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았고,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인류의 탄생에서 우주 탐사 그 너머까지
생존을 위한 도전과 승리의 대서사시
두툼한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해서 독서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새로운 세계사를 저술하려는 사람들이 ‘세계사 책은 이러해야 한다’고 그려왔을 법한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동떨어진 대륙들이, 나라들이, 도시들이 만나고 있다. 로마 제국과 한나라가, 에스파냐와 페루가, 포르투갈과 앙골라가, 바이킹과 아라비아가 만난다. 만나는 과정에서 인간들 사이에는 수많은 충돌과, 그것보다는 훨씬 적은 교감이 있었다. 특히 이 책은 한쪽의 구술을 일방적으로 적지 않고 그 쌍방의 관계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 조한욱 |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한눈에 들어오는 인류사
다른 종에 비해 몸집도 작고 허약한 인간은 가혹한 지구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소규모 수렵 집단에서 지구 자체를 좌지우지할 만한 힘을 지닌 지배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최초의 인간이 오늘날의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기까지, 인류가 장대한 역사에서 맞닥뜨린 숱한 도전 앞에 어떻게 투쟁하고 승리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인류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모두 다루면서도,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중요한 발견과 사건들을 열두 개의 장면으로 집약하여 짚어낸다. 변화의 씨앗, 철의 시대, 시민의 성장, 문명의 충돌, 전염병, 신세계, 실버러시, 혁명 등. 인류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설명하는 이 열두 가지 주제를 따라가면서 빠르게 전개되는 이 책은 인간의 역사는 물론이고 자연사와 과학의 다양한 분야까지 넘나들며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누구나 이 책을 통해 방대한 인류사를 명쾌하게 읽어내면서 인류사의 풍부한 광맥들을 탐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문명사 서술의 새로운 표본
이 책의 서술에는 한동안 역사학계를 풍미했던 미시사의 요소가 남아 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미시사적 관심을 거대한 사회 구조의 변혁과 연결하는 미덕도 놓치지 않았다. 구조에 치중하는 역사책은 통계 숫자와 그에 대한 설명에 그쳐 사실 열거에 머물기 쉬운데, 이 책은 인류 역사 전체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미시사적인 관심과 서술 방식을 잘 녹여냄으로써 역사가 무미건조한 과거의 나열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현장임을 알게 해주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열두 가지 키워드
인간은 생존의 갈림길마다 결정적인 도약을 했다. 만만찮은 장애와 수수께끼를 해결하고 극복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인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인간이라는 종은 태어나면서부터 발명하고 건설하고 자기 삶의 터전을 찾아 드넓은 공간을 이동했다. 불을 발견하고 먹을 것을 조달하고 쉴 곳을 마련했다.
우리가 그 사건들을 한번 재생해본다면, 인간이 직면했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그런 생존투쟁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다.
이 책은 불의 발견에서 철의 발명까지, 고대 로마의 몰락에서 산업혁명까지, 초기 민주주의에서 공민권 운동까지, 인쇄술의 발명에서 컴퓨터의 발전까지, 이러한 역사적 발전을 이끈 동인을 철저히 내부에서 찾으며, 자연의 힘과 인간의 지능과 행운이 어떻게 교차하며 지금의 인간으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전염병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사소한 기술적 발견과 발명이 어떻게 역사를 바꾸었는지,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어떻게 다른 지역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며 인류의 역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야기와 그림으로 재현해낸 시간과 사람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역사가와 과학자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도 수십억 개개인의 삶이 어떻게 오늘의 세계를 일구어냈는지 보여준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칭기즈칸,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같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현장을 그려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 책은 누구나 아는 이런 유명인 외에도 역사를 바꾼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보통 사람들의 모습도 놓치지 않았다. 예컨대, 씨앗을 발견한 여성, 빙하시대를 견뎌낸 사람들,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이집트의 건축가, 스파르타의 전사들과 민회에 참석한 아테네의 시민, 바이킹 식 장례를 치르는 볼가 강가 사람들, 페루의 은광산에서 일하는 사람, 뉴햄프셔의 제재소에서 소나무 폭동을 일으킨 사람들, 콜레라 확산의 한가운데에 휩쓸린 엄마와 아기 등이 그 속에 포함된다.
