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들의 답사 일번지 -남도 제일의 명승 원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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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최석기
출판사항지앤유, 발행일:2015/05/18
형태사항p.340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257101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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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조선의 선비들이 현실세계에서 찾은 무릉도원!
당대 최고의 학자 이황과 강호의 고수 임훈이 시로써 응수하다.
원학동 수승대 바위에 새겨진 이황과 임훈의 시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조선 시대 선비들이 무릉도원처럼 이상향으로 여긴 영호남 제일의 명승은 경상도 ‘안의삼동安義三洞’이었다. 안의삼동은 안의현에 속한 세 동천洞天인 화림동, 심진동, 원학동을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원학동은 가장 빼어난 명승으로 예부터 당대의 내로라하는 수많은 문인과 선비 들이 찾던 곳이었다.

원학동은 현재 경남 거창군 마리면, 위천면, 북상면 일대로, 진동암, 동계 정온 고택, 구연동, 수승대(국가지정 명승 제53호), 임훈 고택, 갈천동, 용암정(국가지정 명승 제88호), 강선대, 모리동, 금원산, 분설담, 사선대 등의 명소가 있다.


당대 최고의 학자 퇴계 이황, 선비 정신의 표상 남명 조식, 재야의 고수 갈천 임훈, 절의의 은자 동계 정온, 송시열에 버금가는 문인 송준길, 안동 김씨 가문의 대학자 김창흡, 정선?심사정과 함께 삼재(三齋)로 불리던 문인화가 조영석, 한말 구국의 화신 최익현, 구한말 3대 천재로 불리던 김택영과 이건창 그리고 황현, 독립운동가 곽종석, 순국지사 송병선 등 조선의 내로라하는 명사들이 찾은 남도 제일의 명승, 원학동은 ‘조선 선비들의 답사일번지’였다.

이 책은 먼저 영호남 제일의 명승인 안의삼동의 지리를 살펴보고 그 속에 깃든 의미를 밝혀낸다. 우리나라 최고의 정자거리인 화림동, 진경과 진인을 찾는 심진동, 은자가 숨어 사는 원학동이 그것이다. 다음으로 안의삼동의 으뜸인 원학동을 살펴보는데, 원학동에 얽힌 명칭의 의미를 밝혀 원숭이와 학이 사는 무릉도원을 그려낸다. 또한 원학동의 범위를 오늘날의 마리면 영승 마을에서 월성계곡 상류의 사선대까지 이르는 공간으로 본다. 그러면서 안의삼동 중 사대부들이 가장 많이 살았던 원학동을 사대부들이 은거하며 수학하던 공간, 현실 세계에서 찾은 무릉도원, 효우와 절의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모두 갖고 있는 최고의 명승임을 각종 자료와 시문을 통해 이야기로 엮어 들려준다.

명소가 명인을 만나 명승이 된 곳

이 책의 절정은 원학동의 꽃인 수승대 부분이다. 수송대, 암구대, 수승대, 요수대 등으로 불린 수승대의 네 가지 이름의 의미에서부터 수승대의 빼어난 경관을 읊은 조선 문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을 소개하며 수승대의 아름다움을 묘사한다.

이야기는 이황의 등장으로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1543년 1월, 이황은 장인 권질의 회갑연을 맞아 원학동 영승 마을을 찾았다. 이때 이황은 수승대로 가서 임훈과 신권을 만날 계획이었으나 급한 일로 조정으로 돌아가야 했다. 수승대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서둘러 상경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황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기다리고 있던 임훈과 신권에게 ‘수송대(愁送臺)’라는 원래 이름을 ‘수승대(搜勝臺)’로 바꿔 시 한 수를 보낸다. 그러나 원래 수승대는 처남?매부 사이였던 임훈과 신권이 노닐며 소요하던 곳이었다. 신권은 이황이 보내온 수승대라는 새로운 이름에 매우 기뻐하며 그를 만나 회포를 풀지 못한 서운함을 시로 지었다. 그러나 임훈의 생각은 달랐다. 이황이 비록 수송대라는 옛 이름의 ‘송(送)’자가 전아하지 못하다고 바꾸었으나 수백 년 동안 전래된 고사가 있는 지명을 임의로 바꾼 것을 선뜻 수용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이황이 찾아와 함께 노닐다가 늦은 봄에 떠난다면, 봄을 보내기도 시름일 뿐 아니라 그대를 보내기도 시름이라’며 ‘송(送)’의 뜻을 풀이해 알려주고 이황이 수승대로 이름을 바꾼 것이 잘못되었음을 넌지시 상기시켰다.

