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가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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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함정임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15/03/30
형태사항p.221 A5판:21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3576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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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번 소설집의 표제작인 「저녁식사가 끝난 뒤」는 등단한 지 이십오 주년을 맞이한 소설가 함정임의 소설세계가 어떠한 풍경을 그려 보이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이 소설이 발표된 후, 바로 다음 달의 월평(『문학사상』 2011년 4월호)에서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어떤 지켜지지 않은 시간에 대해 언급하면서 소설가 함정임의 마음이 가닿은 곳을 지적하고 있다. 바다 색이 아름다울 무렵으로 저녁 약속을 잡고, 그것이 어둠에 덮여 사라져버리기 전에 손님들이 도착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누군가의 마음이란 얼마나 소중하고 또 고귀한 것인가.

하지만 그러한 순간은 홀로 상상하고 꿈꿨던 것 그대로 실현되기란 어려운 법이다. 만남이란 저멀리 떨어져 존재하던 각자의 시간과 바람이 힘겹게 다가와 얽히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함정임이 이 삶의 풍경 중에서 유독 아름답다고 말하려는 것은 그러한 마음이 아니라 그것이 어긋난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닐까. 떨어지면서도 제 빛을 잃지 않고 길게 꼬리를 뻗으며 빛나는 유성처럼, 마음은 결코 사라지는 법 없이 그 어긋나버린 시간 속까지 따라와 아름다움의 품을 넓히니 말이다. 그러니 이번 소설집은 바람이 이루어지기 직전의 설렘보다는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여운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직 꽃을 피우지 않은 나뭇가지들을 바라보며 이미 그것이 져버린 날의 풍경을 떠올리는 독자들이라면, 이 여운의 풍부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부재를 뚜렷한 현전으로 바꾸어버리는 마술 같은 이야기
길 위의 소설가 함정임이 보여주는 애도의 신비

분분히 흩뿌려진 아름다운 빛의 점들은 지나간 과거로 인해 상처입고 정해진 미래로 인해 낙담한 인간들에게 허락된 날카로운 감각이리라. 함정임의 소설은 부재에 기대어 오랜 시간을 견뎌온 이들의 몫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그것을 알아보는 이유는 그들이 겪은 상실이 나의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 상처가 그들의 것과 만날 때 느끼는 기쁨, 소설은 또한 그 찰나를 위해 마련된 사건이 아니겠는가. _이소연(문학평론가)

