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죄송합니까?

고객평점
저자한국여성민우회
출판사항후마니타스, 발행일:2013/12/02
형태사항p. 46판:20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437197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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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요람에서 무덤까지 “미모가 힘”이 되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우리 시대 여성들의 솔직한 고백

뚱뚱하고 못생긴 게 죄가 되는 사회,
외모에 대한 지적이 관심의 표현으로 간주되는 사회,
‘동안 미녀’, ‘착한 몸매’만이 대접받는 세상을 향한 그녀들의 외침

“그대,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우리, 뚱뚱해서 죄송해야 합니까?”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는 일이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 어머니랑 같이 고층 아파트 사는 친척 집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있었던 일이에요.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다가 중간에 멈추고 어떤 아저씨가 타는 순간, 무게가 다 차서 ‘삐~’ 하는 거예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있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완전 소심하게, “죄송합니다” 이러시는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제가 엄마한테 “엄마가 뭐가 죄송해, 우리가 먼저 탄 건데!” 그러니까 엄마가 “내가 뚱뚱해서 그래” 그러시는데……. 어린 마음에 가슴이 너무 아픈 거예요. 왜 우리 엄마가 먼저 탔는데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싶고요.

이 책은 ‘용모 단정’, ‘원조 얼짱’, ‘착한 몸매’ 원하는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 온 여성 24인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뚱뚱해서 죄송합니까?”라는 제목은 인터뷰어의 울음을 자아낸 빅뷰티의 일화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비단 ‘뚱뚱한’ 이들만이 이 책의 주인공은 아니다. 전신 지방 흡입을 한 빅뷰티에서부터 7년간 식이 장애로 고생하며 마른 몸을 갖게 된 오뷰에 이르기까지 현대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외모 조건으로 인해 다양한 외모 관리를 실천해 본 경험을 가진 다양한 몸의 여성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성형이나 다이어트 결심을 하게 되었으며, 그런 실천 이후 어떤 삶의 변화를 겪는 것일까? 이 책은 성형한 여성들을 타자화하는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외모 지상주의 사회의 당사자이자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온 사회구조적 측면들(미디어와 의료산업, 의류업계의 행태)과 일상에서 우리 모두가 무심코 실천하는 몸과 외모에 대해 지적하는 문화를 돌아보고, 그것이 한 개인에게 남기는 다양한 효과에 대해 살펴본다. 여기에는 허영에 가득찬 여성상이란 없으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훈계도 없다. 단지 어릴 적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이들로부터 받은 상처, 외모도 스펙이 되어 버린 직장에서 겪는 외모 차별, 갖가지 성형 수술을 선택하고 경험하며 느낀 대한민국 성형외과 의료계의 현실, 성형 이후 발생하는 또 다른 불만과 자기혐오의 재생산 등 그녀들의 내밀한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이를 통해 이 책은 외모 지상주의 사회의 모습을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드러내고 자신의 콤플렉스와 관련된 아픈 경험을 유머와 위트, 그리고 담담한 고백으로 극복해 나간 그녀들의 성장기를 보여 준다.

1장에서는 가족이 몸에 대한 인식에 미치는 영향과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는 외모 관리와 관련된 실천들을 살펴보고, 2장에서는 가까운 누군가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남긴 상처에 대한 고백을 통해 외모에 대해 지적하는 문화를 낯설게 바라보고자 한다. 3장에서는 항공 승무원에서부터, 간호사, 보험회사 직원에서부터 화장품 판매직에 이르기까지 직종을 막론하고 존재하는 여성의 용모 관리 문제를 들어본다. 그리고 4장에서는 다양한 수준에서 성형과 다이어트를 직접 실천해 본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형 전후의 심리 변화, 병원에서의 경험,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자기혐오의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2부에는 스튜디오 사진작업을 통해 세간의 기준에서는 아름답지 않다고들 말하는 그녀들의 몸의 건강한 아름다움을 담았다.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고 한다는 것은 옛말. 이 책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부모가 가진 몸에 대한 불안을 그들의 발화를 통해 물려받았다. 우량아로 태어나 다섯 살 때부터 엄마가 다이어트를 시켰다는 송미, 아빠한테 성형 수술을 권유받은 모구, 고도비만인 어머니 밑에서 뚱뚱한 여자가 세상에서 어떻게 대우받는지를 지켜보며 그 불안과 혐오를 고스란히 안고 자란 빅뷰티의 이야기는 부모의 실천이 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과 뚱뚱한 여자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 매일같이 “예뻐져야 한다”는 주문을 외우던 부모를 원망하면서도 사실은 이해하고 공감하는 그녀들은 식습관 조절보다 힘든 것은 “뚱뚱한 사람=자기 관리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일이라고 말한다.

