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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문정희
출판사항민음사, 발행일:2022/08/03
형태사항p.147 국판:22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740825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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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슬픔의 빙벽에 피어난 독거의 꽃, 홀로 존재하는 독거의 나, 나하고 나뿐인, 오직 나

문정희 시인은 이번 시집 『응』에 실린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가 차오를 때면 응! 야성의 호흡으로 대답했다. 어느 땅, 어느 년대에도 없는 뜨겁고 새로운 생명이기를.” 이 시집은 그렇게 시가 가득 차오를 때마다 ‘응’ 하고 야성의 호흡으로 대답한 78편의 시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으로 쓰인 ‘응’이라는 단어는 무한한 긍정을 뜻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며, 상대의 대답을 재촉하는 말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질책하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가장 본능적인 태초의 말이자 관능적인 언어이기도 하다. 이처럼 포용과 관용의 의미이면서도, 저항과 반항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 제목 ‘응’처럼 문정희의 시를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또 있을까.
문정희는 페미니즘이나 여성시라는 명칭조차 낯설던 1970년대 초부터 한국 여성의 사회적·실존적 조건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몸과 마음에서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시로 형상화하는 선구적 작업을 전개했다.
문정희 시의 독자성은 관념이나 학습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녀의 육체와 영혼의 내부로부터 자연스럽게 솟아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향해 눈치 보지 않고 의연하게 전진하는 추진력을 지녔다. 그렇기에 자신의 몸을 시의 질료로 내세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토로한다.
문정희의 시는 어렵지 않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느껴지면서도 결코 슬프지도 무겁지도 않으며, 오히려 경쾌함과 발랄함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그녀의 시어들이 일상적인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편안한 일상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평범한 시어도 그녀의 입술을 거치는 순간, 아름다운 한 편의 시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그녀는 일상의 편린 속에서 번뜩이는 예술적 순간을 포착해 내며, 고유한 한국적 감성에 범세계적 보편성을 가미한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해 왔다.

어머니가 죽자 성욕이 살아났다
불쌍한 어머니! 울다 울다
태양 아래 섰다
태어난 날부터 나를 핥던 짐승이 사라진 자리
오소소 냉기가 자리 잡았다

드디어 딸을 벗어 버렸다!
고려야 조선아 누대의 여자들아, 식민지들아
죄 없이 죄 많은 수인(囚人)들아, 잘 가거라
신성을 넘어 독성처럼 질긴 거미줄에 얽혀
눈도 귀도 없이 늪에 사는 물귀신들아
끝없이 간섭하던 기도 속의
현모야, 양처야, 정숙아,
잘 가거라. 자신을 통째로 죽인 희생을 채찍으로
우리를 제압하던 당신을 배반할 수 없어
물 밑에서 숨 쉬던 모반과 죄책감까지
브래지어 풀듯이 풀어 버렸다

어머니 장례 날, 여자와 잠을 자고 해변을 걷는 사내여
말하라. 이것이 햇살인가 허공인가
나는 허공의 자유, 먼지의 고독이다
불쌍한 어머니, 그녀가 죽자 성욕이 살아났다
나는 다시 어머니를 낳을 것이다
―「강」 전문

어머니라는 존재는 한국 사회에서 강요된 여성적 질곡의 희생자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스스로 희생자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후손들에게 자신의 길을 권유하기도 한다. “태어난 날부터 나를 핥던 짐승”이라는 표현은 여성적 생명의식이 육화되어야만 나올 수 있는 시구이다. 또한 “죄 없이 죄 많은 수인들”이라는 말은 수없이 많은 절절한 사연을 절묘하게 압축한 명구다. 이 구절은 세계 모든 여성들의 삶에 두루 해당하는 깊은 역사적 통찰을 제시한다.
그 밖에도 여행길에 목격한, 명상을 하듯 구걸하는 여인의 독특한 행동에서 느낀 경이로운 체험을 담은 「구걸 명상」, 남편의 머리를 염색하면서 느낀 정화(淨化)와 정밀(靜謐)의 체험을 담은 「뒷모습」, 시 창조의 절대적 경지를 번개나 태풍의 울부짖음으로 표현한 「늑대 여자」, 열망의 시간과 “파란만장과 전전긍긍”의 세월을 돌아 “다시 날아갈 듯 가벼운 날개로” 눈부시게 쌓여 있는 가을 설경의 정화의 이미지를 펼쳐내는 「가을 폭설」 등의 시를 통해 일상에서 건져 낸 깊은 삶의 통찰을 보여 준다.