특히 각 장마다 삽입되어 있는 일화들은 구체적으로 묘사한 이야기체 서술로 저마다의 시간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생생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인류의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굵직굵직하게 그려내면서도 짧은 일화와 적확한 그림을 통해 역사의 어느 한 순간, 한 장소에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이 어떻게 사회의 커다란 흐름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영상미가 책장의 다채로움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책장마다 자리 잡은 사진과 그림이다. 다큐멘터리의 매력이 돋보이는 사진은 물론, 각 시대에 알맞게 묘사된 그림과 도표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와 함께 고고학, 인류학,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 등을 총망라하는 지식들이 때로는 상세하게, 때로는 간략하게 적절한 순간에 등장한다.
각 시대의 인류 분포를 한눈에 파악하게 해주는 수십 장의 지도, 종이와 화약·인쇄술의 발달과 같은 문명의 중요한 계기가 된 지점들, 기술의 도약을 보여주는 여러 징후, 중국의 석궁에서 생물학전·원자폭탄까지 온갖 무기의 발달, 오래된 도시와 새로운 도시의 건축물 등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걸맞은 다양한 범위의 이미지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자의 호기심을 한껏 채워줄 것이다.
또한 이런 이미지와 함께 등장하는 조각글들은 칭기즈칸의 정벌에 지구 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려던 포르투갈 뱃사람들이 어떤 바람과 어떤 조류를 만나 고투를 벌였는지, 천연두가 어떻게 잉카 제국을 멸망으로 몰아갔는지 등, 여타의 책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았던 사실들을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에게 또 다른 충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다시 도약하기 위하여, 인류사의 퍼즐 맞추기
“동양과 서양 사이에는 황무지가 놓여 있었고, 제국과 식민지 사이에는 대양이 놓여 있었다. 그 양측의 인간들은 어떻게 대면했을까, 인간과 자연 사이 그리고 인간과 발명품 사이의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결국,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그동안 역사가들이 내버려두었던 ‘연결 고리’로 독자들을 이끌어주고 있다.
▶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속으로
1. 변화의 씨앗
농업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영구 경작지가 개간되고 수확량도 증가했다. 수확량 증가는 잉여 곡물을 낳았고 잉여 곡물은 공동체의 확대로 이어졌다. 처음으로 모든 사람이 먹을거리 생산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었다. 이제 몇몇 사람은 공동체에 필요한 다른 것을 생산했다. 최초로 토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도공이 생겨났고, 뒤를 이어 방직공·무두장이·벽돌공·금속세공인이 탄생했다.
2. 철의 시대
금속을 녹여 무기로 만들 방법을 알아낸 것은 인간의 독창적인 발명 능력이었다. 힘센 부자들이 전유하던 무력 정복이 배고픈 대중도 할 수 있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전쟁의 주체와 방법이 바뀌었다. 자연과 다른 인간의 위협에 대항할 필요가 지구에서 가장 흔한 금속을 길들일 수 있게 되는 시점과 일치하면서 폭력은 지금까지와는 규모가 달라졌다.
3. 시민의 성장
유라시아 대륙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있는 로마 제국과 한나라는 고대 세계에서 전체 인구의 절반을 지배했다. 이 두 세력은 대등한 존재였기에 거대한 규모의 장거리무역과 교류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서로 이익이었다. 수천 킬로미터의 황무지와 문화적 차이로 분리된 두 제국은 어찌 되었건 간에 세계를 좀 더 가깝게 했다.
4. 문명의 충돌
무함마드는 아라비아 사막 너머로 ‘신도군’을 이끌고 개종과 정복을 탁월하게 결합함으로써 이슬람교를 확산시켰다. 13세기 중세시대가 끝나기 전, 기사가 주축이 된 서구의 군대는 가슴에 십자가를 새기고 무슬림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이들의 대립과 갈등은 상업적 교역과 문화적 교류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만, 수 세기 동안 지속될 문명 충돌의 첫 단계이기도 할 것이다.