모구(22세, 임용고시생)_____고등학생 때 아빠가 “너는 (쌍꺼풀) 수술 안 하니?”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충격받아서 나중에 한번 해볼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아빠 얘기 듣고 어이가 없었어요. 아빠가 그렇게 낳아 놓고 수술 안 하냐고 묻다니 말예요. (웃음) 아빠가 시켜 줄 마음이 있었겠죠? 그래도 저는 좀 서운했어요. 아빠 눈에만큼은 내가 예뻐야 되잖아요.

믹맥(25세, 취업준비생)_____동생은 진짜 말랐어요. 엄마는 제게 그냥 살만 좀 빼면 좋겠다고 해요. 아빠는 뚱뚱한 게 자기 관리를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더러 “너는 게을러서 살찌는 거”라고 말씀하세요. 제가 살을 뺏으면 하는 게 저희 가족의 소원이에요. (웃음) 저만 마르질 않았거든요.

선화(38세, 바리스타)_____“살은 언제 뺄 거니? 살을 빼야 남자를 만나고, 남자를 만나야 결혼을 하지!” 엄마는 늘 그러세요. 그게 ‘여자의 일생’이라는 거죠.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일을 하고, 요즘에 어떤 기분으로 살아가는지, 어떤 데 관심이 있는지, 엄마한테 이런 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너는 이제 나이가 찼으니 살을 빼서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을 해야 한다, 중요한 건 그것뿐이에요. 연애를 안 한다고 하면 이유가 뭐냐? 일이냐? 살이냐? 일단은 살을 빼고 남자를 만나라, 그게 결론이에요.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저랑 굉장히 가깝게 지내던 같은 반 남자애가 있었어요. 어느 날 소풍을 갔는데, 담임이었던 여선생님이 “우리 반에서 누구 좋아하는 남학생 있는 사람?”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때까지는 순진해서 손을 번쩍 들고 말했어요. 선생님이 물어보시니까. “저는 ○○을 좋아합니다.” 그랬더니 그때 같이 있던 여자애가 그 남자애한테 뛰어가서 소리를 질렀어요. “○○가 너 좋아한대!”라고요. 그때, 제가 몸이 크다는 이유로 친구들이 더 가혹하게 놀렸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그 애가 버디버디 메신저로 제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너 빼고 다 좋아.” 정말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나 빼고 다 좋다고? 그 이유가 뭐지? 왜 나 빼고 다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때 처음으로 교실을 둘러봤는데, 제가 우리 반 여자애들과 다른 점은 뚱뚱하다, 이것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뚱뚱하다는 게 정말 부정적인 면이라는 걸 인식하게 됐어요.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매일 아침 식탁에 앉으면 엄마는 굉장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딱 두 마디를 하셨어요. “○○아, 넌 예뻐져야 한다. 그래야 부자와 결혼하니까.” 무슨 주기도문처럼 매일매일 이 말을 들었죠. 어머니가 지금 현재 체중이 100킬로그램이 넘으세요. 제가 엄마 식성이랑 체질을 닮은 편인데요. 어머니는 자기혐오가 있고, 또 몸이 큰 여자로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저한테 굉장히 뭐라 하시는 편이에요. 이중적인 게, 먹지 말라고 그러면서도 밥을 몇 끼씩 챙겨 주세요.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편이죠.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어머니는 몇 년에 한 번씩 직장을 바꾸시는 편이에요. 요리사이신데 면접 볼 때 그렇게 힘들대요. 면접 때마다 대놓고 그런 말을 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몸이 뚱뚱해서 요리는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지금은 살이 많이 빠지셨는데 예전에 한 30대에서 50대 초반까지만 해도 면접 보면 항상 울고 오셨어요. “정말 잘할 수 있습니다” 하고 사정해야 취직이 되고, 이걸 아니까……. 저한테 항상 살 빼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그런 엄마의 마음, 사랑을 알기 때문에 방황 안 하고 그냥 전신 지방 흡입 수술을 선택했어요.

