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시처럼 노래처럼 읽는 안도현 시인 표 동화
슬기가 폴짝폴짝 뛰어가면
만복이도 폴짝폴짝 뛰어가요.
둘이서 마치 메뚜기처럼 뛰어가요.
슬기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가면
만복이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가요. (본문 11쪽)
만복이가 슬기에게 호박꽃을 내밀었습니다.
슬기는 얼떨결에 호박꽃을 받아 들었습니다.
만복이가 건네준 호박꽃 속에는
정말 벌이 한 마리 들어 있었습니다.
웽웽웽웽웽
웽웽웽웽웽
호박꽃 속에 갇힌 벌은
오토바이 소리를 냅니다.
헬리콥터 소리를 냅니다. (본문 44쪽)
슬기가 “작년에 우리 집에 왔던 제비가
올해 다시 찾아온 거래.” 하니까
만복이가 “제비란 놈들 정말 똑똑하지?”
하고 말했습니다.
난이가 “제비는 잊어버리지 않고 어떻게
우리 마을을 잘 찾아왔을까?” 하니까
슬기가 “그러게 말이야.” 하고 말했습니다.
만복이도 “그러게 말이야.” 하고 말했습니다. (본문 70쪽)
시인이 쓴 동화인 만큼 글을 읽으면 운율감이 잘 느껴집니다. 반복되거나 대구를 이루는 문장들이 읽는 데 재미를 더해 주지요. 한 편의 시처럼 노래처럼 느껴지는 동화입니다.
‘그래그래’, ‘그으래?’, ‘얼레꼴레’ 등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들도 등장합니다. 장난치고 낄낄거리면서 주고받는 아이들의 말투가 생생하게 떠오르지요. 이처럼 서로 다투기도 하고 약 올리기도 하지만 결국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만나 보세요.
운율감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의성어나 의태어, 반복되는 말 등은 글씨 크기의 변화를 주어 편집했습니다. 어린이들이 각자 상상력에 맞게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더욱 재미있을 거예요.
작은 것이 소중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
안도현 시인은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작은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노래했습니다. 연어, 도토리, 연탄 등 자연물과 일상 속 작은 사물들을 통해 소중한 가치와 삶의 자세들을 전해 주었지요. 이 책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메뚜기, 방아깨비, 벌, 꽃 등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면서 자라납니다. 그러며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배워 나가요.
정호선 작가는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과 일상을 한지 위에 붓으로 서정적을 그려 냈습니다. 특별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그 속에 동심과 따스함이 은은하게 묻어나는 그림이 옛날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보여 줍니다.
| 줄거리
만복이는 풀잎이다_슬기와 만복이가 메뚜기를 잡으러 가요. 서로 메뚜기를 더 많이 잡겠다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둘러 강가와 풀숲 속을 다녀요. 그런데 메뚜기를 잡기도 전에 메뚜기가 먼저 이 친구들에게 다가왔대요. 무슨 일일까요?
이 세상에서 제일 먼 곳_서울에 다녀온 만복이는 서울에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슬기와 난이에게 자랑을 늘어놓아요. 그러다 세상에서 제일 먼 곳이 서울이라는 만복이의 말에 친구들도 미국, 아프리카, 달나라, 우주 끝, 내기 하듯 먼 곳을 말해요. 그런데 그보다 더 먼 곳이 있대요. 어디일까요?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_햇살을 받으며 예쁘게 핀 호박꽃에 벌들이 날아와요. 이번에 만복이는 꽃에 날아드는 벌을 잡겠다고 나섰어요. 벌과 꽃이 불쌍하다고 생각한 슬기가 말려 봐도 소용없어요. 만복이는 이대로 괜찮을까요?
얼레꼴레 결혼한대요_슬기와 난이가 소꿉놀이를 해요. 만복이는 자기만 빼놓고 소꿉놀이하는 게 샘이 나서 일부러 약을 올려요. 미운 짓 하는 만복이를 슬기와 난이는 소꿉놀이에 과연 끼워 주었을까요?
제비와 제트기_올해도 어김없이 마을에 제비가 날아들었어요. 제비는 어떻게 그 먼 곳을 날아 여기까지 온 걸까요? 혹시 몸 안에 제트기 엔진 같은 게 들어 있는 게 아닐까요? 아이들이 제비의 비밀을 찾기 시작했어요!
