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는 이야기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소세키의 대표작 ≪마음≫은 ≪피안 지날 때까지≫, ≪행인≫과 더불어 후기 3부작으로 불린다. 전기와 중기의 작품에서는 주로 메이지시대 지식인의 삶과 문명을 비판한 것과 달리 후기에는 인간의 에고이즘에 집착하면서 지식인의 자기 본위와 아집, 인간에 대한 불신과 그로 인한 불안감 등이 작품 속에 나타나는데 그에 대한 윤리적 비판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마음≫이다.
메이지시대가 끝날 무렵인 1912년(메이지 천황이 죽은 해) 전후 도쿄를 배경으로 대학생인 ‘나’와 가마쿠라 바닷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선생님’의 교류가 주를 이루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선생님의 어두운 과거사가 지배적이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선생님의 현재 모습을 보고, 은연중에 던지는 수수께끼 같은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 선생님의 과거사를 알고 싶지만 좀처럼 듣지 못한다. 그러다 결국 선생님이 죽은 뒤에야 유서와 같은 편지를 통해 양심 고백이라고 할 수 있는 선생님의 과거사를 알게 된다.
‘나’와 선생님의 인연, 그리고 선생님의 어두운 과거
이 책은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선생님과 나’는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선생님과 대학생인 나의 인연을 다루고 있다. 아직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나는 강의실의 이론보다 살아 있는 사람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선생님을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나의 눈에 비친 선생님은 분명 사상가였다. 그것도 타인의 사상이 아닌 스스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 뭔가를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느낀다.
나는 선생님이 어떻게 해서 세상과 등진 채 무위도식하며 살아가게 되었는지 알고 싶지만, 선생님은 좀처럼 자기의 과거사를 털어놓지 않는다. 선생님은 가끔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네. 그런 경우는 없어. 평소에는 모두 착하게 굴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순식간에 나쁜 사람으로 돌변하게 되지.”라거나 “조심해야 하네. 사랑은 죄악이네.”라는 말을 하지만 그 의미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부모님과 나’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 아버지를 간병하는 이야기다. 도시에서 대학을 나온 나는 평생 시골에서만 살아온 아버지의 낡은 가치관을 마음속으로 은근히 비판한다. 동네 사람들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해 대학을 나온 아들에게 좋은 직장에 취직할 것을 강요하는 아버지를 종종 선생님과 비교하면서 선생님을 더욱 그리워한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조용히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병든 아버지를 위해 아들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경박함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러다 아버지가 거의 죽음에 임박했을 무렵 선생님이 보낸 장문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훑어보던 나는 “자네가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것이네. 아마도 죽은 뒤겠지.”라는 마지막 구절을 읽고 죽어가는 아버지를 외면한 채 급히 도쿄행 열차에 올라탄다.‘선생님과 유서’는 전체가 선생님이 나에게 보낸 편지 형식이다. 말하자면 선생님이 나에게 털어놓는 과거사 고백인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3부의 ‘나’는 바로 ‘선생님’이다. 나는 지난 삶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해서 인간을 극도로 불신하게 되었고, 무엇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고독하게 살아왔는지 들려준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양친을 여읜 나는 작은아버지의 배신으로 유산의 대부분을 잃게 되면서 인간을 불신하고 경계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배신당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나는 자연스레 사람들을 멀리하며 외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새로 들어간 하숙집 주인아주머니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다른 모든 사람들을 믿지 않는 심리에 대한 반대급부로 딸에 대한 열정은 점점 더 불타오른다. 한편 그 하숙집에는 어릴 때부터 나의 단짝 K가 함께 살고 있다. 승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의사 집안으로 입양을 갔으나 양부모가 원하는 공부를 하지 않아 파양되고 결국 친가와도 단절하며 궁핍하게 살아가는 K를 도와주고자 자신이 사는 하숙집에 데리고 온 것이다.