서희(25세, 취업준비생)_____못생긴 것보다 살찐 것에 대한 시선이 훨씬 안 좋잖아요. 살찐 것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에요. “그래야 네가 상처받아서 뺀다” 뭐 이런 거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싫기도 했지만, 거기에 순응해서 저도 살을 빼긴 했어요. 몇 년 전에 어떤 택시 기사가 뚱뚱한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폭행했다는 인터넷 기사를 봤어요. 제가 그거 흥분해서 동생한테 이야기했더니, 동생이 이러더라고요. “왜, 누나도 맞을까 봐 그래?” 그러면서 택시 기사가 용감하다는 거예요. “솔직히 그런 여자가 미니스커트 입는 건 시선 공해야”라면서.

용모 단정, 취업 성형 권하는 사회: 노동 시장에서의 외모 관리 문제

“○○에서 함께 일할 용모 단정한 여직원을 모집합니다.”
외모도 스펙이 된 시대, ‘용모 단정’이라는 구태의연한 문구는 서비스직은 물론이고, 사무직, 그리고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직종을 막론하고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키와 몸무게까지 적어 넣는 이력서 양식은 사라졌지만 실제 취업 과정과 직장에서의 외모 관리 요구는 더 교묘하고 정교하게 강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얼굴형이 있고, 이에 맞춰 성형하는 ‘○○기업 성형’까지 성행하는 현실. 무슨 일을 하든 예쁘고 봐야 하는 세상에서 여성들은 노동시장 진입에서부터 노동 현장에 이르기까지 언제 어디서나 ‘노동자’와 ‘여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서비스직, 판매직, 사무직, 전문직 등 직종과 관계없이 취업 과정에서부터 노동 현장에서도 세밀한 복장 규정과 다이어트 요구에 시달린다고 고백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항공 승무원인 미니멜의 이야기다. 사실 승무원은 탑승객의 안전한 목적지 도착을 돕는 운송직이자 안전 활동직이다. 미니멜에 따르면 그래도 예전에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언어 능력과 응급 상황에 필요한 체력 및 기술이 중요하게 취급되었지만 서양 항공사들과의 경쟁 과정에서 점점 동양적 순종미를 지닌 여성 승무원상을 차별적으로 추구하게 되면서 여성 승무원의 외모가 사측의 공공연한 관리감독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존재하는 세세한 복장 규정에서부터, 노골적인 다이어트 요구까지 그 수위는 보통의 상상력을 넘어선다.
또한 화장품 판매원 이덕주 씨는 외모가 매장 매출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회사가 스커트 길이부터 신발, 피부 톤, 두발, 렌즈 색까지 적혀 있는 체크리스트를 지키라고 요구할 뿐만 아니라 성형까지 부추긴다고 말한다. 외모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전문직도 예외는 아니다. 신생아실에서 일하는 간호사인데도 병원이 선호하는 체형과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막심, 증권회사를 두 군데 거치며 ‘신뢰감을 주는 인상’이란 무엇인가를 경험한 마소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믹맥(25세, 취업준비생)_____알바 면접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을 소개해 준 친구가 하는 얘기가, 그쪽에서 제가 미련하지 않냐고 그러더래요.

서희(25세, 취업준비생)_____제가 원래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 아니에요. 그런데 막상 구직자 신분이 되니까 그 사람들 눈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취업이 안 되면 본인 스스로 이유를 많이 찾잖아요. 저는 학벌이라든지, 영어 성적 같은 데서는 취직이 안 되는 이유를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어서 외모나 인상, 말투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더 이상 스펙으로 채울 수 없는 걸 다이어트로 채운 것 같아요. 이유를 찾다 찾다 외모가 아닌가 생각한 거죠.

