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조선》의 저본
저자 교시는 1911년 4월, 그의 나이 만 37세 때 시인 후배와 함께 조선을 유람하고 5월 상순에 귀국한 후, 다시 단독으로 6월에 조선을 방문했다가 7월에 귀국했다. 귀국 후 7월부터 소설 《조선》을 《오사카마이니치신문大阪每日新聞》과 《도쿄니치니치신문東京日日新聞》에 동시 연재했고, 그 후 내용을 대폭 수정하여 1912년 2월에 단행본 《조선》을 실업지일본사實業之日本社에서 본명 다카하마 기요시高濱淸로 간행했다.
역자에 의하면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원서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개조사改造社에서 나온 《다카하마교시전집》 제5권(1934.8.18)이다. 본 역서는 국립도서관 소장의 실업지일본사 발행 1913년 2월 5일의 3판을 저본으로 했다. 여기서는 신문 연재시의 삽화가 그대로 들어 있고 후반에 장 번호 2개를 건너 뛰어 50장으로 되어 있다. 개조사판에서는 삽화가 빠져 있고 장 번호는 전체 48장으로 수정되어 있다. 본 역서는 실업지일본사의 삽화를 그대로 넣되, 장 번호는 개조사판에 따랐다.
《조선》의 두 가지 줄기
《조선》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서술자 ‘나余’의 ‘전혀 모순된 두 가지의 생각’이다. ‘나’는 망국의 국민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동시에 북으로 뻗어가는 훌륭한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침략자로서의 반성이 부족한 ‘나’의 한계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와 집단의 대세를 초월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생각은 ‘모순’이 아니라 단지 ‘모순적’인 것으로, 집단의 구성원인 한 인간의 머리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의 해결점은 소설의 대단원인 대동강의 뱃놀이에서 얻어진다. 일제나 조선총독부는 이 장면을 일본인과 조선인이 한데 어우러져 풍악을 울리며 함께 ‘잘 살아보세’라는 메시지로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염연히 일본인 배와 기생 배가 물과 기름처럼 도저히 융화될 수 없는 것을 느낀다.
‘기생 배!’ 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거듭 애틋하게 생각했다. 실제의 이 기생 배와 내 공상의 기생 배 사이에는 너무도 먼 거리가 있었다. 물과 기름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들과 우리 일본인 사이는 도저히 융화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나’의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을 극복하는 길은 저자도 잘 알고 있다. 모순과 불편은 반드시 해결을 위해 나아가기 마련이다. 드러내놓고 자주 말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그들 조선인은 그들 조선인으로서 각각 유쾌한 자신의 세상을 만들게 하라”고. 그 길은 조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불편한 심정의 나와 아내, 나아가 많은 지각 있는 일본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다른 한 줄기는 ‘나’와 ‘오후데’의 연애담이다. 오후데는 이 소설을 가슴 저리는 연애소설로도 읽히게 만드는 중요한 인물이다.
마지막에 특히 많은 부분 할애된 오후데와의 가상 부부 장면과 오후데의 편지는 이 ‘연애’소설의 백미다. 본서를 읽은 소세키도 특히 이 부분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나’와 오후데는 주요 장면에 다른 사람들과 섞여 함께했을 뿐 아니라 후카가와 찻집, 평양 하나야 여관, 뱃놀이 후 돌아가는 길에서는 단 둘만의 ‘긴 묘사의’ 시간을 가진다. 더욱이 소설의 마지막은 다른 사람 아닌 오후데의 편지 두 통으로 장식되었다.
아내가 있는 ‘나’와는 달리, 오후데는 누구에게도 매이지 않고 바람 따라 어디로도 흘러가는 방랑의 자유인, 연애의 자유인이다. 미모도 기예도 뛰어나고 성격은 소녀와 같다. 이름도 오후데筆이고 소설을 쓰라고 권한 이도 오후데였다. ‘나’의 행동은 시종일관 오후데를 여우라고 미워하며 떨쳐내려고 하지만 오후데의 비중은 갈수록 점점 커져만 간다. 이 소설의 마지막까지 끝내 거부의 몸짓으로 끝을 맺었지만 마지막을 오후데로 장식할 만큼 ‘나’의 머리는 저 머나먼 만주를 방랑하는 오후데와의 불나방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다. 따라서 둘 사이에서 꿈속에서 낳은 ‘잣쇼노쿠마의 그 아이’는 다름 아닌 이 작품일지도 모른다.
“이제 내일은 이별이네요.”
“그렇군.”
“왜 부부이면서 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그렇네.”
“그 아이를 잊지 마세요.”
“응?”
“후쿠오카 잣쇼노쿠마에 양자로 보낸 그 아이 말이에요.”
나는 잠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머뭇거렸으나 여전히 적당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잊겠어.”
