느리 옆에서 눈치껏 음식을 맛보면서 시대의 가치관과 전통에 대해 고민해 보며, 온갖 잡일을 도맡은 노비들과 함께 저잣거리를 구경하면서 당시 신분제의 모순과 상공업이 눈부시게 발전한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렇게 눈으로 보고, 주변 사람에게서 듣고, 혀로 맛을 본 생생한 한양을 하나로 종합하면, 정치과 경제, 문화와 예술을 망라한‘조선’이라는 큰 지도가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게 될 것이다. 또한 각 장의 끝 부분에 〈조선 시대 돋보기〉라는 정보면을 넣어, 조선 시대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정치적인 변화와 경제적인 발전, 과학의 발달 등 유용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 두었다. 여행하듯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혹시라도 놓칠 수 있는 조선 시대의 특징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 주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보면은 본문에 등장하는 내용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조선 시대를 한눈에 꿰뚫을 수 있도록 중학교 교과서 순서에 맞게 배치하여, 조선 시대에 대해 잘 모르는 청소년 독자들도 임진왜란 이후 역사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늘 아침은 7첩 반상이다. 찬모가 만든 음식을 며느리 한 씨가 차려낸다. 밥, 국, 찌개, 장을 기본으로 하고 반찬 7가지를 더 놓은 상차림이다. 각자 입맛에 따라 더 넣을 수 있도록 간장·초간장·고추장의 종지를 곁들인다. 아, 맛이 정말 궁금하다! 외람되지만 우리는 여주인 몰래 슬쩍 맛을 본다. 북어무침은 맵지 않다. 대구전은 기름을 많이 두르지 않고 지져서 담백하다. …(중략) … 아침부터 왜 이렇게 상을 거하게 차렸을까? 조선 시대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고 살았다. 농사일을 많이 하는 여름철에만 한 끼를 더 먹었다. 그래서 아침을 든든하게 먹는 게 버릇이 된 것이다.
- 60쪽,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에서
200년의 시간을 넘어, 한양에서 서울을 재발견하다!
조선 왕조의 도읍지 한양은 어느 도시와 비교했을 때 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중국의 베이징? 일본의 교토? 아니다! 한양은 지금의‘서울’과 비교하는 것이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1700년대, 문화적으로 전성기를 맞은 조선의 도읍인 한양은 지금의 서울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꾸역꾸역 사람들이 몰려드는 모양새며, 외부에서 물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소비 도시라는 점이며, 교육 여건에 있어서 특혜를 받는 수도라는 이점 등 한양과 서울은 마치 쌍둥이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게다가 한양에 설치된 사부 학당에 다니며 성균관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소학》을 외우는 학당 유생들에게서 현재 우리나라 중2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색다른 경험까지 할 수 있다! 어쨌든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옛 한양의 모습을 지금의 서울과 비교해 보는 게 가장 쉽게 와 닿을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먼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낯선 도시를 비교해 보듯이 말이다.
그런 면에서《조선에서 보낸 하루》는 쉽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여러 요소를 비교해 보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도시인 한양의 자연환경, 사람들, 의식주, 경제 활동 등을 현재 우리 모습과 비교하다 보면, 그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뿐만 아니라‘서울 집중 현상’,‘교육 문제’등 지금과 유사한 문제점들까지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독자들은 조선 시대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는‘다른 시각’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조선 후기에 한양으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나, 21세기에 서울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어쩌면 이렇게 놀랄 만큼 똑같을까? 마치 오늘날의 ‘서울 집중 현상’이 18세기 말 한양에서 시작된 것만 같다. 여태 우리는 조선 왕조의 수도 한양을 구경하며 의도치 않게(?) 지금의 서울과 여러모로 비교해 보았다. 자연환경, 사람들, 의식주, 경제 활동, 취미 생활 등등……. 200년 넘는 시간 차이 속에서도 한양과 서울이 묘하게 겹쳐 보이는 건, 비단 같은 장소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양에 사는 학당 유생과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처지가 다른 듯 같게 느껴진다면 단지 기분 탓일까?
- 225쪽,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에서
조선 시대 풍속화를 통해 실제 한양을 살펴보다!
