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 책은 말과 사람의 관계, 말의 중요성, 미래를 좌우하는 언어습관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욕설이나 독설, 험담, 아부, 거짓말처럼 삶을 파괴하는 그릇된 말이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해악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칭찬이나 격려, 응원, 배려 등 자신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지켜내고 다듬어야 할 아름다운 말의 효용을 구명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하며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을 건설적이고 희망적으로 만들 수 있고, 그 반대로 절망적으로 파괴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선택한 말, 우리가 내뱉는 말이 바로 우리의 인생을 바꾸고 우리의 인생 그 자체가 된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우리가 말의 부정적인 면을 버리고 긍정적인 면을 고양함으로써 삶을 기름지게 가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와 함께 꾸밀 수 없는 말의 진정성을 설파하면서 스스로 말하는 방식을 고침으로써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의 기쁨을 권하고 있다.
말의 독소와 생명력
말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푸념이나 험담을 하면 일순간 쾌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사실 부정적인 말에는 분노라는 독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결국 말하는 사람 자신이 불쾌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서라도 부정적인 말은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좋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너무 웃자라 불편하거나 쓸모없게 된 나무가 있을 경우 톱으로 잘라 버리는 게 아니라 온 부락민들이 모여 그 나무를 향해 크게 소리 지른다고 한다.
‘넌 살 가치가 없어!’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차라리 죽어버려!’
그들이 이렇게 상처 주는 말을 계속하면 나무가 시들시들 말라 죽어버린다. 말 한마디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떤 때는 무심코 내뱉은 말이 남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히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에 절망했던 사람이 용기를 얻어 재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그렇듯 내가 지금 하는 말은 허공에서 부질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뇌리에 아로새겨져 악취를 내뿜거나 그윽한 향기로 거듭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지금 사람들은 무슨 말을 좋아하나?
2014년 2월 [허핑턴포스트]는 아티스트 니콜라이 램이 ‘History of Music’ 프로젝트를 통해 1960년대 이후부터 매년 빌보드 차트에 오른 100개의 곡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낱말을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Baby’란 낱말이었다.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아기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듯하다. 한편 점점 확산되는 자본의 권력을 증명하듯 ‘Money’란 낱말이 가사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매력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Body’도 인기다. ‘Boy’와 ‘Girl’은 여전히 좋은 소재지만 소년보다는 소녀가 훨씬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한때 강아지 이름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던 ‘Happy’는 6,70년대에 많이 등장했지만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Home’, ‘I Love You’나 ‘Smile’, ‘Kiss’, ‘Rain’, ‘Sad’처럼 멜로드라마에 쓰이던 낱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Heart’, ‘Lonely’, ‘We’, ‘Us’, ‘Love’는 보편적으로 쓰였다. 우려할 만한 사항이라면 21세기 들어 ‘Foul’, ‘Sexy’, ‘Weed’처럼 험하고 자극적인 낱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Hate’, ‘Kill’ 같은 낱말도 빠지지 않는다.
나쁜 말투는 휴지통으로
우리 주변에는 늘 위험하고 불행한 말이 떠돈다. 일례로 가족끼리 친구끼리 친근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뱉어내는 말 한 마디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준다. 타인에게 정중하지만 가까운 가족에게는 성깔을 부리는 사람도 많다. 대개는 그런 행동이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실상 권위와 오만의 산물일 뿐이다. 그러기에 존 번연은 ‘웅변가는 밖에서는 성자지만 가정에서는 악마’라며 탄식했다.
일부 무책임한 부모들은 자녀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아놓고는 깨닫지 못한다. 그런 사람의 입은 한 마디로 지뢰 제조기다. 범죄자들의 대부분은 유아기에 부모로부터 숱한 정신적인 테러를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한다. 평소 부모가 사랑하고 믿어주었다면 그들의 운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격려와 배려는 여물지 않은 아이들의 두뇌에 영양을 주고 근력을 강화시킨다. 그리하여 자존감이 생기고 장점이 강화되면서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된다. 한 마디 말에는 지옥과 천국이 공존한다. 그러기에 [성서]에서는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 하라.’고 했던 것이다.