“기뻐요”라고 말하고 오후데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문학사적으로 이 소설은 1910년 합방 당시의 이야기로 식민지 조선을 그린 첫 번째 일본 소설이다. 그 이후 나온 작품들이 국가 권력의 감시하에서 대개 신변잡기적인 소품이 많은 것에 비해, 이 소설은 식민지 조선의 풍경과 그 풍경 속의 일본인과 조선인을 그린 가장 스케일이 큰 당대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조선》이 단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저열한 식민지 여행기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면 역자는 굳이 본서를 번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역자는, 의외로 소설 《조선》은 생각만큼 편협하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은 매우 흥미로운 소설로, 대가 교시의 명성은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살아있다고 평했다.
이 소설은 단순한 기행문을 초월한 것으로, 풍경과 등장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함께 저자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오후데와의 연애담은 또 하나의 큰 줄기로 읽힐 수 있는 복합적 주제로써 소설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조선》을 읽고 있으면 어느 샌가 식민지 조선의 풍경, 그 풍경 속의 일본인과 조선인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다카하마 교시
하이진俳人(하이쿠 시인)/소설가. 본명 기요시淸. 교시는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로부터 받은 호.
시키의 영향으로 언문일치의 사생문을 썼으며, 소세키에게 자극을 받아 사생문체로 된 소설을 쓰기 시작해 여유파의 대표적 작가로서도 이름을 날렸다. 메이지 40년대(1907)부터 소설에 주력하여 하이쿠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적이 있다. 1911년 4, 5월에 조선을 유람하고 7월에 《조선》을 신문에 연재한 후 1912년 2월에 단행본으로 간행했다.
1937년 예술원 회원. 1940년 일본하이쿠작가협회 회장. 1954년 문화훈장 수장. 1959년 4월 8일 85세를 일기로 사망. 대표적인 소설로 《풍류참법風流懺法》(1907), 《배해사俳諧師》(1908), 《조선》(1912), 《감 두 개》(1915) 등이 있다.
역자 : 김영식
작가이자 번역가이며 중앙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였다. 2002년 계간 《리토피아》 에서 신인상(수필)을 수상하였으며 블로그 ‘일본문학취미’는 2003년 문진원선정 우수문학사이트로 선정되었다. 역서로는 《라쇼몽》(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예출판사, 2008),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 문예출판사, 2011), 《무사시노 외》(구니키다 돗포, 을유문화사, 2011), 《기러기》(모리 오가이, 문예출판사, 2012) 등이 있고, 저서로는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비명으로 읽는 근현대인물사》(골든에이지, 2009 문광부우수교양도서)가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산림청장상(2012,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리토피아문학상(2013, 계간리토피아), 서울스토리텔러대상(2013, 서울연구원)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차례
조선 1∼48
해설
《조선》의 저본
저자 교시는 1911년 4월, 그의 나이 만 37세 때 시인 후배와 함께 조선을 유람하고 5월 상순에 귀국한 후, 다시 단독으로 6월에 조선을 방문했다가 7월에 귀국했다. 귀국 후 7월부터 소설 《조선》을 《오사카마이니치신문大阪每日新聞》과 《도쿄니치니치신문東京日日新聞》에 동시 연재했고, 그 후 내용을 대폭 수정하여 1912년 2월에 단행본 《조선》을 실업지일본사實業之日本社에서 본명 다카하마 기요시高濱淸로 간행했다.
역자에 의하면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원서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개조사改造社에서 나온 《다카하마교시전집》 제5권(1934.8.18)이다. 본 역서는 국립도서관 소장의 실업지일본사 발행 1913년 2월 5일의 3판을 저본으로 했다. 여기서는 신문 연재시의 삽화가 그대로 들어 있고 후반에 장 번호 2개를 건너 뛰어 50장으로 되어 있다. 개조사판에서는 삽화가 빠져 있고 장 번호는 전체 48장으로 수정되어 있다. 본 역서는 실업지일본사의 삽화를 그대로 넣되, 장 번호는 개조사판에 따랐다.
《조선》의 두 가지 줄기
《조선》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서술자 ‘나余’의 ‘전혀 모순된 두 가지의 생각’이다. ‘나’는 망국의 국민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동시에 북으로 뻗어가는 훌륭한 국가의 한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침략자로서의 반성이 부족한 ‘나’의 한계라고도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와 집단의 대세를 초월한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생각은 ‘모순’이 아니라 단지 ‘모순적’인 것으로, 집단의 구성원인 한 인간의 머리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의 해결점은 소설의 대단원인 대동강의 뱃놀이에서 얻어진다. 일제나 조선총독부는 이 장면을 일본인과 조선인이 한데 어우러져 풍악을 울리며 함께 ‘잘 살아보세’라는 메시지로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염연히 일본인 배와 기생 배가 물과 기름처럼 도저히 융화될 수 없는 것을 느낀다.
‘기생 배!’ 하고 나는 마음속으로 거듭 애틋하게 생각했다. 실제의 이 기생 배와 내 공상의 기생 배 사이에는 너무도 먼 거리가 있었다. 물과 기름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들과 우리 일본인 사이는 도저히 융화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나’의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을 극복하는 길은 저자도 잘 알고 있다. 모순과 불편은 반드시 해결을 위해 나아가기 마련이다. 드러내놓고 자주 말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분명히 이렇게 말했다. “그들 조선인은 그들 조선인으로서 각각 유쾌한 자신의 세상을 만들게 하라”고. 그 길은 조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불편한 심정의 나와 아내, 나아가 많은 지각 있는 일본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다른 한 줄기는 ‘나’와 ‘오후데’의 연애담이다. 오후데는 이 소설을 가슴 저리는 연애소설로도 읽히게 만드는 중요한 인물이다.
