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생가부터 비석까지, 흔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문화 여행
《길 위에서 마주친 우리 문화》는 이야기가 있는 우리 문화 여행서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생가, 돌장승, 솟대, 누와 정, 다리, 창과 문 등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않아도 충분히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적과 유물들이다. 우리 문화의 대부분은 이처럼 우리가 눈여겨보지 못했던 유적과 유물들이다. 마치 대한민국을 만드는 99%가 일반 대중들인 것처럼 이 책에서 만나는 유적과 유물들은 우리 전통 문화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하찮지만 대단한 의미를 지닌 것들이다. 돌탑처럼 흔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문화 여행을 통해 각자의 삶을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출간하였다.
청주 상당산성에서 만나는 미생의 안영이
유적과 유물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이면서 현재의 이야기이고 우리 각자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다.
(본문 118-119) 옛날 상당산 자락에 한 과부가 살았다. 하루는 큰 호랑이가 과부의 집을 찾아와 하룻밤을 지내고 갔다. 그로부터 열 달 후 과부는 아이를 낳았는데, 남매 쌍둥이를 낳았다. 이 남매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걸었고 힘도 무척 셌다.
하루는 과부의 꿈에 노인이 나타나 남매 쌍둥이는 보통 아이가 아닌 장수인데, 한 집에서 장수 둘이 태어나면 둘 다 죽을 테니 하나를 죽여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만약 둘 다 키우면 남매는 물론이고 과부마저 죽을 것이라고 했다. 과부는 큰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누굴 죽여야 한단 말인가?
과부는 오랜 고민 끝에 내기를 해서 지는 쪽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과부는 두 아이를 불렀다. 과부는 딸에게는 박달나무 껍질로 짠 치마를 주면서 그것을 입고 돌을 날라 성을 쌓고, 아들에게는 석 자나 되는 굽이 높은 나막신을 주면서 그것을 신고 서울에 갔다 오라고 일렀다. 남매는 어머니의 말에 따라 내기를 시작했다.
아들은 나막신을 신고 서울로 떠났고 딸은 돌을 나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딸이 성을 거의 쌓도록 아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과부는 아들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밤을 한 말 삶아서 딸에게 가지고 가서 먹으면서 하라고 주었다. 시간을 끌려고 했던 것이다.
딸은 어머니가 준 밤을 모두 먹고 다시 돌을 쌓기 시작했다. 마침내 돌 하나만 올려놓으면 성은 완성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어머니는 얼른 찰밥을 해서 딸에게 가지고 갔다. 딸은 성을 다 쌓은 다음에 먹겠다고 했다. 그러나 과부는 찰밥부터 먹고 성을 쌓으라고 역정을 냈다. 하는 수 없이 딸은 찰밥을 먹기 시작했다.
딸이 찰밥을 먹고 있을 때 서울로 갔던 아들이 돌아왔다. 딸은 어머니의 방해 때문에 내기에서 지고 말았다. 딸은 스스로 바위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과부는 아무리 아들이 이기기를 바랐지만 막상 딸이 죽자 너무 슬펐다. 과부는 산봉우리에 일곱 개의 바위를 세우고 거기에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혹시 상당산성에 가게 되면 일곱 개의 바위와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위를 찾아보라. 또한 산 중턱에 아들이 오줌을 누어 구멍이 뚫린 바위도 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여성들이 유리천정을 뚫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경우와 너무도 똑같은 서사구조를 지닌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돌탑 하나에도 켜켜이 쌓여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태어나서 배우고 경험하고 살다가 죽는 과정을 따라 생가에서 비석까지 둘러보게 구성하였다. 눈길을 돌리거나 발길을 돌리면 언제든 마주할 수 있는 유적 유물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삶의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 책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는 여행의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매듭을 짓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첫 번째 여행