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맹인 거지 한 사람이 도심에서 박스종이에 대문자로 ‘I’M BLIND. PLEASE HELP(나는 앞이 보이지 않아요. 제발 도와주세요.)’란 글을 써놓고 빈 깡통과 함께 앉아있다. 행인들이 드문드문 깡통에 동전 한 닢을 던져준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는 동전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손을 들어 고마움을 표현한다.
그때 검은 선글라스에 검은 가방을 든 검은 외투 차림의 한 여인이 다가온다. 무심코 거지의 앞을 지나치던 그녀는 멈칫하더니 되돌아와 박스 종이 뒤편에 매직펜으로 뭐라고 쓰기 시작한다. 거지는 그녀의 검은 구두를 만져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지만 그녀는 말없이 글만 남기고 떠나버린다.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앞 다투어 거지 앞에 다가와 지갑 속에 있는 동전을 죄다 꺼내주는 것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잠시 후 여인이 다시 찾아왔다. 구두를 만져보고 그녀임을 알아챈 거지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대체 무슨 일을 하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여인은 미소 지으며 “별일 아니에요. 힘내세요.”라고 대답한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남아있다.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정말 아름다운 날이에요. 하지만 나는 그것을 볼 수 없답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흘러간다. ‘Change your word, Change your world,(당신의 말을 바꾸면 당신의 세상이 바뀐다.)’
가르랑말 으르렁말
미국의 언어학자 사무엘 하야카와는 저서 [생각과 행동 속의 언어]에서 언어의 함축적 의미와 관련하여 아름답고 듣기 좋은 말을 ‘가르랑말(purr words)’,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이나 나쁜 말을 ‘으르렁말(snarI words)’ 구분했다. 가르랑말은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이고 으르렁 말은 사나운 개가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하는 소리다.
사람을 병들게 하는 말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것이 으르렁 말이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당신은 참 멋진 분이세요.’란 말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서 에너지가 솟아난다. 반대로 ‘이런 고약한 놈을 봤나.’ 같은 말을 들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화할 때 의식적으로 가르랑말을 씀으로써 편안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평소 자신의 말투에 으르렁 말이 섞여있지 않는지 되짚어 보고 항상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언어생활에 있어 칭찬의 효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반대로 욕설이나 독설 같은 부정적인 말을 삼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소한 일에도 으르렁거리는 까닭은 상대방을 모욕하고 위협하기 위해서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분노를 발산하려는 의도가 있다. 상대를 이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털어 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욕설은 일반 언어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무언가를 강조하고 싶을 때 ‘꼭 기억해!’보다 ‘기억 못 하면 죽어!’라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은 것이다. 이런 순기능 때문에 인류는 욕설을 멈추지 않는지도 모른다.
당신을 속이는 건전한 원리
히틀러의 위대한(?) 나팔수 괴벨스는 ‘큰 거짓말은 언제나 진짜처럼 믿어진다.’라는 건전한 원리에 입각하여 엄청난 거짓말을 하곤 했다. 군중들은 의식적으로나 혹은 고의적으로 부패하기 쉬운 경향을 갖고 있다. 대중의 원초적인 단순함으로 불 때 그들은 작은 일에는 쉽게 거짓말을 하지만 너무 큰 거짓말을 하는 것은 수치스럽게 여긴다. 그러기에 누군가의 기괴한 몰염치와 악랄한 허위진술을 상상하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진실이 밝혀진다 해도 그들은 오랫동안 의심하고 흔들리며 적어도 이런 이유들 중에 하나는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가장 오만한 거짓말이라도 일부는 항상 어디엔가 살아남아 들러붙어 있다. 이는 거짓말의 대가들과 거짓말 클럽이 충분히 터득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그런 거짓말의 원리를 활용하는 데 능숙하다.