이황이 직접 와서 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이름을 바꾼 것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점잖게 ‘수송(愁送)’이 가지고 있는 깊은 뜻을 깨우쳐 주고, 함부로 바꿀 수 없다는 자신의 속내를 은근히 드러낸 것이다.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이황과 강호의 고수 임훈의 미묘한 갈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황이 수승대로 이름을 바꾸고 시를 한 수 지은 이후, 그의 명성이 높아지자 수승대를 찾은 뒷사람들이 이황의 시에 차운하여 시를 짓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이황의 시에 차운하지 않은 시와 수송대라는 옛 명칭으로 지은 시도 많았는데, 이로 인해 수승대 일대는 풍부한 스토리와 빼어난 시문들로 그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저자는 “임훈 같은 군자가 살고, 이황 같은 학자가 이름을 새로 붙여 원학동의 꽃, 수승대는 명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원학동의 명승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다시 원학동 입구인 마리면 영승 마을로 되돌아 나와 원학동의 주요 명승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영승 마을 사락정, 원학동 관문 진동암, 동계 정온 고택, 척수암, 구연서원과 관수루, 요수정 등을 살펴보고, 연하굴, 장주갑, 반타석, 용우암, 원타굴, 사담, 연반석, 세필짐, 구룡폭, 용반, 욕기암 등 수승대 주변의 명소들인 ‘구연동19경’을 꼼꼼히 둘러본다.

이번에는 금원산에 올라 문바위와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 유안청 폭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갈천동에서는 초입의 용암정과 북상면 소재지에 있는 임훈과 임운의 효자정려비, 임훈이 강학하던 갈천서당, 갈계숲으로 향한다.

다시 월성 계곡을 따라 모암정과 강선대, 동계 정온이 은거하며 의리를 지킨 모리재와 송준길이 우거했던 분설담을 거쳐 원학동의 끝 사선대에 이르게 된다. 사선대의 본래 이름은 송대(松臺)였다. 18세기 김윤겸의 《영남기행화첩》과 김희성의 〈안음송대〉그림을 통해 사선대의 옛 모습을 본다.

저자는 원학동의 명소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소개하며 그 속에 깃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에는 이러한 명소들을 어떻게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는지를 친절히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부록에는 원학동을 찾은 조선 시대 문인 90명에 대한 정보가 있어 ‘조선 선비들의 답사일번지’로서의 원학동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여행의 의미

조선 선비들의 발자취를 좇아 답사와 여행의 의미를 다시 일깨우는 이 책은 오늘날의 부박한 여행문화에 경종을 울리고 진정한 여행, ‘참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선비들이 지향했던 유람 정신을 대부분 잃어버린 오늘날, 화림동 농월정에는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 수승대 바위에 새겨진 이황과 임훈의 시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지, 수승대 옆 구연서원 관수루의 의미는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곰곰이 돌아보게 된다.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원학동 수승대, 정작 이곳에 얽힌 많은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 책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 선비들의 답사일번지였던 이곳을 새롭게 조명하여 이곳이 앞으로 선비문화 답사일번지가 되기를 희망한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와 풍경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산수 속에 깃든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돌아보는 것이 여행의 진정한 의미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는 남명 조식의 글을 읽다 탄식을 한다.
“물을 보고, 산을 보고, 옛사람을 보고, 그들이 살던 세상을 보았다.[看水看山 看人看世]”

▣ 작가 소개

저 : 최석기
1954년 강원도 원주에서 출생하여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일찍이 한문고전번역에 관심을 갖고 한국고전번역원 연수부 및 상임연구원 과정을 졸업한 뒤 전문위원으로 고전번역사업에 종사하였다. 1989년 경상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출판부장, 남명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한국경학을 주 전공으로 하여 조선시대 『대학』과 『중용』의 해석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으며, 남명학과 지리산학 등 지방학문을 재조명하는 데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여 『남명과 지리산』, 『선인들의 지리산유람록』 등을 출간하였다.

최근에는 동천·구곡 등 산수에 투영된 선비문화를 탐구하는 쪽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한국경학학회 회장으로 한국의 경학을 동아시아 사상사 속에서 조명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시대 대학도설』, 『조선시대 중용도설』, 『남명정신과 문자의 향기』 등 30여 종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남명집』, 『사람의 길 배움의 길』 등 20여 종이 있고, 논문으로는 「성호 이익의 시경학」 등 100여 편이 있다.

사진 : 유근종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9288, 그 여름의 꿈」 등 네 번의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찍은 책으로는 『복자 정찬문』이 있다.

