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

고객평점
저자에리 데 루카
출판사항바다출판사, 발행일:2015/06/15
형태사항p.139 국판:22
매장위치문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561770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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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에리 데 루카의 감정 교육”
선과 악을 몸으로 배우는 소년소녀
그들이 정의의 문제를 통해 만들어 가는 감정의 결

“소년소녀의 성장 과정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생동감 넘치게 그려지는 것은 에리 데 루카의 정제된 언어들 덕이다. 작가는 마치 가로세로 낱말 퍼즐의 칸을 채울 때처럼 고민하며 선택한 단어들로 고향 나폴리와 베수비오 화산, 파란 하늘 아래의 여름 섬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탈리아 남부의 정서를 그린다.”_‘옮긴이의 말’에서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의 주인공은 열 살 소년이다. 소년은 “미로 같은 유년기를 소리 없이 막 마감”하고 엄마와 함께 나폴리 근교의 섬으로 여름휴가를 보내러 왔다. 혼자 책 속에 파묻혀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주변의 소란스러움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소년은 조숙하고 냉소적인 성격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몸이 정신의 성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소년을 갑갑하게 만든다. 소년은 육체의 껍질을 벗고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소년에게 중요한 문제는 몸을 탈출하는 것이다. “내 몸은 나를 무시하고, 난 내 몸을 좋아하지 않아. (…) 난 성장하는데 내 몸은 아니야. 몸이 내 성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해. 그래서 망가져도 상관없어. 아니 망가지면 거기서 새로운 몸이 밖으로 나올 거야.”(본문 55~56쪽) 소년이 성장하는 데 어른들(부모님)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전쟁의 상흔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거나 새로운 삶을 찾아 이탈리아를 떠나고자 한다. 소년이 봤을 때 어른은 “거대한 몸을 가진 기형적인 어린이”다. 소년은 성장하기 위해 홀로 고심한다. 그때 그 주변으로 한 명의 어부와 한 명의 소녀와 그리고 세 명의 남자아이들이 나타난다.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는 어부의 투막한 말로 시작된다. “바다는 학교랑 달라. 여기에는 선생님이 없어. 그냥 바다가 있고, 네가 거기 있는 거야. 바다는 네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아. 그냥 자기 식대로 흘러갈 뿐이야.”(본문 11쪽) 소년에게 세상의 무용함과 덧없음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어부다. 대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지속해야만 하는, “행운이 따르지 않는 노동”을 “고집스러운 욕심 때문에 할 뿐”인 어부들의 인생. 어부는 소년에게 낚시 기술과 바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년은 열 살이 되기 전 이미 《돈키호테》를 단숨에 읽고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믿기 시작했다. 그런 소년은 어느 날 해변에서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 소녀를 바라보게 된다. 동물을 사랑하고 그 행동을 연구하는 데 관심이 많은 소녀는 소년과는 또 다른 생명력으로 가득한 인물이다. 소녀는 소년에게 당돌하게 사랑을 제안하고 삶의 정의와 감정에 눈뜨게 한다. 그때까지 소년에게 ‘사랑’이란 어른들이 과장해서 사용하는 감정 표현이었으나 이제 소년은 그 감정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홀로 자신의 몸과 사투를 벌이던 소년은 소녀를 만나게 되면서 감정이라는 세계에 눈을 뜬다.(《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가 출간되었을 때 이탈리아의 유명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에리 데 루카의 감정 교육”이라는 말로 이 소설을 표현했다.)

소년은 어린아이의 껍질을 벗기 위해 자신보다 몸집이 큰 남자아이 세 명을 이용한다. 이 세 명의 소년들 또한 소녀를 사랑한다. 그들은 소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 소년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증오하는데, 소년은 자신을 향한 그들의 공격성을 활용하여 자신의 몸과 결별하려 한다. “열 살 때 나는 공격의 진실을 믿었다.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공격이 내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본문 60쪽) “나는 내가 방어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통증이 몹시 심했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는 내면의 평화로움 때문에 난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본문 61쪽)

세 명의 남자아이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주인공 소년을 보고 소녀는 소년 대신 ‘정의’를 구현해야겠다고 판단한다. 주인공 소년은 이 폭력이 자신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생각하지만(그래서 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소녀의 생각은 다르다. 소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구상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소년과 소녀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육체의 껍질을 벗고 한층 성장하게 된다.