5. 전염병
13세기가 되자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되었다. 교역은 번성했다. 제국은 점점 확대되었고 기술은 발전하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적이 인류와 유라시아 문명을 파괴하려고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 적은 인류가 창조한 무역로를 따라 정복군보다 더한 약탈을 일삼으며 지구를 황폐하게 했다.
6. 새로운 시대
15세기 말 인류는 전 세계적 차원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이할 준비 태세를 끝냈다. 총과 화약이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인쇄술이 발명되었다. 은행이 탄생하고 지도 제작이 활기를 띠었다. 혁명적 사고와 한층 강한 무기로 무장하고 아프리카인을 기독교도로 개종시킬 결의를 굳게 하며 포르투갈 뱃사람들은 동쪽으로 멀리, 더 멀리 나아갔다. 해상무역의 독점권과 영토 팽창을 위해 경쟁하는 ‘대항해시대’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7. 신세계
구세계와 신세계는 콜럼버스의 탐험으로 다시 마주한다. 1492년은 인간의 역사에서 힘의 축이 동양에서 서양으로 옮겨 가는 중대한 시기였다. 대서양을 건넌 콜럼버스의 항해를 시작으로 유럽인은 처음으로 아메리카와 접촉했고, 이후 수 세기 동안 이국을 유럽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탐험이 지속되었다. 세계지도는 다시 그려졌고 인류의 이야기는 방향을 틀었다.
8. 실버러시
라틴아메리카의 은은 250년 동안 에스파냐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었다. 그 덕분에 에스파냐는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했다. 게다가 에스파냐와 영국, 네덜란드를 경유해 멕시코와 페루를 인도와 중국에 연결함으로써 최초의 세계 경제를 창출했다. 에스파냐는 은으로 제국 전쟁의 재원을 마련했다. 포르투갈은 은광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고자 노예무역을 몰아붙였고 안데스의 아메리카 원주민 인구가 크게 감소했다. 머지않아 은은 유럽의 교회와 왕궁을 장식하고 아시아와의 해상교역에서 지급수단으로 사용되었다.
9. 황무지
역사 내내 인간은 모피와 소금, 금, 어장, 목초지, 유전을 비롯한 세계의 한정된 천연자원을 소비하고 장악할 권리를 차지하려고 서로 맹렬히 싸웠다. 오늘날에는 이제 다가올 거대한 갈등이 마실 물과 경작할 토지처럼 인간의 생필품을 두고 일어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인류는 야생에서 더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을 합성하는 경쟁을 벌였다. 사냥하고 낚시하고 캐내고 기를 수 없다면 인간은 만들 것이다. 아니면, 남은 것을 두고 죽을 때까지 싸우든가.
10. 혁명
민주주의·민족자결권이라는 개념과 미국 반란의 승리가 또 다른 혁명들을 촉발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인과 벨기에인, 폴란드인이 1820년대와 1830년대에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싸웠다. 1791년 아이티에서는 노예와 자유민 흑인이 프랑스 지배에 저항해 봉기했다. 1820년대에 에스파냐령 아메리카에서는 혁명이 일어나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파나마,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의 독립을 가져왔다. 그리고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독립혁명이 태동하는 사이에 또 다른 종류의 혁명이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11. 더 가까이
산업의 확산에는 상당한 희생이 따른다. 공장 노동자들은 때때로 사회라는 기계의 톱니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 전통적인 공예는 사라져간다. 미개발 국가들은 서구의 진보를 위한 원자재 원천으로서 약탈당한다. 그리고 전 세계가 곧 덮쳐올 전쟁을 앞두고 인류는 비행이라는 새로 발견한 재능을 치명적 무기로 전환할 준비를 한다. 우리가 언젠가 자연의 비밀을 다 풀어내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인류는 가장 큰 위기와 가장 큰 기회를 함께 맞게 될 것이다.
12. 영원한 망각
인간은 언제나 자원과 지식, 모험을 찾아서 또 다음의 지평선 너머를 향하는 여행자였고 탐험가였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의 머나먼 곳과 생명의 기본원리, 이 둘 다 탐사할 태세를 갖추었다. 이제 우리에게는 우리 조상이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우리 행성과 우리 자신을 바꿀 힘이 있다.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원과 인간 마음의 형체, 우주의 생명 가능성을 탐사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패멀라 D. 톨러(Pamela D. Toler)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인도아대륙 역사에 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유럽 제국주의와 이슬람’이라는 하위분야도 꾸준히 연구했다.