나는 늘 K를 자신보다 능력도 뛰어나고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고 평가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그러나 하숙집 딸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K의 고백을 들은 나는 자기의 사랑을 빼앗길까 두려움에 휩싸인다. 나는 정신세계와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늘 갈등하는 K에게 “정신적으로 발전할 의지가 없는 자는 바보”라며 학문적으로 계속 정진할 것을 은연중에 강요하는 한편 주인아주머니에게 딸을 달라고 하여 결혼을 허락받는다. 한편 나의 배신을 알고도 침묵하던 K는 의지와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 순간 나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친한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작은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나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조차 불신하며 사회와 단절하고 사랑하는 아내와도 거리를 둔 채 고독한 삶을 살아간다. 늘 죄책감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달고 살아가며 몇 차례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던 나는 메이지 천황의 죽음에 따른 노기 대장의 순사 소식을 듣고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메이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자란 우리 세대가 그가 사라진 이 세상에 남는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기의 죽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지난날의 과오가 누군가의 삶에 참고가 될 수 있을까 싶어 이 글을 세상에 남기고자 한다”며 편지를 끝맺는다.
에고이즘의 한계를 날카롭게 비판한 걸작
제목이 왜 ‘마음’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중간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끌림으로 시작된 선생님과의 교제는 친숙함을 넘어 언제부턴가 내 사고(思考)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단순히 사고라고 하니 왠지 경직된 느낌이 든다. 그냥 ‘마음’이라고 고쳐 부르겠다.”는 대목에 맞닥뜨리게 되고, 마지막에는 그 마음이 인간의 ‘양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나쓰메 소세키가 직접 쓴 ≪마음≫의 광고문,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이 책을 권한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불신, 이기심, 질투, 죄책감 등 인간의 여러 가지 마음을 다루고 있다. 실질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선생님’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에고이스트가 된 인물로, 이러한 인물을 통해 사람이 자기 본위에 이르는 과정과 극단적인 자의식을 고집함으로써 자기 자신마저 파멸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 :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漱石,본명: 긴노스케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확고한 문학적 위치에 있는 일본의 국민작가다. 1867년 일본 도쿄 출생이며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로, 도쿄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제1고등학교 시절에 가인(歌人)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를 알게 되어 문학적, 인간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도쿄고등사범학교·제5고등학교 등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1896년 제5고등학교 교수 시절 나카네 교코와 결혼 했으나 원만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보냈고, 1900년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에서 유학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예민하고 우울한 자아를 남겼으며, 이는 귀국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치유의 한 방편으로 『고양이전』을 썼고, 이 작품은 1905년 『호토토기스(두견)』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1906)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1907년에 교직을 사임하였으며 아사히[朝日]신문사에 입사하여 『우미인초(虞美人草)』를 연재하고 『도련님』(1906), 『풀베개[草枕]』(1906) 등을 발표하였다.
20세기 초 근대적 주체와 삶의 불안한 내면 풍경을 깊은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일본적 감수성과 윤리관으로 서구 근대의 기계문명과 자본주의를 비평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세계를 조명하고자 했다. 경쾌한 리듬과 유머를 바탕으로 권선징악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며 템포가 빠르고 리듬감이 있는 문체로 자연스레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소설 외에도 수필, 하이쿠, 한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의 작풍은 당시 전성기에 있던 자연주의에 대하여 고답적인 입장이었으며, 그후 『산시로[三四郞]』(1908), 『그후』(1906), 『문(門)』(1910)의 3부작에서는 심리적 작풍을 강화하였고, 다시 『피안 지나기까지』(1912), 『마음』(1914) 등에서는 근대인이 지닌 자아·이기주의를 예리하게 파헤쳤다. 반복적인 위궤양, 당뇨 등을 앓았던 그는 1916년 12월 병이 악화되어 『명암』 집필 중 49세의 나이로 타계하였으며, 1984년, 영국에서 그가 살았던 집 맞은편에는 런던 소세키 기념관이 설립되었다.
저자 : 북트랜스
‘충실한 번역’, ‘쉬운 번역’을 표방하며 젊은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번역 그룹이다. 영어, 독일어, 일어 전공은 물론 해당 언어권에서 수학한 경험이 있는 전문 번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문학 전공자(석사 이상)들로서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선정 및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는 이야기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소세키의 대표작 ≪마음≫은 ≪피안 지날 때까지≫, ≪행인≫과 더불어 후기 3부작으로 불린다. 전기와 중기의 작품에서는 주로 메이지시대 지식인의 삶과 문명을 비판한 것과 달리 후기에는 인간의 에고이즘에 집착하면서 지식인의 자기 본위와 아집, 인간에 대한 불신과 그로 인한 불안감 등이 작품 속에 나타나는데 그에 대한 윤리적 비판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바로 ≪마음≫이다.
