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외롭고 궁핍한 사람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감싸온 소설가 박성천,
치밀한 탐구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있음’과 ‘없음’에 대해 천착하다.
소설가 박성천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광주일보] 문학 기자와 월간 『예향』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학 기사뿐 아니라 우리 시대의 다양한 문화 담론과 인문학적 주제, 학술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부지런히 써온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 황폐한 세상을 ‘어떻게 살 만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뇌’를 담았다.
이 책에 담긴 7편의 소설들은 서로 밀접하면서도 일관된 자의식을 견지하고 있다. 황폐한 인물의 내면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있어야 하는 것이 없고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갖지 못한 부재와 결핍의 현상학이다. 바로 그 부재와 결핍의 현상학이 개인적 비참의 근거이며, 동시에 사회적 불미함의 징후를 표현한다. 따라서 부재와 결핍의 현상학은 또한 정신분석학적이며 정치학적이다.
부재와 결핍의 복잡한 이면은 무엇보다 구체적인 가족사의 문제들로 현상하는데, 그 문제의 표면적인 현상은 [이혼]이다. 작가는 이혼이라는 단절의 기억에 사로잡힌 사람이 그 상처 때문에 겪는 생활의 곤경을 주로 그린다. 이혼으로써 어떤 관계의 불능을 서사화하고 있는 것이다. 「검은 어항」의 여자는 불임 때문에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고, 「복날은 간다」의 윤석은 헤어날 수 없는 생활고 때문에 이혼을 당했다. 「인 더 하우스」의 김 기사는 자기의 외로움을 타개하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결혼을 했고, 결국은 아내의 빚을 계기로 이혼을 한다. 「모래 인형」의 아내는 실직을 하고 빈둥거리는 무능한 남편과의 이혼을 다짐한다. 게다가 아이를 갖지 못하는 남편의 무정자증은 그 [무능]의 더 실질적인 함의이기도 하다.
부부관계의 파탄과 결렬을 의미하는 이혼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낭만적 사고가 당장의 곤란한 현실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증가하는 이혼율은, 무엇보다 일부일처제로 자리 잡은 결혼이라는 문화인류학적인 제도의 균열을 함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 소설집의 도처에서 이혼의 이야기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가족의 파탄을 통해 그 안정을 무너뜨리는 파괴적인 현실의 실상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의 파탄과 가족의 붕괴, 불임과 낙태 등을 겪는 인물들의 삶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깊은 심연은 모성 내지는 부성의 결여이다. 그들에겐 남편이 없고, 아내가 없고, 또 자식이 없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은 부모 없이 자란 사람들이다. 마땅히 있어야 하지만 그들에겐 없는 것, 그 없음이 실은 이혼과 불임과 낙태와 전혀 다르지 않은 어떤 존재론적 결핍을 가시화한다.
이 소설집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반복의 모티프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암시하게 하는 동물들을 들 수 있다. 「인 더 하우스」에서 구덩이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고양이가 그렇고, 「스노우 드롭」과 「검은 어항」의 여자들은 서로 다른 소설이지만 처한 상황이 비슷한데, 그들에게 다가온 유기견이 또한 그들의 처지와 닮았다. 「복날은 간다」에 등장하는 유기견들의 운명 역시도, 이 소설집의 전체 맥락을 생각한다면 그냥 쉬이 넘겨 버릴 수 없는 생의 참담함으로 다가온다.
결론적으로 소설가 박성천 일관된 관심은 부재와 결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일컬어 [없음]의 [있음]에 대한 천착이라고 하면 어떨까? 대체로 그 소설들의 인물이 처한 상황은, 있어야 하는 것과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니까 부재와 결여의 부조리가 이 소설집의 기본적인 틀이다. 그리고 그 없음이 파생시키는 실존적 결핍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집의 요체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들은, 그 결핍이 그들에게 불러일으키는 여러 증상들에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성천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문학박사)을 졸업했다. 200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2006년 『소설시대』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소설 창작을 시작했다. 현재 [광주일보] 문학 기자와 월간 『예향』 기자로 활동하며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소설집 『메스를 드는 시간』, 인문서 『강 같은 세상은 온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연구서 『해한의 세계 문순태 문학 연구』, 『짧은 삶 긴 여백 시인 고정희』, 『스토리의 변주와 서사의 자장』 등을 펴냈다.
▣ 주요 목차
검은 어항 9
복날은 간다 39
인 더 하우스 71
스노우 드롭 103
모래 인형 125
만남의 광장 주유소 151
블루 핸드 181
해설 | 없음의 있음에 대하여_ 전성욱 문학평론가 205
작가의 말 222
외롭고 궁핍한 사람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감싸온 소설가 박성천,
치밀한 탐구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있음’과 ‘없음’에 대해 천착하다.
