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영국은 어떻게 홍차의 나라가 됐는가
- 19세기 초목전쟁을 통해 본 영국과 중국의 사회문화사
이 책은 서양 열강의 중국 침탈기인 19세기에 영국과 중국이 벌인 ‘초목전쟁’ 이야기다. 영국은 인도를 식민지화한 뒤 그곳에서 아편을 만들어 중국에 팔았다. 그러다가 이 불법 행위를 통제하려는 중국과 충돌해 아편전쟁을 일으켰다. 영국이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아편 판매에 집착한 것은 그 자체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기도 했지만, 그런 벌이가 없어진다면 막대한 양의 차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그 대금을 치를 다른 방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공업혁명이 일어나고 도시화가 진척되는 사회 변동을 겪으면서 차가 전 국민의 기호품이 되고 있었다. 따라서 수요는 늘어나는데 그것을 사올 돈줄이 막히는 것은 전쟁을 해서라도 막아야 했다. 공교롭게도 양국이 교환하던 상품들인 차와 아편은 각기 동백나무와 양귀비라는 두 가지 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은 이들 초목을 둘러싼 전쟁이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제1차 아편전쟁 뒤 영국이 영국령 인도에서 재배할 가장 좋은 차나무의 건강한 표본과 씨앗, 당시 청나라의 국가 비밀이었던 차 제조공정 등을 입수하기 위해 식물 채집자이자 원예사이지만 도둑과 스파이를 겸해야 했던 로버트 포천(1812∼1880)을 파견하여 차나무를 빼내오는 데 성공한 뒤 차 재배가 정착하면서 영국이 홍차의 나라가 되기까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로버트 포천은 아편전쟁 이후였음에도 조계지 이외에 발을 디딜 수 없는 외국인의 신분으로 변발을 하고 중국 차산지로 들어가 차나무의 묘목과 씨앗을 빼내오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당시 영국의 산업 변화나 식문화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중국 차산지의 상황과 자연 풍광, 그리고 19세기 중국의 정세와 사회 풍속 등을 영국인이라는 낯선 서구인의 시선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당시 배경과 그 내용
제국주의자의 독특한 습관, 생물자원 채집
영국이 19세기 중반 청나라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아편전쟁을 벌인 가장 큰 이유가 아편 무역으로 생기는 막대한 이익 때문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전쟁으로 인해 중화제국 청나라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으며 서세동점이라는 문명사적인 대격변이 일어났다. 영국은 홍콩 섬을 차지하고 광둥 외에 중국 내 다섯 항구의 문을 추가로 열었다. 영국은 합법적으로 아편을 팔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중국 여러 곳에서 무역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다.
이 책은 여기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추가한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전까지 미지의 세계였던 중국의 생물자원이 처음으로 서양에 노출된 것이다. 아편전쟁의 승리를 지켜본 영국 원예협회는 즉시 행동에 들어갔다. 중국에 사람을 보내 식물자원을 조사하고 수집하는 일이었다. 당시 영국에는 이국적인 자연물, 특히 식물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아프리카든, 아시아든 영국인들은 발 디디는 곳마다 부지런히 식물을 채집했다. 영국인들은 여기에서 돈이 되는 식물을 찾아냈다. 엔클로저 운동으로 땅을 잃고 도시로 이주해 공업 노동자가 된 농민 출신들이 어떤 형태로든 자연을 갈망했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이 배후에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권력과 제국주의다.
식물원을 보면 권력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영국에는 식물원이 많다. 영국 런던 남부에는 큐가든이라는 유명한 식물원이 있다. 영국의 식물자원이나 잘 모아 놓은 곳이라면 대중에게 인기가 있거나 유명해질 리가 없다. 그곳에 가면 이국적인 식물을 고루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의 희귀식물을 한곳에서 구경할 수 있다. 지구촌의 식물을 한곳에 모아 놓은 장소나 진배없다. 런던의 부촌인 첼시에도 식물원이 있다. 해마다 봄이면 전 세계 다양한 꽃을 모아 첼시 화훼쇼를 열어 런던의 색다른 관광 상품 노릇을 한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는 왜 이런 식물원들이 자리 잡고 있을까? 거기에는 우선 권력의 흔적이 담겨 있다. 유럽의 동물원이 단순히 동물을 모아 구경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신기한 동물, 특히 맹수를 모아 놓고 대중에게 보여주면서 이를 모아올 수 있었던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자 했던 유럽 군주나 권력자의 의도가 너무도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식물원도 당연히 그런 의도가 담겨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이국적인 식물을 대중에게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식민지 확보 전쟁에서 거둔 승리를 대중이 확인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군주의 영광과 집권 정부의 성과를 국민 앞에 선전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또 다른 의도도 엿보인다. 바로 식물자원의 확보다. 런던의 식물원은 단순한 승리의 월계관을 넘어 그 성과를 경제적 이익으로 바꾸는 매개체 구실을 했던 것이다.