메이지시대가 끝날 무렵인 1912년(메이지 천황이 죽은 해) 전후 도쿄를 배경으로 대학생인 ‘나’와 가마쿠라 바닷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선생님’의 교류가 주를 이루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선생님의 어두운 과거사가 지배적이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선생님의 현재 모습을 보고, 은연중에 던지는 수수께끼 같은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 선생님의 과거사를 알고 싶지만 좀처럼 듣지 못한다. 그러다 결국 선생님이 죽은 뒤에야 유서와 같은 편지를 통해 양심 고백이라고 할 수 있는 선생님의 과거사를 알게 된다.
‘나’와 선생님의 인연, 그리고 선생님의 어두운 과거
이 책은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선생님과 나’는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선생님과 대학생인 나의 인연을 다루고 있다. 아직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나는 강의실의 이론보다 살아 있는 사람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선생님을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나의 눈에 비친 선생님은 분명 사상가였다. 그것도 타인의 사상이 아닌 스스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한 뭔가를 가슴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느낀다.
나는 선생님이 어떻게 해서 세상과 등진 채 무위도식하며 살아가게 되었는지 알고 싶지만, 선생님은 좀처럼 자기의 과거사를 털어놓지 않는다. 선생님은 가끔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네. 그런 경우는 없어. 평소에는 모두 착하게 굴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순식간에 나쁜 사람으로 돌변하게 되지.”라거나 “조심해야 하네. 사랑은 죄악이네.”라는 말을 하지만 그 의미를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부모님과 나’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가 아버지를 간병하는 이야기다. 도시에서 대학을 나온 나는 평생 시골에서만 살아온 아버지의 낡은 가치관을 마음속으로 은근히 비판한다. 동네 사람들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해 대학을 나온 아들에게 좋은 직장에 취직할 것을 강요하는 아버지를 종종 선생님과 비교하면서 선생님을 더욱 그리워한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조용히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병든 아버지를 위해 아들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경박함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러다 아버지가 거의 죽음에 임박했을 무렵 선생님이 보낸 장문의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훑어보던 나는 “자네가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것이네. 아마도 죽은 뒤겠지.”라는 마지막 구절을 읽고 죽어가는 아버지를 외면한 채 급히 도쿄행 열차에 올라탄다.‘선생님과 유서’는 전체가 선생님이 나에게 보낸 편지 형식이다. 말하자면 선생님이 나에게 털어놓는 과거사 고백인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3부의 ‘나’는 바로 ‘선생님’이다. 나는 지난 삶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해서 인간을 극도로 불신하게 되었고, 무엇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고독하게 살아왔는지 들려준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양친을 여읜 나는 작은아버지의 배신으로 유산의 대부분을 잃게 되면서 인간을 불신하고 경계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배신당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나는 자연스레 사람들을 멀리하며 외롭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새로 들어간 하숙집 주인아주머니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다른 모든 사람들을 믿지 않는 심리에 대한 반대급부로 딸에 대한 열정은 점점 더 불타오른다. 한편 그 하숙집에는 어릴 때부터 나의 단짝 K가 함께 살고 있다. 승려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의사 집안으로 입양을 갔으나 양부모가 원하는 공부를 하지 않아 파양되고 결국 친가와도 단절하며 궁핍하게 살아가는 K를 도와주고자 자신이 사는 하숙집에 데리고 온 것이다.