교과서뿐만 아니라 앞 다투어 출간되는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역사 교양서에 실린 그림 이미지들은, 대부분 정보를 제공하는 부가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그림을 보는 게 글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하고, 글 따로 정보 따로 노는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조선에서 보낸 하루》에서는 그런 점을 피하기 위해 먼저 그림 자료들을 모아 나열하고, 거기에 맞춰 글의 내용을 구성했다. 따라서 글 안에서 이미 그림 설명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행하며 지나치듯 경치를 보는 것처럼 글과 그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또한 이런 특징을 부각시키고자 백여 컷에 달하는 옛 그림을 큰 판형에, 시원한 크기로 펼쳐서 보여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와 소장처 등 도판 정보를 책 뒤쪽에 따로 정리하여, 그림 설명으로 인해 글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청소년 독자들을 최대한 배려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술술 쉽게 읽히는 글과 생생한 그림이 주는 역사 여행서의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옛 화가들의 멋들어진 그림이 주는‘화려함’까지 한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김향금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지리학과 국문학을 공부한 뒤, 동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우리말로 옮기거나 어린이 지식정보책을 만드는 일을 해왔다. 지금은 그림책과 논픽션 책을 기획하거나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어요. 역사· 지리· 인물 이야기를 주로 썼고, 토목 같은 묵직한 주제의 논픽션에 관심이 많다.
2004년에는 지도의 개념과 쓰임새, 발전 과정 등을 우리 나라의 옛지도를 통해 살핀 그림책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를 썼고, 2005년에는 한옥의 공간과 구조, 옛 생활소품들을 소개하는 그림책 『어디 어디 숨었니?』를 출간했다. 『어디 어디 숨었니?』는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남산골한옥마을, 안동민속마을, 용인민속촌 등 여러 곳을 취재하고 각 지방 할머니들의 목소리 를 채집해 만든 책이다. 숨바꼭질이란 친숙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한옥의 공간으로 시선을 옮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동물을 통해 우리 문화를 이야기하는 ''동물로 읽는 문화 이야기'' 시리즈 첫 번째 책 『어흥, 호랑이가 달린다』는 우리나라 대표 동물인 호랑이를 통해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해학의 정신을 만화와 사진을 곁들여 재미있게 표현했다.
그밖의 저서로는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들추고 펼치고 붙이는 꾸러미 명작-미운 아기오리』,『난 이대로가 좋아』,『한국생활사박물관』,『달려서 좋아요!』,『누구 없어요?』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조그맣고 조그만 연못에서』등이 있다.
▣ 주요 목차
01 종루의 종소리에 사대문이 활짝
반가워요, 한양! | 종루의 종소리에 사대문이 활짝 | 새벽잠을 설친 대감마님
두근두근, 첫 출근 준비로 바쁜 규장각 대교 | 아침부터 부루퉁한 학당 유생
02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
편안한 기운이 감도는 안채 풍경 | 은근히 유행을 따르는 양반가 여인의 몸치장
양반가 며느리는 너무 힘들어! | 노비, 집 안팎을 움직이는 손발
노비의 나이가 216세인 사연은? | 천하 대식가, 조선 사람의 아침 밥상
03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를 가다
조선의 행정 타운 육조 거리의 출근 풍경 | 한성부에서 만난 한성 판윤과 다모
관청가 한복판에서 말 울음소리가? | 조선의 SNS, 왁자지껄 빨래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중학 유생들 | 조선의 대학가에 푸줏간이라니 성균관 유생들의 고된 생활 | 특혜받는 한양 유생들 | 규장각 각신의 벅찬 나날|새 귀신이 된 규장각 대교 | 어느 봄날의 꿈, 임금과 신하들
04 공중에서 내려다본 한양의 봄
한양의 공중에 두둥실 떠서 | 경화세족이 딸깍발이 동네에 사는 까닭은? | 한양의 신시가지, 성 밖 풍경
05 한양의 핫 플레이스, 운종가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이 구름처럼 모이는 운종가 |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소? | 망건 뜨는 노인
거리를 오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 똥개들이 알려 준 피맛길의 비밀 | 한양의 대표 외식 메뉴, 장국밥
구리개 약국에서 만난 수다쟁이 약주릅 | 개천 주변의 길거리 공연
채소는 배오개 시장, 생선은 칠패 시장에서 | 흥청거리는 마포 나루로 가는 길
06 기방을 휘어잡는 패셔니스타, 대전별감
산해진미가 여기에 다 모였네 | 낯설면서 낯설지 않는 기방 풍경
조선의 패셔니스타, 대전별감 | 인왕산 달밤의 시 동호회
07 양반가 후원의 화려한 잔치가 끝나고
조선 시대의 비밀 데이트 | 대감마님의 세련된 취향 | 건넌방에서 들려오는 한숨 소리
안방에 불어닥친 소설 열풍 | 조선의 부부는 서로 사랑했을까?
08 고요한 밤으로 가는 긴 여로
행랑채의 갓난아이 | 통행금지를 알리는 인정 소리 | 한양이여, 안녕!
09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
조선의 수도 한양은 어떤 도시였을까? | 북적북적, 갖가지 상품이 모이는 한양
와글와글, 온갖 사람이 모여드는 한양 | 부쩍부쩍, 점점 커지는 한양
새록새록, 한양에 살면 특혜가 쌓인다! | 실학과 서민 문화가 꽃피는 한양
말은 외방으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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