아편전쟁의 승리로 영국은 중국을 상대로 식물자원을 수집해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중국에서 이 임무를 수행할 인물로 로버트 포천이라는 인물이 뽑혔다. 포천은 당시 서양인에게 고통스러운 지역이었던 중국 땅을 힘겹게 헤치고 다니며 이 작업을 해냈다. 빅토리아 시대 낭만주의를 표현하는 상심 이미지의 꽃인 금낭화, 빅토리아 여왕의 32세 생일 선물로 바쳐졌던 비로야자 등을 발견해 영국에 소개했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작은 감귤류 과일인 금귤은 그가 최초로 발견해 서양에 전했다. 중국의 소중한 생물자원은 이렇게 해서 서양의 농업자원으로 변했다.
차에 빠진 영국인이 벌인 영국판 문익점 사건
하지만 이 정도는 사실 부수적인 것이었다. 생물자원 수집과 이동을 말할 때 가장 큰 방점은 차라는 상업용 작물에 찍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다루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그 상업용 작물은 바로 차였다. 사실 차는 영국이 자국에서 금지한 아편을 굳이 중국에 팔게 했던 핵심적인 요인이었다. 당시 영국은 중국에서 나오는 차에 매료돼 있었다. 비가 많고 축축하고 우중충한 영국 날씨에 차만큼 어울리는 음료는 없었다. 따뜻한 차는 이런 기후 속에 살아야 하는 영국인의 기분을 화창하게 만드는 요술을 부렸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지 않으면 영국인이 아니었다. 차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영국 정부는 차에 세금을 부가해 여기서 거둔 돈으로 군대와 정부를 운영하는 데 보탰다. 차는 영국 세원의 10분의 1을 차지했다. 북아메리카 식민지에까지 무리하게 차 세금을 부가하다 보스턴차사건을 만나 미국이 독립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당시 차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었다. 차의 재배와 가공, 수출은 중국 정부에 의해 이뤄졌다. 영국은 이 차를 사들이기 위해 청나라에 엄청난 은을 지급해야 했다. 이를 벌충하기 위해 영국은 인도에서 재배한 양귀비에서 아편을 추출해 중국에 팔다가 급기야 전쟁까지 벌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 악순환이 언제까지 계속될 순 없다는 게 영국의 고민이었다. 그 고민을 푸는 해법은 차 묘목을 확보해 영국이 재배하는 것이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식물자원 수집의 핵심은 자연히 차로 모아졌다. 영국은 중국에서 차 묘목을 빼돌렸다. 아편전쟁이 영국판 문익점 사건의 배경이 된 것이다.
문제는 재배지였다. 영국은 차를 재배하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았다. 궁하면 통하게 마련이다. 재배지가 굳이 영국 땅일 필요는 없었다. 영국은 식민지 인도에서 차 재배에 적합한 지역을 찾았다. 물론 그 지역에서 차를 재배하도록 주민을 설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를 위해 잔인한 방법까지 동원됐다고 역사는 우리에게 알려준다.
사실 이런 식의 식물자원의 글로벌 상업화는 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아메리카 원산의 초콜릿이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가나 등에서 대대적으로 재배되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고원이 고향인 커피가 지금은 중남미와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케냐,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도 차와 궤를 같이한다. 이 책은 19세기 제국주의의 글로벌화를 서양 공업과 상업의 확산으로만 바라봤던 우리들에게 농업도 사실 큰 요소였음을 보여준다.