독설은 폭력이다
요즘 사람들은 타인의 단점, 약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것은 불쾌할 수 있고 상처받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그런 감정을 숨긴다. 누구나 독설을 들으면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만 사람들은 그 상처를 숨기고 때론 독설가가 되며 때론 그 먹잇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정인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그 사람의 삶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된다. 하지만 개인을 직접적으로 비판할 때는 반드시 관용과 배려가 함께해야 한다. 그것이 빠진 독설은 폭력이다. 자극적인 말로 점철된 비판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도록 만들기보다 그 말에 집착하여 마음의 응어리를 짓게 한다. 문제의 본질을 피해 입히는 정신적 타격은 반드시 육체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헐뜯는 나무, 비방 양성화의 효과
요즘 우리나라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옛날이야기에서 좋은 건 외면하고 나쁜 짓만 열심히 배운 것 같다. 그들은 누군가를 타깃으로 삼으면 일단 엉뚱한 의혹을 제기한 다음 주고받기 식으로 확대재생산해서 뉴스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해서 의도한 목적을 이루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해 버린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이런 그들의 험담에 불끈 달아올랐다가 내용이 뉴스에서 사라지면 금세 잊어버린다. 결국 악당들의 장난에 놀아나는 셈이다. 그들에게 무책임한 험담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보여주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의 권리인데도 말이다.
고대 중국의 요 임금은 백성을 다스릴 때 행여 잘못이 있을까 항상 걱정하고 두려워했다. 한데 신라들은 자신의 말에 복종할 뿐 잘못된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고여 있는 물은 썩고, 언론이 막히면 정부는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 임금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궁궐 문 앞에 ‘감간지고(敢諫之鼓)’라는 커다란 북을 매달고 누구든지 임금의 허물을 찾아내면 그 북을 두드린 다음 기탄없이 말하라고 명했다. ‘감히 간하는 북’, 그렇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신문고의 원형이다.
요 임금은 그것만으로 마음에 차지 않았던지 궁궐 앞 다리에 나무 네 개로 기둥을 세워 ‘비방지목(誹謗之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헐뜯는 나무’라는 뜻의 이 기둥에는 자신에게 불만이 있지만 두려워서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마음껏 불평불만을 적어 붙여놓으라고 만든 것이다. 지도자의 심성이 이 정도라면 태평성대가 오지 않을 리 없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일으키는 말
“네가 일하며 얻은 것이 무엇이며 잃은 것이 무엇이냐?”
공자가 하급 관리로 일하고 있는 조카 공멸에게 물었다. 그러자 공멸이 대답했다.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세 가지를 잃었습니다. 첫째 일이 많아 공부를 못했습니다. 둘째 보수가 적어 친척 대접을 못했습니다. 셋째 공무가 다급해서 친구와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공자는 그와 같은 벼슬을 하고 있던 제자 자천에게 똑같이 물었다. 그러자 자천이 대답했다.
“저는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 배운 것을 실행해 보니 지식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둘째 보수를 아껴 친척을 접대하니 더욱 친숙해졌습니다. 셋째 공무의 여가에 친구들과 교제하니 우정이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긍정적인 말을 하려면 긍정적인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생각은 에너지이고 말에는 힘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이 바로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찬 말투다.
진실한 말은 진실한 마음에서 나온다.
싱가포르 가족협회에서 만든 장례식장의 감동적인 영상이 있다. 데이비드란 이름의 남자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과 조문객이 한 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슬픔과 회한으로 모두가 마냥 엄숙해야만 하는 공간, 이윽고 사회자가 고인의 부인에게 남편을 기릴 수 있는 추도사를 부탁한다. 그러자 부인은 젊은 날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연단에 섰다.
“저는 오늘 남편을 찬양하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이미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저는 대신 몇몇 분들이 불편해 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침실에서의 일을 말할 겁니다.”
그녀의 말에 좌중이 기묘한 분위기가 된다. 고인의 부모님과 친구들은 부인이 어떤 비밀을 털어놓을지 몰라 자못 긴장감까지 돈다. 심지어 낯을 찡그리는 사람들도 있다. 침실이라니……. 하지만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혹시 이 자리에 아침에 시동이 안 걸려 고생해본 분들이 있나요?”