▣ 작가 소개
글 : 안도현
安度眩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해 전북 이리중학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하였으며, 이듬해 첫 번째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출간하였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지 5년만에 복직되었으며, 1996년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 전업작가가 되었다. 2004년 이후에는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시인 권혁웅은 안도현의 시에서 삶과 사랑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성근 것, 비어 있는 것, 그늘을 드리운 것, 나란히 선 것 들이 모두 사랑의 아이콘”이며 이것들은 “넓은 것, 휑하니 뚫린 것, 쭉쭉 뻗어 있는 것들 사이에 끼어들어 숨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평했다. 황동규 시인은 “안도현은 불화 속에서도 화해의 틈새를 찾아낸다”고 말하면서 “적막에 간절한 모습을 주고 산불이 쓸고 간 폐허의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숲의 원구조를 찾는 것”이 바로 화해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1981년「낙동강」으로 등단한 후, 가혹한 시대의 현실과 민중적 정서를 그린 초기시부터 낭만적 정서와 유려한 시의 질감을 보여준 안도현 시인은『그리운 여우』이후, 소담스러운 언어 미학과 삶의 소박한 풍경들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선보여 왔다. 언제나 작은 것에 대한 각별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던 안도현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라는 시집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섬세한 발견의 기쁨과 그것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시인 특유의 생뚱맞고도 능청스러운 입담을 통하여 질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이란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자의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은연중에 역설하면서, 낡은 배를 산으로 데려가기 위해 20년 간 끙끙대며 시를 써왔고, 배를 뭍에 올리자 배도 바다도 모두 환해졌으며, 배를 밀고 국도와 보리밭으로 갈 때 그를 비웃는 사람들에게 "귓구멍이 뻥 뚫리도록 뱃고동을 울려주"겠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시가 퇴행이나 도피와는 다른, 무한한 꿈의 과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 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 <연어>는 숨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들어있다.
또다른 저서로는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 가고 싶다』『외롭고 높고 쓸쓸한』『그리운 여우』『바닷가 우체국』『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관계』『사진첩』『짜장면』『증기기관차 미카』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사람』『나는 당신입니다』등이 있다. 2002년 『만복이는 풀잎이다』를 시작으로 그림동화책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도 내놓고 있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 끝으로도 써라』는 ‘좋은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지’,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작법 책인 동시에 오랜 세월 시마詩魔와 동숙해온 시인 자신의 시적 사유의 고갱이들이 담겨 있다. ‘좋은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 수능시험 답안지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무엇인지''를 말하기 보다는 ''시적인 것''을 탐색하는데 주력한다는 자신의 이야기, 상투적인 것을 피하라는 충고, 한 편의 시가 탄생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좋은 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관해 이야기 한다.
『나는 당신입니다』에서 그는 ‘나’를 ‘너’에게 온전히 내어주는 일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나는 당신입니다’라는 말에 왜 시인이 그렇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림 : 정호선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한 뒤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매번 어린이로 되돌아가는 즐거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업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아기 토끼와 채송화 꽃》 《까만 밤》 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우리는 엄마와 딸》 《우리 누나, 우리 구름이》 《쪽!》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만복이는 풀잎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먼 곳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
얼레꼴레 결혼한대요
제비와 제트기
시처럼 노래처럼 읽는 안도현 시인 표 동화
슬기가 폴짝폴짝 뛰어가면
만복이도 폴짝폴짝 뛰어가요.
둘이서 마치 메뚜기처럼 뛰어가요.
슬기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가면
만복이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가요. (본문 11쪽)
만복이가 슬기에게 호박꽃을 내밀었습니다.
슬기는 얼떨결에 호박꽃을 받아 들었습니다.
만복이가 건네준 호박꽃 속에는
정말 벌이 한 마리 들어 있었습니다.
웽웽웽웽웽
웽웽웽웽웽
호박꽃 속에 갇힌 벌은
오토바이 소리를 냅니다.
헬리콥터 소리를 냅니다. (본문 44쪽)
슬기가 “작년에 우리 집에 왔던 제비가
올해 다시 찾아온 거래.” 하니까
만복이가 “제비란 놈들 정말 똑똑하지?”
하고 말했습니다.
난이가 “제비는 잊어버리지 않고 어떻게
우리 마을을 잘 찾아왔을까?” 하니까
슬기가 “그러게 말이야.” 하고 말했습니다.
만복이도 “그러게 말이야.” 하고 말했습니다. (본문 70쪽)
시인이 쓴 동화인 만큼 글을 읽으면 운율감이 잘 느껴집니다. 반복되거나 대구를 이루는 문장들이 읽는 데 재미를 더해 주지요. 한 편의 시처럼 노래처럼 느껴지는 동화입니다.
‘그래그래’, ‘그으래?’, ‘얼레꼴레’ 등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들도 등장합니다. 장난치고 낄낄거리면서 주고받는 아이들의 말투가 생생하게 떠오르지요. 이처럼 서로 다투기도 하고 약 올리기도 하지만 결국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 또한 만나 보세요.
운율감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의성어나 의태어, 반복되는 말 등은 글씨 크기의 변화를 주어 편집했습니다. 어린이들이 각자 상상력에 맞게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더욱 재미있을 거예요.
작은 것이 소중하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
안도현 시인은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작은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노래했습니다. 연어, 도토리, 연탄 등 자연물과 일상 속 작은 사물들을 통해 소중한 가치와 삶의 자세들을 전해 주었지요. 이 책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메뚜기, 방아깨비, 벌, 꽃 등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면서 자라납니다. 그러며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배워 나가요.