중국 원산인 차가 지금은 인도에서 대대적으로 재배되는 것이 영국인의 입맛과 관련한 맛과 음식의 역사인지, 무역과 관련된 경제의 역사인지, 남의 나라 자원을 자국의 이익으로 전환한 제국주의의 역사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차가 중국에서 서세동점이 가져온 생물자원 수탈이라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에 가장 좋은 소재라는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은 19세기 차의 이동을 소재로 인간 집단의 욕망을 그린 실화 드라마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 욕망은 지금도 우리 눈앞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가동 중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세라 로즈
저널리스트 겸 작가. 하버드대학과 시카고대학을 졸업하고 몇 개 신문사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 여러 잡지에 여행과 요리 등에 관한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뉴욕예술기금(NYFA) 연구 기금을 받았고, 북미여행기자협회(NATJA) 저작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의 첫 저서로, 역사가 조너선 스펜스와 여러 언론 등 각계로부터 절찬을 받았으며 BBC라디오의 ‘이 주일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역자 : 이재황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공부하고, 10여 년 동안 한국방송(KBS)·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조선왕조실록』을 재편집해 번역한 『태조·정종본기』, 『태종본기』(3권) 등을 펴냈으며, 한자의 기원에 관심을 가지고 『한자의 재발견』과 『가장 빨리 외워지는 한자책』, 『기발한 한자사전』 등을 썼다. 번역한 책으로는 『달러』, 『나사, 그리고 거짓의 역사』, 『신들의 전쟁, 인간들의 전쟁』, 『엘도라도 혹은 사라진 신의 왕국들』, 『시간이 멈추는 날』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중국 민강, 1845년
런던 동인도회사, 1848년 1월 12일
첼시 약초원, 1848년 5월 7일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1848년 9월
저장성 항저우 인근, 1848년 10월
장강 유역의 녹차 공장, 1848년 10월
안후이성 왕가의 집, 1848년 11월
음력 설날의 상하이, 1849년 1월
콜카타 식물원, 1849년 3월
인도 북서주 사하란푸르, 1849년 6월
닝보-우이 간 차의 대로, 1849년 5~6월
우이산, 1849년 7월
푸젠성 푸청浦城, 1849년 9월
상하이, 1849년 가을
상하이, 1851년 2월
히말라야산맥, 1851년 5월
영국 엔필드로크 소형무기제조창, 1852년
차와 빅토리아 시대
포천, 그 후의 이야기
영국은 어떻게 홍차의 나라가 됐는가
- 19세기 초목전쟁을 통해 본 영국과 중국의 사회문화사
이 책은 서양 열강의 중국 침탈기인 19세기에 영국과 중국이 벌인 ‘초목전쟁’ 이야기다. 영국은 인도를 식민지화한 뒤 그곳에서 아편을 만들어 중국에 팔았다. 그러다가 이 불법 행위를 통제하려는 중국과 충돌해 아편전쟁을 일으켰다. 영국이 전쟁을 벌이면서까지 아편 판매에 집착한 것은 그 자체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기도 했지만, 그런 벌이가 없어진다면 막대한 양의 차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그 대금을 치를 다른 방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공업혁명이 일어나고 도시화가 진척되는 사회 변동을 겪으면서 차가 전 국민의 기호품이 되고 있었다. 따라서 수요는 늘어나는데 그것을 사올 돈줄이 막히는 것은 전쟁을 해서라도 막아야 했다. 공교롭게도 양국이 교환하던 상품들인 차와 아편은 각기 동백나무와 양귀비라는 두 가지 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어서,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은 이들 초목을 둘러싼 전쟁이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제1차 아편전쟁 뒤 영국이 영국령 인도에서 재배할 가장 좋은 차나무의 건강한 표본과 씨앗, 당시 청나라의 국가 비밀이었던 차 제조공정 등을 입수하기 위해 식물 채집자이자 원예사이지만 도둑과 스파이를 겸해야 했던 로버트 포천(1812∼1880)을 파견하여 차나무를 빼내오는 데 성공한 뒤 차 재배가 정착하면서 영국이 홍차의 나라가 되기까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로버트 포천은 아편전쟁 이후였음에도 조계지 이외에 발을 디딜 수 없는 외국인의 신분으로 변발을 하고 중국 차산지로 들어가 차나무의 묘목과 씨앗을 빼내오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당시 영국의 산업 변화나 식문화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중국 차산지의 상황과 자연 풍광, 그리고 19세기 중국의 정세와 사회 풍속 등을 영국인이라는 낯선 서구인의 시선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당시 배경과 그 내용
제국주의자의 독특한 습관, 생물자원 채집
영국이 19세기 중반 청나라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아편전쟁을 벌인 가장 큰 이유가 아편 무역으로 생기는 막대한 이익 때문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전쟁으로 인해 중화제국 청나라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으며 서세동점이라는 문명사적인 대격변이 일어났다. 영국은 홍콩 섬을 차지하고 광둥 외에 중국 내 다섯 항구의 문을 추가로 열었다. 영국은 합법적으로 아편을 팔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중국 여러 곳에서 무역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다.