마지막에 특히 많은 부분 할애된 오후데와의 가상 부부 장면과 오후데의 편지는 이 ‘연애’소설의 백미다. 본서를 읽은 소세키도 특히 이 부분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나’와 오후데는 주요 장면에 다른 사람들과 섞여 함께했을 뿐 아니라 후카가와 찻집, 평양 하나야 여관, 뱃놀이 후 돌아가는 길에서는 단 둘만의 ‘긴 묘사의’ 시간을 가진다. 더욱이 소설의 마지막은 다른 사람 아닌 오후데의 편지 두 통으로 장식되었다.
아내가 있는 ‘나’와는 달리, 오후데는 누구에게도 매이지 않고 바람 따라 어디로도 흘러가는 방랑의 자유인, 연애의 자유인이다. 미모도 기예도 뛰어나고 성격은 소녀와 같다. 이름도 오후데筆이고 소설을 쓰라고 권한 이도 오후데였다. ‘나’의 행동은 시종일관 오후데를 여우라고 미워하며 떨쳐내려고 하지만 오후데의 비중은 갈수록 점점 커져만 간다. 이 소설의 마지막까지 끝내 거부의 몸짓으로 끝을 맺었지만 마지막을 오후데로 장식할 만큼 ‘나’의 머리는 저 머나먼 만주를 방랑하는 오후데와의 불나방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다. 따라서 둘 사이에서 꿈속에서 낳은 ‘잣쇼노쿠마의 그 아이’는 다름 아닌 이 작품일지도 모른다.
“이제 내일은 이별이네요.”
“그렇군.”
“왜 부부이면서 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그렇네.”
“그 아이를 잊지 마세요.”
“응?”
“후쿠오카 잣쇼노쿠마에 양자로 보낸 그 아이 말이에요.”
나는 잠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머뭇거렸으나 여전히 적당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잊겠어.”
“기뻐요”라고 말하고 오후데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문학사적으로 이 소설은 1910년 합방 당시의 이야기로 식민지 조선을 그린 첫 번째 일본 소설이다. 그 이후 나온 작품들이 국가 권력의 감시하에서 대개 신변잡기적인 소품이 많은 것에 비해, 이 소설은 식민지 조선의 풍경과 그 풍경 속의 일본인과 조선인을 그린 가장 스케일이 큰 당대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조선》이 단지 다분히 의도적이고 저열한 식민지 여행기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면 역자는 굳이 본서를 번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역자는, 의외로 소설 《조선》은 생각만큼 편협하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은 매우 흥미로운 소설로, 대가 교시의 명성은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살아있다고 평했다.
이 소설은 단순한 기행문을 초월한 것으로, 풍경과 등장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함께 저자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오후데와의 연애담은 또 하나의 큰 줄기로 읽힐 수 있는 복합적 주제로써 소설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조선》을 읽고 있으면 어느 샌가 식민지 조선의 풍경, 그 풍경 속의 일본인과 조선인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질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다카하마 교시
하이진俳人(하이쿠 시인)/소설가. 본명 기요시淸. 교시는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로부터 받은 호.
시키의 영향으로 언문일치의 사생문을 썼으며, 소세키에게 자극을 받아 사생문체로 된 소설을 쓰기 시작해 여유파의 대표적 작가로서도 이름을 날렸다. 메이지 40년대(1907)부터 소설에 주력하여 하이쿠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적이 있다. 1911년 4, 5월에 조선을 유람하고 7월에 《조선》을 신문에 연재한 후 1912년 2월에 단행본으로 간행했다.
1937년 예술원 회원. 1940년 일본하이쿠작가협회 회장. 1954년 문화훈장 수장. 1959년 4월 8일 85세를 일기로 사망. 대표적인 소설로 《풍류참법風流懺法》(1907), 《배해사俳諧師》(1908), 《조선》(1912), 《감 두 개》(1915) 등이 있다.
역자 : 김영식
작가이자 번역가이며 중앙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였다. 2002년 계간 《리토피아》 에서 신인상(수필)을 수상하였으며 블로그 ‘일본문학취미’는 2003년 문진원선정 우수문학사이트로 선정되었다. 역서로는 《라쇼몽》(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예출판사, 2008),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 문예출판사, 2011), 《무사시노 외》(구니키다 돗포, 을유문화사, 2011), 《기러기》(모리 오가이, 문예출판사, 2012) 등이 있고, 저서로는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비명으로 읽는 근현대인물사》(골든에이지, 2009 문광부우수교양도서)가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산림청장상(2012,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리토피아문학상(2013, 계간리토피아), 서울스토리텔러대상(2013, 서울연구원)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차례
조선 1∼48
해설
01. 반품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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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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