마소(37세, 보험설계사)_____학교를 졸업하고 다닌 회사가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였어요. 사람을 상대하는 직종이다 보니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외모를 중시하는 풍토가 있었어요. 제가 증권회사 두 군데를 거쳤는데, 맨 처음 입사했을 땐 외모 규정이 아주 세세했어요. 두발부터 손톱, 스타킹 색깔, 구두, 이런 게 다 정해져 있었어요. 여름에는 항상 스타킹을 신어야 하고, 앞에 발가락이 막힌 구두를 신어야 했어요. 색상도 정해져 있었죠. 검정색에 흰 블라우스. 긴 머리는 항상 묶어야 하고, 손톱을 기르거나 매니큐어를 칠하면 안 되고요. 바른다 해도 핑크나 살색 비슷한 것만 되고요. 처음 입사해서 선배 언니들한테 많이 혼났어요. 지금은 그런 규정이 많이 없어졌지만 아무래도 영향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막심(23세, 간호사)_____살이 찐 사람이 의료적인 조언을 하면 환자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어서 병원에서는 마른 체형을 원해요. 일부 병원들은 승무원 면접처럼 병원이 원하는 외모 취향대로 간호사를 뽑아요. 꼭 그래야 한다는 지침은 없지만 암묵적으로 병원에서 요구하는 체형이 있어요. 건강해 보여야 하지만 마른, 그런 이미지를 요구할 때도 있어요. 의사가, “○○○ 간호사, 살 좀 빼” 하고 대놓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죠.

이덕주(37세, 화장품 판매원)_____저희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만 봐도 4백 명 중에서 양악을 한 사람이 1퍼센트, 성형을 한 사람은 20퍼센트도 넘을 것 같아요. 쌍꺼풀도 성형으로 본다면 30퍼센트고요. 눈코는 기본이고 요즘은 가슴까지 많이 해요.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고 왔을 때 회사에서 대우가 달라져요.

미니멜(39세, 항공 승무원)_____베스트 슬리머상이라고, 지금 몇 킬로그램인데 앞으로 몇 킬로그램을 더 빼면 상을 주는 제도가 공식적으로 시행되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승무원 다섯 명 정도에게 살이 많이 쪘다고 휴직해서 살 빼고 나오라고도 했어요. 한 명은 승무원직에서 일반직으로 아예 전직을 시켰어요. 결국 한 후배는 회사를 그만두더라고요.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미니멜(39세, 항공 승무원)_____저희가 신는 구두 굽 높이가 5센티미터, 7센티미터예요. 기내에서 신는 게 또 있는데 얼마 전에 제 동기가 허리를 다쳐서 평상시에 일반직들이 신는 3센티미터 단화를 지급받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도 불가 판정을 받았죠. 아픈데도 안 된다는 거예요.
미니멜(39세, 항공 승무원)_____일단 머리를 묶어야 돼요. 머리가 짧으면 귀 뒤로 넘겨야 되고, 옆머리 내려오면 안 되고, 서비스할 때 앞머리 흘러내리면 안 되고요. 얼굴 피부 톤은 맑고 투명하게 정돈해야 되고, 눈썹은 자연스럽게 갈색이나 흑갈색으로, 아이라이너는 꼬리를 너무 길게 해서도 안 되고, 아이섀도는 펄이 과도하지 않아야 되고, 색상은 분홍 정도의 색깔로 하고 하늘색 계열이나 초록색 계열 같은 푸른색을 넣으면 안 되고, 구취가 나면 안 되고, 립스틱 색깔이 너무 빨개도 안 되고, 귀걸이는 한쪽에 하나씩 해야 하고, 재질은 다이아몬드나 백금, 은, 유색 보석 가운데 사파이어는 가능하지만 주석이나 플라스틱 재질은 안 되고, 달랑거리는 귀걸이를 했을 때는 귀밑 1센티미터를 넘어선 안 되고, 갈고리 형은 안 되고, 스타킹 색깔은 커피색, 치마는 무릎 선으로 유지해야 하고 …… 뭐 이런 식으로 머리부터 착착착 내려와요