이 책은 여기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추가한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전까지 미지의 세계였던 중국의 생물자원이 처음으로 서양에 노출된 것이다. 아편전쟁의 승리를 지켜본 영국 원예협회는 즉시 행동에 들어갔다. 중국에 사람을 보내 식물자원을 조사하고 수집하는 일이었다. 당시 영국에는 이국적인 자연물, 특히 식물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아프리카든, 아시아든 영국인들은 발 디디는 곳마다 부지런히 식물을 채집했다. 영국인들은 여기에서 돈이 되는 식물을 찾아냈다. 엔클로저 운동으로 땅을 잃고 도시로 이주해 공업 노동자가 된 농민 출신들이 어떤 형태로든 자연을 갈망했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이 배후에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권력과 제국주의다.
식물원을 보면 권력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영국에는 식물원이 많다. 영국 런던 남부에는 큐가든이라는 유명한 식물원이 있다. 영국의 식물자원이나 잘 모아 놓은 곳이라면 대중에게 인기가 있거나 유명해질 리가 없다. 그곳에 가면 이국적인 식물을 고루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의 희귀식물을 한곳에서 구경할 수 있다. 지구촌의 식물을 한곳에 모아 놓은 장소나 진배없다. 런던의 부촌인 첼시에도 식물원이 있다. 해마다 봄이면 전 세계 다양한 꽃을 모아 첼시 화훼쇼를 열어 런던의 색다른 관광 상품 노릇을 한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영국의 수도인 런던에는 왜 이런 식물원들이 자리 잡고 있을까? 거기에는 우선 권력의 흔적이 담겨 있다. 유럽의 동물원이 단순히 동물을 모아 구경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신기한 동물, 특히 맹수를 모아 놓고 대중에게 보여주면서 이를 모아올 수 있었던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자 했던 유럽 군주나 권력자의 의도가 너무도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식물원도 당연히 그런 의도가 담겨 있다. 전 세계에서 수집한 이국적인 식물을 대중에게 보여줌으로써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식민지 확보 전쟁에서 거둔 승리를 대중이 확인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군주의 영광과 집권 정부의 성과를 국민 앞에 선전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또 다른 의도도 엿보인다. 바로 식물자원의 확보다. 런던의 식물원은 단순한 승리의 월계관을 넘어 그 성과를 경제적 이익으로 바꾸는 매개체 구실을 했던 것이다.
아편전쟁의 승리로 영국은 중국을 상대로 식물자원을 수집해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중국에서 이 임무를 수행할 인물로 로버트 포천이라는 인물이 뽑혔다. 포천은 당시 서양인에게 고통스러운 지역이었던 중국 땅을 힘겹게 헤치고 다니며 이 작업을 해냈다. 빅토리아 시대 낭만주의를 표현하는 상심 이미지의 꽃인 금낭화, 빅토리아 여왕의 32세 생일 선물로 바쳐졌던 비로야자 등을 발견해 영국에 소개했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작은 감귤류 과일인 금귤은 그가 최초로 발견해 서양에 전했다. 중국의 소중한 생물자원은 이렇게 해서 서양의 농업자원으로 변했다.
