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조금 엉뚱한 ‘재주꾼 오 형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재주꾼 오 형제〉라는 전래동화가 있다. 다섯 아이가 각자가 가진 재주를 합쳐 호랑이들을 무찌른다는 익숙한 줄거리.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도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다섯 친구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출발이 비슷해 보인다. 차이가 있다면 이 다섯 친구에게는 재주 아닌 재주가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친구는 배에 큼직한 구멍들이 뻥뻥 뚫려 있다. 두 번째 친구는 아무렇게나 접힌 편지지처럼 몸이 꼬깃꼬깃하며, 세 번째 친구는 몸이 물렁물렁하고 힘이 없어 늘 피곤하고 졸리다. 네 번째 친구는 몸이 거꾸로 뒤집혀 있어 팔로 걸어 다니며, 다섯 번째 친구는 찌그러진 공처럼 생긴 그야말로 엉망진창 못난이다. 이들 다섯 친구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집에서 아무런 특별한 일 없이 지내면서도 즐겁기만 하다.
부족하긴 해도 그것 역시 나의 일부인걸요
어느 날, 어딘가로부터 낯선 친구가 다섯 친구를 찾아온다. 완벽한 외모를 가진 이 친구는 함께 모여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섯 친구를 보자 ‘무엇이든 할 일을 생각해 내야’ 한다며 펄쩍 뛴다. 다섯 친구는 의기소침해져서 각자가 가진 부족한 점 때문에 뭔가를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고 사정을 설명한다. 그러자 완벽한 친구는 ‘너희들은 아무 쓸모가 없어! 아무것도 아니라고!’ 라고 소리치며 날이 선 비난을 퍼붓는다.
다섯 친구는 그 말을 듣자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곱씹어 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부족한 점들도 아무 쓸모가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구멍 친구는 화가 나려다가도 마치 연기처럼 구멍으로 죄다 빠져나가고 만다. 주름 친구는 꼬깃꼬깃한 주름 사이에 무수히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으며, 거꾸로 친구는 남들이 지나치기만 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하다못해 엉망진창 친구는 늘 모든 걸 망치기 때문에 어쩌다 뭔가를 해내면 남보다 몇 배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다섯 친구는 완벽한 친구의 지적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기분을 맛보며 서로의 등을 토닥인다.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그것 역시 자신들을 이루는 소중한 개성임을 깨달은 것이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그들의 세상을 그리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를 비롯한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작품 속 그림들은 얼핏 어린아이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화면 구성이 자유로울뿐더러 인물 역시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양쪽 눈이 짝짝이라든가 팔다리의 균형이 안 맞는다든가 배경을 여백 없이 꽉 채웠다가 과감하게 생략했다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재료 면에서도 색연필, 물감, 펜 외에 갖가지 종이와 사진, 천 등을 이용한 특유의 콜라주 기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조화를 이루기 어려울 법한 요소와 재료들을 동원한 이유도 이 방식이 아이들의 세계를 드러내는 데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걱정인 아이들, 남보다 자신이 못나다고 느끼기 쉬운 아이들이 여기, 부족한 것투성이지만 당당하고 멋진 다섯 친구에게서 위안과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 작가 소개
글, 그림 :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6년 프랑스 몽트뢰유 도서전에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미래의 인물상’을 받았고, 2001년에는 프랑스 국립현대예술협회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아동문학 작가상’을, 2007년에는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습니다. 깊이 있는 주제 의식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독특한 그림으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어린이〉, 〈유리 소녀〉, 〈너는 내 사랑이야〉 등이 있습니다.
역자 : 길미향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했습니다. 좋은 프랑스 책을 한국에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면서 전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 동화책 속 세계 여행’ 전시를 기획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행복 마을을 만든 바바 왕〉, 〈지금 이대로 행복해〉,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 등이 있습니다.
조금 엉뚱한 ‘재주꾼 오 형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재주꾼 오 형제〉라는 전래동화가 있다. 다섯 아이가 각자가 가진 재주를 합쳐 호랑이들을 무찌른다는 익숙한 줄거리.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도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다섯 친구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출발이 비슷해 보인다. 차이가 있다면 이 다섯 친구에게는 재주 아닌 재주가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친구는 배에 큼직한 구멍들이 뻥뻥 뚫려 있다. 두 번째 친구는 아무렇게나 접힌 편지지처럼 몸이 꼬깃꼬깃하며, 세 번째 친구는 몸이 물렁물렁하고 힘이 없어 늘 피곤하고 졸리다. 네 번째 친구는 몸이 거꾸로 뒤집혀 있어 팔로 걸어 다니며, 다섯 번째 친구는 찌그러진 공처럼 생긴 그야말로 엉망진창 못난이다. 이들 다섯 친구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집에서 아무런 특별한 일 없이 지내면서도 즐겁기만 하다.
부족하긴 해도 그것 역시 나의 일부인걸요
어느 날, 어딘가로부터 낯선 친구가 다섯 친구를 찾아온다. 완벽한 외모를 가진 이 친구는 함께 모여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섯 친구를 보자 ‘무엇이든 할 일을 생각해 내야’ 한다며 펄쩍 뛴다. 다섯 친구는 의기소침해져서 각자가 가진 부족한 점 때문에 뭔가를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고 사정을 설명한다. 그러자 완벽한 친구는 ‘너희들은 아무 쓸모가 없어! 아무것도 아니라고!’ 라고 소리치며 날이 선 비난을 퍼붓는다.
다섯 친구는 그 말을 듣자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하나하나 곱씹어 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부족한 점들도 아무 쓸모가 없는 건 아닌 것 같다.
구멍 친구는 화가 나려다가도 마치 연기처럼 구멍으로 죄다 빠져나가고 만다. 주름 친구는 꼬깃꼬깃한 주름 사이에 무수히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으며, 거꾸로 친구는 남들이 지나치기만 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하다못해 엉망진창 친구는 늘 모든 걸 망치기 때문에 어쩌다 뭔가를 해내면 남보다 몇 배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다섯 친구는 완벽한 친구의 지적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기분을 맛보며 서로의 등을 토닥인다.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그것 역시 자신들을 이루는 소중한 개성임을 깨달은 것이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그들의 세상을 그리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를 비롯한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작품 속 그림들은 얼핏 어린아이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화면 구성이 자유로울뿐더러 인물 역시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양쪽 눈이 짝짝이라든가 팔다리의 균형이 안 맞는다든가 배경을 여백 없이 꽉 채웠다가 과감하게 생략했다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재료 면에서도 색연필, 물감, 펜 외에 갖가지 종이와 사진, 천 등을 이용한 특유의 콜라주 기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조화를 이루기 어려울 법한 요소와 재료들을 동원한 이유도 이 방식이 아이들의 세계를 드러내는 데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걱정인 아이들, 남보다 자신이 못나다고 느끼기 쉬운 아이들이 여기, 부족한 것투성이지만 당당하고 멋진 다섯 친구에게서 위안과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 작가 소개
글, 그림 :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6년 프랑스 몽트뢰유 도서전에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미래의 인물상’을 받았고, 2001년에는 프랑스 국립현대예술협회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아동문학 작가상’을, 2007년에는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았습니다. 깊이 있는 주제 의식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독특한 그림으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어린이〉, 〈유리 소녀〉, 〈너는 내 사랑이야〉 등이 있습니다.
역자 : 길미향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했습니다. 좋은 프랑스 책을 한국에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면서 전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 동화책 속 세계 여행’ 전시를 기획했으며, 옮긴 책으로는 〈행복 마을을 만든 바바 왕〉, 〈지금 이대로 행복해〉,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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