외모를 파는 사람들: 미디어와 의료산업, 의류 및 광고업계

사회적으로 외모 중심주의가 심화될수록 성형 및 다이어트 산업이 발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에 따르면, 2011년 현재 45억 달러로 추정되는 한국의 성형 시장 규모는 세계 성형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한국의 인구 대비 성형수술 건수는 세계 1위로, 이에 따르면 도시에 사는 19세에서 49세 사이의 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성형수술을 받은 셈이다. 또한 의료 광고 심의 현황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성형 광고가 602건에서 3,348건으로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성형이 명백한 의료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환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녀들은 아파서 병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예뻐지기 위한 시술을 받기 위해 들른 고객으로 취급받는다. 게다가 이들이 받는 의료 행위는 공공연한 비밀인 경우가 많고 성형시장은 이를 잘 알고 이용한다. 성형수술의 부작용 문제가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제대로 공식화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비밀스런 특징과 자기 관리의 일환으로 성형이 포장되고, 모든 결정이나 책임이 여성 개인의 몫이라는 사회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형의 선택에서부터 그 부작용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것을 선택한 여성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여성들의 불만은 의류업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피팅룸에서 들어가지 않는 바지를 기어코 쑤셔 넣을 때나, 내 몸을 훑어보는 옷가게 점원의 시선을 느낄 때, 맘에 드는 옷은 모두 작은 사이즈만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의 몸을 ‘체험’한다. 미세한 몸무게의 변화도 옷을 통해 알아차린다. 내 몸이 소, 중, 대(S, M, L) 가운데 어디 속하는지 서열화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점차 표준 사이즈가 작아지고 있고, 패션업계는 스키니진과 같이 마른 체형에 맞는 옷을 기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프리 사이즈의 증가다. 원래 프리 사이즈는 어떤 체형의 사람에게도 맞도록 만들어진 옷에 붙는 사이즈 표시다. 니트나 스웨터, 파자마 등과 같이 엄밀한 사이즈 구분이 필요 없는 느슨한 디자인의 옷에 사용하는 사이즈 표시가 바로 프리 사이즈다. 하지만 현재 여성 의류 시장에서는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옷을 사이즈별로 구분하지 않고 프리 사이즈로 내놓는 추세다. 그렇다 보니 말만 프리 사이즈일 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55나 55반 사이즈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옷 자체의 멋을 살릴 정도의 넉넉한 핏이 되려면 55나 44사이즈의 몸이 되어야 한다. 서희의 말대로 프리 사이즈는 “팻 프리”(fat free) 사이즈인 것이다.

선화(38세, 바리스타)_____저한테 맞는 옷이 없는 거예요. 동대문을 다 뒤져도 없는 거죠. 한 시간을 돌고 나면 결국 옷을 고를 수 있는 데는 한군데밖에 없어요. 남성복 코너. 그때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점원들도 저를 별로 고객이 아닌 것처럼 대하는 것 같았어요. “우리 가제는 이런 몸매 옷만 팔아요!” 하는 것처럼. 수십 곳을 돌아다녀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렇게 돌아다니다 결국 벤치에 앉아서 울었어요.

