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책 소개
4대가 한집에사는 계숙이네를 통해 우리 농촌의 어제와 오늘이 생생히 펼쳐집니다. 자신의의지와는 상관 없이 이념과 분단의 희생양이 된 우리 조상들의 얽히고 설킨 인연, 모진 세월을 참고 견디며 살아온 농촌 여인들..., 그 거대한 역사의 물결 속에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계숙이가 서 있습니다.
작가 윤기현은 ''''농촌작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농촌의현실과 힘겹고 고단한 농민의 삶을 진지하게 담아 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희망찬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 신문 서평
''작은 동네''라도 역사는 흐르죠
높은 사람이나 위인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역사는 아니다. 그냥 농사짓고 공장다니는 평범한 사람들도 분명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다. 500살 넘은 당산나무가 서 있는 다산이라는 시골마을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 또한 동학과 6·25,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는 동안 민초들이 숨가쁘게 살아온 ‘산 역사’이기도 하다.
부모의 불화와 어려워진 가정형편 때문에 할머니 집에 내려와 사는 어린 계숙이가 지켜보는 동네일들도 그대로 우리 민족의 산 역사다. 증조할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계숙이는 이웃 상철이 할머니와 아들 만석이 아저씨가 6·25때 빨갱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만석이 아저씨의 여동생 만순이는 바로 계숙이 할아버지의 몰매로 숨졌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나 외국유학 후 6·25에 대한 연구를 하던 만석이 아저씨는 원수인 계숙이 할아버지가 국가유공자 자격을 얻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엄마와 이혼하고 시골집으로 내려온 아버지는 중국교포인 새엄마와 결혼하지만, 그 새엄마는 유부녀였음이 밝혀진다.
계숙이가 사는 당산나무 동네에서도 이처럼 역사는 흘러가고 있다. 당산나무는 동학농민운동 때 흰옷 입은 농민들이 죽창 들고 모여 나라를 걱정할 때, 6·25 전쟁후 마을 사람들을 사형장으로 끌고 갈 때 묵묵히 그들을 지켜봤던 것처럼 말없이 작은 동네에서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무 밑에서 계숙이는 간절히 ‘새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작은 소원을 간절히 빈다.[2003.10.18 경향신문 이무경 기자]
맞아! 그땐 그랬지
500년이 넘도록 마을을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 아래쪽에 계숙이네 집이 있다. 오래 된 당산나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 계숙이의 눈물과 상처가 스며 있는 곳이다.
계숙이는 다른 과목은 자신 있는데 영어실력이 오르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컴퓨터가 없어 아쉬운, 어쩔 수 없는 요즘 아이다.
농사짓는 것이 싫어 서울로 올라온 부모님은 아이들이 자라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계숙이 남매를 시골 할머니에게 맡긴다.
몇 년 후에 데리러 온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과 함께. 평생을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묵묵히 일만 해 온 할머니의 성품을 닮아 계숙이는 어린 나이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자리가 아주 크다.
엄마 같은 할머니가 농약을 치다 돌아가시자 갑자기 가장이 되어버린 계숙이는 전쟁 때 입은 부상으로 괴로워하는 할아버지 수발에 치매에 걸린 증조할머니까지 돌보게 된다.
가장 노릇을 하면서 알게 되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어린 계숙이가 이해하기에는 버겁지만, 우리 선조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이기도 하다.
전쟁 중에 불구의 몸이 되었지만 일찍 제대하는 바람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자 욕설과 폭력으로 세상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드러냈던 젊은 시절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행패가 원인이 되어 자식의 죽음까지 보아야 했던 상철이네 슬픈 가족사를 들은 계숙은 자기가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또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가난한 살림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열 살 된 맏딸을 남의 집 애보기로 맡기는 대신 약간의 여비를 받고 만주로 떠난 집도 있다.
그 딸이 할머니가 되기까지 지나온 삶은 우리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난 운명까지 보태어진 더욱 가혹한 것이었다.
이 책에는 이렇듯 우리가 잊고 지내온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계숙이 할아버지 이야기도, 강성댁 할머니 이야기도 불과 100년도 안 된 우리의 역사지만 우리는 굳이 들춰내지 않으려고 한다.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는데 말이다.
그것은 책을 덮고도 속시원한 결말을 짐작할 수 없는 이야기. 흘러 간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금, 오늘의 모습이자, 제2, 제3의 강성댁 할머니이기도 한 교포 새어머니 이야기다.
중국에 아들과 남편을 두고도 돈을 벌기 위해 계숙이 아버지와 위장 결혼을 한 새어머니 이야기는 어린 딸을 몇 푼의 여비와 바꿀 수밖에 없었던 강성댁 할머니네와 결코 다르지 않다.