갑자기 그녀가 심하게 코고는 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엉뚱한 상황에 웃음을 터뜨린다. 장례식장을 극장으로 만들 셈인가? 하지만 부인은 천연덕스럽게 기차 화통을 삶아먹는 것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흉내 낸 다음 이렇게 말했다.
“데이비드의 코고는 소리가 딱 이랬어요. 하지만 그것뿐이 아니었어요. 그는 자면서 방귀도 뀌었지요. 어떤 날은 자기가 뀐 방귀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기까지 했어요. 무슨 일이냐고 그이가 물으면 개 짖는 소리니 그냥 자라고 했어요.”
그 말에 다시금 좌중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젠 고인의 부모까지 웃음을 참지 못한다. 하지만 말을 이어가는 부인의 표정은 점점 엄숙해진다.
“모두들 재미있다고 생각하실 테지만 그의 병이 깊어지면서 모든 게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그 소리들은 나의 데이비드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였으니까요.”
비로소 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목구멍으로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가라앉혔다. 그러곤 환하게 웃고 있는 남편의 사진을 바라보며 말한다.
“전 잠자리에 들기 전 다시 한 번 그 소리들을 듣고 싶어요.”
그러면서 부인은 탁자 위에 있는 사진을 쓰다듬는다. 그 안에는 두 사람의 빛나는 청춘이 싱그럽게 살아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이런 사소한 일들이 생각난답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사실 그를 완전하게 해주는 것들이었어요.”
이윽고 그녀는 젖은 눈빛으로 아들과 두 딸을 바라보며 말한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아. 너희들도 아름다운 결점이 있는 배우자를 만나기를 바란다. 네 아버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윽고 그녀는 사진을 들고 단상에서 내려와 세 자녀를 껴안고 눈물 흘린다. 조문객들은 새삼 뭉클한 감동으로 고인의 영혼을 떠나보냈다. 그들은 부인의 연설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고인을 사랑했고 가족을 사랑하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지를 깨달았다. 아울러 그 때문에 고인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조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가족이 얼마나 고귀한 존재인지를 가슴 벅차게 느꼈을 것이다. 진실한 마음은 그렇듯 진실한 말로 드러난다.
▣ 주요 목차
머리말/지금 당신의 말이 위험하다
제1부 말의 민낯
나는 어떻게 말하는가?-가르랑말 으르렁말
입은 천 개의 칼을 지녔다-운명을 가르는 말
나의 말을 다스리자-기적을 일궈내는 말
내게 거짓말을 해봐-말과 행동의 이중성
제2부 욕설과 독설의 블랙홀
누워서 침 뱉지 말라-욕설의 부메랑 효과
차라리 그 입을 다물라-독설의 적과 흑
우선 바른말을 하라-믿음과 용기의 시발점
입은 귀를 받들어야-달변은 경청의 집사
제3부 행동은 꾸밀 수 있어도 말은 꾸밀 수 없다
솔로몬의 입으로 말하라-칭찬과 아부 사이
습관적인 비판은 마약이다-논리의 오용과 남용
험담은 자신을 찌른다-무책임한 발언의 대가
눈짓 몸짓 다정해도 믿을 수 없어요-표현의 진정성
제4부 말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
긍정적으로 말하라-미래를 밝히는 등불
솔직하면 당당해진다-인간관계의 신작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토론과 논쟁의 차이
유머가 사람을 모은다-사회적인 말하기
제5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말은 신의 선물-무재칠시의 교훈
마법의 주문을 외워봐-자기암시의 힘
평화의 말을 찾아서-연민의 대화
말이 세상을 바꾼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이 책은 말과 사람의 관계, 말의 중요성, 미래를 좌우하는 언어습관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구체적으로는 욕설이나 독설, 험담, 아부, 거짓말처럼 삶을 파괴하는 그릇된 말이 실제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해악이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칭찬이나 격려, 응원, 배려 등 자신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지켜내고 다듬어야 할 아름다운 말의 효용을 구명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말을 하며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을 건설적이고 희망적으로 만들 수 있고, 그 반대로 절망적으로 파괴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선택한 말, 우리가 내뱉는 말이 바로 우리의 인생을 바꾸고 우리의 인생 그 자체가 된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우리가 말의 부정적인 면을 버리고 긍정적인 면을 고양함으로써 삶을 기름지게 가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와 함께 꾸밀 수 없는 말의 진정성을 설파하면서 스스로 말하는 방식을 고침으로써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의 기쁨을 권하고 있다.