스스로 ‘노마드’임을 자처하는 소설가 함정임의 이번 소설집은 그러한 떠돎의 기질을 소설 속 인물들에게 부여함으로써 그가 얼마나 긴 세월 동안 길 위를 떠돌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떠도는 자들은 머물러 있는 자들보다 좀더 부단하게 이 세계와의 만남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함정임이 보여주려 하는 것은 어쩌면 이 세계의 중심에는 다른 무엇도 아닌 ‘상실’이 놓여 있다는 삶의 진실이 아닐까. 프랑스 여행중 접한 P선생의 부고 소식에 황망함을 느끼는 부부(「저녁식사가 끝난 뒤」), 그 의미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기 때문에 더욱 공포스러웠던 죽음의 기억을 떠올리는 여자(「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 ), 길을 건너던 중 받아든 전화 속에서 느닷없이 옛 인연의 부고를 듣게 되는 남자(「오후의 기별」) 등 각 작품들 속에는 상실의 흔적이 뚜렷하게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집 『저녁식사가 끝난 뒤』가 마냥 우울하고 어두운 색채에 물들지 않는 까닭은 작가가 그 둘레에 이를 감싸안는 무언가를 마련해두었기 때문이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에는 P선생을 떠올리며 각자 소중한 기억의 징표를 가지고 식탁에 둘러앉은 여덟 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마련해온 노래와 시와 음식이 빚어내는 따뜻하고 빛나는 삶의 풍경 속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나 살아남은 자의 비애 같은 것이 차마 끼어들지 못한다. 또한 「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소재는 삶을 향한 열정과 의지를 표현하듯 붉은색을 한 아코디언인데, 이 아코디언은 인간의 숨통처럼 주름을 폈다 접었다 함으로써 뜨거운 노래를 뿜어낸다. 그 소리는 어린 소녀의 마음속에서 엄마와 토끼, 노인의 죽음이 가져온 검은 그림자를 말끔히 걷어내고 삶의 따스함과 생동 속으로 소녀를 당겨온다. 그리고 「오후의 기별」에는 오로지 기억 속의 소녀를 제대로 보내주기 위해 한때 머물렀던 외국으로 날아가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가 간직해온 빛나는 순정은 한 하층민 소녀의 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주고 남은 자의 삶까지 따스하게 덥힌다.
이번 소설집의 ‘작가의 말’에서 함정임은 “소설 쓰기란/추모의 형식 이외에/아무것도 아니라는/생각을 한다”면서 “미처 다가가지 못한/미처 풀지 못한/미처 주지 못한” 이들에게 소설을 바친다고 밝히고 있다. 세 차례나 반복되는 “미처”라는 부사 속에 앞서 지적했던 이번 소설집의 특징, ‘지켜지지 않은 시간’이 비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순수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했던 냉소적인 시선 사이의 동요를 소설의 자양분으로 삼았던 날들로부터 나아가 이제 함정임은 대립적이고 이질적인 정조들이 일으키는 마찰을 특유의 관조로 아름답게 감싸안는 세계에 들어선 것 같다. “미처”라고 수차례 힘주어 말하는 마음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부재를 뚜렷한 현전으로 바꾸어버리는 마술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 작가 소개

저 : 함정임

咸貞任
90년대 한국문학의 한 줄기를 만들어온 여성작가다. 1964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이화여대 불문과를 나와 스물여섯 살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어 소설가가 되었다. 대학에서 프랑스 시와 현대 부조리극에 경도되었고, 거리와 광장보다는 도서관과 지하 소극장을 전전했다. 그때 대학 문학상에 시가 가작으로 뽑히는 바람에 제도권 문학지의 청탁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그 문학지의 기자가 되었다. 그 후 계간지 편집장과 출판사 편집부장으로 일하며 프랑스 현대문학을 전문 편집했고, 프랑스 대사관 도서과에 다년간 협력했다. 2003년 계간 『동서문학』에 장편소설을, 인터넷 서점 예스24 웹진 ''북키앙''에 미술 에세이를 연재했다. 2004년 한신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 한신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와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글쓰기와 이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으며, 2007년 현재 동아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소설 창작과 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스물여덟 살에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이라는 매우 낯선 제목의 첫 소설집을 낸 이후 『밤은 말한다』 『동행』 『행복』 『당신의 물고기』 『아주 사소한 중독』 같은 무난한 제목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냈고, 2002년 첫 소설집 - 제목처럼 쉼표가 들어간 제목의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를 펴냈다. 미술애호가의 심정으로 제법 두꺼운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와 아이를 위한 번역서 『실베스트르』를 펴냈고, 첫 산문집 『하찮음에 관하여』를 냈다. 이 외에도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당신의 물고기』, 『네 마음의 푸른 눈』, 장편소설 『춘하추동』 이 있다. 그리고 산문집 『하찮음에 관하여』, 유럽묘지예술기행 『그리고 나는 베네치아로 갔다』, 파리기행 『인생의 사용』, 미술에세이 『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 에세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기억의 고고학―내 멕시코 삼촌 _007
저녁식사가 끝난 뒤 _029
그는 내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_055
어떤 여름 _079
오후의 기별 _101
구두의 기원 _123
밤의 관조 _147
꽃 핀 언덕 _171

해설 | 이소연(문학평론가)
그대 상심이 내 상처와 만날 때 _203
작가의 말 _220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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