자신은 절대로 강성댁 할머니와 새어머니처럼 여자이기 때문에 당하고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숙이를 보면서 계숙이가 어른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쓴다면 ‘그때는 지금처럼 책을 덮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은 없겠지’하는 희망을 가져본다.[2003.11. 4 동아일보 오혜경 주부 서울 금천구 시흥동]
4대가 한집에사는 계숙이네를 통해 우리 농촌의 어제와 오늘이 생생히 펼쳐집니다. 자신의의지와는 상관 없이 이념과 분단의 희생양이 된 우리 조상들의 얽히고 설킨 인연, 모진 세월을 참고 견디며 살아온 농촌 여인들..., 그 거대한 역사의 물결 속에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계숙이가 서 있습니다.
작가 윤기현은 ''''농촌작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농촌의현실과 힘겹고 고단한 농민의 삶을 진지하게 담아 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는 희망찬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 신문 서평
''작은 동네''라도 역사는 흐르죠
높은 사람이나 위인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역사는 아니다. 그냥 농사짓고 공장다니는 평범한 사람들도 분명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다. 500살 넘은 당산나무가 서 있는 다산이라는 시골마을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 또한 동학과 6·25,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는 동안 민초들이 숨가쁘게 살아온 ‘산 역사’이기도 하다.
부모의 불화와 어려워진 가정형편 때문에 할머니 집에 내려와 사는 어린 계숙이가 지켜보는 동네일들도 그대로 우리 민족의 산 역사다. 증조할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계숙이는 이웃 상철이 할머니와 아들 만석이 아저씨가 6·25때 빨갱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만석이 아저씨의 여동생 만순이는 바로 계숙이 할아버지의 몰매로 숨졌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러나 외국유학 후 6·25에 대한 연구를 하던 만석이 아저씨는 원수인 계숙이 할아버지가 국가유공자 자격을 얻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엄마와 이혼하고 시골집으로 내려온 아버지는 중국교포인 새엄마와 결혼하지만, 그 새엄마는 유부녀였음이 밝혀진다.
계숙이가 사는 당산나무 동네에서도 이처럼 역사는 흘러가고 있다. 당산나무는 동학농민운동 때 흰옷 입은 농민들이 죽창 들고 모여 나라를 걱정할 때, 6·25 전쟁후 마을 사람들을 사형장으로 끌고 갈 때 묵묵히 그들을 지켜봤던 것처럼 말없이 작은 동네에서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무 밑에서 계숙이는 간절히 ‘새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 작은 소원을 간절히 빈다.[2003.10.18 경향신문 이무경 기자]
맞아! 그땐 그랬지
500년이 넘도록 마을을 지키고 있는 당산나무 아래쪽에 계숙이네 집이 있다. 오래 된 당산나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 계숙이의 눈물과 상처가 스며 있는 곳이다.
계숙이는 다른 과목은 자신 있는데 영어실력이 오르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컴퓨터가 없어 아쉬운, 어쩔 수 없는 요즘 아이다.
농사짓는 것이 싫어 서울로 올라온 부모님은 아이들이 자라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계숙이 남매를 시골 할머니에게 맡긴다.
몇 년 후에 데리러 온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과 함께. 평생을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묵묵히 일만 해 온 할머니의 성품을 닮아 계숙이는 어린 나이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자리가 아주 크다.
엄마 같은 할머니가 농약을 치다 돌아가시자 갑자기 가장이 되어버린 계숙이는 전쟁 때 입은 부상으로 괴로워하는 할아버지 수발에 치매에 걸린 증조할머니까지 돌보게 된다.
가장 노릇을 하면서 알게 되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어린 계숙이가 이해하기에는 버겁지만, 우리 선조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이기도 하다.
전쟁 중에 불구의 몸이 되었지만 일찍 제대하는 바람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자 욕설과 폭력으로 세상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을 드러냈던 젊은 시절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행패가 원인이 되어 자식의 죽음까지 보아야 했던 상철이네 슬픈 가족사를 들은 계숙은 자기가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또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가난한 살림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열 살 된 맏딸을 남의 집 애보기로 맡기는 대신 약간의 여비를 받고 만주로 떠난 집도 있다.
그 딸이 할머니가 되기까지 지나온 삶은 우리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난 운명까지 보태어진 더욱 가혹한 것이었다.
이 책에는 이렇듯 우리가 잊고 지내온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계숙이 할아버지 이야기도, 강성댁 할머니 이야기도 불과 100년도 안 된 우리의 역사지만 우리는 굳이 들춰내지 않으려고 한다.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는데 말이다.
그것은 책을 덮고도 속시원한 결말을 짐작할 수 없는 이야기. 흘러 간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금, 오늘의 모습이자, 제2, 제3의 강성댁 할머니이기도 한 교포 새어머니 이야기다.
중국에 아들과 남편을 두고도 돈을 벌기 위해 계숙이 아버지와 위장 결혼을 한 새어머니 이야기는 어린 딸을 몇 푼의 여비와 바꿀 수밖에 없었던 강성댁 할머니네와 결코 다르지 않다.
자신은 절대로 강성댁 할머니와 새어머니처럼 여자이기 때문에 당하고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숙이를 보면서 계숙이가 어른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쓴다면 ‘그때는 지금처럼 책을 덮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일은 없겠지’하는 희망을 가져본다.[2003.11. 4 동아일보 오혜경 주부 서울 금천구 시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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