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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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임형남 외
출판사항교보문고, 발행일:2014/04/03
형태사항p.251 A5판:21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888676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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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시간이 담기고 이야기가 쌓이며
비로소 집은 완성된다

충남 공주의 구도심 골목에는 작은 한옥이 있었다. 방 두 칸, 부엌 한 칸, 다락 한 칸을 다 합해 33㎡(약 10평) 정도 되는 집이었다. 여기에 아담한 뜰이 전부인 이곳은 50여 년 전 선량하지만 가난한 가장이 아내와 다섯 아이들과 함께 평생 살아갈 집을 만든 데서 시작됐다. 비록 그가 가진 돈이 적어 짓다가 재료가 떨어지면 멈추고 다시 재료살 돈이 모이면 또 지으며 무려 3년이란 시간에 걸쳐 완공되었지만 그 어떤 집보다 소중한 집이었다. 하지만 허무하게도 가장은 자신이 지은 집에서 고작 3년을 살고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아내와 아이들은 열심히 집을 가꾸며 살았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성장해 도시로 나간 뒤에도 아내는 작은 마당과 담 옆으로 길게 늘어선 화단을 가꾸며 지냈다. 그러던 중 홀로 집을 지키던 아내마저 세상을 떠났고, 오랜 세월 가족을 지켜보던 집만 홀로 남게 되었다.

몇 년을 주인 없이 방치된 집의 파란 철 대문은 녹이 슬었고, 마당 한쪽의 담장이 넘어진 곳은 깨진 장독 조각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찻집을 운영할 만한 공간을 찾던 한 여인의 눈에 이 집이 들어왔다. 아담한 한옥과 좁지만 긴 화단이 맘에 든 그녀는 덜컥 그 집을 샀고 이 책의 저자인 임형남, 노은주 부부 건축가에게 집을 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동안 폐허처럼 보이던 오래된 집은 부부 건축가의 손길이 닿자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했다. 그들은 33㎡에 불과한 작은 집을 덮고 있던 시간과 그곳에 녹아 있는 수많은 기억들(사랑과 기쁨과 슬픔 등)을 적당히 걷어내기도 하고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주인의 바람대로 소박했던 이전 주인이 남겨놓은 살림의 흔적들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이곳저곳 삭아서 내려앉은 툇마루는 작은 탁자와 선반으로, 방과 방 사이에 놓여 벽 역할을 했던 옷장은 찻잔을 담는 장식장으로, 깨진 항아리는 꽃을 심는 화분으로 변신했다.

임형남과 노은주에게 건축이란 나무와 돌, 콘크리트를 가지고 새로운 집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밥만으로 살 수 없듯, 집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재료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완성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부부 건축가 임형남과 노은주는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소중히 생각한다. 세월의 두께와 많은 사연이 녹아든 이야기에 집중했을 때 비로소 감동을 주는 건축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의 수많은 집과 건축물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벽돌이나 창문처럼 보이지 않지만 건축가와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지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부부 건축가가 들려주는
집과 도시에 숨겨진 이야기들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는 영화와 책, 공연과 음악 등 우리가 흔히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에서 출발해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집과 건축에 눈길을 보낸다. 문득 집에서 문을 열고 나가 동네를 바라보고, 동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시를 바라보고, 도시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건축과 집에 우리가 하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바톤 핑크』에 등장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자와 집에 대한 우리의 욕망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언제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비틀스의 음악에 견주어볼 수 있는 건축은 무엇인지, 욕하면서 챙겨보는 막장드라마처럼 욕하면서 너도나도 따라 짓는 건물들까지 건축을 넘어 문화와 예술, 사람과 그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사랑하는 건축가만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집과 도시, 그리고 건축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부부 건축가는 집이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삶을 그려갈 수 있는 백지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어떤 삶을 그려도 끄떡없고 어떤 이야기도 받아들일 수 있는 튼튼하고 든든한 집을 만들어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와 시간을 담을 수 있는 집에 대해 말한다. 여기에 세상을 바꾼 천재 건축가들의 사연과 사회문화적 이슈, 그리고 직접 그린 수채화가 어우러진 부부 건축가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상상과 창조라는 날개를 달 수 있다. 더불어 지금 여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도시, 건축과 세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임형남
서울에서 태어났고,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쌓은 후 1998년부터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홍익대, 세종대 등에서 강의했고, 인사동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서 2002년과 2004년에 전시회를 열었다. 건축 이야기책으로는 아내 노은주와 함께《나무처럼 자라는 집,《이야기로 집을 짓다》, 《집주인과 건축가의 행복한 만남》, 《서울풍경화첩》, 《사람을 살리는 집》 등을 펴냈다.

노은주
1998년부터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건축에 관심이 많아 서울문화포럼 강연 등 다양한 건축 관련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건축 이야기책으로는 남편 임형남과 함께 함께《나무처럼 자라는 집,《이야기로 집을 짓다》, 《집주인과 건축가의 행복한 만남》, 《서울풍경화첩》, 《사람을 살리는 집》 등을 펴냈다.

▣ 주요 목차

ㆍ머리글ㆍ 시간이 담기고 이야기가 쌓이며 비로소 집은 완성된다

1부 현대건축에 말 걸다
1.맥거핀 효과: 중요한 것 같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들_뉴타운
2.휴브리스: 과거의 성공을 우상화하다 결국 오류에 빠지다_자하 하디드의 DDP
3.신드롬: ‘다름’ 혹은 ‘부족함’이 ‘특별함’을 만들어내다_BIG의 가벼운 건축
4.클리셰: 욕하면서 보고, 욕하면서 따라하는_예식장과 공공청사
5.힙합: 자유로움과 넘치는 에너지로 문화의 한 축이 되다_비보이와 뱅크시

2부 문화와 교감하다
1.레미제라블:구원에 다다르는 길_김수근의 경동교회
2.만화: 사람들이 살아가며 이루어내는 갖가지 풍경들_이희재의 간판스타
3.텔레비전: 안방이 되고 광장이 되어 일상을 지배하다_최초의 방송국
4.스타일: 고정관념과 맞서며 시대를 말하다_비틀스와 데스틸
5.명랑: 무거운 시대를 횡단하는 유쾌함_문훈의 명랑한 건축

3부 도시를 산책하다
1.골목: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_서촌 통의동 골목
2.극장: 현실 밖의 현실_동시상영관과 멀티플렉스
3.다운타운: 사람이 사는 도시를 위하여_세운상가와 청진동
4.명동: 문화와 예술의 바다_배기형의 유네스코 회관
5.도서관: 어두운 곳에서 책을 뽑아 밝은 곳에서 읽다_독서실과 도서관의 추억

4부 건축, 인간을 바라보다
1.건축가라는 이름: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_윤보 목수
2.멘토:지혜와 신뢰로 이끌다_킹스필드 교수와 호세 루이스 세르트
3.마스터:자신의 일에 일생을 걸다_전인권과 루이스 칸
4.오마주:존경하는 대상을 닮아가다_도산서당과 금산주택
5.아포리즘: 본질에 다가가는 짧지만 강력한 언어_미스의 ‘적을수록 많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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