차에 빠진 영국인이 벌인 영국판 문익점 사건
하지만 이 정도는 사실 부수적인 것이었다. 생물자원 수집과 이동을 말할 때 가장 큰 방점은 차라는 상업용 작물에 찍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다루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그 상업용 작물은 바로 차였다. 사실 차는 영국이 자국에서 금지한 아편을 굳이 중국에 팔게 했던 핵심적인 요인이었다. 당시 영국은 중국에서 나오는 차에 매료돼 있었다. 비가 많고 축축하고 우중충한 영국 날씨에 차만큼 어울리는 음료는 없었다. 따뜻한 차는 이런 기후 속에 살아야 하는 영국인의 기분을 화창하게 만드는 요술을 부렸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지 않으면 영국인이 아니었다. 차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영국 정부는 차에 세금을 부가해 여기서 거둔 돈으로 군대와 정부를 운영하는 데 보탰다. 차는 영국 세원의 10분의 1을 차지했다. 북아메리카 식민지에까지 무리하게 차 세금을 부가하다 보스턴차사건을 만나 미국이 독립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하지만 당시 차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중국밖에 없었다. 차의 재배와 가공, 수출은 중국 정부에 의해 이뤄졌다. 영국은 이 차를 사들이기 위해 청나라에 엄청난 은을 지급해야 했다. 이를 벌충하기 위해 영국은 인도에서 재배한 양귀비에서 아편을 추출해 중국에 팔다가 급기야 전쟁까지 벌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 악순환이 언제까지 계속될 순 없다는 게 영국의 고민이었다. 그 고민을 푸는 해법은 차 묘목을 확보해 영국이 재배하는 것이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식물자원 수집의 핵심은 자연히 차로 모아졌다. 영국은 중국에서 차 묘목을 빼돌렸다. 아편전쟁이 영국판 문익점 사건의 배경이 된 것이다.
문제는 재배지였다. 영국은 차를 재배하기에 전혀 적합하지 않았다. 궁하면 통하게 마련이다. 재배지가 굳이 영국 땅일 필요는 없었다. 영국은 식민지 인도에서 차 재배에 적합한 지역을 찾았다. 물론 그 지역에서 차를 재배하도록 주민을 설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를 위해 잔인한 방법까지 동원됐다고 역사는 우리에게 알려준다.
사실 이런 식의 식물자원의 글로벌 상업화는 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아메리카 원산의 초콜릿이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가나 등에서 대대적으로 재배되고,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고원이 고향인 커피가 지금은 중남미와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케냐,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도 차와 궤를 같이한다. 이 책은 19세기 제국주의의 글로벌화를 서양 공업과 상업의 확산으로만 바라봤던 우리들에게 농업도 사실 큰 요소였음을 보여준다.
중국 원산인 차가 지금은 인도에서 대대적으로 재배되는 것이 영국인의 입맛과 관련한 맛과 음식의 역사인지, 무역과 관련된 경제의 역사인지, 남의 나라 자원을 자국의 이익으로 전환한 제국주의의 역사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차가 중국에서 서세동점이 가져온 생물자원 수탈이라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에 가장 좋은 소재라는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은 19세기 차의 이동을 소재로 인간 집단의 욕망을 그린 실화 드라마의 성격을 보여준다. 그 욕망은 지금도 우리 눈앞에서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가동 중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세라 로즈
저널리스트 겸 작가. 하버드대학과 시카고대학을 졸업하고 몇 개 신문사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 여러 잡지에 여행과 요리 등에 관한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뉴욕예술기금(NYFA) 연구 기금을 받았고, 북미여행기자협회(NATJA) 저작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의 첫 저서로, 역사가 조너선 스펜스와 여러 언론 등 각계로부터 절찬을 받았으며 BBC라디오의 ‘이 주일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역자 : 이재황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공부하고, 10여 년 동안 한국방송(KBS)·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조선왕조실록』을 재편집해 번역한 『태조·정종본기』, 『태종본기』(3권) 등을 펴냈으며, 한자의 기원에 관심을 가지고 『한자의 재발견』과 『가장 빨리 외워지는 한자책』, 『기발한 한자사전』 등을 썼다. 번역한 책으로는 『달러』, 『나사, 그리고 거짓의 역사』, 『신들의 전쟁, 인간들의 전쟁』, 『엘도라도 혹은 사라진 신의 왕국들』, 『시간이 멈추는 날』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중국 민강, 1845년
런던 동인도회사, 1848년 1월 12일
첼시 약초원, 1848년 5월 7일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1848년 9월
저장성 항저우 인근, 1848년 10월
장강 유역의 녹차 공장, 1848년 10월
안후이성 왕가의 집, 1848년 11월
음력 설날의 상하이, 1849년 1월
콜카타 식물원, 1849년 3월
인도 북서주 사하란푸르, 1849년 6월
닝보-우이 간 차의 대로, 1849년 5~6월
우이산, 1849년 7월
푸젠성 푸청浦城, 1849년 9월
상하이, 1849년 가을
상하이, 1851년 2월
히말라야산맥, 1851년 5월
영국 엔필드로크 소형무기제조창, 1852년
차와 빅토리아 시대
포천, 그 후의 이야기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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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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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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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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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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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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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