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993년 12월, 한국문학의 새로운 플랫폼이고자 문을 열었던 문학동네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발간, 그 첫 스무 권을 선보인다. 문학의 위기, 문학의 죽음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문학의 황금기는 언제나 과거에 존재한다. 시간의 주름을 펼치고 그 속에서 불멸의 성좌를 찾아내야 한다. 과거를 지금-여기로 호출하지 않고서는 현재에 대한 의미부여, 미래에 대한 상상은 불가능하다. 미래 전망은 기억을 예언으로 승화하는 일이다. 과거를 재발견, 재정의하지 않고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없다.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새로 엮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세대와 장르 등 범위를 확대하면서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세계문학의 보편성과 접목시키는 매개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13
김연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밀도 높고 아름다운 문장, 우아하고 재치 있는 유머, 그리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하나의 장르로 굳혀온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2007)은 우리가 지나온 시절에 대한 회의와 진실에 대한 열망으로 이루어낸 작품이다. 이 장편소설은 공식적인 역사 기술(記述)이 지워낸 개별적인 인간들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소설의 인식론적 깊이를 심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소설은 인간/개인과 역사의 관계를 어떻게 서술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또한 그 답을 찾는다.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이야기로 만들면서 비로소 존재하므로, 한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이야기로서 세상에 속해 있다는 것을 의미할 터. 그렇다면 역사란 이 수많은 이야기들이 우연히 마주치면서 생성된 하나의 우주라 볼 수 있을까. 김연수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통해 개인과 역사에 대해 사유하면서 ‘역사란 한줄기의 거대한 흐름이라기보다는, 무수한 개인들이 연결되어 형성된 네트워크’라고 정의내린다. 그 우연의 집합이 갖는 초월적인 힘 앞에서, 우리는 무한한 경외심에 휩싸이게 된다.
우주의 별들처럼 반짝이는 개인들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진 이 소설은 우리의 삶에 새겨진 크고 작은 상처들이 결코 의미 없는 생의 자국이 아니라는 따스한 진실을 보여준다. ‘나’, 그리고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개개인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광막한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이어져 있는 이 장편소설은 우리의 일생은 소멸되지 않고, 이야기로 연결됨으로써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다는 작가의 깨달음을 전달하고 있다.
▣ 작가 소개
김연수
1970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했다. 1994년 《작가세계》로 등단했으며, 소설집으로 《스무살》《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나는 유령작가입니다》《세계의 끝 여자친구》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7번국도》《�A빠이, 이상》《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밤은 노래한다》《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단 하나의 실낱같지만 확실한 무엇
그리고 大腦와 性器 사이에
라디오의 나날들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으니
모든 게 끝장나도 내겐 아직 죽을 힘이 남았어
내게 조국은 하나뿐입니다. 선생님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지옥불 속에서도 붐붐할 수 있는
건포도 폭격기와 낙타의 역설
비둘기도 바다 건너 산을 건너서
門 열어라 꽃아, 門 열어라 꽃아
그리고 그의 이름은 헬무트 베르크
인간이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겨우 한 번
베를린, 레이, 십 그램의 마리화나
뒷산에서 놀러 내려왔던 원숭이 바쿠도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그러면 존재하는 현실은 무너지리라
커다랗고 하양고 넓은 침대로
해설 | 백지은 (문학평론가)
설화적 모더니즘
-라틴문학에 마술적 리얼리즘이 있다면
1993년 12월, 한국문학의 새로운 플랫폼이고자 문을 열었던 문학동네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을 발간, 그 첫 스무 권을 선보인다. 문학의 위기, 문학의 죽음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문학의 황금기는 언제나 과거에 존재한다. 시간의 주름을 펼치고 그 속에서 불멸의 성좌를 찾아내야 한다. 과거를 지금-여기로 호출하지 않고서는 현재에 대한 의미부여, 미래에 대한 상상은 불가능하다. 미래 전망은 기억을 예언으로 승화하는 일이다. 과거를 재발견, 재정의하지 않고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없다. 문학동네가 한국문학전집을 새로 엮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앞으로 세대와 장르 등 범위를 확대하면서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 한국문학의 특수성을 세계문학의 보편성과 접목시키는 매개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다.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013
김연수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밀도 높고 아름다운 문장, 우아하고 재치 있는 유머, 그리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하나의 장르로 굳혀온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2007)은 우리가 지나온 시절에 대한 회의와 진실에 대한 열망으로 이루어낸 작품이다. 이 장편소설은 공식적인 역사 기술(記述)이 지워낸 개별적인 인간들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데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소설의 인식론적 깊이를 심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소설은 인간/개인과 역사의 관계를 어떻게 서술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또한 그 답을 찾는다.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이야기로 만들면서 비로소 존재하므로, 한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이야기로서 세상에 속해 있다는 것을 의미할 터. 그렇다면 역사란 이 수많은 이야기들이 우연히 마주치면서 생성된 하나의 우주라 볼 수 있을까. 김연수는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통해 개인과 역사에 대해 사유하면서 ‘역사란 한줄기의 거대한 흐름이라기보다는, 무수한 개인들이 연결되어 형성된 네트워크’라고 정의내린다. 그 우연의 집합이 갖는 초월적인 힘 앞에서, 우리는 무한한 경외심에 휩싸이게 된다.
우주의 별들처럼 반짝이는 개인들의 이야기가 모여 만들어진 이 소설은 우리의 삶에 새겨진 크고 작은 상처들이 결코 의미 없는 생의 자국이 아니라는 따스한 진실을 보여준다. ‘나’, 그리고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개개인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광막한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이어져 있는 이 장편소설은 우리의 일생은 소멸되지 않고, 이야기로 연결됨으로써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다는 작가의 깨달음을 전달하고 있다.
▣ 작가 소개
김연수
1970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했다. 1994년 《작가세계》로 등단했으며, 소설집으로 《스무살》《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나는 유령작가입니다》《세계의 끝 여자친구》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는 《7번국도》《�A빠이, 이상》《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밤은 노래한다》《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단 하나의 실낱같지만 확실한 무엇
그리고 大腦와 性器 사이에
라디오의 나날들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으니
모든 게 끝장나도 내겐 아직 죽을 힘이 남았어
내게 조국은 하나뿐입니다. 선생님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지옥불 속에서도 붐붐할 수 있는
건포도 폭격기와 낙타의 역설
비둘기도 바다 건너 산을 건너서
門 열어라 꽃아, 門 열어라 꽃아
그리고 그의 이름은 헬무트 베르크
인간이란 백팔십 번 웃은 뒤에야 겨우 한 번
베를린, 레이, 십 그램의 마리화나
뒷산에서 놀러 내려왔던 원숭이 바쿠도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그러면 존재하는 현실은 무너지리라
커다랗고 하양고 넓은 침대로
해설 | 백지은 (문학평론가)
설화적 모더니즘
-라틴문학에 마술적 리얼리즘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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