나는 늘 K를 자신보다 능력도 뛰어나고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고 평가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그러나 하숙집 딸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K의 고백을 들은 나는 자기의 사랑을 빼앗길까 두려움에 휩싸인다. 나는 정신세계와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늘 갈등하는 K에게 “정신적으로 발전할 의지가 없는 자는 바보”라며 학문적으로 계속 정진할 것을 은연중에 강요하는 한편 주인아주머니에게 딸을 달라고 하여 결혼을 허락받는다. 한편 나의 배신을 알고도 침묵하던 K는 의지와 앞날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 순간 나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친한 친구를 죽음으로 내몬 자신이 그토록 경멸했던 작은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나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조차 불신하며 사회와 단절하고 사랑하는 아내와도 거리를 둔 채 고독한 삶을 살아간다. 늘 죄책감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달고 살아가며 몇 차례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던 나는 메이지 천황의 죽음에 따른 노기 대장의 순사 소식을 듣고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메이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자란 우리 세대가 그가 사라진 이 세상에 남는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기의 죽음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지난날의 과오가 누군가의 삶에 참고가 될 수 있을까 싶어 이 글을 세상에 남기고자 한다”며 편지를 끝맺는다.
에고이즘의 한계를 날카롭게 비판한 걸작
제목이 왜 ‘마음’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계속 읽어나가다 보면 중간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끌림으로 시작된 선생님과의 교제는 친숙함을 넘어 언제부턴가 내 사고(思考)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단순히 사고라고 하니 왠지 경직된 느낌이 든다. 그냥 ‘마음’이라고 고쳐 부르겠다.”는 대목에 맞닥뜨리게 되고, 마지막에는 그 마음이 인간의 ‘양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나쓰메 소세키가 직접 쓴 ≪마음≫의 광고문,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고자 하는 이 책을 권한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불신, 이기심, 질투, 죄책감 등 인간의 여러 가지 마음을 다루고 있다. 실질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선생님’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에고이스트가 된 인물로, 이러한 인물을 통해 사람이 자기 본위에 이르는 과정과 극단적인 자의식을 고집함으로써 자기 자신마저 파멸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 :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漱石,본명: 긴노스케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릴 정도로 확고한 문학적 위치에 있는 일본의 국민작가다. 1867년 일본 도쿄 출생이며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로, 도쿄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제1고등학교 시절에 가인(歌人)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를 알게 되어 문학적, 인간적으로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도쿄고등사범학교·제5고등학교 등의 교수를 역임하였다. 1896년 제5고등학교 교수 시절 나카네 교코와 결혼 했으나 원만하지 못한 결혼 생활을 보냈고, 1900년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에서 유학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그에게 예민하고 우울한 자아를 남겼으며, 이는 귀국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치유의 한 방편으로 『고양이전』을 썼고, 이 작품은 1905년 『호토토기스(두견)』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1906)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1907년에 교직을 사임하였으며 아사히[朝日]신문사에 입사하여 『우미인초(虞美人草)』를 연재하고 『도련님』(1906), 『풀베개[草枕]』(1906) 등을 발표하였다.
20세기 초 근대적 주체와 삶의 불안한 내면 풍경을 깊은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일본적 감수성과 윤리관으로 서구 근대의 기계문명과 자본주의를 비평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세계를 조명하고자 했다. 경쾌한 리듬과 유머를 바탕으로 권선징악과 같은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며 템포가 빠르고 리듬감이 있는 문체로 자연스레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소설 외에도 수필, 하이쿠, 한시 등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그림에도 재능이 있었다.
그의 작풍은 당시 전성기에 있던 자연주의에 대하여 고답적인 입장이었으며, 그후 『산시로[三四郞]』(1908), 『그후』(1906), 『문(門)』(1910)의 3부작에서는 심리적 작풍을 강화하였고, 다시 『피안 지나기까지』(1912), 『마음』(1914) 등에서는 근대인이 지닌 자아·이기주의를 예리하게 파헤쳤다. 반복적인 위궤양, 당뇨 등을 앓았던 그는 1916년 12월 병이 악화되어 『명암』 집필 중 49세의 나이로 타계하였으며, 1984년, 영국에서 그가 살았던 집 맞은편에는 런던 소세키 기념관이 설립되었다.
저자 : 북트랜스
‘충실한 번역’, ‘쉬운 번역’을 표방하며 젊은 번역가들이 모여 만든 번역 그룹이다. 영어, 독일어, 일어 전공은 물론 해당 언어권에서 수학한 경험이 있는 전문 번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문학 전공자(석사 이상)들로서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선정 및 번역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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