사진 : 김종길
경상대학교출판부 편집장이자 여행스토리텔러이다. 지은 책으로는 『남도여행법』이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잊어버린 명승, 안의삼동安義三洞
·조선 시대 답사일번지
조선 유생들이 가장 존경한 인물은 누구일까 / 조선 선비들의 답사일번지는 어디였을까
·영호남 제일의 명승, 안의삼동安義三洞
안의삼동은 어디인가 / 안의삼동 명승이 영호남에서 으뜸
·안의삼동의 지리와 명칭
안의삼동의 지리 / 안의삼동의 명칭과 의미
·안의현의 풍속과 문화
안의현의 풍속과 문화 / 갈천동의 아름다운 풍속

안의삼동의 으뜸, 원학동猿鶴洞
·안의삼동 중 가장 빼어난 원학동
어디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 현인이 살던 곳으로 이름난 고을
·원학동의 명칭과 범위
원학동의 명칭은 어떤 의미일까 / 원학동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원학동의 문화원형
사대부들이 은거하여 수학하던 공간 / 현실세계에서 찾은 무릉도원
효우孝友와 절의節義의 고장 / 원학동이 최고의 명승으로 거듭난 이유

원학동의 꽃, 수승대搜勝臺
·수승대의 네 가지 이름
·수승대의 경관 이미지
안의삼동 중 가장 빼어나다 / 유리세계와 같다 / 높은 대, 맑은 물, 아름다운 산
맑고 수려한 경관과 그윽하고 미묘한 풍치 / 명소가 명인을 만나 명승이 된 곳
·수송대愁送臺와 수승대搜勝臺
수송대愁送臺라는 이름의 뜻 / 임훈·신권이 수승대에서 이황을 기다리다
수승대搜勝臺로 이름을 고친 이황李滉 / 수송대愁送臺라는 명칭을 고수한 임훈林薰
오숙吳?이 임훈의 시를 풀이하다
·수승대를 두고 벌어진 임씨林氏와 신씨愼氏의 갈등
수승대의 주인은 누구일까 / 임씨와 신씨의 수승대 쟁탈전
·이황의 시에 차운한 시의 세계
새 이름이 옛 이름보다 배나 아름답네 / 산수가 현인을 만나 아름답게 되었네
어찌 벽면에 이름을 새기리 / 하루 종일 푸른 소나무를 바라보네
·이황의 시에 차운하지 않은 시의 세계
십 년 동안 꿈속에 그린 경치 / 봉래산蓬萊山·망천輞川보다 더 신령한 세계
갈천의 향기와 모리의 나뭇잎이 떠가는 곳 / 꽃잎이 떠가는 것을 앉아서 바라보네
바위에 걸터앉아 마음껏 노래를 불러 본다
·수송대라는 옛 명칭으로 지은 시의 세계
수송대에 올라 근심을 실어 보내네 / 고인들이 수심으로 전송하던 곳이로세
수송대에서 모리를 바라보다

원학동의 명승과 그 속에 깃든 이야기
·원학동의 주요 명승
·영승촌迎勝村
영송촌迎送村에서 영승촌迎勝村으로 / 네 가지 즐거움을 일러 주는 사락정四樂亭
·장풍촌長風村
원학동 안쪽 관문 진동암鎭洞巖 / 하염없이 바람을 맞으며 가는 길, 장풍로長風路
·구연동龜淵洞
동계桐溪 정온鄭蘊의 고택 / 근심을 씻어 내는 척수암滌愁巖
구연서원龜淵書院과 요수정樂水亭 / 수승대 주변의 명소들
·금원산자연휴양림
문바위,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 / 유안청폭포儒案廳瀑布
·갈천동葛川洞
갈천동 초입의 용암정龍巖亭 / 임훈林薰과 임운林芸의 효자정려비
임훈이 강학하던 갈천서당葛川書堂 / 임훈이 노닐던 갈계숲의 가선정駕仙亭
갈계숲의 도계정道溪亭과 병암정屛巖亭
·강선대降仙臺
임훈의 후손이 학문을 닦던 모암정帽巖亭 /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강선대
·모리동某里洞
정온鄭蘊이 의리를 지킨 모리재某里齋 / 꽃잎만 보고 산 정온의 춘추대의春秋大義 정신
정온의 백세청풍百世淸風이 깃든 곳 / 정온의 정신을 이어 가려는 후학들의 노력
구한말 모리재를 찾은 유학자들의 마음
·분설담噴雪潭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분설담 / 송준길宋浚吉이 노닐던 곳
·사선대四仙臺
사선대의 본래 이름은 송대松臺 / 송대松臺를 그린 그림 / 소나무가 꿋꿋이 서 있는 대
신선이 노닐던 곳

에필로그 원학동, 무엇을 볼 것인가

부록
·원학동을 탐방한 조선 시대 문인학자들
·주註
·참고문헌
·찾아보기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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