믹맥(25세, 취업준비생)_____몸 자체가 보기보다 큰데, 점원은 꼭 안 맞는 작은 사이즈를 권해요. 난 이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게 맞는데. 하지만 안 맞으면 엄청 민망하고 창피하거든요. 옷가게는 조명도 엄청 밝잖아요. 막 땀나고 얼굴 빨개지고 그래요. 제 친구가 원피스를 사러 갔는데 점원 언니가 묻더래요. 누가 입으실 건데요? 그래서 “제가 입을 건데요” 하니까 “그렇게 큰 사이즈는 안 나와요” 이러더래요.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수술 시점으로부터 6개월 뒤에 애프터 사진을 찍는 게 조건이었어요. 그래서 강남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병원 쪽에선 계속 “수술을 하고 나서도 살을 빼야 한다”고 그랬어요. 전 더 빼진 못하고 붓기만 빠진 상태로 갔어요. 사실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애프터 사진을 찍는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데 고소당하면 어떡하지?
사실 수술을 하고서도 『미녀는 괴로워』에 나오는 김아중처럼 그렇게 큰 변화를 겪는 전신 지방 흡입 환자는 없어요.
그런데 애프터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병원에서 지방 흡입을 더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무서웠던 게, 처음에는 제가 10킬로그램보다 더 빼달라고 해도 병원에서 뺄 수 있는 지방량에 한계가 있어서 몸에 무리가 온다고 하면서 10킬로그램만 뺀 거였거든요. 그런데 다시 할 때는 처음에 뺐을 때보다 더 뺀다고 하는 거예요. 제가 살을 못 빼니까요. 제가 정색하면서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지금 정도 사이즈가 줄어든 것으로도 좋다니까 병원에서도 어쩔 수 없이 “그럼 환자분이 만족하면 됐죠” 하면서 받아들이긴 했는데, 씁쓸한 표정이더라고요. 그렇게 그 애프터 사진만 찍고 마무리했죠.
병원에서 요구했던 게, 6개월 동안 격주로 사진을 찍는 거였어요. 그래서 거의 속옷만 입은 비포 사진이랑 애프터 사진을 게시했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저한테 쪽지와 댓글을 남겨 주셨어요. 전부 확인한 건 아닌데 한 6개월 동안 6백 건이 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병원에서 저를 그냥 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홍보 효과는 있었던 거니까요. 어쨌든 그렇게 수술이 끝났어요.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수술 전에 의사로부터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오직 미용에 관한 이야기만 해줬어요. 예를 들면, “지금 ○○ 씨의 배 둘레가 크기 때문에 안에 있는 내용물을 꺼내면 주름이 질 수 있다. 그래서 복근 운동을 많이 해줘야 한다” 이런 식으로요. 수술하고 나서 피곤할 거다, 면역력이 떨어질 거다 같은 건강 관련 조언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많은 경우에, 지방 흡입이 보편화되지 않은 수술이라서 사람들이 어떤 부작용을 겪어도 수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병원에서도 환자들이 태클을 안 거니까 그런 서류(부작용 고지가 포함된 수술 동의서)를 안 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그때 병원 의사랑 상담하면서 들었는데, 지흡(지방 흡입) 환자들은 수술을 하고 나서 대부분 잠수를 탄대요. 다른 수술에 비해서 사후 관리가 정말 많이 요구되거든요. “복근 운동 하시고요. 고주파 받으시고요” 이런 식이니까요. 6개월 동안 죽을 둥 살 둥 이걸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수술을 하고 나서 무서운 거죠. 살이 찌신 분들은 대부분 운동하는 걸 싫어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수술을 하긴 했지만 병원에서 갑자기 운동해! 이러니까 ‘운동하기 싫은데 어떡하지 나 무서워……’ 이런 식으로 병원을 아예 안 가다 보니 부작용에 대한 말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서희(25세, 취업준비생)_____수술 전에는 보통 미용적인 설명을 많이 해요. 보톡스 부작용은 크게 얘기를 안 해요. 무서우니까 제가 먼저 물어보죠. 그런데 부작용은 흔치 않다고 하더라고요. 의사가 아니라 상담자가 따로 있어요. 저는 20대로 보이는 남자분께 상담을 받았어요. 저는 광대뼈가 고민인 언니랑 같이 갔는데, 상담사에게서 기계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여기는 어떻게 하시면 되고요, 이건 얼마고요. 여긴 얼마고요” 이러는데 고기가 된 느낌이었어요. 자기도 방금 필러 맞았다고 그러면서 무섭지 않다고 쉽게 얘기하더라고요. 병원이라기보다는 고객에게 얼굴이나 외모를 파는 곳이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그녀들은 아프다

못생기고 뚱뚱해서 예뻐져야 하고 날씬해져야 하는 여성으로 살면서 견뎌야 하는 것은 비단 사회적 불이익과 혐오의 시선만이 아니다. 폭식증, 거식증, 자기혐오와 불안, 우울증 등 여성들은 실제로 아프다. 이 책은 무엇보다 이런 여성들의 정신적 육체적 아픔을 잘 드러낸다. 10대 때부터 7년간 식이 장애를 앓았던 오뷰의 이야기는 건강을 명목으로 권하는 다이어트가 사실은 오히려 여성들의 건강에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 이야기다. 이제는 식이 장애를 극복한 오뷰는 식이 장애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10배 이상 높은 것은 뚱뚱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처벌 때문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 낸다.