나하고 나뿐이다
뼛속에 유빙(遊氷)이 떠다닌다

나는 나이테 없는 식물 같은 동물
피 다 증발해 버린 빙하기를 사는
독거의 꽃

불가해한 선사(先史)에서 흘러온
소금 기둥이다

불꽃의 순간을 두들기는
허공의 하루살이이다

나하고 나하고 나뿐이다
―「독거」 전문

슬픔의 빙벽에 피어난 독거의 꽃, 홀로 존재하는 독거의 나, 나하고 나뿐인, 오직 나를 말하는 문정희 시인의 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존엄성을 노래한다. 홀로 존재하는 ‘독거의 나’는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우주의 절대적 존재가 된다.


■ 작품 해설에서

문정희 시인의 활달한 사유와 당당한 화법이 꾸며서 나온 것이 아니듯이 그의 여성적 생명의식 역시 그의 육체와 영혼의 내부로부터 자연스럽게 솟아난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 강인한 정신으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려 하고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향해 눈치 보지 않고 의연하게 전진하는 추진력을 지녔다. 시적 태도에 관한 한 망설임이 없고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그런 점에서 그는 독자적 개성으로 무장한 시의 화신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몸을 시의 질료로 내세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토로한다.
늑대 여인의 열정과 가을 폭설의 정밀을 두루 화해시킬 수 있는 동력은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나를 발견하는 데서 온다. 그는 몇 년 전에 쓴 「사람의 가을」에서 “나의 신은 나”라고 선언한 바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가 받들어야 할 존엄성을 다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홀로 존재하는 ‘독거의 나’가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우주의 절대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독거의 꽃”, “허공의 하루살이”가 바로 신이다. 이러한 절대적 생명의식에 도달한 것 역시 여성적 생명의식의 숙성에 의한 것이다. 오직 나, 그리고 또 나. 이 절대적 ‘나’에서 시가 탄생하고 진정한 생이 시작된다. 이러한 발견만으로도 문정희 시인은 한국 시사의 의젓한 자기 자리를 얻었다 할 것이다.
―이숭원(문학평론가)

작가 소개

문정희
여성성과 일상성을 기초로 한 특유의 시적 에너지와 삶에 대한 통찰로 문단과 독자 모두의 사랑을 받아 온 문정희 시인은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 진명여고 재학 중 백일장을 석권하며 주목을 받았고, 여고생으로서는 한국 최초로 첫 시집 『꽃숨』을 발간했다.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마케도니아 테토보 세계문학 포럼에서 작품 「분수」로 〈올해의 시인상〉(2004), 2008년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 문학 부문 등을 수상했다.

1996년 미국 Iowa대학(IWP) 국제 창작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영어 번역시집 『Windflower』, 『Woman on the Terrace』, 독어 번역시집 『Die Mohnblume im Haar』, 스페인어 번역시집 『Yo soy Moon』, 알바니아어 번역시집 『kenga e shigjetave』, 『Mln ditet e naimit』외 다수의 시가 프랑스어, 히부르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문정희시집』, 『새떼』,『혼자 무너지는 종소리』,『찔레』, 『하늘보다 먼곳에 매인 그네』,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 『남자를 위하여』, 『오라, 거짓 사랑아』,『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나는 문이다』『지금 장미를 따라』『사랑의 기쁨』 외에 장시 「아우내의 새」등의 시집이 있다.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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