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만약 현재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종말을 맞는다면 20세기 초와 비교해 우리가 입는 파괴와 손실이 훨씬 적을까? 이것은 지금 당장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조만간 미국이 쇠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미국 지식인들과 정치가들, 정책 입안자들은 그런 전망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또 설사 미국 우위의 시대가 끝난다고 해도 현재의 자유주의 세계질서가 종말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그들은 현재의 세계질서가 가진 장점들(민주주의, 경제적 번영, 강대국들 사이의 평화)은 미국의 힘과 영향력이 줄더라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학자 존 아이켄베리(G. John Ikenberry) 같은 이들은 미국의 힘이 축소되면 오히려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뿌리가 훨씬 더 튼튼해지고 번성할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또 미국의 쇠퇴는 이미 기정사실인 만큼, 그것을 막을 방도가 우리에게는 전혀 없다는 관점도 존재한다. (중략)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세계질서를 주도하지 않게 된다면 앞으로의 세계질서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누가, 혹은 무엇이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까?
그렇다면 우리는 만약 미국의 역할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세계도 얼마나 다른 식으로 만들어졌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이 없었다면 민주주의에 우호적인 국제 환경이 만들어졌을까?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만큼 미국이 강력하지 않았다면 세계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아무리 한 나라가 그런 이행을 위한 조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어떤 나라가 민주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증가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외국의 영향이다. 특히 세계를 지배하는 강대국들이 한 나라의 민주화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중략)… ''미국의 시대''에는 그 힘의 균형이 민주주의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성돼 있었다. 따라서 이 시대에 일어난 자유주의적인 혁명은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만약 미국이 그토록 강력한 국가가 아니었다면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나라는 더 적었을 것이고, 설사 이행에 성공하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제3의 물결''은 매우 미약하고 손쉽게 역류를 맞게 됐을 것이다. (중략)
세계가 미국의 군사력을 인정해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이 군사력을 항상 절도 있고 올바르게 사용해왔기 때문이거나, 혹은 항상 국제법에 부합하고 동맹국들과 의견 조율을 거쳐 군사력을 행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의해 형성된 세계질서는 미국 스스로도 지킬 수 있고 다른 나라들도 따르게 할 수 있는 규칙과 제도에 기초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그런 법과 제도를 제대로 지킬 것이라고 믿게 됐다. 특히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거나 UN이나 NATO 같은 국제기구와 일을 할 때 미국을 신뢰한다. 따라서 많은 나라들은 미국이 자신의 군사력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는 것이다. (중략)
덧붙여 더 근본적인 질문도 던질 수 있다.
미국은 정말로 쇠퇴하고 있는가?
여전히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인들이 당면한 도전에 대해서 힘겹게 싸워나가면서도 미국의 쇠퇴는 불가피하다고 확신하거나, 자신들의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미국이 국제사회를 책임지는 역할은 잠시 접어둬야 한다고 믿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자신들의 어깨를 짓눌러온 도덕적, 물질적인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변명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대다수미국인들이 무의식적으로 1900년대의 미국적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고픈 열망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당시의 미국은 부유하고 강력하면서도 국제질서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던 것이다. 냉전이 끝나가던 시기 이후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집권하면 어떻게든 국내정치에 집중하고 국제문제에 관여하는 일은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들은 취임과 거의 동시에 자신들이 이 공약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이 거의 개입하지 않아도 현재의 세계질서가 미래에도 계속 지속되고, 미국이 빠진 공백을 다른 나라가 채울 것이며, 그래서 현재의 세계질서가 지닌 이점은 계속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세계질서는 그것이 독특한 만큼이나 언제든지 균열될 수 있는 구조다. 그것은 매 단계마다 힘든 투쟁과정을 통해서 유지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투쟁을 통해서만 지속될 수 있다. 후보 시절에는 자신이 집권하면 국제문제에 덜 개입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약속했던 미국의 대통령들은 백악관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냉엄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즉 현재의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리더십과 책임, 헌신이 끊임없이 필요한 것이다.
(중략)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고유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미국이 만든 세계는 많은 결점을 안고 있고 많은 고통과 불행을 초래하기도 했지만, 인간의 역사에서 보기 드물게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미국이 만든 이 세계가 저 멀리 떠내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것이 없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다. _본문 중에서
▣ 작가 소개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 연구소의 외교정책 프로그램에서 국제질서와 전략에 관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선임연구위원이다. 또한 그는 미 국무부 외교정책위원회 위원이며,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칼럼니스트로도 유명하다. 그는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가 주관한 ''세계적인 사상가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실무위원 및 범미주 업무국 부국장을 역임했으며,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연구위원을 오랫동안 지냈다.