말의 독소와 생명력
말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푸념이나 험담을 하면 일순간 쾌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사실 부정적인 말에는 분노라는 독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결국 말하는 사람 자신이 불쾌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서라도 부정적인 말은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좋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너무 웃자라 불편하거나 쓸모없게 된 나무가 있을 경우 톱으로 잘라 버리는 게 아니라 온 부락민들이 모여 그 나무를 향해 크게 소리 지른다고 한다.
‘넌 살 가치가 없어!’ ‘난 널 사랑하지 않아!’ ‘차라리 죽어버려!’
그들이 이렇게 상처 주는 말을 계속하면 나무가 시들시들 말라 죽어버린다. 말 한마디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떤 때는 무심코 내뱉은 말이 남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히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따뜻한 격려의 말 한 마디에 절망했던 사람이 용기를 얻어 재기에 성공하기도 한다. 그렇듯 내가 지금 하는 말은 허공에서 부질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뇌리에 아로새겨져 악취를 내뿜거나 그윽한 향기로 거듭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지금 사람들은 무슨 말을 좋아하나?
2014년 2월 [허핑턴포스트]는 아티스트 니콜라이 램이 ‘History of Music’ 프로젝트를 통해 1960년대 이후부터 매년 빌보드 차트에 오른 100개의 곡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낱말을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Baby’란 낱말이었다.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아기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듯하다. 한편 점점 확산되는 자본의 권력을 증명하듯 ‘Money’란 낱말이 가사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매력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Body’도 인기다. ‘Boy’와 ‘Girl’은 여전히 좋은 소재지만 소년보다는 소녀가 훨씬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한때 강아지 이름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던 ‘Happy’는 6,70년대에 많이 등장했지만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Home’, ‘I Love You’나 ‘Smile’, ‘Kiss’, ‘Rain’, ‘Sad’처럼 멜로드라마에 쓰이던 낱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Heart’, ‘Lonely’, ‘We’, ‘Us’, ‘Love’는 보편적으로 쓰였다. 우려할 만한 사항이라면 21세기 들어 ‘Foul’, ‘Sexy’, ‘Weed’처럼 험하고 자극적인 낱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Hate’, ‘Kill’ 같은 낱말도 빠지지 않는다.
나쁜 말투는 휴지통으로
우리 주변에는 늘 위험하고 불행한 말이 떠돈다. 일례로 가족끼리 친구끼리 친근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뱉어내는 말 한 마디가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준다. 타인에게 정중하지만 가까운 가족에게는 성깔을 부리는 사람도 많다. 대개는 그런 행동이 사랑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실상 권위와 오만의 산물일 뿐이다. 그러기에 존 번연은 ‘웅변가는 밖에서는 성자지만 가정에서는 악마’라며 탄식했다.
일부 무책임한 부모들은 자녀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아놓고는 깨닫지 못한다. 그런 사람의 입은 한 마디로 지뢰 제조기다. 범죄자들의 대부분은 유아기에 부모로부터 숱한 정신적인 테러를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한다. 평소 부모가 사랑하고 믿어주었다면 그들의 운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격려와 배려는 여물지 않은 아이들의 두뇌에 영양을 주고 근력을 강화시킨다. 그리하여 자존감이 생기고 장점이 강화되면서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된다. 한 마디 말에는 지옥과 천국이 공존한다. 그러기에 [성서]에서는 ‘구부러진 말을 네 입에서 버리며 비뚤어진 말을 네 입술에서 멀리 하라.’고 했던 것이다.
