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역사가 기록하는 예수의 모습을 만나다
이 책이 그려내는 예수의 삶은 아름답고 장중하되, 서늘한 슬픔을 간직한 인간의 모습이다. 베들레헴에서 나사렛에 이르는 하부 갈릴리 ‘사역 삼각지대’를 지나 데카폴리스로 이어지고, 예루살렘의 겟세마네 동산과 골고다 언덕에서 마감되는 청년 예수의 여정은 최후의 순간까지 곤고했다.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 현실적 한계들, 주변 사람들의 반목과 회의, 철저한 고독 속에서 정련한 신념과 사랑의 메시지 등을 따라 가다보면 그의 생애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주는지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유대 전쟁 이전 1세기 팔레스타인 농경사회와 헬레니즘 영향을 받은 로마식 도시들과의 갈등, 헤로데의 세금정책, 당대 저명한 인물들의 생애가 수시로 스며들어 이야기의 풍성함을 배가시킨다.
저자 장-피에르 이즈부츠는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을 직접 전하는 4대 복음서뿐 아니라 《미슈나》 같은 유대 문헌자료, 요세푸스의 저서, 로마제국 문헌과 인구통계, 현대 과학과 법의학이 밝혀낸 새로운 성과들을 촘촘하게 엮어 사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예수의 일생을 탐사해냈다. 나아가 ‘예수의 삶과 죽음’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고대 팔레스타인과 서유럽, 북아프리카와 동유럽을 종횡무진하는 역사의 한 장을 펼쳐 보임으로써 보기 드문 책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수를 추종하든 아니든, 이 책은 흡사 공들여 제작한 대형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감각의 호사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성으로 납득 가능한 예수의 생애
이 책은 성서라는 원료를 가지고 써내려간 테마 역사서이다. 따라서 냉담한 비신앙인의 눈에 요령부득일 수 있는 4대 복음서 속 이야기가 실증적인 맥락에서 재해석된다. 남성 중심의 유대교 전통이 완강했던 그 시절에, 요셉은 자신과 무관하게 혼전임신한 약혼녀를 순순히 받아들였을까? 예수의 사도들 중에는 왜 유독 어부가 많았던 걸까? 정식교육을 받은 적 없는 예수가 히브리어 성경(구약)에 정통했다는 게 사실일까?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장님을 눈뜨게 하고 나병환자를 고쳤다는 기사이적은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저자는 고대 문서와 첨단기술이 밝혀낸 과학적 결과물들을 동원해 수많은 비유담과 생략 속에 숨어 있던 예수의 생애를 설득력 있게 추적해낸다.
새로운 시선으로 조감하는 서양사의 격동기
예수가 태어나고 활동하던 때는 세계사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로마제국의 발흥기였다. 예수를 반란 혐의로 체포해 십자가에 매단 것도 로마인들이었다. 그런데도 복음서에서는 예수 처형 책임을 로마가 아닌 유대인에게로 돌렸다. 특히 〈마태오 복음〉에서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라고 적시한 구절은 중세 이후부터 20세기 홀로코스트 참상에 이르기까지, 유대인 공동체를 박해하는 근거가 되었다. 마태오와 요한은 왜 그런 식으로 썼을까? 저자 이즈부츠는 유대반란 직후 그리스도교에 대한 로마의 적대감이 강화되던 그 시기에 예수 처형 책임자로 로마 관리를 지목하는 건 자멸을 의미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니까 생존전략 차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로마에 뿌리내리기 위해 구세주 살해 책임을 유대인에게 돌린 것이다. 복음서가 저술될 무렵은 팔레스타인 영성의 주도권을 쥔 유대교가 그리스도교를 배척하며 갈등을 빚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밖에 로마제국 시민들이 이방의 종교에 쉽사리 매료된 배경, 로마 식민지 치하 팔레스타인 귀족과 기층민의 상반된 라이프 스타일, 숨가쁘게 소용돌이치던 로마 황실의 뒷이야기 등 무수한 이야기들이 미시사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
고고학과 첨단과학, 예술성과 막대한 제작비가 총동원된 예수시대 복원작업
“향후 한 세기 이상 성서와 나란히 읽히게 될 역작”이라고 평한 어느 독자의 말처럼, 이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저자 장-피에르 이즈부츠와 내셔널 지오그래픽 출판사는 가히 경이로운 수준의 공력을 쏟아부었다. 관련 저서와 자료를 샅샅이 탐독하고, 수차례에 걸쳐 현장을 답사하고, 기상학과 첨단과학, 법의학을 동원해 증거들을 대조하고, 고대 팔레스타인과 로마제국 및 이슬람의 정치·경제·군사·문화적 배경을 촘촘히 다지기 위해 자문위원단까지 구성할 정도였다. 여기에 세계 각국 서로 다른 단체와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도판자료를 일일이 수소문해 협조를 요청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터. 300컷 넘는 사진과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자체 제작한 25개의 상세지도는 보는 즐거움을 넘어 시각적·실증적 차원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친절한 참고자료이다.
2천년을 거슬러 올라 딱 이맘때. ‘사람의 아들’임을 자처하며 사랑과 평화를 설파하던 청년은 십자가에 못 박혔고,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 부활절을 맞아 그의 생애와 그가 남긴 이야기, 그리고 그가 세상에 남긴 유산이 다시 궁금해지는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은 안성맞춤의 선물이 될 듯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장-피에르 이즈부츠
인문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필딩 대학원 문화미디어학과 교수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손잡고 낸 베스트셀러 《성서 그리고 역사(The Biblical World)》와 《성서 그리고 사람들(Who’s Who in the Bible)》 《예수의 발자취(In the Footsteps of Jesus)》 비롯해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기원에 관한 다양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그 외 《모세에서 무함마드까지(From Moses to Muhammad)》 《청년 예수(Young Jesus: Restoring the ‘LostYears’ of a Social Activist and Religious Dissident)》 《예수의 신비(The Mysteries of Jesus)》 등을 저술했다.
또 〈찰턴 헤스턴의 성경 여행(Charlton Heston's Voyage Through the Bible)〉(1998)과 〈어린이를 위한 성경 안내(A Children’s Guide to the Bible)〉(1999) 〈공통점에 대해(On Commom Ground)〉(2002) 등 성경을 주제로 다양한 다큐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이즈부츠는 홀마크 텔레비전 미니시리즈인 〈평화의 추구(The Quest For Peace)〉(2005)로 골드오로라 상과 디로즈-힌크하우드 상을 수상했다. 2018년 현재 웹사이트 www.jpisbouts.org.의 운영자로 활동중이다.
옮긴이 : 배안용
한신대학교 철학과와 동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교회 담임목사다. 그 외 '종로구교회와 구청협의회' 총무, ‘목회자정의평화 전국협의회’ 협동총무 직을 맡고 있으며 마을공동체 품애를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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