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라기 사랑 노래

고객평점
저자윤한로
출판사항시인동네, 발행일:2015/04/30
형태사항p.131p. A5판:21CM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609128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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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름답고 슬픈 우리 모두의 이야기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분교마을의 봄」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한로 시인의 첫 시집이 34년 만에 출간되었다.

안동의 시골학교 교사였던 이오덕 선생이 쓴 『일하는 아이들』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다고 자서에서 밝혀놓았으니, 시인에게는 이 책이 바이블과도 같았다. 등단작도 바로 이 책의 내용이 모티브가 되었을 거라고 여겨진다.

우리 분교 마을엔/산 너머 너머 언니가/가는 체로 쳐 보낸/고운 바람//사택 울타리엔/노란 봄//먼 산엔/붉은 봄//하늘엔/뻐꾹 봄//손등엔/쓰린 봄//내 마음엔/산 너머 너머 언니가/튼 손 씻어주던/아직도 작년 봄 ―「분교 마을의 봄」 전문

분교가 있는 마을이니 산간벽지다. 작년 봄에는 언니가 와서 화자의 튼 손을 씻어주었는데 올해는 개나리 진달래가 피어도 오지 않는다. “가는 체로 쳐 보낸/고운 바람”은 지극히 시적이다. 비유가 눈부신데, “손등엔/쓰린 봄”에 이르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산 너머 너머에 간 언니가 올해는 오지 않으니 어린 동생은 슬프고 서럽다. 우리나라의 1960~70년대는 이른바 경제개발시대로, 시골의 많은 언니와 오빠, 누나들이 도시의 공단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간 때였다. 공장으로만 간 것이 아니다. 버스 차장이 되기도 했고 작부나 창녀로 전락하기도 했다. 남자들은 대개 공장이 아니면 건설현장으로 갔고 트럭을 몰기도 했다. 1970년 봉제공장 노동자 전태일의 분신자살사건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었으니,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이었다. 그러니까 이 동시는 사실 동심의 아픔과 가족의 해체를 노래한, 지극히 현실참여적인 시였다.

이제 시집 제일 앞머리에 놓인 시부터 읽어보자.

무르팍 짚으며/쉬엄쉬엄 오르는 군자산/반나절 날망 길//만신네 허물어진 굴뚝자리,/개구랑창을 지나//부스럼 바위/틈서리에 불콰하니 피었네/남/부끄러버//하이고 야야,/돌쳐앉아 막걸리 한 종재기 자셨는감//점심 샛때/자꾸만 도지는/봄빛 ―「진달래」 전문

화자는 할머니인 것 같다. 군자산 산길을 반나절 정도 올라가 날망(꼭대기나 언덕 위)에 이른다. 가는 동안 만신네 허물어진 굴뚝자리도 보고 개구랑창도 지났는데, 가보니 부스럼 바위 틈서리에 진달래가 ‘불콰하니’ 피어 있다. 이 색깔은 할머니에게 죽은 남편이나 자식이 막걸리를 마시고 붉어진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하이고 야야,/돌쳐앉아 막걸리 한 종재기 자셨는감” 하고 혼잣말을 해보는 것이다. “하이고 야야”는 아들에게 하는 말인 것 같고, “자셨는감”은 망부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아 대상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무튼 이 시는 과감한 생략과 응축된 시어를 통해 봄노래의 상투성을 벗어나고 있다. 또 다른 봄노래를 들어보자.

골방 구석/누비 배자 운신할 때마다/군둥내 풀풀 난다//얼었던 개똥 도막도/반짝 풀리고/대동강 물도 콸콸 풀릴 게고//곱슬머리에/옹니에/최씨/앉았던 자리에도//걍,/새파랗게/풀이 돋는다 ―「봄풀」 전문

제1연은 시골에 봄이 왔음을 말해준다. ‘누비’는 두 겹의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줄이 죽죽 지게 박는 바느질, 또는 그렇게 만든 물건인데 겨우내 사용해 군둥내가 풀풀 나니 이제는 누비를 치워야 할 때다. 제2연은 자연계와 인간계 양쪽에 다 봄이 왔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흔히 곱슬머리, 옹니, 최씨 성을 가진 사람을 성질이 독하다고 하고, 이 셋을 다 가진 사람이 앉은 자리에는 풀도 안 난다는 옛말이 있는데, 그런 사람이 앉았던 자리에도 걍(그냥) 새파랗게 풀이 돋아났으니 이제 봄이 오긴 온 것이다.
이상의 시는 윤한로 시의 공간적 배경이 대체로 시골이고 시간적 배경이 과거(유년기 내지는 성장기)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언어를 절제하여 여백의 미를 강조하며, 충북 영동의 사투리를 즐겨 쓰고, 사람들 사이의 정을 무척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시집의 제목으로 삼은 「메추라기 사랑 노래」는 여러 기행으로 잘 알려진 화가 최북(崔北, 1712~1760)을 다룬 것으로, 그의 그림 「기암도(奇巖圖)」를 제목으로 삼은 시도 마찬가지다.