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맹인 거지 한 사람이 도심에서 박스종이에 대문자로 ‘I’M BLIND. PLEASE HELP(나는 앞이 보이지 않아요. 제발 도와주세요.)’란 글을 써놓고 빈 깡통과 함께 앉아있다. 행인들이 드문드문 깡통에 동전 한 닢을 던져준다. 앞이 보이지 않는 그는 동전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손을 들어 고마움을 표현한다.
그때 검은 선글라스에 검은 가방을 든 검은 외투 차림의 한 여인이 다가온다. 무심코 거지의 앞을 지나치던 그녀는 멈칫하더니 되돌아와 박스 종이 뒤편에 매직펜으로 뭐라고 쓰기 시작한다. 거지는 그녀의 검은 구두를 만져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지만 그녀는 말없이 글만 남기고 떠나버린다.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앞 다투어 거지 앞에 다가와 지갑 속에 있는 동전을 죄다 꺼내주는 것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잠시 후 여인이 다시 찾아왔다. 구두를 만져보고 그녀임을 알아챈 거지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대체 무슨 일을 하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여인은 미소 지으며 “별일 아니에요. 힘내세요.”라고 대답한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남아있다.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정말 아름다운 날이에요. 하지만 나는 그것을 볼 수 없답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흘러간다. ‘Change your word, Change your world,(당신의 말을 바꾸면 당신의 세상이 바뀐다.)’
가르랑말 으르렁말
미국의 언어학자 사무엘 하야카와는 저서 [생각과 행동 속의 언어]에서 언어의 함축적 의미와 관련하여 아름답고 듣기 좋은 말을 ‘가르랑말(purr words)’,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이나 나쁜 말을 ‘으르렁말(snarI words)’ 구분했다. 가르랑말은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이고 으르렁 말은 사나운 개가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하는 소리다.
사람을 병들게 하는 말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것이 으르렁 말이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당신은 참 멋진 분이세요.’란 말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서 에너지가 솟아난다. 반대로 ‘이런 고약한 놈을 봤나.’ 같은 말을 들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화할 때 의식적으로 가르랑말을 씀으로써 편안한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평소 자신의 말투에 으르렁 말이 섞여있지 않는지 되짚어 보고 항상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언어생활에 있어 칭찬의 효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고, 반대로 욕설이나 독설 같은 부정적인 말을 삼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소한 일에도 으르렁거리는 까닭은 상대방을 모욕하고 위협하기 위해서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분노를 발산하려는 의도가 있다. 상대를 이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털어 버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욕설은 일반 언어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무언가를 강조하고 싶을 때 ‘꼭 기억해!’보다 ‘기억 못 하면 죽어!’라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은 것이다. 이런 순기능 때문에 인류는 욕설을 멈추지 않는지도 모른다.
당신을 속이는 건전한 원리
히틀러의 위대한(?) 나팔수 괴벨스는 ‘큰 거짓말은 언제나 진짜처럼 믿어진다.’라는 건전한 원리에 입각하여 엄청난 거짓말을 하곤 했다. 군중들은 의식적으로나 혹은 고의적으로 부패하기 쉬운 경향을 갖고 있다. 대중의 원초적인 단순함으로 불 때 그들은 작은 일에는 쉽게 거짓말을 하지만 너무 큰 거짓말을 하는 것은 수치스럽게 여긴다. 그러기에 누군가의 기괴한 몰염치와 악랄한 허위진술을 상상하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진실이 밝혀진다 해도 그들은 오랫동안 의심하고 흔들리며 적어도 이런 이유들 중에 하나는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가장 오만한 거짓말이라도 일부는 항상 어디엔가 살아남아 들러붙어 있다. 이는 거짓말의 대가들과 거짓말 클럽이 충분히 터득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그런 거짓말의 원리를 활용하는 데 능숙하다.