“에리 데 루카의 자전적 성격이 가장 짙은 소설”
마치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눈부신 순간의 기억을 망막에 새기기 위해 쓰다

“그 아이가 바로 저였습니다. 그 어렴풋한 사랑의 감정 속에는 후에 경험하게 될 모든 작별의 의미가 이미 담겨 있었어요. (…) 그 후로 소식을 못 들었어요. 여름휴가가 끝나고 서로 주소를 교환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지나간 일은 묻어 두는 게 좋으니까요. 동물을 굉장히 사랑하는 아이였습니다. 어쩌면 동물학자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가끔은 고래를 보호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_에리 데 루카 인터뷰 중에서(《조이아Gioia》)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는 한 소년의 성장을 그리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에리 데 루카 자신의 ‘기억’에 관한 소설이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억의 세밀한 부분을 담는다. 60세 주인공이 자신의 인생 퍼즐을 맞추듯 50년 전 뜨거웠던 여름의 사건들을 하나씩 재구성해 나간다. 소설 속 주인공의 삶과 현실 속 에리 데 루카의 시간이 오차 없이 겹쳐진다.

에리 데 루카는 소설의 주인공처럼 열여덟 살에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고향 나폴리를 떠나 로마로 이주했다. 그 후 주인공이 걸어온 인생의 여정대로 에리 데 루카 또한 어느 도시의 공사장에서 곡괭이를 쥐고 힘겹게 일했고, 시위하는 군중에 섞여 전투적인 정치운동을 벌였고,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소설을 썼다. 이렇게 소설과 실재가 중첩되면서 이 작품은 단편적인 성장소설의 테두리를 벗어난다. 에리 데 루카는 자신이 걸어온 인생을, 마치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암초 사이로 기억의 파도가 넘실거리듯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틀에 담았다.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는 삶과 자연, 문학과 사랑이라는 눈부신 순간의 기억을 망막에 새기기 위해 “시로 쓴 자화상” 같은 소설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에리 데 루카
소설가, 시인, 성서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 “21세기 이탈리아 문학의 얼굴”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고, 연극 무대에 오르고 영화에 출연하며, 암벽 등반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50년 나폴리에서 태어나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로마로 떠났다. 로마에서 학생운동을 했고 이어서 ‘투쟁은 계속된다’라는 이름의 정치운동 그룹에 참여했다. 이탈리아와 그 밖의 유럽 국가에서 기계공, 트럭 운전기사, 미장이로 일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 당시 보급단의 운전기사로도 활동했다. 1989년 마흔이 되었을 때, 스무 살에 써 두었던 소설 《지금, 여기서는 아닌》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5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썼다. 주요 작품으로 프랑스 ‘페미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라파니엘로의 날개》를 비롯해 《나비의 무게》 《식초, 무지개》 《세 마리의 말》 《행복의 하루 전날》 《양탄자 구름》 《예수의 마지막 소식》 《어머니의 이름으로》 등이 있다.

역자 : 이현경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했으며,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 이탈리아 정부가 주는 ‘국가번역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탈리아어 통번역학을 가르치고 다.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반쪼가리 자작》 《나무 위의 남작》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존재하지 않는 기사》 《우주만화》,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표》,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 《바우돌리노》 《작은 일기》,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선사시대 사랑 이야기》, 줄리오 레오니 《단테의 비밀의 집회》 《단테의 빛의 살인》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수산나 타마로의 《아니마 문디》 《마음 가는 대로》 《영원의 수업》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_에리 데 루카 05
물고기는 눈을 감지 않는다 11
옮긴이의 말 136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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