소설가 박성천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광주일보] 문학 기자와 월간 『예향』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학 기사뿐 아니라 우리 시대의 다양한 문화 담론과 인문학적 주제, 학술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부지런히 써온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 황폐한 세상을 ‘어떻게 살 만한 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고뇌’를 담았다.
이 책에 담긴 7편의 소설들은 서로 밀접하면서도 일관된 자의식을 견지하고 있다. 황폐한 인물의 내면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있어야 하는 것이 없고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을 갖지 못한 부재와 결핍의 현상학이다. 바로 그 부재와 결핍의 현상학이 개인적 비참의 근거이며, 동시에 사회적 불미함의 징후를 표현한다. 따라서 부재와 결핍의 현상학은 또한 정신분석학적이며 정치학적이다.
부재와 결핍의 복잡한 이면은 무엇보다 구체적인 가족사의 문제들로 현상하는데, 그 문제의 표면적인 현상은 [이혼]이다. 작가는 이혼이라는 단절의 기억에 사로잡힌 사람이 그 상처 때문에 겪는 생활의 곤경을 주로 그린다. 이혼으로써 어떤 관계의 불능을 서사화하고 있는 것이다. 「검은 어항」의 여자는 불임 때문에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고, 「복날은 간다」의 윤석은 헤어날 수 없는 생활고 때문에 이혼을 당했다. 「인 더 하우스」의 김 기사는 자기의 외로움을 타개하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결혼을 했고, 결국은 아내의 빚을 계기로 이혼을 한다. 「모래 인형」의 아내는 실직을 하고 빈둥거리는 무능한 남편과의 이혼을 다짐한다. 게다가 아이를 갖지 못하는 남편의 무정자증은 그 [무능]의 더 실질적인 함의이기도 하다.
부부관계의 파탄과 결렬을 의미하는 이혼은, 영원한 사랑이라는 낭만적 사고가 당장의 곤란한 현실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증가하는 이혼율은, 무엇보다 일부일처제로 자리 잡은 결혼이라는 문화인류학적인 제도의 균열을 함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 소설집의 도처에서 이혼의 이야기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가족의 파탄을 통해 그 안정을 무너뜨리는 파괴적인 현실의 실상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의 파탄과 가족의 붕괴, 불임과 낙태 등을 겪는 인물들의 삶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깊은 심연은 모성 내지는 부성의 결여이다. 그들에겐 남편이 없고, 아내가 없고, 또 자식이 없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은 부모 없이 자란 사람들이다. 마땅히 있어야 하지만 그들에겐 없는 것, 그 없음이 실은 이혼과 불임과 낙태와 전혀 다르지 않은 어떤 존재론적 결핍을 가시화한다.
이 소설집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반복의 모티프는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암시하게 하는 동물들을 들 수 있다. 「인 더 하우스」에서 구덩이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고양이가 그렇고, 「스노우 드롭」과 「검은 어항」의 여자들은 서로 다른 소설이지만 처한 상황이 비슷한데, 그들에게 다가온 유기견이 또한 그들의 처지와 닮았다. 「복날은 간다」에 등장하는 유기견들의 운명 역시도, 이 소설집의 전체 맥락을 생각한다면 그냥 쉬이 넘겨 버릴 수 없는 생의 참담함으로 다가온다.
결론적으로 소설가 박성천 일관된 관심은 부재와 결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일컬어 [없음]의 [있음]에 대한 천착이라고 하면 어떨까? 대체로 그 소설들의 인물이 처한 상황은, 있어야 하는 것과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니까 부재와 결여의 부조리가 이 소설집의 기본적인 틀이다. 그리고 그 없음이 파생시키는 실존적 결핍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집의 요체이다. 그러므로 이 소설들은, 그 결핍이 그들에게 불러일으키는 여러 증상들에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성천
전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문학박사)을 졸업했다. 200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2006년 『소설시대』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소설 창작을 시작했다. 현재 [광주일보] 문학 기자와 월간 『예향』 기자로 활동하며 전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소설집 『메스를 드는 시간』, 인문서 『강 같은 세상은 온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연구서 『해한의 세계 문순태 문학 연구』, 『짧은 삶 긴 여백 시인 고정희』, 『스토리의 변주와 서사의 자장』 등을 펴냈다.
▣ 주요 목차
검은 어항 9
복날은 간다 39
인 더 하우스 71
스노우 드롭 103
모래 인형 125
만남의 광장 주유소 151
블루 핸드 181
해설 | 없음의 있음에 대하여_ 전성욱 문학평론가 205
작가의 말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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