독설은 폭력이다
요즘 사람들은 타인의 단점, 약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것은 불쾌할 수 있고 상처받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그런 감정을 숨긴다. 누구나 독설을 들으면 자존감에 상처를 입지만 사람들은 그 상처를 숨기고 때론 독설가가 되며 때론 그 먹잇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정인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그 사람의 삶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된다. 하지만 개인을 직접적으로 비판할 때는 반드시 관용과 배려가 함께해야 한다. 그것이 빠진 독설은 폭력이다. 자극적인 말로 점철된 비판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도록 만들기보다 그 말에 집착하여 마음의 응어리를 짓게 한다. 문제의 본질을 피해 입히는 정신적 타격은 반드시 육체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헐뜯는 나무, 비방 양성화의 효과
요즘 우리나라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옛날이야기에서 좋은 건 외면하고 나쁜 짓만 열심히 배운 것 같다. 그들은 누군가를 타깃으로 삼으면 일단 엉뚱한 의혹을 제기한 다음 주고받기 식으로 확대재생산해서 뉴스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해서 의도한 목적을 이루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외면해 버린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이런 그들의 험담에 불끈 달아올랐다가 내용이 뉴스에서 사라지면 금세 잊어버린다. 결국 악당들의 장난에 놀아나는 셈이다. 그들에게 무책임한 험담의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보여주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의 권리인데도 말이다.
고대 중국의 요 임금은 백성을 다스릴 때 행여 잘못이 있을까 항상 걱정하고 두려워했다. 한데 신라들은 자신의 말에 복종할 뿐 잘못된 것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고여 있는 물은 썩고, 언론이 막히면 정부는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요 임금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궁궐 문 앞에 ‘감간지고(敢諫之鼓)’라는 커다란 북을 매달고 누구든지 임금의 허물을 찾아내면 그 북을 두드린 다음 기탄없이 말하라고 명했다. ‘감히 간하는 북’, 그렇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신문고의 원형이다.
요 임금은 그것만으로 마음에 차지 않았던지 궁궐 앞 다리에 나무 네 개로 기둥을 세워 ‘비방지목(誹謗之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헐뜯는 나무’라는 뜻의 이 기둥에는 자신에게 불만이 있지만 두려워서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마음껏 불평불만을 적어 붙여놓으라고 만든 것이다. 지도자의 심성이 이 정도라면 태평성대가 오지 않을 리 없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일으키는 말
“네가 일하며 얻은 것이 무엇이며 잃은 것이 무엇이냐?”
공자가 하급 관리로 일하고 있는 조카 공멸에게 물었다. 그러자 공멸이 대답했다.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세 가지를 잃었습니다. 첫째 일이 많아 공부를 못했습니다. 둘째 보수가 적어 친척 대접을 못했습니다. 셋째 공무가 다급해서 친구와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공자는 그와 같은 벼슬을 하고 있던 제자 자천에게 똑같이 물었다. 그러자 자천이 대답했다.
“저는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첫째 배운 것을 실행해 보니 지식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둘째 보수를 아껴 친척을 접대하니 더욱 친숙해졌습니다. 셋째 공무의 여가에 친구들과 교제하니 우정이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긍정적인 말을 하려면 긍정적인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생각은 에너지이고 말에는 힘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이 바로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찬 말투다.
진실한 말은 진실한 마음에서 나온다.
싱가포르 가족협회에서 만든 장례식장의 감동적인 영상이 있다. 데이비드란 이름의 남자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과 조문객이 한 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슬픔과 회한으로 모두가 마냥 엄숙해야만 하는 공간, 이윽고 사회자가 고인의 부인에게 남편을 기릴 수 있는 추도사를 부탁한다. 그러자 부인은 젊은 날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연단에 섰다.
“저는 오늘 남편을 찬양하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이미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저는 대신 몇몇 분들이 불편해 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침실에서의 일을 말할 겁니다.”