끝은 새로운 시작의 다른 말이다. 이 책으로 인해 우리 문화의 탐색이라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 보는 것도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해외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자극을 받거나 휴식을 자청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의도를 내면으로 돌려서 우리 문화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전체가 정체기를 겪고 있는 시기니까. 정체기에는 누구나 기존의 것을 매듭짓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어한다. 이 책이 그 시작의 첫 단추가 되는 여행을 떠나게 해줄 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4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당선작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국내 저자의 우수출판콘텐츠를 발굴하고, 출판사에는 제작비를 지원하여 출판생산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우수출판콘첸츠 발굴 지원을 통해 건전한 출판문화 향상에 기여하려는 의도에 맞게 2,590편이 응모한 가운데 18.5: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작품이므로 내용의 충실함은 검증이 되어 독자들의 선택의 고민을 조금은 줄여줄 수 있는 책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경덕
문화인류학 박사. 현재 대학에서 종교문화, 신화와 축제, 아시아문화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쓴 책으로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신화 읽어주는 남자》《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 기행》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 《고민하는 힘》《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글을 시작하며 ┃ 길을 떠난다 6
처음 만나는 세상┃생가生家 9
삶의 길을 안내한다┃장승과 벅수 23
하늘에 비는 높은 기원┃솟대 37
알아가는 아름다움이 있는 곳┃서원과 향교 51
늘 돌아가야 하는 곳┃한옥 65
들고남의 경계┃창과 문 83
사색과 놀이 그리고 쉼┃누와 정 97
너와 나의 구별이 있는 곳┃성 113
한 시대의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곳┃궁 125
저절로 절을 하게 되는 곳┃절 135
천년을 이어가는 변함없는 믿음┃마애불 155
먼 여행을 떠나는 출발지┃고인돌/선돌 169
너와 나를 이어주는 공간┃다리 181
영원히 지속되는 희망┃바위그림 197
욕망이 사라지는 텅 빈 공(空)의 세계┃절터 209
작지만 풍요로운 소망┃서낭당/성황당 225
이질적인 것이 주는 새로움┃산신각/명부전 237
권력의 뒤켠에서 느끼는 편안함┃능 251
하늘을 향한 간절한 기원┃탑 265
새로운 시작이 있는 곳┃부도 279
과거를 통해 현재를 묻는다┃비석 297
글을 마치며┃매듭, 그리고 새로운 시작 310
생가부터 비석까지, 흔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문화 여행
《길 위에서 마주친 우리 문화》는 이야기가 있는 우리 문화 여행서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생가, 돌장승, 솟대, 누와 정, 다리, 창과 문 등은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않아도 충분히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적과 유물들이다. 우리 문화의 대부분은 이처럼 우리가 눈여겨보지 못했던 유적과 유물들이다. 마치 대한민국을 만드는 99%가 일반 대중들인 것처럼 이 책에서 만나는 유적과 유물들은 우리 전통 문화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하찮지만 대단한 의미를 지닌 것들이다. 돌탑처럼 흔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문화 여행을 통해 각자의 삶을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출간하였다.
청주 상당산성에서 만나는 미생의 안영이
유적과 유물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이면서 현재의 이야기이고 우리 각자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다.
(본문 118-119) 옛날 상당산 자락에 한 과부가 살았다. 하루는 큰 호랑이가 과부의 집을 찾아와 하룻밤을 지내고 갔다. 그로부터 열 달 후 과부는 아이를 낳았는데, 남매 쌍둥이를 낳았다. 이 남매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걸었고 힘도 무척 셌다.
하루는 과부의 꿈에 노인이 나타나 남매 쌍둥이는 보통 아이가 아닌 장수인데, 한 집에서 장수 둘이 태어나면 둘 다 죽을 테니 하나를 죽여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만약 둘 다 키우면 남매는 물론이고 과부마저 죽을 것이라고 했다. 과부는 큰 고민에 빠졌다. 도대체 누굴 죽여야 한단 말인가?
과부는 오랜 고민 끝에 내기를 해서 지는 쪽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과부는 두 아이를 불렀다. 과부는 딸에게는 박달나무 껍질로 짠 치마를 주면서 그것을 입고 돌을 날라 성을 쌓고, 아들에게는 석 자나 되는 굽이 높은 나막신을 주면서 그것을 신고 서울에 갔다 오라고 일렀다. 남매는 어머니의 말에 따라 내기를 시작했다.
아들은 나막신을 신고 서울로 떠났고 딸은 돌을 나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딸이 성을 거의 쌓도록 아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과부는 아들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밤을 한 말 삶아서 딸에게 가지고 가서 먹으면서 하라고 주었다. 시간을 끌려고 했던 것이다.