저자는 특히 더 많은 독자가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하려고 대중적인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글을 쓸 때에는 사실을 실증하고 최신 연구 성과를 확인하고 수집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쓰며 질문과 호기심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루는 주제 또한 고대 페루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다양하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큰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대 페루의 깃털 모자나 1차 세계대전 신병 모집 포스터, 서아프리카의 진흙 모스크, 나폴레옹의 이집트 침략이나 압생트의 역사처럼 작은 이야기도 썼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문화가 만나서 서로를 변화시키는 시대와 장소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이 책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외에 《사회주의의 이해》가 있다.
역자 : 안희정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인문, 청소년 책을 기획 편집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면서 틈틈이 글과 그림을 즐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쁜 과학자들》, 《토론의 정석》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사
Ⅰ 인류의 역사라는 거대한 퍼즐을 완성하는 즐거움_조한욱(한국교원대학교 교수)
Ⅱ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생존투쟁의 역사이다_이언 모리스(스탠퍼드대학교 교수)
서문
1장 변화의 씨앗_인간의 탄생에서 문명의 탄생까지
2장 철의 시대_문명의 시작
3장 시민의 성장_로마 제국과 한나라
4장 문명의 충돌_문명은 동방에서
5장 전염병_대륙에서 대륙으로
6장 새로운 시대_근대의 시작
7장 신세계_제국과 탐험의 시대
8장 실버러시_세계화의 여명
9장 황무지_자원과 지식을 둘러싼 투쟁
10장 혁명_민주주의와 산업화
11장 더 가까이_혁신과 이주의 시대
12장 영원한 망각_새로운 경계를 넘어서
참고 문헌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았고,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인류의 탄생에서 우주 탐사 그 너머까지
생존을 위한 도전과 승리의 대서사시
두툼한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해서 독서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새로운 세계사를 저술하려는 사람들이 ‘세계사 책은 이러해야 한다’고 그려왔을 법한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동떨어진 대륙들이, 나라들이, 도시들이 만나고 있다. 로마 제국과 한나라가, 에스파냐와 페루가, 포르투갈과 앙골라가, 바이킹과 아라비아가 만난다. 만나는 과정에서 인간들 사이에는 수많은 충돌과, 그것보다는 훨씬 적은 교감이 있었다. 특히 이 책은 한쪽의 구술을 일방적으로 적지 않고 그 쌍방의 관계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 조한욱 |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
한눈에 들어오는 인류사
다른 종에 비해 몸집도 작고 허약한 인간은 가혹한 지구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소규모 수렵 집단에서 지구 자체를 좌지우지할 만한 힘을 지닌 지배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최초의 인간이 오늘날의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기까지, 인류가 장대한 역사에서 맞닥뜨린 숱한 도전 앞에 어떻게 투쟁하고 승리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인류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모두 다루면서도,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중요한 발견과 사건들을 열두 개의 장면으로 집약하여 짚어낸다. 변화의 씨앗, 철의 시대, 시민의 성장, 문명의 충돌, 전염병, 신세계, 실버러시, 혁명 등. 인류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설명하는 이 열두 가지 주제를 따라가면서 빠르게 전개되는 이 책은 인간의 역사는 물론이고 자연사와 과학의 다양한 분야까지 넘나들며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누구나 이 책을 통해 방대한 인류사를 명쾌하게 읽어내면서 인류사의 풍부한 광맥들을 탐사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문명사 서술의 새로운 표본
이 책의 서술에는 한동안 역사학계를 풍미했던 미시사의 요소가 남아 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미시사적 관심을 거대한 사회 구조의 변혁과 연결하는 미덕도 놓치지 않았다. 구조에 치중하는 역사책은 통계 숫자와 그에 대한 설명에 그쳐 사실 열거에 머물기 쉬운데, 이 책은 인류 역사 전체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미시사적인 관심과 서술 방식을 잘 녹여냄으로써 역사가 무미건조한 과거의 나열이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현장임을 알게 해주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열두 가지 키워드
인간은 생존의 갈림길마다 결정적인 도약을 했다. 만만찮은 장애와 수수께끼를 해결하고 극복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인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인간이라는 종은 태어나면서부터 발명하고 건설하고 자기 삶의 터전을 찾아 드넓은 공간을 이동했다. 불을 발견하고 먹을 것을 조달하고 쉴 곳을 마련했다.