그녀의 말에 좌중이 기묘한 분위기가 된다. 고인의 부모님과 친구들은 부인이 어떤 비밀을 털어놓을지 몰라 자못 긴장감까지 돈다. 심지어 낯을 찡그리는 사람들도 있다. 침실이라니……. 하지만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혹시 이 자리에 아침에 시동이 안 걸려 고생해본 분들이 있나요?”
갑자기 그녀가 심하게 코고는 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엉뚱한 상황에 웃음을 터뜨린다. 장례식장을 극장으로 만들 셈인가? 하지만 부인은 천연덕스럽게 기차 화통을 삶아먹는 것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흉내 낸 다음 이렇게 말했다.
“데이비드의 코고는 소리가 딱 이랬어요. 하지만 그것뿐이 아니었어요. 그는 자면서 방귀도 뀌었지요. 어떤 날은 자기가 뀐 방귀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기까지 했어요. 무슨 일이냐고 그이가 물으면 개 짖는 소리니 그냥 자라고 했어요.”
그 말에 다시금 좌중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젠 고인의 부모까지 웃음을 참지 못한다. 하지만 말을 이어가는 부인의 표정은 점점 엄숙해진다.
“모두들 재미있다고 생각하실 테지만 그의 병이 깊어지면서 모든 게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그 소리들은 나의 데이비드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였으니까요.”
비로소 그녀는 고개를 돌리더니 목구멍으로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가라앉혔다. 그러곤 환하게 웃고 있는 남편의 사진을 바라보며 말한다.
“전 잠자리에 들기 전 다시 한 번 그 소리들을 듣고 싶어요.”
그러면서 부인은 탁자 위에 있는 사진을 쓰다듬는다. 그 안에는 두 사람의 빛나는 청춘이 싱그럽게 살아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이런 사소한 일들이 생각난답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사실 그를 완전하게 해주는 것들이었어요.”
이윽고 그녀는 젖은 눈빛으로 아들과 두 딸을 바라보며 말한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아. 너희들도 아름다운 결점이 있는 배우자를 만나기를 바란다. 네 아버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윽고 그녀는 사진을 들고 단상에서 내려와 세 자녀를 껴안고 눈물 흘린다. 조문객들은 새삼 뭉클한 감동으로 고인의 영혼을 떠나보냈다. 그들은 부인의 연설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고인을 사랑했고 가족을 사랑하고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지를 깨달았다. 아울러 그 때문에 고인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조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가족이 얼마나 고귀한 존재인지를 가슴 벅차게 느꼈을 것이다. 진실한 마음은 그렇듯 진실한 말로 드러난다.
▣ 주요 목차
머리말/지금 당신의 말이 위험하다
제1부 말의 민낯
나는 어떻게 말하는가?-가르랑말 으르렁말
입은 천 개의 칼을 지녔다-운명을 가르는 말
나의 말을 다스리자-기적을 일궈내는 말
내게 거짓말을 해봐-말과 행동의 이중성
제2부 욕설과 독설의 블랙홀
누워서 침 뱉지 말라-욕설의 부메랑 효과
차라리 그 입을 다물라-독설의 적과 흑
우선 바른말을 하라-믿음과 용기의 시발점
입은 귀를 받들어야-달변은 경청의 집사
제3부 행동은 꾸밀 수 있어도 말은 꾸밀 수 없다
솔로몬의 입으로 말하라-칭찬과 아부 사이
습관적인 비판은 마약이다-논리의 오용과 남용
험담은 자신을 찌른다-무책임한 발언의 대가
눈짓 몸짓 다정해도 믿을 수 없어요-표현의 진정성
제4부 말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
긍정적으로 말하라-미래를 밝히는 등불
솔직하면 당당해진다-인간관계의 신작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토론과 논쟁의 차이
유머가 사람을 모은다-사회적인 말하기
제5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말은 신의 선물-무재칠시의 교훈
마법의 주문을 외워봐-자기암시의 힘
평화의 말을 찾아서-연민의 대화
말이 세상을 바꾼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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