정호선 작가는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과 일상을 한지 위에 붓으로 서정적을 그려 냈습니다. 특별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그 속에 동심과 따스함이 은은하게 묻어나는 그림이 옛날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보여 줍니다.
| 줄거리
만복이는 풀잎이다_슬기와 만복이가 메뚜기를 잡으러 가요. 서로 메뚜기를 더 많이 잡겠다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둘러 강가와 풀숲 속을 다녀요. 그런데 메뚜기를 잡기도 전에 메뚜기가 먼저 이 친구들에게 다가왔대요. 무슨 일일까요?
이 세상에서 제일 먼 곳_서울에 다녀온 만복이는 서울에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슬기와 난이에게 자랑을 늘어놓아요. 그러다 세상에서 제일 먼 곳이 서울이라는 만복이의 말에 친구들도 미국, 아프리카, 달나라, 우주 끝, 내기 하듯 먼 곳을 말해요. 그런데 그보다 더 먼 곳이 있대요. 어디일까요?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_햇살을 받으며 예쁘게 핀 호박꽃에 벌들이 날아와요. 이번에 만복이는 꽃에 날아드는 벌을 잡겠다고 나섰어요. 벌과 꽃이 불쌍하다고 생각한 슬기가 말려 봐도 소용없어요. 만복이는 이대로 괜찮을까요?
얼레꼴레 결혼한대요_슬기와 난이가 소꿉놀이를 해요. 만복이는 자기만 빼놓고 소꿉놀이하는 게 샘이 나서 일부러 약을 올려요. 미운 짓 하는 만복이를 슬기와 난이는 소꿉놀이에 과연 끼워 주었을까요?
제비와 제트기_올해도 어김없이 마을에 제비가 날아들었어요. 제비는 어떻게 그 먼 곳을 날아 여기까지 온 걸까요? 혹시 몸 안에 제트기 엔진 같은 게 들어 있는 게 아닐까요? 아이들이 제비의 비밀을 찾기 시작했어요!
▣ 작가 소개
글 : 안도현
安度眩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해 전북 이리중학교에 국어교사로 부임하였으며, 이듬해 첫 번째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출간하였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지 5년만에 복직되었으며, 1996년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하였고, 1997년 전업작가가 되었다. 2004년 이후에는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시인 권혁웅은 안도현의 시에서 삶과 사랑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성근 것, 비어 있는 것, 그늘을 드리운 것, 나란히 선 것 들이 모두 사랑의 아이콘”이며 이것들은 “넓은 것, 휑하니 뚫린 것, 쭉쭉 뻗어 있는 것들 사이에 끼어들어 숨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평했다. 황동규 시인은 “안도현은 불화 속에서도 화해의 틈새를 찾아낸다”고 말하면서 “적막에 간절한 모습을 주고 산불이 쓸고 간 폐허의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숲의 원구조를 찾는 것”이 바로 화해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1981년「낙동강」으로 등단한 후, 가혹한 시대의 현실과 민중적 정서를 그린 초기시부터 낭만적 정서와 유려한 시의 질감을 보여준 안도현 시인은『그리운 여우』이후, 소담스러운 언어 미학과 삶의 소박한 풍경들에 대한 섬세한 시선을 선보여 왔다. 언제나 작은 것에 대한 각별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던 안도현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라는 시집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섬세한 발견의 기쁨과 그것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시인 특유의 생뚱맞고도 능청스러운 입담을 통하여 질박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인이란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자의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은연중에 역설하면서, 낡은 배를 산으로 데려가기 위해 20년 간 끙끙대며 시를 써왔고, 배를 뭍에 올리자 배도 바다도 모두 환해졌으며, 배를 밀고 국도와 보리밭으로 갈 때 그를 비웃는 사람들에게 "귓구멍이 뻥 뚫리도록 뱃고동을 울려주"겠다는 말을 통해 자신의 시가 퇴행이나 도피와는 다른, 무한한 꿈의 과정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 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 <연어>는 숨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들어있다.
또다른 저서로는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 가고 싶다』『외롭고 높고 쓸쓸한』『그리운 여우』『바닷가 우체국』『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관계』『사진첩』『짜장면』『증기기관차 미카』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사람』『나는 당신입니다』등이 있다. 2002년 『만복이는 풀잎이다』를 시작으로 그림동화책을 쓰기 시작하였으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도 내놓고 있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 끝으로도 써라』는 ‘좋은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지’,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작법 책인 동시에 오랜 세월 시마詩魔와 동숙해온 시인 자신의 시적 사유의 고갱이들이 담겨 있다. ‘좋은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 수능시험 답안지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무엇인지''를 말하기 보다는 ''시적인 것''을 탐색하는데 주력한다는 자신의 이야기, 상투적인 것을 피하라는 충고, 한 편의 시가 탄생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좋은 시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관해 이야기 한다.
『나는 당신입니다』에서 그는 ‘나’를 ‘너’에게 온전히 내어주는 일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나는 당신입니다’라는 말에 왜 시인이 그렇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림 : 정호선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한 뒤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매번 어린이로 되돌아가는 즐거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업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아기 토끼와 채송화 꽃》 《까만 밤》 등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우리는 엄마와 딸》 《우리 누나, 우리 구름이》 《쪽!》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만복이는 풀잎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먼 곳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
얼레꼴레 결혼한대요
제비와 제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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