우리가 그 사건들을 한번 재생해본다면, 인간이 직면했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그런 생존투쟁의 흔적을 찾는 작업이다.
이 책은 불의 발견에서 철의 발명까지, 고대 로마의 몰락에서 산업혁명까지, 초기 민주주의에서 공민권 운동까지, 인쇄술의 발명에서 컴퓨터의 발전까지, 이러한 역사적 발전을 이끈 동인을 철저히 내부에서 찾으며, 자연의 힘과 인간의 지능과 행운이 어떻게 교차하며 지금의 인간으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전염병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사소한 기술적 발견과 발명이 어떻게 역사를 바꾸었는지,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어떻게 다른 지역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의 궁금증을 풀어나가며 인류의 역사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야기와 그림으로 재현해낸 시간과 사람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역사가와 과학자의 최근 연구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도 수십억 개개인의 삶이 어떻게 오늘의 세계를 일구어냈는지 보여준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칭기즈칸,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같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현장을 그려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 책은 누구나 아는 이런 유명인 외에도 역사를 바꾼 거대한 사건에 휘말린 보통 사람들의 모습도 놓치지 않았다. 예컨대, 씨앗을 발견한 여성, 빙하시대를 견뎌낸 사람들,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이집트의 건축가, 스파르타의 전사들과 민회에 참석한 아테네의 시민, 바이킹 식 장례를 치르는 볼가 강가 사람들, 페루의 은광산에서 일하는 사람, 뉴햄프셔의 제재소에서 소나무 폭동을 일으킨 사람들, 콜레라 확산의 한가운데에 휩쓸린 엄마와 아기 등이 그 속에 포함된다.
특히 각 장마다 삽입되어 있는 일화들은 구체적으로 묘사한 이야기체 서술로 저마다의 시간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생생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인류의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을 굵직굵직하게 그려내면서도 짧은 일화와 적확한 그림을 통해 역사의 어느 한 순간, 한 장소에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이 어떻게 사회의 커다란 흐름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영상미가 책장의 다채로움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책장마다 자리 잡은 사진과 그림이다. 다큐멘터리의 매력이 돋보이는 사진은 물론, 각 시대에 알맞게 묘사된 그림과 도표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와 함께 고고학, 인류학,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 등을 총망라하는 지식들이 때로는 상세하게, 때로는 간략하게 적절한 순간에 등장한다.
각 시대의 인류 분포를 한눈에 파악하게 해주는 수십 장의 지도, 종이와 화약·인쇄술의 발달과 같은 문명의 중요한 계기가 된 지점들, 기술의 도약을 보여주는 여러 징후, 중국의 석궁에서 생물학전·원자폭탄까지 온갖 무기의 발달, 오래된 도시와 새로운 도시의 건축물 등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걸맞은 다양한 범위의 이미지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독자의 호기심을 한껏 채워줄 것이다.
또한 이런 이미지와 함께 등장하는 조각글들은 칭기즈칸의 정벌에 지구 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려던 포르투갈 뱃사람들이 어떤 바람과 어떤 조류를 만나 고투를 벌였는지, 천연두가 어떻게 잉카 제국을 멸망으로 몰아갔는지 등, 여타의 책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았던 사실들을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에게 또 다른 충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다시 도약하기 위하여, 인류사의 퍼즐 맞추기
“동양과 서양 사이에는 황무지가 놓여 있었고, 제국과 식민지 사이에는 대양이 놓여 있었다. 그 양측의 인간들은 어떻게 대면했을까, 인간과 자연 사이 그리고 인간과 발명품 사이의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결국,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그동안 역사가들이 내버려두었던 ‘연결 고리’로 독자들을 이끌어주고 있다.