오뷰(23세, 대학생)_____제가 좀 통통하고 식욕이 좋았는데, 주위 사람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못 보던 사이에 뚱뚱해졌네?” 우리나라는 인사할 때 살쪘니, 살 빠졌니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중학교 땐 괜찮았는데 점점 날씬해지고 싶더라고요. 관심도 받고 싶고 사랑도 받고 싶은데 말로 하기는 싫고. 식이 장애는 다이어트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마음의 병인 것 같아요. 저는 예뻐지기 위해 날씬해지고 싶었던 것보다는, 야위어서 사람들에게 관심 받고 동정 받고 싶은 마음 …… 내가 아프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으니까, 아파야만 했어요.
어느 날 엄마한테 너무 아파서 못 견디겠다고 전화했던 것 같아요.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공황장애 때문에 몸이 아팠어요. 사실 심리적인 문제였는데 엄마는 계속 소화기과만 데리고 갔죠. 당연히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어요. 살은 계속 빠지고. 그래서 엄마한테 어느 날, “나 여기 있으면 안 되고 정신병원에 가야 돼”라고 했어요.

재희(22세, 대학생)_____한국에 오기 직전, 위압감에 덴다(덴마크 다이어트)를 한 번 해봤어요. 한 열흘 치 식단이었어요. 염분은 전혀 없고, 거의 자몽하고 커피하고 아무것도 안 바른 토스트, 샐러드 이런 걸로만 이뤄져 있어요. 양념도 전혀 없고, 디톡스 효과도 있고 그렇대요. 그런데 저는 원래 식탐이 있어서 그렇게 식사량을 과하게 조절하면 나중에 폭식을 하게 돼요. 그래도 위험을 감내하고 해보자 했는데, 병에 걸렸어요. 위염이랑 편도선이 부어서 음식을 씹어 삼킬 수 없는 상태까지 간 거예요.

희재(17세,고등학생)_____더 예뻐지면 좋겠고 인기도 더 많아지면 좋겠더라고요. 그런 소리 들으면 기분 좋으니까. 렌즈 이렇게 하면 눈이 심하게 충혈되는데 그래도 끼고 있고. 이쪽 눈이 아파서 안대를 끼더라도 다른 쪽 눈은 렌즈를 껴요. 애들이 돈이 없으니까 눈에 정말 안 좋은 오천 원짜리 컬러 렌즈, 서클 렌즈 같은 거 끼고, 뻑뻑하거나 살짝 찢어져도 참고 껴요. 입에 넣었다가 눈에 다시 끼고……. 눈이 제일 예뻐야 한다고 생각해요.

빅뷰티(25세, 대학생)_____사실 아무리 페미니즘을 접한다고 해도 20년 이상 자기 몸에 체화된, 큰 몸에 대한 혐오가 사라지진 않았어요. 그래서 어느 날 밤에 별 생각 없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다이어트, 뱃살 빼기, 운동, 시술, 지방 흡입’ 이렇게 연관 검색어를 타고 가다 보니까 지방 흡입 이벤트를 발견하게 된 거예요. 요새 강남 쪽에 성형외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서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모델을 모집하는 경우들이 꽤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지원해 뽑혔어요. 7시간 정도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했는데, 그때 지방만 한 10킬로그램을 뺐어요. 견적은 제가 알기로 1천8백만 원 정도가 나왔고요. 굉장히 고통스럽긴 하더라고요.

체중계에서 내려온 그녀들: 이게 다 누굴 위한 거지?

이 책에는 성형과 다이어트의 굴레 속에 갇히지 않고 “이게 다 누굴 위한 거지?” 라고 자문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한 사례들 또한 존재한다. 오뷰와 빅뷰티가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을 위해 벌인 캠페인과 항공사 승무원 미니멜의 두발 자유화 및 바지 복장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 책의 지은이인 민우회 활동가들이 벌인 지하철 성형광고 추방 캠페인과 외국의 성형광고 규제 사례 및 다양한 캠페인들 역시 흥미롭다.