잡덤불 속/욱대기며 ����나는 수놈/시뿌듬, 멱을 틀고/그대는 암놈/춥진 않을까/우리 둘/꼬락서니하며!/저기 무주구천동/최北이 최七七님께 그려 달래라/지게작대기 잡은 참/찍 찍 ―「메추라기 사랑 노래」 전문

조선조 후기의 화가 최북(崔北, 1712~1760)의 본관은 무주다. 통신사를 따라 일본을 다녀왔다고 하고 그림을 의뢰한 양반이 까다롭게 이것저것 요구하자 “남이 나를 손대기 전에 내가 나를 손대야겠다”고 하면서 한쪽 눈을 찔러 애꾸로 살아갔다고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것은 없다. 호가 많은데 그중 붓(毫)으로 먹고 산다(生)고 붙였다는 호생관(毫生館)이 제일 유명하다. 자신의 이름인 북(北)자를 반으로 쪼개서 호를 칠칠(七七)로 지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최북의 그림을 보면 유독 메추라기가 많이 등장한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이 그를 보고 메추라기 같다고 자주 놀리자 하루는 어머니께 메추라기가 어떻게 생겼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어머니가 “너처럼 생겼어”라고 대답했다고 하니 재미있는 일화다. 최북의 어머니와 시인의 어머니가 동일시되고, 최북이 시인과 동일시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고집해 온 두 예술가의 모습이 닮았다.
시인은 그림을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썼다. 암수 메추라기가 사랑하는 모습을 묘사한 뒤에 묘하게도 시인 부부가 등장한다. 최북에게 ‘우리 둘’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하는 부탁을 하는 것으로 끝내는데, 생략이 심해 요해가 쉽지 않다. 최북의 그림 중 「괴석도」가 있는데, 아마도 「기암도」는 이 그림을 소재로 한 것이라 여겨진다. 기인이었던 화가의 생애와 그림 세계에 대한 꼼꼼한 서술이라 전작보다 훨씬 잘 이해가 된다. 시인이 가슴에다 새긴, 애꾸가 된 사연이 이렇다.

언젠가 불쑥/멀쩡한 두 눈이 오히려 죄가 된다오/한 짝 눈 푹 찔러 멀게 하곤/개눈 박은 최북/미천하고 깨끗하기 이를 데 없어라 ―「기암도」 부분

한쪽밖에 없는 눈으로 그린 “바다 속에서 막 뛰쳐나온/괴상망측한 바위 하나”가 시인의 시심을 움직였다. “까짓 거 팔아봐야/저녁 한 끼 밥거리도 안 될 텐데”도 그리고 싶어 그린 그림이 아닌, 그리지 않을 수 없어 그린 그림이 최북의 그림이었다. 비록 양반이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주고는 그림 값을 받았겠지만 자존심이 센 최북의 성정은 그의 몇 개 호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런 점에서 최북 화가를 닮은 윤한로 시인이 왜 그동안 시를 발표하지 않고 살아왔는지 고백한 시가 있다.

이제 좀 쉬운 시를 써야지/그러나 쉬운 시를 쓰기란/얼마나 어려운가/시를 쓸 때마다 오히려/어렵고도 거칠게 살아야만/쉬운 시를 쓸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물푸레 시」 부분

대체로, 시와 삶이 유리될 때는 시가 어려워진다. 가슴으로 쓴 시가 아니라 머리로 짜내어 쓴 시는 전달이 잘 안 되므로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삶의 우물에서 길어올린 시는 여름에는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겨울에는 영혼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시인은 “아, 여태까지 난/얼마나 쉽게 살았는가” 하면서 자신의 시가 아니라 삶을 반성한다. 이런 깨달음이 왔으니 이제는 시를 열심히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4부 ‘동시’ 모음에는 전혀 동시 같지 않은 시가 있다.

더두/덜도 아닌/꼭 어제만큼 떨어졌네//양재기에 한 홉큼/빨간 알갱이들//꼭두새벽 이슬 머금어/좀 시금털털하쟤//아버지 오입 가 돌아오지 않는/된 밤/파랗게 걷히고 ―「아스라치」 전문

“아버지 오입 가 돌아오지 않는/된 밤”이니 동시일 턱이 없다. 그런데 해설자는 이 작품이 윤한로다운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시라고 생각한다. 과감한 생략과 압축으로 군더더기는 한 자도 없다. 장미과의 관목 아스라치(흔히 산앵두라고 한다) 꽃잎을 묘사하고 있는데, 마지막 연이 가슴을 친다. 화자의 아버지가 노름하러 간 것도 아니고 오입하러 간 것이라니, 그 기다림이 괴롭고 참 거시기한 한 일. 이렇게 인생의 쓰고 신 맛을 잘 표현하는 것이 윤한로 시인의 장기다.

▣ 작가 소개

저자 : 윤한로
1956년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분교마을의 봄」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 주요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잡시(雜詩) 편

진달래
천대(賤待)
봄 풀
밤하늘
염소 선생
화수분
사랑법
지스락 물
토기 오리 한 쌍
물푸레 시
고향
효수(梟首)
의자
은하 아파트
소만(小滿)

제2부 졸시(拙詩) 편

세한도(歲寒圖)
질경이
홍동지
기암도(奇巖圖)
소무네
메추라기 사랑 노래
미얄 영감
개나리
소공원
시월 이십팔일
비 오는 날

감자 먹는 사람들
청춘 예찬
왕오천축국전

제3부 천시(賤詩) 편

토우(土偶)
종명이 요한
선종(善終)
미카엘라

방구들장 신부님
평일 미사
고해
다시 사순
예언자
병목안
은화(隱花)
성 프란치스코
나무
은하수 마을

제4부 동시(童詩) 편

이슬비
고샅길
여우비
이스라치
개똥참외
분교 마을의 봄
바보 온달
앉은뱅이꽃
개떡
런닝구
삼월달
팔번지
그때
엄마 배
똥차

해설 아름답고 슬픈 우리 모두의 이야기 /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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