▶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속으로
1. 변화의 씨앗
농업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영구 경작지가 개간되고 수확량도 증가했다. 수확량 증가는 잉여 곡물을 낳았고 잉여 곡물은 공동체의 확대로 이어졌다. 처음으로 모든 사람이 먹을거리 생산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었다. 이제 몇몇 사람은 공동체에 필요한 다른 것을 생산했다. 최초로 토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도공이 생겨났고, 뒤를 이어 방직공·무두장이·벽돌공·금속세공인이 탄생했다.
2. 철의 시대
금속을 녹여 무기로 만들 방법을 알아낸 것은 인간의 독창적인 발명 능력이었다. 힘센 부자들이 전유하던 무력 정복이 배고픈 대중도 할 수 있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전쟁의 주체와 방법이 바뀌었다. 자연과 다른 인간의 위협에 대항할 필요가 지구에서 가장 흔한 금속을 길들일 수 있게 되는 시점과 일치하면서 폭력은 지금까지와는 규모가 달라졌다.
3. 시민의 성장
유라시아 대륙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있는 로마 제국과 한나라는 고대 세계에서 전체 인구의 절반을 지배했다. 이 두 세력은 대등한 존재였기에 거대한 규모의 장거리무역과 교류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서로 이익이었다. 수천 킬로미터의 황무지와 문화적 차이로 분리된 두 제국은 어찌 되었건 간에 세계를 좀 더 가깝게 했다.
4. 문명의 충돌
무함마드는 아라비아 사막 너머로 ‘신도군’을 이끌고 개종과 정복을 탁월하게 결합함으로써 이슬람교를 확산시켰다. 13세기 중세시대가 끝나기 전, 기사가 주축이 된 서구의 군대는 가슴에 십자가를 새기고 무슬림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이들의 대립과 갈등은 상업적 교역과 문화적 교류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만, 수 세기 동안 지속될 문명 충돌의 첫 단계이기도 할 것이다.
5. 전염병
13세기가 되자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되었다. 교역은 번성했다. 제국은 점점 확대되었고 기술은 발전하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적이 인류와 유라시아 문명을 파괴하려고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 적은 인류가 창조한 무역로를 따라 정복군보다 더한 약탈을 일삼으며 지구를 황폐하게 했다.
6. 새로운 시대
15세기 말 인류는 전 세계적 차원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이할 준비 태세를 끝냈다. 총과 화약이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인쇄술이 발명되었다. 은행이 탄생하고 지도 제작이 활기를 띠었다. 혁명적 사고와 한층 강한 무기로 무장하고 아프리카인을 기독교도로 개종시킬 결의를 굳게 하며 포르투갈 뱃사람들은 동쪽으로 멀리, 더 멀리 나아갔다. 해상무역의 독점권과 영토 팽창을 위해 경쟁하는 ‘대항해시대’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7. 신세계
구세계와 신세계는 콜럼버스의 탐험으로 다시 마주한다. 1492년은 인간의 역사에서 힘의 축이 동양에서 서양으로 옮겨 가는 중대한 시기였다. 대서양을 건넌 콜럼버스의 항해를 시작으로 유럽인은 처음으로 아메리카와 접촉했고, 이후 수 세기 동안 이국을 유럽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탐험이 지속되었다. 세계지도는 다시 그려졌고 인류의 이야기는 방향을 틀었다.
8. 실버러시
라틴아메리카의 은은 250년 동안 에스파냐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었다. 그 덕분에 에스파냐는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했다. 게다가 에스파냐와 영국, 네덜란드를 경유해 멕시코와 페루를 인도와 중국에 연결함으로써 최초의 세계 경제를 창출했다. 에스파냐는 은으로 제국 전쟁의 재원을 마련했다. 포르투갈은 은광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고자 노예무역을 몰아붙였고 안데스의 아메리카 원주민 인구가 크게 감소했다. 머지않아 은은 유럽의 교회와 왕궁을 장식하고 아시아와의 해상교역에서 지급수단으로 사용되었다.