미니멜(39세, 항공 승무원)_____2001년에 저희가 두발 자유화를 얘기했어요. 승무는, 여기는 1기압이고 비행기로 올라가면 0.8기압이기 때문에 모든 몸의 기관들이 팽창하게 되어 있고, 과자 한 봉지를 들고 타도 빵빵하게 부푸는 것처럼 모공이나 이빨이나 모든 장기가 다 들떠 있는 상태가 돼서 머리도 엄청 잘 빠지거든요. 근데도 꼭 머리를 묶고 스프레이를 뿌려야 해요. 이게 얼마나 고통인지 서로 말하기 시작하던 차였어요. 2000년 파업 때 두발 자율화를 요구하면서 커트 머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죠. 파업 후에 요구가 받아들여져서 사람들이 열심히 커트 머리를 하고 다녔는데, 체크 점수가 낮게 나온 거예요. 그것뿐만 아니라 한 20명씩 그룹을 만들어서 장을 한 명 정해 놓고는, 머리를 묶는 게 더 예쁠 거 같다는 식으로 계속 얘기했어요.
그러니까 점점 원 상태로 돌아가서 지금 머리를 자르고 다니는 사람이 딱 다섯 명밖에 안 되는 상황까지 됐어요. 아시아나 그룹 전반적으로 외모 관련 규정이 워낙 강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못 하는 거예요. 제가 바지 만들어 달라고 국가인권위에 진정해서 바지가 만들어졌는데, 치마가 불편해도 지금 한 명도 바지를 안 입고 있어요. 단 한 명도. 바지 나오면 입겠다고 한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점수가 깎일까 봐 그런 거죠.

오뷰(23세, 대학생)_____사람은 이중성이 있잖아요. 나는 나를 사랑하는 나도 있지만 싫어하는 나도 있어요. 떼쓰는 나도 있고 다독이는 나도 있고. 저한테 식이 장애는 제 안에 있는 두 개의 내가 싸울 때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을 때 나오는 게 식이 장애고.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배경이 문제라 생각해요. 종지부는 없고 타협해 가는 거죠. 이렇게 개방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되고, 잘 먹을 수 있게 되고, 규칙에 나를 가두지 않게 된 게, 올해가 되어서야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자유로워졌어요. 오랫동안 그게 나를 정의했던 거라 벗어나는 건 어렵지만, 자유로워졌어요. 숨쉬기 편해졌어요. …… 슬픈 일 아닌가요? 각자 다양한 내가 있고, 정체성이 있는 건데, 고유한 내가 되는 게 정상이 될 수 없으니.
어머님들 운동하는 헬스장 가보면, 몸을 쥐어뜯는 게 보여요. 어머님들은 몸으로 하는 일이 많은데, 아이를 낳는다든지 하면서 신체적 변화도 크잖아요. 왜 우리는 그걸 축하하지 못하고 미워할까요?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서, 행복도 아름다움인데, 우리는 왜 행복하지 못한 걸까요? 저는 평생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않고 정상의 기준에 나를 끼워 맞추기 위해 내가 아닌 사람으로 살았기 때문에 아팠던 거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자기를 사랑해야 그게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은 한국여성민우회가 2013년 4월부터 6월까지 만난 여성 24인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했으며, 이 가운데 20인의 목소리를 실었다. 이들의 이름은 일부 가명을 사용했으며, 나이와 직업은 인터뷰가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했다.

▣ 작가 소개

저자 : 한국여성민우회
1987년 탄생한 민우회는 호주제폐지 운동, 성폭력특별법 제정 활동, 출산휴가 90일 사회보험화 운동, 미인대회 지상파 방송 중계 폐지, 월경대 부가가치세 면세 캠페인, 산부인과 진료문화 바꾸기 프로젝트 등 성평등 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03년부터는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교육, 미디어 모니터링, 캠페인, 정책 제언 등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2013년 “다르니까 아름답다” 캠페인의 결과물로 성형 및 다이어트 경험을 가진 여성 24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의 집필 과정에는 한국여성민우회 김인숙 상임대표와 여성건강팀 활동가 김희영, 정슬아, 문지은이 참여했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1부 다른 목소리로

1장 가족, 내 몸의 감시자가 되다
2장 몸과 말
실천1_새로운 언어와 새로운 시선 찾기
3장 용모 단정 원하는 사회, 취업 성형 권하는 사회
4장 외모 관리의 민낯
보론_외모 지상주의의 재갈 풀기_김고연주

2부 다른 모습으로
실천2_내 몸을 사랑하는 40가지 방법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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