그는 《미국이 만든 세계》 외에도 《돌아온 역사와 끝나버린 꿈The Return of History and the End of Dreams》(2008), 《위험국가: 20세기 세계 속 미국의 위치Dangerous Nation: America''s Place in the World from its Earliest Days to the Dawn of the 20th Century》(2006)를 저술했다. 그의 책 《낙원과 권력에 대하여Of Paradise and Power》(2003)는 <뉴욕 타임스>에서 10주, <워싱턴 포스트>에서 14주 동안 베스트셀러였고, 25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미국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주요 목차
서문 …07
조지 베일리를 만나다:
미국의 세계질서에서 과연 미국은 무엇인가 …13
미국이 만든 세계 …25
앞으로 어떻게 될까? …85
미국은 쇠락하고 있는가? …122
멋진 세계질서 …161
주석 …170
만약 현재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종말을 맞는다면 20세기 초와 비교해 우리가 입는 파괴와 손실이 훨씬 적을까? 이것은 지금 당장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이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조만간 미국이 쇠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미국 지식인들과 정치가들, 정책 입안자들은 그런 전망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또 설사 미국 우위의 시대가 끝난다고 해도 현재의 자유주의 세계질서가 종말을 맞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그들은 현재의 세계질서가 가진 장점들(민주주의, 경제적 번영, 강대국들 사이의 평화)은 미국의 힘과 영향력이 줄더라도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나아가 정치학자 존 아이켄베리(G. John Ikenberry) 같은 이들은 미국의 힘이 축소되면 오히려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뿌리가 훨씬 더 튼튼해지고 번성할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또 미국의 쇠퇴는 이미 기정사실인 만큼, 그것을 막을 방도가 우리에게는 전혀 없다는 관점도 존재한다. (중략)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세계질서를 주도하지 않게 된다면 앞으로의 세계질서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누가, 혹은 무엇이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까?
그렇다면 우리는 만약 미국의 역할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세계도 얼마나 다른 식으로 만들어졌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이 없었다면 민주주의에 우호적인 국제 환경이 만들어졌을까? 그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만큼 미국이 강력하지 않았다면 세계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아무리 한 나라가 그런 이행을 위한 조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민주주의로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어떤 나라가 민주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증가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외국의 영향이다. 특히 세계를 지배하는 강대국들이 한 나라의 민주화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중략)… ''미국의 시대''에는 그 힘의 균형이 민주주의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성돼 있었다. 따라서 이 시대에 일어난 자유주의적인 혁명은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만약 미국이 그토록 강력한 국가가 아니었다면 민주주의로 이행하는 나라는 더 적었을 것이고, 설사 이행에 성공하더라도 오랜 기간 지속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제3의 물결''은 매우 미약하고 손쉽게 역류를 맞게 됐을 것이다. (중략)
세계가 미국의 군사력을 인정해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미국이 군사력을 항상 절도 있고 올바르게 사용해왔기 때문이거나, 혹은 항상 국제법에 부합하고 동맹국들과 의견 조율을 거쳐 군사력을 행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의해 형성된 세계질서는 미국 스스로도 지킬 수 있고 다른 나라들도 따르게 할 수 있는 규칙과 제도에 기초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미국이 그런 법과 제도를 제대로 지킬 것이라고 믿게 됐다. 특히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거나 UN이나 NATO 같은 국제기구와 일을 할 때 미국을 신뢰한다. 따라서 많은 나라들은 미국이 자신의 군사력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는 것이다. (중략)
덧붙여 더 근본적인 질문도 던질 수 있다.
미국은 정말로 쇠퇴하고 있는가?
여전히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인들이 당면한 도전에 대해서 힘겹게 싸워나가면서도 미국의 쇠퇴는 불가피하다고 확신하거나, 자신들의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미국이 국제사회를 책임지는 역할은 잠시 접어둬야 한다고 믿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자신들의 어깨를 짓눌러온 도덕적, 물질적인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변명거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대다수미국인들이 무의식적으로 1900년대의 미국적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고픈 열망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당시의 미국은 부유하고 강력하면서도 국제질서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던 것이다. 냉전이 끝나가던 시기 이후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집권하면 어떻게든 국내정치에 집중하고 국제문제에 관여하는 일은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들은 취임과 거의 동시에 자신들이 이 공약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이 거의 개입하지 않아도 현재의 세계질서가 미래에도 계속 지속되고, 미국이 빠진 공백을 다른 나라가 채울 것이며, 그래서 현재의 세계질서가 지닌 이점은 계속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의 세계질서는 그것이 독특한 만큼이나 언제든지 균열될 수 있는 구조다. 그것은 매 단계마다 힘든 투쟁과정을 통해서 유지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투쟁을 통해서만 지속될 수 있다. 후보 시절에는 자신이 집권하면 국제문제에 덜 개입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약속했던 미국의 대통령들은 백악관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냉엄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즉 현재의 세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리더십과 책임, 헌신이 끊임없이 필요한 것이다.
(중략)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고유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미국이 만든 세계는 많은 결점을 안고 있고 많은 고통과 불행을 초래하기도 했지만, 인간의 역사에서 보기 드물게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미국이 만든 이 세계가 저 멀리 떠내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달리 선택할 것이 없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다. _본문 중에서
▣ 작가 소개
로버트 케이건
브루킹스 연구소의 외교정책 프로그램에서 국제질서와 전략에 관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선임연구위원이다. 또한 그는 미 국무부 외교정책위원회 위원이며,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의 칼럼니스트로도 유명하다. 그는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가 주관한 ''세계적인 사상가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실무위원 및 범미주 업무국 부국장을 역임했으며,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연구위원을 오랫동안 지냈다.
그는 《미국이 만든 세계》 외에도 《돌아온 역사와 끝나버린 꿈The Return of History and the End of Dreams》(2008), 《위험국가: 20세기 세계 속 미국의 위치Dangerous Nation: America''s Place in the World from its Earliest Days to the Dawn of the 20th Century》(2006)를 저술했다. 그의 책 《낙원과 권력에 대하여Of Paradise and Power》(2003)는 <뉴욕 타임스>에서 10주, <워싱턴 포스트>에서 14주 동안 베스트셀러였고, 25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미국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주요 목차
서문 …07
조지 베일리를 만나다:
미국의 세계질서에서 과연 미국은 무엇인가 …13
미국이 만든 세계 …25
앞으로 어떻게 될까? …85
미국은 쇠락하고 있는가? …122
멋진 세계질서 …161
주석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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