딸은 어머니가 준 밤을 모두 먹고 다시 돌을 쌓기 시작했다. 마침내 돌 하나만 올려놓으면 성은 완성이었다. 마음이 급해진 어머니는 얼른 찰밥을 해서 딸에게 가지고 갔다. 딸은 성을 다 쌓은 다음에 먹겠다고 했다. 그러나 과부는 찰밥부터 먹고 성을 쌓으라고 역정을 냈다. 하는 수 없이 딸은 찰밥을 먹기 시작했다.
딸이 찰밥을 먹고 있을 때 서울로 갔던 아들이 돌아왔다. 딸은 어머니의 방해 때문에 내기에서 지고 말았다. 딸은 스스로 바위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과부는 아무리 아들이 이기기를 바랐지만 막상 딸이 죽자 너무 슬펐다. 과부는 산봉우리에 일곱 개의 바위를 세우고 거기에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
혹시 상당산성에 가게 되면 일곱 개의 바위와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위를 찾아보라. 또한 산 중턱에 아들이 오줌을 누어 구멍이 뚫린 바위도 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여성들이 유리천정을 뚫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경우와 너무도 똑같은 서사구조를 지닌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돌탑 하나에도 켜켜이 쌓여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태어나서 배우고 경험하고 살다가 죽는 과정을 따라 생가에서 비석까지 둘러보게 구성하였다. 눈길을 돌리거나 발길을 돌리면 언제든 마주할 수 있는 유적 유물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삶의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 책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는 여행의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매듭을 짓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첫 번째 여행
끝은 새로운 시작의 다른 말이다. 이 책으로 인해 우리 문화의 탐색이라는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 보는 것도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해외여행을 통해서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자극을 받거나 휴식을 자청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의도를 내면으로 돌려서 우리 문화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이다. 지금은 대한민국 전체가 정체기를 겪고 있는 시기니까. 정체기에는 누구나 기존의 것을 매듭짓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어한다. 이 책이 그 시작의 첫 단추가 되는 여행을 떠나게 해줄 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4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당선작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국내 저자의 우수출판콘텐츠를 발굴하고, 출판사에는 제작비를 지원하여 출판생산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우수출판콘첸츠 발굴 지원을 통해 건전한 출판문화 향상에 기여하려는 의도에 맞게 2,590편이 응모한 가운데 18.5: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작품이므로 내용의 충실함은 검증이 되어 독자들의 선택의 고민을 조금은 줄여줄 수 있는 책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경덕
문화인류학 박사. 현재 대학에서 종교문화, 신화와 축제, 아시아문화 등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쓴 책으로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 신화》《어느 외계인의 인류학 보고서》《신화, 우리 시대의 거울》《신화 읽어주는 남자》《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 기행》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 《고민하는 힘》《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등이 있다.
▣ 주요 목차
글을 시작하며 ┃ 길을 떠난다 6
처음 만나는 세상┃생가生家 9
삶의 길을 안내한다┃장승과 벅수 23
하늘에 비는 높은 기원┃솟대 37
알아가는 아름다움이 있는 곳┃서원과 향교 51
늘 돌아가야 하는 곳┃한옥 65
들고남의 경계┃창과 문 83
사색과 놀이 그리고 쉼┃누와 정 97
너와 나의 구별이 있는 곳┃성 113
한 시대의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곳┃궁 125
저절로 절을 하게 되는 곳┃절 135
천년을 이어가는 변함없는 믿음┃마애불 155
먼 여행을 떠나는 출발지┃고인돌/선돌 169
너와 나를 이어주는 공간┃다리 181
영원히 지속되는 희망┃바위그림 197
욕망이 사라지는 텅 빈 공(空)의 세계┃절터 209
작지만 풍요로운 소망┃서낭당/성황당 225
이질적인 것이 주는 새로움┃산신각/명부전 237
권력의 뒤켠에서 느끼는 편안함┃능 251
하늘을 향한 간절한 기원┃탑 265
새로운 시작이 있는 곳┃부도 279
과거를 통해 현재를 묻는다┃비석 297
글을 마치며┃매듭, 그리고 새로운 시작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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