9. 황무지
역사 내내 인간은 모피와 소금, 금, 어장, 목초지, 유전을 비롯한 세계의 한정된 천연자원을 소비하고 장악할 권리를 차지하려고 서로 맹렬히 싸웠다. 오늘날에는 이제 다가올 거대한 갈등이 마실 물과 경작할 토지처럼 인간의 생필품을 두고 일어날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인류는 야생에서 더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을 합성하는 경쟁을 벌였다. 사냥하고 낚시하고 캐내고 기를 수 없다면 인간은 만들 것이다. 아니면, 남은 것을 두고 죽을 때까지 싸우든가.
10. 혁명
민주주의·민족자결권이라는 개념과 미국 반란의 승리가 또 다른 혁명들을 촉발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인과 벨기에인, 폴란드인이 1820년대와 1830년대에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싸웠다. 1791년 아이티에서는 노예와 자유민 흑인이 프랑스 지배에 저항해 봉기했다. 1820년대에 에스파냐령 아메리카에서는 혁명이 일어나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파나마,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의 독립을 가져왔다. 그리고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독립혁명이 태동하는 사이에 또 다른 종류의 혁명이 영국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11. 더 가까이
산업의 확산에는 상당한 희생이 따른다. 공장 노동자들은 때때로 사회라는 기계의 톱니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 전통적인 공예는 사라져간다. 미개발 국가들은 서구의 진보를 위한 원자재 원천으로서 약탈당한다. 그리고 전 세계가 곧 덮쳐올 전쟁을 앞두고 인류는 비행이라는 새로 발견한 재능을 치명적 무기로 전환할 준비를 한다. 우리가 언젠가 자연의 비밀을 다 풀어내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인류는 가장 큰 위기와 가장 큰 기회를 함께 맞게 될 것이다.
12. 영원한 망각
인간은 언제나 자원과 지식, 모험을 찾아서 또 다음의 지평선 너머를 향하는 여행자였고 탐험가였다. 오늘날 우리는 우주의 머나먼 곳과 생명의 기본원리, 이 둘 다 탐사할 태세를 갖추었다. 이제 우리에게는 우리 조상이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우리 행성과 우리 자신을 바꿀 힘이 있다. 우리는 새로운 에너지원과 인간 마음의 형체, 우주의 생명 가능성을 탐사하고 있다
▣ 작가 소개
저자 : 패멀라 D. 톨러(Pamela D. Toler)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인도아대륙 역사에 대한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유럽 제국주의와 이슬람’이라는 하위분야도 꾸준히 연구했다.
저자는 특히 더 많은 독자가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하려고 대중적인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글을 쓸 때에는 사실을 실증하고 최신 연구 성과를 확인하고 수집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쓰며 질문과 호기심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다루는 주제 또한 고대 페루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다양하다.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큰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대 페루의 깃털 모자나 1차 세계대전 신병 모집 포스터, 서아프리카의 진흙 모스크, 나폴레옹의 이집트 침략이나 압생트의 역사처럼 작은 이야기도 썼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문화가 만나서 서로를 변화시키는 시대와 장소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이 책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외에 《사회주의의 이해》가 있다.
역자 : 안희정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인문, 청소년 책을 기획 편집하고 번역하는 일을 하면서 틈틈이 글과 그림을 즐기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쁜 과학자들》, 《토론의 정석》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사
Ⅰ 인류의 역사라는 거대한 퍼즐을 완성하는 즐거움_조한욱(한국교원대학교 교수)
Ⅱ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는 생존투쟁의 역사이다_이언 모리스(스탠퍼드대학교 교수)
서문
1장 변화의 씨앗_인간의 탄생에서 문명의 탄생까지
2장 철의 시대_문명의 시작
3장 시민의 성장_로마 제국과 한나라
4장 문명의 충돌_문명은 동방에서
5장 전염병_대륙에서 대륙으로
6장 새로운 시대_근대의 시작
7장 신세계_제국과 탐험의 시대
8장 실버러시_세계화의 여명
9장 황무지_자원과 지식을 둘러싼 투쟁
10장 혁명_민주주의와 산업화
11장 더 가까이_혁신과 이주의 시대
12장 영원한 망각_새로운 경계를 넘어서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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